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강민재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멈춰 있던 일들이 거짓말처럼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엉켜 있던 인허가는 다시 흐름을 찾았고, 막혀 있던 자금 라인도 그의 지시 한 번으로 방향이 잡혔다. 흔들리던 현지 파트너 역시, 직접 나선 그의 한마디에 태도를 바꿨다. 처리는 빠르고, 판단은 정확했다. 불필요한 과정은 과감히 잘라내고, 핵심만 남기는 방식. 짧은 시간 안에 상황은 눈에 띄게 정리되고 있었다. 하지만 강민재는 알고 있었다. 지금 해결되고 있는 것들은 겉으로 드러난 문제일 뿐이라는 걸. 이 사태의 뿌리는 더 깊숙이 박혀 있었고, 한 번의 정리로 완전히 끝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다. 겉을 정리하는 것과, 완전히 잘라내는 것은 다른 문제였다. 그는 창가에 서서 잠시 도시를 내려다봤다. 차갑게 정돈된 유럽의 풍경 속에서도, 보이지 않는 이해관계들이 얽혀 움직이고 있었다.“……”
짧게 숨을 내쉰 그는 다시 시선을 거두었다.
이번 건은 단기간에 끝낼 일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빠르게 수습하고 있었지만, 남아 있는 문제들까지 완전히 도려내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최소 몇 달. 그는 머릿속으로 일정을 다시 정리했다. 본사와의 조율, 현지 라인 정리, 새로운 구조 재편까지. 모든 걸 끝까지 잡으려면,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 강민재는 망설이지 않았다. 이미 선택한 일이었고, 시작한 이상 끝을 내는 성격이었으니까.“정리한다.”
짧게 중얼거린 말처럼,
그의 시선은 다시 냉정하게 가라앉았다. 이번에는 단순한 해결이 아니라, 완전히 정리하기 위해서였다.늦은 밤, 일정이 겨우 끝난 뒤였다.
강민재는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고 창가에 섰다. 하루 종일 이어진 회의와 정리, 끝없이 이어지는 보고들로 몸은 이미 한계에 가까웠다. 그는 말없이 위스키를 한 잔 따랐다. 잔에 부딪히는 얼음 소리가 조용한 방 안에 낮게 울렸다. 한 모금. 목을 타고 내려가는 뜨거운 감각이, 쌓여 있던 피로를 조금씩 눌러내렸다. 창 너머로는 유럽의 밤거리가 펼쳐져 있었다. 정돈된 가로등, 잔잔하게 이어지는 불빛들, 어딘가 고요하면서도 낯선 도시의 풍경. 하지만 그의 시선은 그 풍경에 오래 머물지 않았다. 문득 파티에서 스쳐 지나갔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짧은 순간이었는데도, 이상하게 또렷하게 남아 있는 얼굴.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나쳤던 그날 이후로, 그녀의 인상은 머릿속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거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더 선명해지는 느낌이었다. 강민재는 잔을 든 채 잠시 시선을 떨궜다.“…하.”
짧게 내쉰 숨 끝에, 묘하게 조급한 감정이 스쳤다.
지금 이 도시에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도, 머릿속 한편에서는 전혀 다른 생각이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녀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 하루라도 빨리, 그날 스쳐 지나간 그 여자를 찾아내고 싶다는 욕구. 이성적으로는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감정은그걸 따르지 않았다. 강민재는 다시 위스키를 한 모금 넘겼다. 차갑게 식어 있어야 할 판단이, 그 순간만큼은 묘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창밖의 불빛이 잔잔하게 흔들리는 가운데, 그의 시선은 점점 더 깊어졌다. 그리고 그 밤 강민재는 쉽게 잠들지 못했다.***
회진시간.
유봄은 차트 파일을 들고 교수 뒤를 따라 조용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늘 하던 일상이었고, 감정이 개입될 여지는 없는 익숙한 루틴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간 병실 안에는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입원 환자—하지만 첫인상은 전혀 환자 같지 않았다.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 흐트러짐 없는 이목구비, 그리고 상황을 여유 있게 바라보는 눈빛까지.“오늘 상태는 어떠십니까.”
교수의 질문에 그는 짧게 답하며 시선을 옮겼다.
그 순간 그의 눈이 멈췄다. 유봄. 차트를 확인하며 고개를 살짝 숙인 채 서 있는 그녀를 보는 순간, 남자의 표정이 아주 미묘하게 변했다. 그저 한 번 스쳐 지나가는 시선이 아니었다. 확실히 ‘인식한’ 눈이었다.“…괜찮습니다.”
대답은 교수에게 했지만, 시선은 이미 다른 곳에 가 있었다.
유봄이 차트를 넘기며 간단한 상태를 확인하는 동안에도 그의 눈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그리고 회진이 끝날 즈음 그가 먼저 입을 열었다.“선생님.”
교수가 아닌, 유봄을 향한 말이었다.
유봄이 시선을 들었다.“네.”
“회진 끝나고 잠깐 시간 괜찮으십니까.”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말투였다.
부담스럽지 않게, 하지만 분명한 의도를 담은 질문. 교수가 잠시 그를 쳐다봤고, 유봄은 아주 짧게 말을 정리했다.“필요하신 부분은 담당 의료진 통해 말씀해 주세요.”
딱 선을 긋는 대답.
하지만 남자는 웃으며 물러나지 않았다.“그럼… 제가 더 회복되면 따로 식사라도 부탁드려도 될까요.”
노골적이지 않지만, 충분히 직진이었다.
병실 안의 공기가 아주 미묘하게 흔들렸다. 유봄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차트를 정리하며 시선을 거두었다.“회진 마치겠습니다.”
짧게 정리된 말과 함께 그녀는 돌아섰다.
그날 오후. 그 상황을 전해 들은 이진성의 표정은 눈에 띄게 변하지 않았다.“…그래서?”
담담하게 묻는 말.
하지만 그 안에는 평소와 다른 결이 섞여 있었다.“그 환자, 계속 유봄선생님 찾는다고 하던데요.”
옆에서 들려오는 말에, 이진성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다음 회진. 같은 병실 앞. 이진성은 자연스럽게 동선을 맞춰 그곳에 섰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병상에 앉아 있던 남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짧은 눈맞춤. 서로를 한 번에 파악하는 종류의 시선이었다. 이진성은 차트를 넘기며 아무렇지 않게 말을 꺼냈다.“상태는 안정적입니다. 큰 문제 없으면 예정대로 진행하겠습니다.”
업무적인 말투.
그리고 돌아서려는 순간 아주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게 덧붙였다.“아, 그리고.”
남자의 시선이 다시 올라왔다.
이진성은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말을 이었다.“그분은… 결혼할 상대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정중한 말투.
하지만 의미는 분명했다. 순간 병실 안의 공기가 조용히 가라앉았다. 남자는 잠깐 말을 멈췄다가, 이내 가볍게 웃었다.“그렇습니까.”
짧은 대답.
하지만 그 눈빛에는 여전히 물러설 기색이 없었다.그리고 서울.어딘가에서 누군가는 그 기사를 보고 있었다.휴대폰 화면 속 건배하는 두 사람의 사진.손에 들린 커피잔이 살짝 멈췄다.서울, 오전.거래처 미팅을 마치고 막 커피를 들던 순간, 휴대폰 알림이 연달아 울렸다.‘대한병원 유봄 × 한양병원 최재성… 제주 만찬 밀월?’강민재의 시선이 멈췄다.사진.은은한 조명 아래, 와인을 들어 올린 두 사람.서로를 향해 웃고 있는 장면.손에 쥔 종이컵이 미세하게 찌그러졌다.거래처 사장이 웃으며 말했다.“요즘 의료계도 연예계 못지않네요. 저 두 사람, 잘 어울리지 않습니까?”강민재는 아무 말 없이 화면을 껐다.표정은 평소처럼 차분했지만 눈빛이 완전히 식어 있었다.“오늘 일정, 전부 취소하세요.”비서가 당황했다.“대표님? 오후 이사회가”“온라인으로 돌리세요. 급한 일 있습니다.”짧고 낮은 목소리.그는 바로 차에 올랐다.김포공항.수속도 기다림도 길게 느껴졌다.탑승구 앞에서 휴대폰을 다시 열었다.기사 조회수는 이미 수십만.댓글은 더 자극적으로 변해 있었다.‘공동 연구? 그 핑계로 사귀는 거 아냐?’‘둘이 케미 미쳤다.’‘한양·대한 합치면 국내 최강.’강민재의 턱선이 단단해졌다.강민재는 유봄을 믿는다.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기준으로 살아가는지,어떤 선을 지키는지 누구
박수가 다시 터지고 유봄이 단상에서 내려왔다.사람들이 몰려들었다.질문을 던지고, 악수를 청하고, 명함을 건넨다.그 중심에 선 유봄.유지원은 그 장면이 못마땅했다.“저렇게까지 떠받들 일인가…”제주 학회 마지막 날 밤.바다가 내려다보이는 호텔 연회장에 원탁들이 둥글게 놓여 있었다.학회 공식 만찬.잔잔한 클래식 연주와 은은한 조명 아래, 의료계 인사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유봄은 심플한 블랙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다.과하지 않게 올린 반머리, 얇은 진주 귀걸이.낮의 단정한 발표자와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차분하지만 시선을 잡아끄는 존재감.최재성은 이미 자리에 앉아 있다가 그녀가 들어오는 순간 시선을 멈췄다.‘…역시.’실력만으로도 충분히 강렬한데, 이 여자는 가만히 있어도 사람을 긴장하게 만든다.유봄이 안내받은 자리에 앉자 우연처럼, 그러나 의도적으로 그녀의 오른쪽 자리는 최재성이었다.“오늘 발표, 인상 깊었습니다.”잔을 들어 가볍게 건네며 그가 말했다.“특히 출혈 상황에서 전환 속도.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현장에서 더 대단했을 것 같네요.”유봄은 미소 지었다.“과찬이에요. 교수님 세션도 잘 들었습니다. 췌담도 케이스 접근법, 많이 정교해지셨더라고요.”“정교해졌다는 말은… 예전엔 거칠었다는 뜻입니까?”장난기 어린 질문.유봄은 눈을 맞추며 담담히 답했다.“예전엔 공격적이셨죠. 지금은 계산적이시고요.”최재성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제주 국제컨벤션센터 대강당.로봇수술 세션의 마지막 발표자가 단상에 올랐다.“대한병원 일반외과, 유봄입니다.”낮고 또렷한 목소리가 홀을 채웠다.최재성은 프로그램북에서 시선을 들었다.유봄.이름을 보는 순간부터 알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마주하는 건 몇 년 만이었다.조명이 그녀를 비추자 강단 위에 선 모습이 또렷하게 드러났다.단정하게 묶은 머리, 절제된 화장, 깔끔한 화이트 수트.그녀는 화려하지 않았지만 그 어떤 장식보다 눈에 띄었다.발표가 시작됐다.복강경 전환 없이 고난도 골반 종양을 로봇 단일공으로 집도한 케이스.영상이 흘러나오고, 그녀의 차분한 설명이 이어졌다.“이 구간에서 혈관 변이가 예상되어 접근 각도를 15도 수정했습니다.”단순한 성공 사례가 아니었다.위험 요소, 판단 근거, 술기 선택 이유까지 정확했다.최재성의 입가가 천천히 올라갔다.‘여전하군.’아니, 더 날카로워졌다.질의응답 시간.국외 교수가 집요하게 물었다.“그 상황에서 conversion risk는 없었습니까?”잠깐의 침묵.유봄은 눈을 들어 질문자를 바라봤다.“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술은 위험을 피하는 게 아니라 통제하는 거니까요.”담담하지만 확신에 찬 대답.청중석 여기저기서 고개가 끄덕여졌다.최재성은 그 순간 확실히 인정했다.라이벌, 그리고 아름답다.실력 있는 의사가 아름다울 때의 파괴력을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세션이 끝나고 로비.사람들이 몰려들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질문이 쏟아졌다.
한강 위로 바람이 스쳤다.유봄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그 파티.할아버지 때문에 억지로 참석했던 자리.유봄도 그날을 기억했다.할아버지가 드물게,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부탁했었다.“체면상 한 번만 얼굴 비춰다오.”그녀는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결국 그 자리에 나갔다.화려한 조명과 웃음소리, 계산적인 시선들.그런 자리는 늘 숨이 막혔다.그러다 갑자기 들려온 외침.“사람이 쓰러졌어요!”그 순간, 망설임은 없었다.집안의 체면도, 드레스도, 시선도 다 사라지고 몸이 먼저 움직였다.유봄은 한강 위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했다.“저도 억지로 나갔던 자리였어요.그냥… 사람이 쓰러졌다길래 움직였을 뿐이에요.”강민재가 웃었다.“그게 당신이야.”유봄은 그를 올려다봤다.몇 년 전, 서로의 이름도 모른 채 스쳐 지나간 두 사람.그때 이미 시작됐던 인연이, 이제야 제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상할 만큼 가슴 깊이 내려앉았다.강민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봤다.한강 위로 번지는 불빛이 그의 눈동자에 어른거렸다.“나… 당신 찾으려고 꽤 헤맸어.”유봄이 고개를 갸웃했다.“저를요?”“응. 파티 끝나고 나서 당신이 누구인지 알아보려고 했지.근데 동유럽 출장이 겹쳐서 몇 달을 한국에 없었어.돌아왔을 땐 이미 흔적도 없더라.”그는 작게 웃었지만, 그 안에는 아쉬움이 묻어 있었다.“그래서 그냥… 인연이 아닌
식사가 끝나고, 세 사람은 한정식집 현관 앞으로 나왔다.밤공기가 선선했다. 은은한 조명이 비추는 돌계단 아래로 수행기사가 대기하고 있었다.강두수 회장은 외투를 걸치며 유봄을 향해 몸을 돌렸다.“봄아.”이제는 이름도 자연스럽게 불렀다.“이제 편하게 우리 집에도 놀러 오너라.눈치 보지 말고.”그리고 옆에 서 있는 강민재를 흘겨보며 말을 이었다.“이놈이 열받게 하면 바로 나한테 연락하고.”지팡이로 바닥을 툭 치며 덧붙였다.“내가 이 녀석 혼꾸녕을 제대로 내줄테니.”강민재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할아버지, 누구 편이세요?”강두수는 단호했다.“당연히 봄이 편이지.”유봄은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명심하겠습니다, 할아버님.”그러다 눈을 맞추며 덧붙였다.“건강 조심하세요. 무리하지 마시고요.”그러자 강두수가 껄껄 웃었다.“손주며느리가 유명한 의사인데 뭐가 걱정인가?”“이제 나는 든든해.”그의 얼굴에는 진심 어린 만족이 어려 있었다.차 문이 열리고, 강두수는 타기 전 다시 한 번 두 사람을 번갈아 보았다.“둘이 잘 어울린다.”짧은 한마디.그러고는 차에 올랐다.검은 세단이 천천히 출발했고,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그 차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배웅했다.차가 완전히 사라지자, 강민재가 옆에서 조용히 말했다.“합격이네.”
차창 밖으로 한정식집의 한옥 지붕이 보였다.잠시 후, 두 사람은 나란히 차에서 내렸다.이번에는 강민재가 먼저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놓칠 생각이 전혀 없는 사람처럼.한옥 안쪽 가장 깊은 별실.창밖으로 작은 정원이 보이고, 대청마루 너머로 은은한 조명이 비쳤다.잘 다려진 한지 메뉴판과 정갈하게 세팅된 놋그릇들.그 앞에 앉은 사람은 강두수 회장이었다.겉으로는 태연했다.지팡이를 옆에 세워두고 차를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은 언제나처럼 묵직했다.하지만 잔을 내려놓는 손끝에 아주 미세한 긴장이 스며 있었다.몇 년 전부터였다.“여자친구 있습니다.”그 한마디만 남기고 한 번도 제대로 소개하지 않던 손주.그 고집 센 놈이 오늘에야 정식으로 인사를 시키겠다 했다.어떤 사람이기에.기업가 집안의 딸도 아니고, 정략적으로 얽힌 관계도 아니고, 손주가 저리도 단단히 마음을 준 여자라니.강두수의 눈이 가늘게 좁혀졌다.궁금했다.하지만 이상하게도 걱정은 없었다.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민재가 그렇게까지 아끼는 여자라면…’괜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손주놈은 일은 차갑게 해도 사람 보는 눈만큼은 정확했다.자신을 닮았으니까.문밖에서 직원의 정중한 목소리가 들렸다.“회장님, 손님 도착하셨습니다.”강두수는 천천히 허리를 세웠다.심장이 아주 조금 빨리 뛰었다.하지만 얼굴에는 여전히 대기업 총수다운 무게가 실려 있었다.‘그래, 어디 한번 보자.’손주놈이 그토록 좋아한다는 여자.그 문이 열리는 순간을 조용히 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