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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Author: 김하이
그는 어머니가 송하나를 평가하는 방식이 매우 불쾌했다.

그녀의 과거는 최시훈이 지금 느끼는 설렘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제가 일방적으로 좋아한 겁니다. 하나는 저 유혹한 적 없고 숨긴 것도 없어요.”

남자는 무게감이 실린 말투로 또렷하게 말했다.

“하나가 이혼했든 안 했든 제 감정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요. 그건 어디까지나 하나의 지나온 세월뿐이고 저 또한 그 과거를 존중하고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어요.”

황윤미는 충격에 눈을 부릅떴다. 지금 이 순간에야 비로소 제 아들을 처음 제대로 마주한 것만 같았다.

“시훈아! 너는 최씨 가문의 외아들이야! 수도권에서 가장 젊은 국장급 간부라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늘처럼 우러러보는 귀한 사람인지 잊었니? 겨우 그런 여자 때문에 네 격을 이렇게까지 낮춰야겠어? 이혼 경력이 있어도 상관없다는 거야?”

“제가 신경 쓰는 건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오직 송하나라는 사람 자체입니다.”

최시훈의 목소리는 평소의 차분함을 되찾았지만, 전례 없는 단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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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1화

    송하나가 치맛자락을 들고 메이크업룸에서 나오는 순간, 매장 안이 잠시 조용해졌다.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심성빈은 송하나를 보자마자 시선이 그녀에게 꽂혀버렸다. 그의 깊은 두 눈에는 노골적인 감탄이 가득했다.주변의 모든 것이 사라진 것처럼 그의 눈에는 오직 새하얗고 부드러운 그녀의 모습만이 담겨 있었다.그 순간 심성빈은 잠시 넋을 잃었다.머릿속에 저도 모르게 한 장면이 떠올랐다.송하나가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정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며 한 걸음씩 걸어오며 마침내 이생에서 유일한 자기 신부가 되는 모습이었다.드레스 숍 매니저도 진심으로 감탄했다.“심 대표님, 여자친구분이 정말 아름다우시네요. 제가 본 화인국 여성분들 중에서 가장 아름다우세요.”심성빈은 천천히 다가가 자연스럽게 송하나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그의 눈가에 담담한 미소가 번졌다.‘물론이지, 하나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자야.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내 여자라고.’심성빈은 직접 운전해 송하나와 함께 연회가 열리는 크루즈로 향했다.밤이 내려앉고 넓은 바다가 어둠 속으로 이어졌다.거대한 프라이빗 크루즈가 해상에 정박해 있었다.배 전체가 찬란한 불빛으로 빛나고 있었고 황금빛 조명이 파도에 비쳐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그림자를 만들어 냈다.연회장 안에는 이름난 인사와 권력자들이 모여 있었고, 어디를 보아도 최상류층만의 화려함과 고급스러움이 넘쳤다.심성빈이 등장하자 단숨에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그는 심하 그룹의 실질적인 소유주로 젊은 나이에 거대한 기업을 이끌며 냉정하고 과감한 수완으로 이름을 알렸고, 현지 시장에 진출한 지 반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큰 화제를 모았다.다만 워낙 조용한 성격이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은 많지 않았다.그를 알아본 기업인과 협력사 임원들이 잇따라 다가와 잔을 들며 인사를 건넸다.“심 대표님께서 직접 와 주시니 오늘 자리가 더 빛나는군요.”“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처음 뵙는데 역시 명성이 괜히 난 게 아니시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90화

    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안나는 그대로 굳었다.안나는 묵직한 식판을 든 채 네 사람이 한자리에 앉아 웃고 떠드는 모습을 바라봤다. 반면 혼자 덩그러니 서 있는 자신은 그곳에 어울리지 못하는 외톨이 같았다.안나는 맥없이 몸을 돌려 아무도 없는 빈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식판 위 가득 담긴 음식을 봐도 더는 입맛이 나지 않았다.뒤쪽에서 흘러나오는 수군거림이 그녀의 귓가에 꽂혔다.“저기 봐. 시아랑 송하나, 비주얼이랑 분위기 끝판왕 둘이 같이 있으니까 그림이 장난 아니다.”“난 둘이 무대에서만 겉으로 친한 척하는 줄 알았는데 사적으로도 사이가 되게 좋네.”“그러고 보니 안나는 왜 같이 안 있어? 예전에는 매일 시아 옆에 붙어 다니면서 하루 종일 떨어질 줄 몰랐잖아.”“너 몰라? 시아가 안나랑 절교했대.”“뒤에서 뭔가 못된 짓을 하다가 시아한테 찍혔다던데. 요즘 시아가 아예 눈길도 안 준대.”“그래서 요즘 맨날 혼자 다니는구나.”학생들의 말이 귀에 들어올 때마다 안나가 애써 지키던 체면이 처참하게 찢겨 나갔다.그녀는 손가락 마디가 하얗게 질릴 정도로 젓가락을 힘껏 쥐었다. 마음속에서 원망스럽고 억울한 감정이 미친 듯이 번졌다.‘난 이미 자존심을 내려놓고 시아 선배에게 사과했고 화해하자며 문자도 수도 없이 보냈어. 그런데 시아는 조금도 체면을 세워 주지 않는구나. 그것도 모자라 송하나와 저렇게 가까이 지내다니. 이건 보란 듯이 나를 망신을 주려는 거잖아.’안나의 두 눈에 음울하고 차가운 빛이 번졌고 이성은 완전히 무너졌다.‘시아 선배가 이렇게 냉정하고 의리 없이 나온다면 나도 앞으로 인정사정 봐줄 필요가 없어.’심하 그룹 해외 지사.요즘 심성빈의 등 상처는 거의 다 회복되었다.매일 정해진 시간에 드레싱을 받는 것 말고는 대부분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며 핵심 업무를 처리했다.오후.그가 급한 일을 막 정리했을 때 사무실에서 노크 소리가 들렸다.비서실장이 들어와 두 손으로 초대장 한 장을 건넸다.“심 대표님, 이번 주말에 고급 프라이빗 크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9화

    다음 날.송하나는 평소처럼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갔다.점심때가 되자 그녀는 허지안과 함께 교내식당으로 향했다.식당 안은 학생들로 북적였고, 여기저기서 학생들이 밥을 먹으며 떠드는 소리가 들려왔다.송하나는 입맛이 없는지 간단한 가벼운 음식만 식판에 담았다.반면 허지안의 식판은 고기와 채소가 골고루 담겨 푸짐했다.허지안은 송하나의 지나치게 담백한 식판을 보고 감탄하듯 말했다.“하나야, 너 이거밖에 안 먹어? 너무 부실한데? 이걸로 배가 차?”송하나는 가볍게 웃었다.“오늘은 입맛이 별로 없어. 그냥 가볍게 좀 먹으려고.”“그러니까 네가 그렇게 날씬하고 균형 잡힌 몸매를 유지하는구나.”허지안은 한숨을 내쉬듯 말했다.“너랑 비교하면 나 완전 돼지 같아.”“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송하나는 부드럽게 달랬다.“너 퇴원한 지 얼마 안 됐잖아. 몸 회복하려면 영양 보충해야지. 많이 먹는 게 좋아.”두 사람은 이야기를 나누며 빈자리를 찾았다.그때 허지안이 갑자기 팔꿈치로 송하나를 살짝 건드리며 목소리를 낮췄다.“하나야, 저기 봐.”송하나가 시선을 돌리자 멀지 않은 곳에 안나가 식판을 든 채 어색하게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주변에는 친구들과 웃고 떠드는 학생들이 가득했지만 안나 혼자만 덩그러니 떨어져 있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쓸쓸함과 난처함이 떠올라 있었고, 온몸에서 외롭고 갈 곳 없는 기색이 묻어났다.허지안은 그런 안나를 보며 요즘 상황을 조용히 설명했다.“어제 고학년 기숙사 쪽을 지나가는데 다들 그러더라. 안나가 요즘 반에서 완전히 따돌림당한대.”허지안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다시 이어 말했다.“예전에는 시아 선배 옆에 붙어 다니면서 선배 인기를 믿고 자기가 남들보다 잘난 줄 알았잖아. 사람 대하는 태도도 거만했고 다른 학생들을 늘 무시했어. 그때는 다들 시아 선배 체면 때문에 참고 넘어갔는데, 지금은 시아랑 절교했잖아. 예전에 안나한테 상처받은 사람들은 아무도 상대하려고 안 한대.”“주변을 맴돌던 남자 학생들도 마찬가지야. 다들 시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8화

    나윤정은 몸을 돌려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그녀의 모습이 로비 깊숙이 사라지고 나서야 심성빈이 천천히 송하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감싸며 낮게 말했다.“가자, 하나야. 우리도 집에 가자.”“네.”송하나는 짧게 대답하고 그를 따라 차에 올랐다.돌아가는 길.송하나는 좌석에 기대 눈을 잠시 감고 있었다.하지만 마음속에는 낮에 들은 한 가지 일이 계속 맴돌았다.학장실에서 나윤정이 무심코 꺼낸 정원이라는 이름이 마치 가느다란 깃털처럼 그녀의 기억을 간질이며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낯선데도 뼛속까지 익숙한 듯했다.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려 할수록 오히려 더 궁금해졌다.심성빈은 그녀의 기분을 살피고 있었다.송하나가 어딘가 넋이 나간 듯한 표정을 짓는 걸 알아차린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며 손끝으로 천천히 쓰다듬었다.“무슨 생각해? 고민이라도 있어?”손바닥을 통해 전해지는 온기에 송하나의 들뜬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그녀는 한참을 망설이다가 결국 마음속의 의문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들었다.“성빈 씨, 오늘 이모가 한 사람의 이름을 말했어요. 정원이라는 이름이에요. 처음 듣는 이름인데도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익숙하고 아주 오래전에 수없이 들어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는 조심스럽게 물었다.“그 정원이라는 사람은 도대체 누구예요? 성빈 씨는 그 사람을 알아요?”심성빈의 손끝이 순간 뻣뻣하게 굳었다.그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가슴속에는 거센 파문이 일었다.이것이야말로 그가 가장 두려워했던 질문이었다.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한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마음속 감정을 억누르고 애써 태연한 눈빛으로 송하나를 바라보며 차분하게 말했다.“예전에 네가 연구 일을 할 때 알게 된 사람이야. 그때 서로 엮이는 일이 꽤 많았어. 그래서 그 이름이 익숙하게 느껴졌겠지.”“그 뒤에 해외 연수 기회를 얻어서 외국에 정착했고, 자연스럽게 연락도 끊겼어.”“하나야, 너 예전에 물에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7화

    송하나가 무대 위에서 그렇게 밝고 편안하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빛날 수 있었던 건 모두 눈앞의 이 남자 덕분이었다.그는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어 산산이 부서진 송하나를 조금씩 치유했고 비바람을 막아 주며 그녀가 다시 살아갈 수 있게 해 주었다.그가 송하나를 위해 쏟은 마음과 대가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심성빈 씨.”나윤정은 진지한 표정으로 심성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물었다.“하나를 사랑해요?”심성빈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고 또박또박 힘주어 말했다.“많이 사랑합니다. 하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영혼에 깊숙이 새긴, 저와 인생을 같이할 유일한 사람입니다.”그동안 심성빈이 송하나를 위해 해 온 일을 생각하면 나윤정은 그 말이 진심이라는 걸 믿을 수 있었다.어쩌면 말로는 그의 깊은 사랑을 다 표현할 수도 없을 것이다.나윤정은 그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진심을 담은 목소리에는 어른으로서의 당부와 기대가 담겨 있었다.“하나는 사는 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했어요. 지금은 성빈 씨를 완전히 믿고, 의지하고, 받아들이고 있죠. 하나와 함께하기로 선택했다면 꼭 잘해 줘요. 절대 상처 주지 말고.”“알겠습니다.”심성빈은 고개를 숙이며 겸손하고 진실하게 답했다.“네, 그럼요 제가 곁에 있는 한 절대 서운하거나 상처받는 일이 없도록 할 겁니다.”그는 나윤정을 똑바로 바라보며 진심을 담아 말했다.“선생님은 하나의 이모이자 어른이세요. 앞으로 제가 부족하거나 하나에게 잘못하는 일이 생기면 언제든 꾸짖어 주세요. 어떤 벌을 받아도 원망하지 않겠어요.”나윤정은 길게 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눈빛에 깔려 있던 무거운 기색도 조금 걷혔다.“그 말을 들으니 안심이 되네요.”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룸 문이 열리고 송하나가 들어왔다.“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심성빈과 나윤정은 약속이라도 한 듯 무거운 이야기를 즉시 멈췄고 표정도 한결 편안하게 바뀌었다.나윤정이 다정하게 웃으며 농담하는 말투로 말했다.

  • 별이 되어 빛나리   제1086화

    “신경 써 줘서 고마워요.”나윤정이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심성빈은 두 사람을 시내 최고급 프라이빗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자리에 앉자 그는 나윤정의 식성이나 금기 사항을 정중히 물으며 능숙하게 주문을 이어갔다. 식사 내내 그는 자연스럽게 대화를 주도하면서도 곁에 앉은 송하나를 살뜰히 챙겼다.나윤정은 한눈에 알아봤다. 심성빈이 송하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겉으로 보여 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그것은 오랜 습관처럼 몸에 밴 배려였다.송하나의 입맛과 취향을 전부 꿰뚫고 있었고, 그녀가 싫어하는 재료는 말없이 골라내 주었으며 따뜻한 과일 차는 언제나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놓여 있었다.이런 세심한 배려는 짧은 시간 함께 지냈다고 생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식사가 절반쯤 진행됐을 때 송하나가 화장실에 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가 나가고 나자 심성빈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나윤정을 바라봤다. 그의 표정은 솔직하고 진지했다.“나윤정 선생님, 마음속에 궁금한 게 많으실 거라는 걸 알아요. 부탁이 하나 있어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나 앞에서는 예전 일을 꺼내지 말아 주세요.”나윤정의 온화하던 눈빛이 가라앉으며 진지해졌다.“하나가 무대에 선 영상을 봤을 때부터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예전의 하나는 오로지 연구에만 마음을 쏟았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음악으로 진로를 바꾸다니, 분야가 너무 달라요.”“그리고 정원이도요. 두 사람은 그렇게 사랑했는데, 오늘 내가 정원이 이름을 무심코 꺼냈을 때 하나 반응이 너무 이상했어요.”“심성빈 씨,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숨김없이 말해 줘요.”심성빈은 저도 모르게 주먹을 살짝 쥐며 마른침을 삼켰다.그는 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낮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나윤정 선생님, 이건 이야기가 좀 길어요.”“하나가 해외에서 연구하던 중 사고를 겪었어요. 1년여 전, 차정원 씨가 하나를 구하며 귀국시키려다가 총에 맞고 바다로 떨어졌어요. 그 뒤로 시신조차 찾지 못했고 생사도 확인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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