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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Autor: 마법사

제1화

Autor: 마법사
소진우는 멈칫하더니, 이내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내 턱을 움켜쥐었고, 눈동자에는 흥미로운 기색이 스쳤다.

"임수경, 참으로 재밌구나.”

"심태진이 왜 너를 보냈는지 아느냐?"

나는 눈을 깜빡일뿐, 아직도 어젯밤의 그 짜릿한 여운에 잠겨 있어 대답하지 않았다.

소진우는 손가락으로 천천히 내 턱선을 따라 쓸어내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나는 젊은 시절 전쟁터를 누비다 몸이 크게 상해 자식을 얻기 어렵다."

“심태진의 말로는, 네가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아이가 잘 생기는 체질이라고 하더구나”.

“심태진은 내게 빌붙기 위해 너를 이곳으로 보낸 것이다."

"아."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그러니까 제가 그에게 새끼나 낳는 암퇘지 취급을 당했다는 겁니까?”

소진우는 나의 상스러운 말투가 우스웠는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그는 자신의 커다란 손을 나의 평평한 아랫배 위에 올렸고, 손바닥의 열기에 허리가 찌릿했다.

"어젯밤에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는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정말 아이를 가진다면, 그 아이는 훗날 누구보다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될 것이다.”

"오늘 밤에도 사람을 보내 너를 데려올 것이다.”

‘누구보다 높은 자리.’

나는 두 눈을 반짝였다.

소진우는 한층 더 짙은 미소를 지으며 몸을 돌려 검은 겉옷을 걸쳤고, 문 앞에 이르러 발걸음을 멈췄다.

"임수경, 참으로 재밌구나. 오늘 밤이 벌써 기대된다.”

문이 닫히자 나는 이불을 감싼 채 침대 위를 반 바퀴 굴렀고, 허리가 욱신거려 이를 악물고 허리를 주물렀다.

‘젠장, 역시 권신답네. 체력이 사람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좋네.’

나는 가마를 타고 의기양양하게 심씨 가문의 저택으로 돌아갔다.

대청에 들어서자 심태진과 그의 어머니인 김혜숙이 차를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두 사람은 심태진이 마음에 둔 여인인 유희연을 어떻게 집안으로 들일지 의논하고 있었다.

김혜숙은 나를 보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탁자에 거칠게 내려놓았다.

"무슨 낯짝으로 돌아온 것이냐?”

"몸까지 더럽히고, 우리 심씨 가문의 체면을 완전히 깎아먹는구나!"

"당장 사당으로 가서 무릎 꿇고 반성하거라!”

상석에 앉은 심태진이 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희연이가 다음 달에 들어올 테니, 너는 정실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앞으로는 얌전하게 첩으로 지내면서 희연이를 모시도록 하거라.”

나는 뻔뻔한 두 사람을 바라보다가 그만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앞으로 걸어간 뒤, 두 손으로 탁자 끝을 잡고 뒤엎어 버렸다.

"쨍그랑!"

탁자 위에 있던 뜨거운 차와 다과가 심태진과 김혜숙의 몸 위로 쏟아졌다.

김혜숙은 뜨거운 차에 데어 비명을 질렀고, 심태진은 꼴사납게 허둥지둥 벌떡 일어났다.

"임수경! 네가 정녕 미친 것이냐?!”

"이 염치없는 독한 년, 어찌 여인이 지켜야 할 부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것이냐!”

나는 차갑게 비웃으며 손을 들어 그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짝!”

매서운 소리와 함께 그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감히 저에게 도덕을 논하는 것입니까?”

“제게 약까지 먹여서 남의 침대에 처넣어 놓고, 이제 와서 저더러 부덕이 없다고 탓하시다니요?”

김혜숙이 미친 듯이 달려들어 내 머리채를 잡으려 했으나, 나는 한쪽 발로 그녀를 걷어찼다.

심태진은 화가 나 온몸을 부들부들 떨며 손을 들어 나를 때리려 했지만, 나는 목을 꼿꼿이 세우고 얼굴을 들이밀며 도발적인 미소를 지었다.

“어디 한번 때려 보십시오. 저를 때려 상처라도 나면, 오늘 밤 재상 대감의 침상에는 저 대신 서방님께서 기어 올라가실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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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14화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고, 나란히 가장 높은 곳으로 걸어 올라갔다.아래를 내려다보니 성안의 모든 백성들이 엎드려 외치고 있었다.“황후 마마.”나는 사람들 사이에서 낯익은 얼굴 몇 명을 발견했다.길모퉁이에는 헝클어진 머리에 몰골이 초라한 늙은 여인이 낡은 그릇을 들고 구걸하고 있었다.그녀는 몸의 반쪽을 움직이지 못했고, 침을 흘리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처량해 보였다.바로 심태진의 어머니 김혜숙이었다.그녀는 봉포를 입고 단상에 서 있는 나를 알아보았는지, 흐릿한 눈에 놀라움과 후회가 스쳤다.그러더니 그녀는 흐느끼는 듯한 신음을 흘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듣기로는 그녀는 홧병으로 죽었다고 한다.한편, 남풍관 뒷골목에서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한 남자가 바닥에 엎드린 채 구정물을 핥아 먹고 있었다.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마침 황제와 황후의 행렬이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소진우는 큰 말을 타고 있었고, 나는 황후의 가마인 봉련에 앉아 품에 옥처럼 곱게 생긴 어린 태자를 안고 있었다.그 남자는 손을 덜덜 떨더니 들고 있던 그릇을 바닥에 떨어뜨려 산산조각이 났다.그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는데, 눈에는 미련과 원망, 그리고 깊은 후회가 가득했다.바로 심태진이었다.그는 입을 벙긋거리며 무언가 말하려는 듯했으나,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바닥에 엎드린 채, 지고한 권력을 상징하는 봉련이 멀어져 마침내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바라볼 뿐이었다.듣기로는, 그날 밤 그는 남풍관 뒷벽에 머리를 박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유희연은 돈을 챙겨 도망친 뒤 그 건달에게 재산을 모두 빼앗겼다.그리고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온몸이 짓무르고 썩어 들어가는 병에 걸려, 버려진 무덤가에 내던져진 채 죽음을 맞았다.선한 일에도 악한 일에도 반드시 그에 맞는 대가가 따르는 법이고, 세상 이치는 돌고 도는 것이다.깊은 밤, 황궁에는 등불이 환하게 밝혀져 있었다.소진우는 시종들을 물리고 나를 품에 안은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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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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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11화

    “소진우?!”영왕의 눈이 휘둥그레졌다.“너는 북쪽 변경으로 간다고 하지 않았느냐?”소진우는 대답 대신 길을 막고 있던 반란군의 깃발을 쳐서 날려버리고, 곧장 영왕을 향해 돌진했다.“어서 저놈을 막아라!”반란군들이 떼를 지어 달려들었지만, 소진우의 앞에서는 종잇장이나 다름없었다.그가 창을 가로로 휘두르자 대여섯 명이 동시에 나가떨어졌고, 창을 곧게 찔러 넣자 두 사람의 가슴을 한꺼번에 꿰뚫었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반란군의 진형을 완전히 뚫고 영왕의 코앞까지 다다랐다.“영왕 전하.”소진우가 말의 고삐를 당겨 멈춰 세우고,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며 말했다.“오랜만입니다.”영왕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채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너는 북쪽 변경으로 간 것이 아니었느냐?”“제가 북쪽 변경으로 가지 않았으니, 전하께서 이리 겁도 없이 죽으러 오신 것 아닙니까."그제야 자신이 함정에 빠졌음을 깨달은 영왕은 몸을 돌려 도망치려 했다.소진우가 가볍게 창을 내지르자, 창이 그대로 영왕의 등을 관통했다.영왕은 가슴을 뚫고 나온 창끝을 내려다보았고 입을 몇 번 달싹였지만,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말에서 떨어졌다.소진우는 그의 목을 베어 높이 치켜들었다.“영왕은 죽었다! 항복하는 자는 살려주겠다!”영왕의 머리를 본 반란군들은 순식간에 사기가 꺾였고, 저마다 무기를 내던지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항복했다.소진우는 뒤에 있던 부장군에게 머리를 던져주고 말에서 내려 재상부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앞마당은 이미 폐허가 되어 있었고, 짙은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며 불길이 하늘 높이 치솟고 있었다.그는 불길을 헤치고 들어가 안뜰에서 나를 찾아냈다.나는 계단 위에 서 있었다. 몸에는 그가 입었던 은백색 갑옷을 걸치고 있었고, 얼굴에는 그을음이 조금 묻어 있었지만 두 눈은 놀라울 만큼 반짝였다.나를 바라보던 소진우는 갑자기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는 쥐고 있던 장창을 내던지고 단숨에 계단을 뛰어 올라와 나를 품에 거칠게 끌어안았다.“미안하다. 내가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10화

    설아는 황급히 수납장을 뒤지더니 소진우가 남겨두고 간 은백색 갑옷을 꺼냈다.나는 겉옷을 벗고 재빠르게 갑옷을 걸친 뒤 허리띠를 단단히 묶었다.“움직일 수 있는 병사는 전부 불러 대청으로 집합하라고 하거라.”잠시 후, 대청 안에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다.남아서 지키는 병사는 고작 삼천 명뿐이었고, 밖에는 이만 명의 반란군이 있었다.모두 안색이 너무나도 어두웠다.“너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안다.”나는 계단 위에 서서 그들을 내려다보았다.“밖에는 이만 명이 있고 우리는 삼천 명뿐이니, 이 싸움은 승산이 없다고 생각하겠지.”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나는 어조를 바꾸어 말을 이었다.“허나 너희 재상 대감께서 떠나기 전에, 내게 이 호부를 맡기셨다.”내가 손에 든 검은색 호부를 들어 올렸고, 횃불 아래에서 번쩍였다.“재상 대감께서 말씀하셨다. 이 집안 일은 내가 결정하니, 누가 감히 침입하면 가차 없이 죽이라고."“묻겠다. 너희는 재상 대감의 병사냐, 아니면 겁쟁이냐?”“재상 대감의 병사입니다!”삼천 명이 일제히 외쳤다.“좋다!”나는 벽에 걸려 있던 검을 뽑아 단칼에 눈앞의 탁자를 베어 버렸다.“그렇다면 오늘 저들에게 보여주자. 재상부의 문은 그렇게 쉽게 들어설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걸!”말이 끝나기 무섭게 밖에서 굉음이 들려왔다. 반란군이 문을 들이받기 시작한 것이다.“계획대로 움직이거라!”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장치를 작동시켜라!”소진우는 이 저택을 지을 때부터 포위 공격을 당할 가능성을 고려해 두었다.외벽 안에는 수많은 장치가 숨겨져 있어, 작동만 시키면 독을 바른 화살이 잇달아 발사되도록 되어 있었다.내가 벽에 있는 기관 장치를 누르자, ‘철컥’ 하는 소리가 연이어 들렸다.곧이어 바깥 담장의 벽돌 틈새로 시커먼 화살구멍이 무수히 모습을 드러냈다.“발사!”수많은 화살이 일제히 쏟아졌다.첫 번째로 돌격해 온 반란군은 문 앞에도 도착하지 못한 채 화살에 온몸이 꿰뚫렸다.비명 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고, 공

  • 부군에게 버림받았지만, 황후가 되다   제9화

    임산부의 식단과 입맛을 따로 찾아본 것이다.소진우는 말로 내색하지 않을 뿐, 속은 누구보다 세심했다.한편, 조정에서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갈등이 거세게 일고 있었다.황제는 지난번 어서방에서 망신을 당한 뒤로 계속 분을 삭이고 있었고, 대놓고 소진우를 건드리지는 못했지만, 뒤에서는 은밀히 움직이고 있었다.그날 깊은 밤, 황궁에서 나온 비밀 서신 한 통이 북쪽 변경으로 향했다.사흘 뒤, 북쪽 변경에 주둔하고 있던 영왕이 이 밀서를 받았다.영왕은 황제의 친동생으로, 십만에 달하는 막강한 군대를 거느리고 늘 황위를 노리고 있었다.황제도 그가 못된 인물임을 알았으나, 당장 소진우를 견제할 수 있는 자는 그뿐이었다."폐하께서 본왕더러 경성으로 올라와 황실을 도우라는 건가?”영왕은 서신을 읽고 차갑게 비웃었다."소진우에게 몰리니까 이제야 내가 생각나신 모양이군.”그는 서신을 촛불에 태우며 재로 변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명령을 내려라. 이만 병력을 소집해 본왕을 따라 경성으로 갈 것이다.”한편, 조정에서는."폐하, 북쪽 변경에 이상 징후가 있어 오랑캐의 침입이 우려됩니다. 소인이 군사를 이끌고 반란을 평정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소진우가 손을 모아 예를 표했다.황제의 눈에는 언뜻 기쁜 기색이 스쳤으나, 짐짓 걱정스러운 척했다.“재상이 경성을 비우면 나랏일은 어찌하고…"“폐하, 걱정 마십시오. 소인이 병력의 절반을 남겨 경성을 지키게 할 테니, 아무 일도 없을 것입니다.”"좋다!"황제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수고하거라!”소진우가 출정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나는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었다."얼마나 가 있으실 겁니까?”"짧으면 보름, 길면 한 달이다."소진우가 내 앞에 쪼그리고 앉아 내 손을 잡았다."내가 경성을 떠나있는 동안 꼭 조심해야 한다."“걱정 마십시오. 병력도 절반이나 남겨뒀다면서요.""내가 걱정되는 건 밖의 적이 아니라 궁에 있는 그자다."소진우의 눈빛이 가라앉았고,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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