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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작가: 임서아
허아연이 공손하게 맞장구를 쳤다.

"맞는 말씀이에요."

권승준의 식사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허아연은 조금 전처럼 쉴 새 없이 말을 하지 않고 밥도 먹으면서 더 알고 싶은 것이 있는지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주고받다 보니 식사를 마쳤을 때는 밤 아홉 시였다.

허아연도 아주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다.

허아연을 차로 바래다주는 권승준은 기분이 아주 좋았다.

원래 잠깐 같이 산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내일이 평일인 데다 허아연이 평소에도 바쁘다는 걸 떠올리고 생각을 접었다.

무엇보다 허아연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가 한옥집 앞에 멈추자 권승준이 차에 내려 허아연을 배웅했다.

허아연이 깍듯하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늘 저녁 잘 먹었습니다, 비서실장님."

권승준이 다정하게 웃으며 말했다.

"허 선생님이 설명해 주신 전문 지식과 정리해 준 자료 고마워요."

"별말씀을요. 그럼 저 먼저 들어갈게요. 비서실장님,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다음에 또 봐요."

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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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9화

    곧이어 휴대폰에서 오지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연아,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둘 다 예은이는 못 이겨. 못 믿겠지만 이번에 내가 아팠을 때도 현우는 병문안을 왔어.""그리고 오성 그룹 입찰 건도……"들을 수록 주현우의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그제야 주현우는 전에 허아연이 숨긴 게 있는지 물었던 일이 번뜩 떠올랐다.허아연은 이미 주현우와 오예은의 과거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녹음 파일 재생을 마치자 허아연은 천천히 휴대폰을 넣고 주현우를 보며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오예은 씨인 거 알아요, 오지은이 아니……"허아연이 말을 꺼내자마자 주현우가 말을 끊고 물었다."오지은이 언제 그런 얘기를 했어?""입원해 있을 때, 처음 1층에 내려갔을 때요.""그러니까 나 주현우 씨랑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이혼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 어차피 당신이 오씨 집안이나 오지은과 평생 엮일 거잖아요. 나는 그런 부담까지 짊어지고 싶지 않아요. 남은 인생을 결혼 생활과 다른 가정에 묶어두고 싶지 않아요. 내 삶을 살고 싶어요.""단순한 삶을 살고 싶어요.""솔직히 인정할게요. 기회를 한 번 주겠다고 한 것도 당신이 실수하기를 기다린 거였어요. 당신이 미련 없이 이혼하게 하고 싶었거든요.""지금이면 마지막 기회도 충분히 무르익은 것 같아요. 우리 이제 완전히 끝낼 수 있겠네요."이성적인 허아연의 말에 주현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허아연, 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둘 다 똑같아."똑같다고?허아연은 그저 웃음이 났다.그래, 똑같지!주현우도 허아연의 일기장을 훔쳐보고서 마음에 다른 사람을 담아두고 있다고 여겼으니까.허아연은 더는 주현우와 다투지 않고 묻기만 했다. "주현우 씨, 그럼 하나만 물을게요. 이혼 할 수는 있어요?""오늘 너 감정이 불안정하니까 그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주현우의 말에 허아연은 아무 말 없이 차창 밖만 바라보며 입을 닫았다.그 모습에 주현우도 지쳐서 화조차 나지 않았다.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8화

    ……사무실로 돌아온 허아연은 저녁 9시까지 정신없이 바삐 보낸 끝에 겨우 실험 자료 정리를 끝낼 수 있었다. 일어나서 몸을 좀 풀고 다리를 주무른 뒤 휴대폰을 들자 주현우의 전화 여러 통과 메시지도 여러 개가 도착해 있었다. 마지막 두 개의 메시지는 스타라이트 건물 아래에서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후! 허아연은 결국 올 게 왔다며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그리고 퇴근을 더 미루지 않고 짐을 챙겨 컴퓨터를 끄고 퇴근했다.아래층에 도착하자 아니나 다를까 주현우가 차에 기대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허아연이 내려오는 걸 본 주현우는 손에 든 담배를 비벼 끄고 다가왔다.그리고 손을 올려 허아연의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며 말했다."이제 막 몸 회복했는데 너무 무리하지 마."허아연이 가볍게 웃었다."걱정 마요, 알아서 잘 챙길 수 있어요."그때 주현우가 조수석 문을 열어 허아연을 차에 타게 했다. 허아연도 사양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주현우가 오늘은 어떤 해명을 할지, 또 무슨 말을 할지 지켜보고 싶었다.지금 허아연은 자신을 주현우의 삶에서 완전히 분리시킨 상태였다.더는 주현우 때문에 감정기복이 생기지 않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출발했고 주현우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은 채 허아연을 흘깃 쳐다봤다.전혀 찔리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었다.오지은을 병원에 데려다준 뒤에야 조금 전 허아연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차가 얼마간 달린 뒤, 주현우가 불쑥 입을 열었다."오지은은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었어."그 말을 하고 나니 갑자기 말을 잇기가 어려웠다.주현우가 갑자기 말을 멈추자 허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말했다."이해해요."주현우가 허아연을 다시 바라보며 말했다."허아연, 나랑 오지은은 그런 사이가 아니야. 아까는 사람 구하는 게 급했던 거고 오지은한테 그런 감정 없어."주현우의 해명에 허아연은 여전히 차분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알아요, 이해해요."그 순간, 허아연이 갑자기 카리스마 넘치는 목소리로 주현우를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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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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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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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34화

    계약서를 꼼꼼히 훑어보니 확실히 조건은 합리적이었다.두 회사가 협력해 온 동안 오성 그룹은 늘 성실했고 여태 잔꾀를 부리거나 주현우 앞에서 수작을 부린 적이 없었다.오중근이 계약서까지 다 준비해 온 데다 오성이 협력할 자격도 충분하고 입찰서도 협력 범위 안에 들어 있었기에 주현우는 다른 말 없이 책상 위 펜을 들어 갑 측 란에 본인 이름을 사인했다.서명을 마친 주현우가 계약서를 오중근에게 건네며 말했다."먼저 법무팀에 검토 맡겨요. 문제없으면 법무팀에서 도장 찍을 거예요."오중근이 다급히 말했다."그래. 고마워, 현우야. 프로젝트 협력은 걱정하지 마. 오성이 확실하게 할게."오중근의 인사 치레에도 주현우는 별다른 대꾸 없이 문 앞까지 배웅한 뒤 짐을 챙겨 퇴근했다.돌아가는 길, 주현우는 오성의 입찰서를 보면 확실히 협력할 자격이 있기에 공정하게 처리한 것뿐이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주현우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액셀을 밟아 속도를 높였다.……삼십 분 뒤, 차를 세우고 집에 들어서자 유미 이모가 다급히 다가와 알렸다."도련님, 아가씨가 방금 넘어져서 계단에서 굴러떨어졌어요."그 말에 주현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집에 사람이 몇인데 대체 어떻게 돌본 거예요?"말을 마친 주현우는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주현우가 방문을 열자 정아 이모가 허아연에게 약을 발라주고 있었다.주현우가 돌아온 걸 본 정아 이모가 인사했다."도련님, 오셨어요."말하며 손에 든 약병을 내려놓았다."그럼 도련님이 아가씨 약 좀 발라주세요. 저는 먼저 내려갈게요.""네." 주현우가 조용히 대답하자 정아 이모는 자리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앞으로 다가간 주현우가 옆에 있던 의자를 당겨 앉더니 허아연의 손을 잡으며 물었다."어쩌다 넘어진 거야?"허아연은 무릎에 약을 바르고 문지르며 걱정하는 주현우에게 말했다."다리에 힘이 좀 풀린 거예요, 괜찮아요. 멍이 좀 들었을 뿐 심한 거 아니에요."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허아연을 본 주현우는 팔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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