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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5화

Author: 임서아
주현우의 다정한 행동에 허아연은 손목을 살며시 잡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오는 길에 잠깐 할아버지 생각이 난 것뿐이에요."

"오래 기다렸죠? 볼 일 있으면 전화하지 그랬어요, 이렇게 직접 올 필요 없이요."

허아연이 말하며 주현우의 손을 치우려 했다.

하지만 주현우는 놔주지 않았다.

고개를 낮추어 거리감을 드러내는 허아연을 바라보던 주현우가 엄지손가락으로 볼을 살짝 만지작거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보고 싶어서 왔어."

그 말에 허아연은 고개를 들고 주현우를 바라봤다.

눈이 마주치고 허아연이 말을 하려는 순간 주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주현우는 천천히 허아연 볼에 얹었던 오른손을 내리며 차분하게 말했다.

"서진이랑 애들이 주말에 너한테 밥 사주고 싶대."

잠시 멈췄던 주현우가 이어 말했다.

"다들 많이 걱정하고 있어."

주현우는 바로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허아연의 조금 전 질문에 답을 했다.

"주말 지나서 월요일에 데리러 갈게, 같이 절차 마무리하러 가자."

고집스레 이혼을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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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41화

    그 말을 듣던 전서진이 불쑥 주현우의 말을 끊고 말했다."아연이가 너를 떠나서 더 잘 살 수도 있지 않을까? 경주 그룹 나와서 스타라이트에 입사해서 이미 자기 능력을 증명했잖아.""특허 기술 현금화에 프로젝트 담당자인 데다 스타라이트 고급 기술직까지 맡고 있어. 시 고위 임원들과 전문가들 모두 아연이를 눈여겨보고 있는데 올해 이제 겨우 스물넷이야." "아연이 잠재력은 무한대야. 일에만 전념하면 앞으로 우리 둘보다 훨씬 큰 성과를 낼 거고 사회 기여도도 우리 같은 건 감히 비교도 안 될 거야."주현우는 허아연이 자신을 떠나면 더 잘될 거라고 말하는 전서진을 싸늘하게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자 전서진이 말했다."내가 하는 말이 다 사실인 거 너도 알잖아. 아연이 머리 좋은 것도 알잖아."전서진의 말이 끝나자 주현우는 무덤덤하게 시선을 거두고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껐다.사실 여전히 이혼은 하고 싶지 않았다.담배를 끈 오른손을 거두는데 주현우의 양복 안주머니에 있던 휴대폰이 갑자기 울렸다.심드렁하게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보니 강유미의 전화였다.태연하게 전화를 받자마자 곧바로 강유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집에 불이 났어요. 불길이 엄청나요."주현우가 미처 상황을 이해하기도 전에 강유미가 다급하게 말을 이었다."저희가 자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났어요. 사모님, 사모님이 2층에 혼자 있어요."강유미의 말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은 주현우는 전화를 끊자마자 차 키를 챙겨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그 모습에 전서진도 바로 따라 일어섰다."왜 그래?"얼굴이 잔뜩 굳은 주현우가 성큼성큼 걸어 나가며 말했다."유미 이모가 집에 불이 났대."말을 마친 주현우는 곧바로 119에 전화를 걸었고 주소를 얘기하자 상담원이 말했다."이미 신고 접수돼서 소방대원이 출동 중입니다."주현우 뒤를 빠르게 따라가던 전서진도 덩달아 긴장해서 얼굴을 찡그리며 말했다. "멀쩡하던 집에 왜 불이 나? 이 날씨에……"전서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현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40화

    주현우가 돌아서자 허아연은 이미 두 손으로 침대를 짚고 일어나 앉아 있었다.주현우는 옷을 다 갈아입고 있었다. 허아연이 깨어난 걸 본 주현우는 말없이 다가가 얼굴을 어루만지고 허리를 숙여 머리카락에 입을 맞추고는 나직이 말했다."잠깐 나갔다 올게. 금방 올 테니까 먼저 자."주현우의 다정한 행동에도 허아연은 무덤덤하게 얼굴에서 손을 떼어냈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나간다면 십중팔구 오지은과 관련된 일이겠지. 허아연은 뭐 하러 가는지 묻는 대신 담담하게 물었다."꼭 가야 해요?"주현우가 허아연의 손을 잡고 가볍게 주물러주었다. "금방 돌아올게. 먼저 자."확고한 주현우의 눈빛을 본 허아연은 더 말하지 않았다.그 모습에 주현우는 몸을 기울여 허아연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침실을 나섰다.아무 말 없이 멀어지는 주현우의 뒷모습을 돌아보던 허아연은 한참 동안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이윽고 차 시동 걸리는 소리에 이어 대문이 열리는 소리도 들렸다.여전히 꼼짝 않고 침대에 앉아 있던 허아연이 마침내 가볍게 웃었다.결국 허아연이 내기에서 이긴 셈이었다.……그렇게 나간 주현우는 밤새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 날 바로 출장을 떠났고 가기 전에 허아연에게 메시지를 남겨두었다. 허아연은 오후에야 메시지를 봤지만 답장하지 않았다.그리고 예전에 주현우가 그랬던 것처럼 연락처를 차단하고 삭제했다. 내친김에 다른 연락 방식도 전부 차단하고 지워버렸다. 화가 나서가 아니라 실망감이 극에 달했을 뿐이었다.허아연이 그렇게까지 이혼을 고집하는데도 주현우가 그날 밤 나가버릴 줄은 몰랐다.부부의 정은 말할 것도 없고 결혼 전 쌓았던 우정마저 이미 다 사라진 지 오래였다.일주일 뒤, 주현우가 출장에서 돌아왔다.바로 아레아 베이로 돌아가지 않고 전서진을 불러 술을 마셨다.바에서 두 사람은 구석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주현우는 술잔을 든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허아연이 연락처를 차단하고 지워버렸다는 얘기도 꺼내지 않았다.다른 연락처도 마찬가지로 다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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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곧이어 휴대폰에서 오지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연아,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둘 다 예은이는 못 이겨. 못 믿겠지만 이번에 내가 아팠을 때도 현우는 병문안을 왔어.""그리고 오성 그룹 입찰 건도……"들을 수록 주현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그제야 주현우는 전에 허아연이 숨긴 게 있는지 물었던 일이 번뜩 떠올랐다.허아연은 이미 주현우와 오예은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녹음 파일 재생을 마치자 허아연은 천천히 휴대폰을 넣고 주현우를 보며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오예은 씨인 거 알아요, 오지은이 아니……"허아연이 말을 꺼내자마자 주현우가 말을 끊고 물었다."오지은이 언제 그런 얘기를 했어?""입원해 있을 때, 처음 1층에 내려갔을 때요.""그러니까 나 주현우 씨랑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이혼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 어차피 당신이 오씨 집안이나 오지은과 평생 엮일 거잖아요. 나는 그런 부담까지 짊어지고 싶지 않아요. 남은 인생을 결혼 생활과 다른 가정에 묶어두고 싶지 않아요. 내 삶을 살고 싶어요.""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요.""솔직히 인정할게요. 기회를 한 번 주겠다고 한 것도 당신이 실수하기를 기다린 거였어요. 당신이 미련 없이 이혼하게 하고 싶었거든요.""지금이면 마지막 기회도 충분히 무르익은 것 같아요. 우리 이제 완전히 끝낼 수 있겠네요."이성적인 허아연의 말에 주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허아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둘 다 똑같아."똑같다고?허아연은 그저 웃음이 났다.그래, 똑같지!주현우도 허아연의 일기장을 훔쳐보고서 마음에 다른 사람을 담아두고 있다고 여겼으니까.허아연은 더는 주현우와 다투지 않고 묻기만 했다. "주현우 씨,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이혼 할 수는 있어요?""오늘 너 감정이 불안정하니까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은 아무 말 없이 차창 밖만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그 모습에 주현우도 지쳐서 화조차 나지 않았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8화

    ……사무실로 돌아온 허아연은 저녁 9시까지 정신없이 바삐 보낸 끝에 겨우 실험 자료 정리를 끝낼 수 있었다. 일어나서 몸을 좀 풀고 다리를 주무른 뒤 휴대폰을 들자 주현우의 전화 여러 통과 메시지도 여러 개가 도착해 있었다. 마지막 두 개의 메시지는 스타라이트 건물 아래에서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후! 허아연은 결국 올 게 왔다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퇴근을 더 미루지 않고 짐을 챙겨 컴퓨터를 끄고 퇴근했다.아래층에 도착하자 아니나 다를까 주현우가 차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허아연이 내려오는 걸 본 주현우는 손에 든 담배를 비벼 끄고 다가왔다.그리고 손을 올려 허아연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말했다."이제 막 몸 회복했는데 너무 무리하지 마."허아연이 가볍게 웃었다."걱정 마요, 알아서 잘 챙길 수 있어요."그때 주현우가 조수석 문을 열어 허아연을 차에 타게 했다. 허아연도 사양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주현우가 오늘은 어떤 해명을 할지, 또 무슨 말을 할지 지켜보고 싶었다.지금 허아연은 자신을 주현우의 삶에서 완전히 분리시킨 상태였다.더는 주현우 때문에 감정기복이 생기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출발했고 주현우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허아연을 흘깃 쳐다봤다.전혀 찔리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오지은을 병원에 데려다준 뒤에야 조금 전 허아연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차가 얼마간 달린 뒤, 주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오지은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었어."그 말을 하고 나니 갑자기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주현우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허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해해요."주현우가 허아연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허아연, 나랑 오지은은 그런 사이가 아니야. 아까는 사람 구하는 게 급했던 거고 오지은한테 그런 감정 없어."주현우의 해명에 허아연은 여전히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알아요, 이해해요."그 순간, 허아연이 갑자기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주현우를 돌아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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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6화

    허아연은 장도원이 보낸 메시지를 보며 미동도 하지 않았다.저녁 때 오성 그룹의 계약서에 사인했다고?아마 주현우가 조금 늦게 들어간다고 메시지를 보냈을 때, 허아연이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던 시간일 것이다. 그제야 허아연은 주민경이 계속 주현우를 못마땅한 얼굴로 쏘아보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오성 그룹 때문이었구나.태연한 얼굴로 휴대폰을 보던 허아연이 갑자기 말이 없어지자 주민경이 물었다."아연아, 왜 그래?"주민경의 물음에 허아연은 번뜩 정신을 차리고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으며 웃었다."동료가 보낸 메시지야."주민경과 계속 얘기를 나누면서도 허아연은 입찰 얘기는 묻지 않았다.주민경도 허아연이 속상해할까 봐 말하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다.허아연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던 주민경은 왠지 허아연이 이미 눈치채서 다 알면서도 말을 하지 않는 것뿐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게다가 오예은이 주현우를 구했던 일과 주현우와 오예은의 연애사까지, 허아연이 입원해 있는 동안 주민경도 엄마한테 이미 다 들은 뒤였다.은혜를 따지자면 주현우가 그동안 오씨 가문을 챙겨준 것만으로 이미 다 갚은 셈이었다. 게다가 그때 조수석에 누가 앉아 있었어도 목숨 걸고 주현우를 구했을 것이다.주현우가 더 어릴 때도 구조된 적이 있었지만 은인이라고 잊지 못하고 마음에 담아두는 사람은 없었다.심지어 그때 일이나 은인을 다시 언급한 적도 없었다. 때문에 주현우가 그리워하는 건 사랑이지 고마움이 아니었다.결국은 오지은을 오예은의 대체품으로 여기는 거였다. 어차피 쌍둥이라 얼굴도 많이 닮았으니까.다만 이런 얘기들을 하면 또 허아연 기분이 상할까 봐 주민경도 감히 입 밖에 낼 수 없었다.게다가 오지은도 뻔뻔하게 병원에 입원해서는 우울증이 있다고 우겨대고 있었다.정말 낯짝이 두껍기도 하지.웃는 얼굴로 허아연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주민경은 머릿속에 온통 딴생각뿐이었다.열 시가 넘어 주민경이 아레아 베이를 떠나자 허아연도 씻고 자리에 누웠다.프로젝트 얘기도, 주현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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