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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5화

작가: 김하이
“물론 괜찮지. 나도 마침 하나 남자친구가 어떤 사람인지 한번 보고 싶었어.”

허락을 받은 송하나는 곧바로 전화에 대고 말했다.

“성빈 씨, 이모 괜찮으시다네요. 이리로 오면 돼요.”

“알았어. 바로 갈게.”

전화를 끊는 순간 심성빈의 눈에서 다정함이 사라졌다. 표정은 한층 심각해졌고 마음이 급해졌다.

그는 곧바로 비서실장에게 전화했다.

“당장 차 준비해. 최대한 빨리 학교로 가.”

학교로 향하는 길, 비서실장은 룸미러로 심성빈의 팽팽하게 굳은 얼굴과 어두운 분위기를 보며 속으로 긴장했다.

비서실장은 잠시 말을 고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심 대표님, 혹시 송하나 씨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안색이 좋지 않아 보이십니다.”

평소 냉정하고 침착한 심 대표님을 이토록 다급하게 만드는 사람은 언제나 송하나뿐이었다.

심성빈은 손끝으로 미간을 누르며 초조한 마음을 억누른 뒤 무겁게 말했다.

“하나 이모인 나윤정 씨가 학교에 왔어. 이미 하나를 만났고.”

비서실장은 즉시 상황을 이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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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63화

    송하나는 헐렁한 잠옷을 입고 있었는데 목선 아래로 가느다랗고 하얀 쇄골이 살짝 드러났다. 욕실에서 피어오른 열기가 뺨을 연분홍빛으로 물들였다.“다 씻었어요. 이제 성빈 씨 차례예요.”“그래.”심성빈의 시선이 그녀의 얼굴에 잠시 머물다 나지막이 대답하고는 욕실로 들어섰다.문이 닫히고 머리 위에서 뜨거운 물줄기가 쏟아져 내렸다. 수증기는 좁은 공간 안에서 겹겹이 피어올랐다.그는 한 손으로 차가운 벽을 짚고 눈을 감은 채 물이 목덜미를 타고 흘러내리도록 내버려 두었다.머릿속에서는 송하나가 자신의 품으로 뛰어들었던 순간이 걷잡을 수 없이 되풀이되었다.유연한 몸이 자신에게 밀착되던 그 느낌, 향기롭고 달콤해서 특히 더 마음을 뒤흔들었다.도대체 언제쯤이면 사랑하는 그녀가 마음속의 염려를 내려놓고 자신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받아들여 줄까?그녀를 강요할 생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어떤 욕망은 일단 싹트면 억누르기가 힘들었고 애써 참을수록 더욱더 거세게 몰아쳤다샤워를 마친 심성빈은 뒷정리를 끝내고 샤워기를 껐다. 이어서 짙은 색 수건을 허리에 대충 두르고 욕실을 나섰다.완전히 노출된 상반신, 매끄럽고 탄탄한 근육 라인이 유독 선명했다. 영롱한 물방울이 턱선을 타고 흘러내려 쇄골과 가슴에 떨어졌고 마지막에는 수건 속으로 사라졌다.송하나는 한창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말리고 있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그녀는 무심코 고개를 들어 곁눈질했다가 예상치 못한 장면에 불쑥 시선을 빼앗겼다.그녀의 눈동자가 아찔거리며 시선은 순간 갈 곳을 잃었다.두 사람은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같은 방에서 잠을 자는 일은 드물었다.평소 별장에서 심성빈은 항상 단정한 홈웨어를 입고 단추도 꼼꼼히 채우고 다녔다. 그녀는 지금 같은 심성빈의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당황한 마음에 고개를 푹 숙이고 계속 머리를 말렸는데 너무 급하게 움직인 탓에 머리카락이 그만 엉켜버렸다.심성빈이 천천히 다가와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말려줄게.”송하나가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62화

    송하나가 이렇게 심성빈을 꼭 끌어안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부드러운 몸이 자신에게 밀착되고 달콤한 향기가 그를 감싸자 가슴 안쪽에서부터 찌릿한 설렘이 번져 나갔다.심성빈은 한 손으로 안정적으로 그녀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나직이 달랬다.“괜찮아. 독사 아니고 애완용 뱀이라 널 해치지 않아.”그럼에도 송하나는 여전히 바닥을 디딜 엄두도 내지 못한 채 그의 품을 파고들며 놓아주질 않았다.심성빈은 한 손을 빼내서 프런트에 전화를 걸었다.몇 분 지나지 않아 호텔 매니저가 직원 몇 명을 데리고 급히 달려왔다.직원들은 조심스럽게 바닥에 있던 뱀을 수납 상자에 넣어서 나갔다.한편 매니저는 얼굴이 창백해진 채 서둘러 다가와 연신 허리를 숙이며 사과했다.“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호텔 측의 불찰입니다!”“복도 CCTV를 확인해 보니 이전 손님이 몰래 애완 뱀을 데리고 투숙했다가 퇴실할 때 두고 간 모양입니다. 청소 직원이 방을 꼼꼼히 확인하지 못해서 이런 이슈가 발생했습니다.”“사과의 의미로 이번 투숙 기간의 객실 비용은 전액 면제해 드리겠습니다.”심성빈은 아직 진정되지 않은 송하나를 꼭 안은 채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고 목소리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객실에서 뱀이 나왔다는 게 말이 됩니까? 대체 호텔 안전 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죠?”“다행히 독 없는 애완용 뱀이라 망정이지 만약 독사였다면 제 여자친구가 물렸을 때, 당신들이 그 책임을 감당할 수 있겠어요?”“호텔에 머무는 투숙객의 가장 기본적인 신변 안전조차 보장하지 못하면서 무슨 자격으로 손님을 받는 겁니까?”매니저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렸고 생각할수록 등골이 오싹해졌다.중요한 투숙객이 물려 다치기라도 한다면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차원의 일이 아니니까.“심 대표님, 모두 저희 업무상의 실수입니다. 기꺼이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겠습니다.”“그밖에 해당 객실 청소 담당 직원과 당직 프런트 직원은 즉시 해고 처리하겠습니다.”“다시는 이런 일이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61화

    몇 나라만 더 돌다 보면 시준이 아무리 발이 넓다 한들 다른 나라에서까지 제멋대로 모든 일을 좌지우지할 수는 없을 터였다.송하나는 가슴이 철렁했다.“그럼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시아는 가볍게 고개를 젓고 눈가에 걱정이 서렸다.“아니야. 괜찮아, 하나야.”“앞으로 당분간은 너랑 나랑 거리를 좀 둬야겠어. 일단 내가 떠나면 시준이 격노할 게 뻔한데 그때 널 끌어들이고 싶지 않아.”송하나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잠시 침묵하더니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선배 말대로 할게요.”“하지만 나중에라도 무슨 어려운 일 생기면 꼭 바로 말해야 해요. 혼자 끙끙 앓지 말고요.”시아는 그녀를 바라보며 눈가에 미소가 피어올랐다.“응.”그녀는 앞으로 다가가 송하나를 가볍게 안아주었다가 이내 떨어졌다.“고마워, 하나야.”“널 알게 된 건 암울한 내 삶에 몇 안 되는 행운이었어.”“됐어, 얼른 돌아가 봐. 너희 심 대표님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고.”두 사람은 작별 인사를 나눈 뒤 각자 방으로 돌아갔다.송하나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심성빈이 조용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긴 다리를 쭉 뻗고 휴대폰 화면을 빠르게 터치하며 업무 메시지를 처리하다가 인기척 소리에 휴대폰을 내려놓고 고개를 들었다.“얘기 다 끝났어?”“네.”송하나는 등 뒤로 문을 닫으며 대충 둘러댔다.“시아 선배가 콩쿠르 경험이 많다 보니 무대 위에서 주의할 점 같은 걸 여쭤봤어요.”도피 계획은 시아가 그녀에게만 털어놓은 비밀이다.그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심성빈조차 이 일에 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하지만 심성빈은 이미 모든 것을 꿰뚫었다.그는 시아가 먼 이국땅에 온 것이 단순히 대회 참가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고 짐작했다.다만 알아도 모르는 것처럼 행동하기로 했다.“프런트에 뜨거운 우유 좀 가져다 달라고 했어. 테이블 위에 놓아뒀어.”심성빈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종일 피곤했을 텐데 우유 마시고 일찍 쉬어.”송하나는 아직 그에게 온전히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60화

    시준은 깊은 눈빛으로 시아를 바라보며 추호도 물러설 수 없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도착하면 매일 밤 영통 걸어. 대충 넘어가려 들지 말고.”“알았어.”시아는 나지막이 대답했다.시준은 운전 기사에게 그녀를 공항까지 바래다주라고 지시하곤 다른 차에 올라 급작스럽게 발생한 사업 위기를 처리하러 떠났다.공항 대기실.시아는 캐리어를 끌고 집합 장소로 향했다. 송하나가 그녀를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시아 선배, 이쪽이에요.”그제야 시아도 캐리어을 끌고 그녀에게 다가갔다.“하나야.”송하나는 그녀의 눈가에 드리운 희미한 다크서클을 알아차리고 조심스럽게 물었다.“어젯밤에 잘 못 잤어요?”시아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며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시준이 함께 출국하려 했다가 다행히 출발 직전에 회사에 급한 일이 생겨서 발목 잡혔어.”송하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정말 다행이네요.”시아는 주위를 쭉 훑어봤지만 심성빈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궁금해하며 나지막이 물었다.“너희 심 대표님은 같이 안 왔어?”“VIP 라운지에서 이메일 처리 중이에요.”이번 대회는 마리아 교수님이 인솔하고 학교에서 학생들의 참가 비용을 부담하는 터라 예산이 한정되어 있었다.모든 참가 학생들은 이코노미 클래스로 통일되었고 송하나는 특별 대우를 원치 않아 심성빈이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주려는 제안을 거절했다.잠시 후, 모든 참가자가 한곳에 모였고 마리아가 탑승권을 들고 웃으며 다가왔다.“여러분께 좋은 소식 하나 알려드릴게요! 심성빈 씨가 모든 분의 좌석을 비즈니스 클래스로 업그레이드해주셨답니다! 더 이상 이코노미석에 껴 가지 않아도 되니까 얼른 짐 챙겨서 앞으로 가세요!”학생들 사이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모두들 심성빈이 송하나의 남자친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는 순전히 여자친구가 고생하는 것을 볼 수 없어서 모두의 좌석을 업그레이드해주었다.이런 특별 대우는 전적으로 송하나 덕분이었다.비행기에 탑승한 후에야 그녀는 자신의 좌석이 심성빈과 나란히 붙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59화

    방문이 닫히는 순간, 시아는 온몸에서 힘이 쭉 빠져나갔다.그녀는 침대에 뻣뻣하게 앉아 손바닥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했다.손톱이 손바닥에 희미한 초승달 모양의 자국을 남겼고 마음속은 뼛속까지 시리도록 차가웠다.시준은 점점 더 미쳐가고 있었다.전에는 명목상의 남매 관계라는 벽 때문에 어느 정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그녀를 향한 시선이 강렬하고 집착적이라 뼈가 으스러지도록 제 품에 끌어안고 집어삼킬 기세였다.가능한 한 빨리 떠날 계획을 실행에 옮겨야 했다.곧 해외 콩쿠르 출국 전날이 다가왔다.심성빈은 미리 일정을 정리해두고 송하나와 같은 국제선 항공편을 예약해 함께 떠나기로 했다.시씨 저택.시아는 방에서 몸을 숙이고 캐리어에 필요한 짐을 하나둘씩 챙겨 넣기 시작했다.바로 그때 방문이 열리고 시준이 느릿한 걸음으로 들어왔다.그는 시아의 뒤에 멈춰 서서 펼쳐진 캐리어에 시선을 고정하곤 덤덤하게 말했다.“내일 몇 시 비행기야? 나도 같이 가.”시아는 옷을 접다 말고 손길이 멈칫하며 등줄기가 미세하게 굳어버렸다.그녀는 뒤돌아보지 않고 필사적으로 침착함을 유지하며 최대한 태연하게 말했다.“괜찮아. 뭘 굳이... 학교에서 선생님이 인솔해 주시니까 나 혼자 가면 돼.”“왜?”시준은 그녀 앞으로 다가와 거만하게 내려다보며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내가 가주는 게 싫어?”시아는 심장이 쿵쾅거렸지만, 얼른 그럴싸한 변명을 찾아 둘러댔다.“아니야, 그런 거. 오빠가 이제 막 시우 그룹을 맡아서 회사 일이 산더미일 텐데 어떻게 일주일씩이나 자리를 비워?”“상관없어.”시준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별다른 감정이 실려 있지 않았다.“마침 그쪽에 줄곧 관심을 가졌던 프로젝트가 있어서 가는 길에 겸사겸사 시찰한다 생각하면 돼.”시아의 마음은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시준이 동행한다면 그녀가 오랫동안 계획했던 탈출 계획은 완전히 물거품이 될 터였다.하지만 억지로 막아서려 한다면 오히려 그의 의심만 키울 뿐이니 득보다 실이 많았다.시아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158화

    다음 날 오전, 송하나는 작성한 신청서를 들고 교무실로 향했다.복도 모퉁이를 막 돌아서는데 마침 시아와 마주쳤고 그녀도 똑같은 신청서를 들고 있었다.“시아 선배.”송하나는 눈을 반짝이며 나직이 물었다.“선배도 신청했어요?”“응.”“그럼 우리 같이 갈 수 있겠네요!”시아의 얼굴에는 기쁨의 기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그저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대회는 내가 떠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야.”해외 대회 참가를 명목으로 이 나라를 떠나 시준의 세력권에서 벗어나야만 도망칠 가능성이 더 커질 터였다.이 말을 듣자 송하나는 마음 한편이 저릿했다.그녀는 조심스럽게 시아의 손을 잡았다.“꼭 잘 풀릴 거예요.”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길 바라야지.”며칠 후, 교내 선발 명단이 공지되었다.전교생 중 총 여섯 명이 선발되었는데 송하나와 시아가 나란히 명단에 올랐다.학교 행정실에서 모든 서류를 일괄적으로 수집하여 단체 비자 절차를 밟았다.밤이 깊어지고 시준이 접대를 마친 후 시씨 저택으로 돌아왔다.그는 곧장 2층으로 올라가 시아의 방으로 향했다.시아는 매일 밤 방문을 잠그지만, 이 남자가 마음만 먹으면 잠금장치 따위 장애가 되진 않았다.시아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시준은 소리 없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테이블 위에 놓인 여권과 비자를 발견했다.불안한 잠을 자고 있던 그녀는 갑자기 옆에서 느껴지는 온기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눈을 뜨자 시준이 옆에 누워 뜨거운 시선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시아는 놀라서 심장이 옥죄어들었고 비명을 지를 뻔했다.본능적으로 뒤로 물러나며 침대 가장자리에 반쯤 걸쳐졌고 이제 곧 떨어질 지경이었다.그때 시준이 긴 팔을 뻗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 안으며 품에 단단히 가두었다. 결국 시아는 꼼짝달싹하지 못했다.“이거 놔!”시아는 그의 품에서 격렬하게 몸부림치며 어깨를 계속 비틀었다.이에 시준이 서서히 속박을 풀고 무심코 여권과 비자를 집어 들었다. 손끝으로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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