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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임셀리나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0 23:38:33

진영은 하루하루 시들어 가고 있었다.

일단은 불구속 수사라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는 면했지만, 창살없는 감옥에 갇힌바와 다름없었다.

언제 끝이 날 줄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루 아침에 처량한 신세가 됐다.

피부 관리를 받지 못 한 얼굴은 윤기라고는 없이 푸석했고, 조사를 받을때마다 물어 뜯은 손톱은 캔뚜껑도 따지 못 할 지경이 되었다.

작디 작은 원룸의 침대에서 눈을 떴지만 일어 나고 싶지 않았다.

현실은 너무나 고통스러우니까.

모든 것을 잊을수 있도록 잠에서 깨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하지만, 불안이 커질수록 잠은 줄어 들었다.

파티에서 술을 마시고 춤을 추며 밤을 샐때는 거뜬했었는데 이제는 너무 괴로웠다.

말도 안 되는 현실을 잊고 싶어 다시 눈을 감았다.

도혁은 오빠 재영의 장례식에서 만났다.

재영과는 원수처럼 지내 뭘 하고 다니는지 관심조차 없을 때, 부고 연락을 받았다.

재영의 전화 번호를 차단하고 연락이 되지 않으니 남의 전화 번호로 놀래키는 줄만 알았다.

만나면 가만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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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의 순정   86

    1년전부터 호텔 주변 토지매입에 나선 아르떼.도혁의 태원이 호텔 인수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뛰어든 것으로 보였다.“이 정도면 우연이라고 보기는 힘듭니다.”아르떼가 태원의 인수를 방해하려 끼어든 것이라 판단됐다.“아르떼는 호텔을 중심으로 대규모 레저 단지를 조성할 계획으로 보입니다.”이번만큼은 아르떼의 승리가 확실하다고 다들 속으로 생각했다.“아르떼가 호텔을 인수하면 주변 토지의 가치가 단숨에 상승합니다.”당연한 말이었다.그 말에 도혁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질문했다.“저쪽, 그러니까 매각측은 이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알고 있는것으로 보입니다.”도혁의 눈썹이 가운데로 모였다.심기가 불편하다는 뜻이었다.매각예정인 호텔 오너가 단순히 높은 가격만을 원하는 거라면 그에 맞춰 주면 된다.오히려 그 편이라면 협상은 어렵지 않다.하지만 아르떼는 반드시 호텔을 가져가야 하는 상황에서 경영권 보장을 매각측에 제시했다.“입찰 조건을 다시 짭니다.”“가격을 올리는 겁니까.”“아니.”도혁이 담담하게 말했다.“아르떼가 호텔을 중심으로 레저 단지를 만들 계획이라면, 우리가 호텔을 가져오는 것만으로도 아르떼의 계획을 무산시킬수 있습니다.”무슨 말인가.“호텔이 있어야만 완성되는 사업이라면… 호텔을 포기하게 만들면 되는 겁니다.”회의가 끝나자마자, 인수합병본부는 새로운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분석에 들어 갔다.*****조사실의 형광등은 밝았지만 공기는 스산하기 짝이 없었다.몇 번째 불려 온 건지 이제는 셀 수도 없었다.하루가 멀다 하고 조사실에 앉는 기분이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좋은 집, 좋은 차, 쇼핑, 오마카세, 파인 다이닝.노동없이도 누릴 수 있는 것들이었다.생활비 걱정없이 손에 쥔 카드로 하고 싶은 것들을 흥청망청하며 살았다.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이었다.화려하게 치장한 외모로 사람들의 시선을 받던 진영이 경찰서에 불려와 조사를 받고 있다.초조한 마음이 들어 진영은 저도 모르게 손톱을 뜯었다.한 번도 맨 손톱인 적이

  • 보스의 순정   85

    육즙이 가득한 소고기를 먹으며 도혁의 일과 친구들과의 관계까지.제법 다양한 주제의 대화를 나눴다.“그리고 말인데, 너희 피임같은 건 안 하니?”예상하지 못 한 서애리의 질문에 세나의 목이 막혔다.잘못 들었나 싶어 서애리의 얼굴을 쳐다 봤지만 시어머니는 꽤 진지한 얼굴이었다.“차회장 나이 생각해서 하루라도 빨리 낳아야 겠다 이런 생각일랑 말아라. 남자는 능력만 되면 마흔, 오십이 넘어도 상관없으니.”세나가 알고 있는 시어머니와 다른 양상이었다.젊으니까 빨리 낳아라가 아닌, 낳지 말아라.“따로 하지는 않고 생기면 낳을 건데…아직 가족 계획에 대해서는 말한 적이 없어요.”“차회장도 아무말 없었니?”“네.”“그대로 둬라, 그러면.”“아,네.”“어서 먹자.”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결혼했으니 빨리 손주 낳으라고 닥달하지 않으니.유산 사실은 말씀드리지 않았는데 이대로 묻어 둬도 될 것 같았다.서애리는 만남의 목적만 달성하고 헤어지자고 했다.앞으로 종종 만나면 되니 질척거리고 싶지 않다며.“다음번엔 제가 커피 살게요, 어머님. 오늘 잘 먹었습니다”“맛있게 먹었다니 됐다. 또 연락하마.”서애리는 집사 남은미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사라졌다.곧이어 세나도 도혁이 보내준 차에 올랐다.저녁 식사의 대화 주제는 단연 고부간의 만남이었다.“맛있는 거 많이 사 달라고 하지.”“소고기 먹었어요. 음식도 정갈하고 고기도 맛있고 좋았어요. 어머님이 자주 가시는 곳이라고 하던데요.”“아아. 어딘지 알겠네.”어린 시절부터 고기라고 하면 그 집 밖에 없었다.“점심만 먹고 헤어졌어요. 어머님이 또 연락하신다고.”“식사하자고 부르셨으니 식사만 하고 오면 되지. 자주 만나자도 하면 바쁘다고 해. 매번 나가지 말고.”“저는 괜찮아요. 어머님 만나는게 부담스럽고 그러지 않아요.”“나중에도 그럴까.”“당연히.”저녁 테이블을 같이 정리하고 그릇을 식세기에 넣는 것으로 주방은 마감되었다.“서재에 가실 거죠?”“음…가지 말까.”“해야 할 일이 있으면

  • 보스의 순정   84

    일주일을 쉬고 나가는 외출은 굉장히 반가웠다.공식적으로는 쉰다고 했지만 쉬는게 결코 편하게 쉬지는 못 했다.도혁이 세나를 가만히 두지 않았으니까.그 동안은 어떻게 참아 왔나 싶을 정도로 새벽이고 저녁이고 상관하지 않았다.어떤 날은 퇴근한 도혁이 저녀을 차려 세나에게 갖다 바치기도 했다.일주일 넘게 꺼내지 않았던 바이올린을 레슨 당일 아침 부랴부랴 한 번 연습하고 레슨을 받으러 갔다."세나씨. 많이 아팠나 보네. 연주에 기운이 없어요.""네? 그 정도인가요?'"그럼요. 내 컨디션과 감정 상태가 그대로 연주에 나와요. 몸도 잘 챙겨야 해요.""네.""조금 쉬었다 할까요?"세나가 활을 내려 놓고 목을 돌리며 풀었다."아까 보니까 누가 같이 오던데..."레슨 스튜디오는 2층이고, 선생님은 창가에 서서 바깥 경치 구경을 자주 했다.아마 세나가 레슨 받으러 오는 것을 본 모양이었다.레슨과 요리 수업이 있는 날이면 도혁이 경호원을 태운 차를 보낸다.경호원이 차에서 스튜디오까지 데려다 준 뒤 기사와 차에서 대기를 한다.마치면 역으로, 스튜디오에서 차까지 경호원이 동행한다.굳이 경호원까지는 필요없는데 진영을 우연히 만나고 유산까지 하면서 기사와 경호원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아,네..."아마 선생님은 경호원을 남편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레슨 선생님이 의아한 눈으로 세나를 보다가 이해한 듯한 눈빛으로 바뀌었다.제자 세준이 친구라고 소개해줘 그렇구나했는데 평범하지는 않은 모양이었다."결혼했다고 했죠?""네.""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을 했군요. 남편의 마음이 놓이지 않나 봐요."뭐라 할 말이 없었다.새로운 모습에 반하는 중이긴 하지만 죽도록 사랑해서라는 말은 나오지가 않았다.시작부터가 평범하지 않았으니까.한 집에서 같이 살아가는 지금도.이제 막 연애를 하기 시작했으니까."과보호하는 타입이라서 그래요."틀린 말은 아니었다. 선생님이 하고 있는 오해를 굳이 정정하지는 않았다."그래도 세나씨가 하고 싶은 일에 반대는

  • 보스의 순정   83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수업이지만 여행에서 돌아온 주는 집에서 쉬기로 했다.몸살이 났다고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온 몸에 그림처럼 울긋불긋한 도혁의 흔적들때문이었다.집에서도 목끝까지 올라오는 옷들을 입어야 해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여행에서 돌아오는 내내 세나는 잠을 잤다.집에 돌아왔을 때 도혁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세나를 침실로 데리고 가 강제로 눕힌 일이었다.차에 가득한 여행짐을 가지고 올라 와서 정리할 일이 남아 있지만 도혁이 알아서 할테니 쉬라고 했다.여기서 나오면 화 낼거야. 오빠는 너한테 화내고 싶지 않으니까 쉬고 있어.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를 들으며 세나는 침대에 누워 있었다.혼자 그 많은 짐들을 올리고 정리하려면 힘들텐데.하지만 온 몸이 뻐근했다.몸이 힘든 이유를 떠올리며 세나는 혼자임에도 민망했다.여러 번을 힘드냐고 물었지만 몸을 멈추지는 않았다.다리가 도혁의 어깨위에서 흔들리고, 고개가 바닥에 묻힌 채로 쿵쿵 박혔다.눈 앞에 폭죽처럼 터지던 별이 사라지고 난 후에야 몸 위에서 내려오는 도혁을 보며 끝이구나 싶었지만 옆으로 몸을 돌려 다시 시작이었다.끝은 또 다른 시작이었다.처음의 고통은 이제 기억이 나지 않았다.도혁의 숨과 손길에 발가락이 곱아 드는 것 같이 저릿한 느낌은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미쳤어, 미쳤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세나가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 썼다.“일어나 봐.”짐을 모두 정리한 도혁이 침실로 들어 왔다.이불밖으로 얼굴을 내밀자 도혁의 손에 들린 수건이 보였다.세나의 등을 받치고 몸을 일으킨 후 목에 수건을 대 주었다.“뭐예요?”“핫타월. 멍이 빨리 빠지라고.”핫이라고 하지만 따뜻하게 데운 수건을 세나의 목주위로 찜질을 했다.“옷 좀 벗어봐.”“왜요?”“가슴에도 해야 할 거 아니야.”“가슴은 가려지니까 안 해도 괜찮아요.”필사적으로 방어하는 모습에 한 발 뒤로 물러났다.“이왕 이렇게 된 거 이번 주는 푹 쉬어. 재충전하러 갔다가 몸만 상해 왔네. 충전은

  • 보스의 순정   82

    변호사를 선임하는 이유는 소송에서 이기기 위함이다.수임료로 거액을 지불하면 개미도 코끼리로 둔갑시켜 소송에서 유리하게 판을 뒤집어 줘야 하는 법인데."그건 불가능합니다, 신진영씨.""왜요? 수임료가 이렇게나 비싼데 불가능이라는 말이 왜 나와요?"진영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수임료가 한 두푼이 아니었다.소송에서 지면 다시 하지, 뭐 라고 할 수준의 돈이 아니란 말이었다."상대는 태원그룹 법무팀입니다. 거기다 우리 나라를 쥐락펴락하는 정재계 인물들이라구요. 그런 사람들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 겁니까.""아니, 그러니까 변호사를 쓰는 거잖아요. 이길려고.""변호사가 있다고 해서 저지른 잘못이 없어지는 건 아닙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형량을 줄이거나 집행 유예를 노리는 겁니다. 무죄가 아니라. 그것도 상대가 합의해 준다는 전제가 있어야 하고요.""뭐라구요?"형을 줄이겠다니. 이기겠다는 것도 아니고.그 말을 뒤집어 보면 형이 나온다는 말이었다.그럴 수는 없다.징역을 피하려고 변호사를 찾아 온 건데.국선 변호인을 쓸걸 그랬나.덜컥 계약부터 하는게 아니었다.하지만 변호사와 쓴 계약서는 무를수 없었다.원룸으로 돌아가는 길이 지옥불에 뛰어드는 것 같았다.방을 꽉 채우는 침대에 누워 진영은 눈물을 흘렸다.남은 돈은 점점 떨어져 갈테고 소송이 끝날 때까지 시한부 삶을 사는 셈이었다.진영은 휴대 전화에 구직앱을 다운로드 했다.*****전략 기획 실장이 보고서를 들고 도혁의 집무실을 찾았다.호텔 인수전에 끼어든 경쟁사가 누구인지도 알았고 경쟁사 분석도 마쳤다.이제 필요한 건 매력적인 조건이었다.“가격은 그리 크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제시한 금액이 높긴 한데 그 정도는 아르떼도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전략 기획실장이 말끝을 흐렸다.도혁이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문제는?”기획실장이 보고서를 넘겨 한 부분을 짚어 보여 주었다.“현 오너에게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조건입니다.”

  • 보스의 순정   81

    눈을 뜨니 사방은 깜깜했다.분명히 샴페인을 마시다 도혁에게 안겨 침대로 갔다.폭발하듯 제게 돌진한 도혁도 기억났다.몇 시나 되었을까.몸을 뒤척이자 머리 위에서 도혁의 목소리가 들렸다.“일어 났어?”도혁이 세나의 긴 머리를 손가락으로 빗질해 귀뒤로 꽂아 주었다.그리고는 콧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몇 시나 됐어요?”“글쎄.”“우리 저녁도 안 먹었잖아요.”“배고파?”어떻게 잠이 든 건지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눈이 떠진것은 배가 고파서였나보다.세나가 도혁을 올려다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컵라면 먹을까?”“좋아요.”도혁의 품을 벗어 나려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온 몸이 나른한 것 같기도 하고 무거운 것 같기도 하고.끙 하고 앓는 소리에 도혁이 팔을 풀고 일어 났다.“누워 있어. 내가 해 올게.”“죄송해요. 몸이 움직이지 않아요.”도혁이 이해한다는 듯 웃었다.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테이블에 올려 둔 뒤 세나를 데리러 왔다.“일어날 수 있겠어?”“노력해 볼게요.”도혁에게 의지해 몸을 일으켜 보지만 다리가 풀려 도혁의 허리를 안았다.“안 되겠네.”도혁이 세나를 번쩍 안아 들고 테이블로 갔다.컵라면이 퍼지는 동안 도혁이 세나의 다리를 제 무릎위로 올렸다.그리고는 살살 종아리를 주물러 주었다.종아리를 주무르던 손이 점점 위로 올라 갔다. 세나가 그 손목을 잡으며 힘을 주었다.“왜,요?”“뭘 그걸 가지고 픽픽 쓰러 지고 그러나.”도혁의 말뜻을 이해한 세나가 민망함에 도혁의 입을 두 손으로 가렸다.“그만. 그만해요.”“젓가락질은 할 수 있겠어?”“아! 그마안!”세나는 가만히 누워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이렇게 몸이 아픈데.따지고 보면 움직인 것도, 세나를 들어 올려 위치를 바꿔 준것도 도혁인데 그는 아무렇지 않아 보였다.세나는 그저 도혁이 하는 대로 자세만 바꿨을 뿐인데.제 입을 막은 세나의 손을 떼어내 장난스레 손가락 끝을 깨물었다.“어서 먹자.”라면을 접시에 덜어 식힌 뒤 세나의 입에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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