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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1화

Penulis: 일설연우
유소영의 호흡은 얕고 느려졌다.

한 침상에 누워 아무것도 하지 않기에, 옆에 누운 사람이 아민이라고 생각하면 아무렇지 않은 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오산이었다.

이렇게 커다란 사내가 옆에 누워있는데, 도저히 무시할 수도, 다른 사람으로 상상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그녀는 남자를 등지고 옆으로 누워 옴짝달싹하지 않았다.

잠든 척이라도 해야 이 어색함이 가실 것 같았다.

하지만 옆에서 들리는 작은 기척에 그녀의 심장은 덜컥 내려앉았고 간이 콩알만 해졌다.

세자의 인품을 못 믿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본능적으로 긴장하는 것이다.

‘만약에… 본능을 참지 못한다면?’

자기에게 닥친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던 다짐들은 모두 탁상공론이 되어버렸다.

세자와 일을 치르기 위해서는, 아직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했다.

예전 영운관에서 함께 지낼 때도 이토록 초조하지 않았다.

한 자세를 너무 오래 유지한 탓에 유소영은 반쪽 어깨가 저리고 아팠다.

참다못한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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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군의 형님   제608화

    유소영은 갑자기 침구를 끌어당겨 머리를 푹 뒤집어썼다.“필요 없어요! 나가세요!”정말이지 부끄럽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했다.고준형이 그녀의 이불자락을 슬쩍 잡아당기며 물었다. “정말 내가 안 도와줘도 되겠소?”“필요 없어요!”유소영의 태도는 단호했다.아무리 아파도 다른 사람에게 약을 발라달라고 할 수는 없었다!비록 두 사람이 이미 첫날밤을 치렀다 해도, 아직 그럴 만큼 낯이 두껍지는 않았다.고준형은 이불이 불룩하게 솟아오른 모양을 재미있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가 막 무언가 더 말하려 할 때, 방 밖에서 석심이 고했다.“세자, 초왕께서 오셨습니다.”고준형은 즉시 진지한 얼굴로 몸을 숙이고는 침구 너머의 여인에게 말했다.“내 먼저 서재에 다녀오겠소. 조금 이따가 다시 곁으로 오리다.”유소영은 여전히 이불 속에 숨은 채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어서 가보세요. 제 곁에 안 계셔도 괜찮으니까요.”예전에는 이렇게까지 다정하지도, 일부러 제 곁을 지켜 준 적도 없었다. 어째서지? 설마, 첫날밤을 치렀다고 달라진 건가?고준형이 나간 후, 방 안은 조용해졌다.유소영은 그제야 조심스레 이불 한 귀퉁이를 들치고 밖을 살폈다.침대 머리맡 탁자에 놓인 약병을 보자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서재.초왕은 의자에 앉아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있었다.고준형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서야 그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전하를 뵙습니다.”고준형이 두 손을 맞잡고 가볍게 예를 표했다.초왕은 생기가 넘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의아하게 여겼다.“자네 상처가 이리도 빨리 나았단 말이냐?”고준형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을 돌렸다.“그렇습니다. 이곳의 산수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 주는군요. 전하께서 친히 오신 것을 보니, 무슨 변고라도 생긴 것입니까?”그는 그렇게 말하며 초왕의 맞은편에 앉았다.초왕의 안색은 몹시 무거웠다.“조담이 호위를 기절시키고 도망쳤다.”고준형은 퍽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전하께서는 심려치 마십시오. 왕세자는 경솔한 사람이 아

  • 부군의 형님   제607화

    안방 안, 몽환적인 기운이 짙게 배어나는 가운데 은은한 향기가 맴돌았다.침상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휘장 너머로 간헐적인 낮은 흐느낌이 흘러나왔다.한참이 지나서야 그 움직임이 서서히 잦아들었고, 훤칠한 체구의 그림자 하나가 휘장 밖으로 걸어 나왔다.긴 겉옷을 걸친 고준형의 이마에는 옅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그는 탁자로 다가가 물 한 잔을 따랐다. 먼저 두어 모금 목을 축인 뒤, 다시 휘장 안으로 들어가 기운 없이 늘어진 가녀린 여인을 부축해 물을 먹여 주었다.유소영은 허겁지겁 물을 들이키다가 하마터면 사레가 들릴 뻔했다.이불을 꽁꽁 싸맨 그녀는 칠흑 같은 머리카락을 흐트러뜨리고 있었고, 입술은 연지를 바르지 않았음에도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온몸에서 금방이라도 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듯 농염하고 아리따운 자태가 극에 달해 있었으나, 눈빛만은 초점이 흐려져 있었다.그 모습을 본 고준형은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많은 말을 쏟아냈으니 목이 마를 만도 했다.물을 다 먹인 고준형이 의미심장한 투로 물었다. “더 필요하오?”유소영은 텅 빈 찻잔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사내는 침상 머리맡에 찻잔을 내려놓더니, 다시 그녀의 몸을 짓눌렀다.그녀가 화들짝 놀라 비명을 질렀다.“이걸 원한 게 아니에요…… 아닙니다!”또 얼마나 지났을까, 폭풍 같던 정사가 잦아들 무렵엔 어느덧 날이 밝아오고 있었다.유소영은 노곤하고 졸린 기색으로 이미 지쳐 잠들어 있었다.고준형은 침상 옆에 앉아 옷을 주워 입고는 평소의 그 흐트러짐 없는 모습으로 되돌아갔다.단지 수려한 그 얼굴에 한껏 만족한 듯한 나른함이 감돌았고, 눈꼬리가 옅게 붉어져 있을 뿐이었다.그는 긴 손가락으로 유소영의 얼굴을 쓸어내리다가, 참지 못하고 살짝 꼬집었다.그 모습이 너무도 여리고 매혹적이라, 손끝이 닿기만 해도 녹아내릴 듯 보드라웠다.깊은 잠에 빠진 유소영이 미간을 찌푸리자, 고준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며 눈가에 다정함이 가득 번졌다.“안고 가서 씻겨 주겠소.

  • 부군의 형님   제606화

    안방에는 호롱불 하나만이 희미하게 켜져 있었다.그다지 밝지는 않았지만, 장막 안으로 스며드는 빛 덕분에 캄캄하지는 않았다.이 정도면 딱 좋았다.고준형은 그녀를 침대에 눕히고는 팔을 짚고 위에서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어둡고 탁했으며, 그 속에는 타오르는 불꽃이 번뜩였다.그의 시선은 아래의 그녀를 훑듯 맴돌았고, 마치 극도로 굶주린 짐승처럼 위태롭고 위험한 기색이 서려 있었다.유소영은 불안한 듯 고개를 돌려 양손으로 밑에 깔린 침구를 꽉 움켜쥐었다.고준형은 그녀의 손을 잡아 제 손가락을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얽으며 단단히 깍지를 꼈다.“부인, 나의 모든 것은 부인의 것이오.”이 말을 하는 고준형의 눈빛은 그 어느 때보다 진지했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눈가와 뺨에 입을 맞추고 뺨을 따라 내려와 입술을 탐한 뒤, 목선과 쇄골로 입맞춤을 이어갔다……유소영은 그 따스하고도 촘촘하게 쏟아지는 입맞춤에 몸을 가늘게 떨며 저도 모르게 몸을 피하려 했다.얇은 옷감이 어깨 아래로 밀려나며 새하얀 어깨가 고스란히 드러났다.추위 때문인지 아니면 부끄러움 때문인지, 그녀는 사내의 품속으로 하염없이 파고들었다.유소영은 온전히 통제력을 잃었고 숨결조차 제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몽롱한 정신 속에서 도망치려 했으나 이내 다시 붙잡혔다. 온몸이 뜨거운 열기에 휩싸이자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귓가에 닿는 사내의 숨소리가 한층 짙고 거칠어지더니, 뜨거운 손바닥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그녀는 하소연하듯 훌쩍거렸다.“첩을 들이면 안 돼요…… 첩을 들이는 건 싫어요……”사내는 그녀의 귓불을 살짝 깨물며 나직이 웃었다.“알겠소. 첩을 절대 들이지 않겠소.”유소영은 그의 팔을 부여잡았다. 그녀의 눈망울엔 흐릿한 눈물이 어지럽게 일렁였다.“무서워요……”“무엇이 두렵단 말이오.”고준형이 다정하게 물었다.“두려워요…… 많은 게 두려워요. 저, 후회하지 않겠죠? 제가 손해 보는 건 아니겠죠…… 이제 세자의 모든 걸 가졌으니, 나중에 절 버린다 해도 세자를 빈

  • 부군의 형님   제605화

    순식간에 유소영의 호흡이 멈췄다.그녀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심장도 쿵쾅대며 세차게 뛰었다.눈앞의 사내는 이토록 차갑고 단정한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하는 말은 사람을 낯뜨겁게 만들었다.고준형이 한 걸음 다가와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허리 뒤를 받쳤다.“괜찮겠소?”그가 다시 물었다.유소영은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가빠지는 호흡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괜찮긴 한데...... 음 그러니까 그가…….“세자의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으셨으니, 아무래도 무리일 듯싶습니다.”고준형이 태연하게 말했다.“상관없소. 부인은 처음이니 내가 알아서 힘을 조절하겠소.”마치 자신은 처음이 아닌 것처럼 말하다니.유소영의 귓가에 윙윙거리는 이명이 일더니 몸이 조금씩 나른해졌다.“저는…….”혼자만의 착각일까? 어째서 계약서에 서명한 뒤로 세자가 본색을 드러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 이런 말은 결코 그가 할 법한 말이 아니었다!고준형은 인내심이 바닥난 듯, 그대로 그녀를 어깨에 둘러멨다.“잠, 잠깐만요!”유소영이 깜짝 놀라 찢어지는 목소리로 외쳤다.방은 크지 않아 몇 걸음 만에 침상에 다다랐다.유소영은 침상에 뉘어지자 정신이 아득해졌다.고준형이 몸을 숙이며 다가오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그를 밀어냈다.“목, 목욕할래요!”“아까 씻지 않았소.”“그냥…… 한 번 더 씻고 싶어서요!”유소영은 잔뜩 긴장한 채, 감히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지 못했다.사실 그녀에게는 마음을 진정시킬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당장 잠자리를 갖기엔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다.고준형은 잠시 침묵했다.“서두르시오.”비록 짧은 한마디였지만, 유소영은 그의 목소리에서 조바심을 느낄 수 있었다.마치 무언가를 극도로 참아내는 듯했다.유소영은 더 이상 생각할 겨를도 없이 황급히 침상에서 내려와 도망치듯 방을 빠져나왔다.……“아씨, 지금 목욕을 하시겠다고요?”아민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이 시각에 목욕이라니?유소영의 얼굴은 불덩이처럼 달아올라 있었

  • 부군의 형님   제604화

    고준형은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려 입가에 가볍게 입을 맞춘 뒤, 진지하게 말했다.“부인도 나중에 알게 될 거요. 남녀의 정이란 순식간에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을 말이오. 부인이 지금 이곳에 남겠다고 한 것은 나를 연모하기 때문이지. 그러나 부인이 이 마음 하나에 기대어 아무런 원망도 후회도 없이 몇 년이나 버틸 수 있겠소?”“어쩌면 삼 년도 채 되지 않아 후회할지도 모르오. 사소한 일들로 원망하게 될 것이고, 애초에 떠나는 길을 택했다면 지금쯤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기 시작하겠지. 나는 그런 상황을 원치 않소.”“그러니…… 부인의 초심을 단단히 지키시오. 일시적인 감정에 눈이 멀어 밑지는 장사를 해서는 안 되오.”“내게 당당하게 요구해도 좋소. 훗날 부인이 나를 향한 마음을 잃게 되더라도, 아무런 원망이나 후회 없이 내 곁에 남으려면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말이오. 스스로 잘 생각해 보시오.”유소영은 세자의 대답에 깜짝 놀랐다.그가 이토록 많은 것을 헤아리고 있을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다.그러나 이 말들은 모두 지극히 타당했다.게다가 온전히 저를 배려해서 꺼낸 이야기였다.유소영은 한참을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렇다면, 세자의 재산을 원합니다. 만약 훗날 세자께서 첩을 들이다 하시면 세자의 재산 절반을 제게 주세요…… 아니, 칠할을 주세요. 그리고 아이도...... 아이 역시 제게 넘기셔야 합니다!”말을 마치고 나니, 답을 기다리는 서신을 보낸 것처럼 그녀는 스스로도 조금 자신이 없어졌다.이렇게 억지스러운 요구를 누가 흔쾌히 수락하겠는가.그러나 고준형은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승낙했다.“좋소.”이것은 그에게 첩을 들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것보다 훨씬 더 든든하게 느껴졌다.유소영은 말로 다 할 수 없는 기묘한 기분에 휩싸였다.세자는 분명 실질적인 이득은 주었지만, 감정적인 측면에 있어서 어떠한 확답도 주지 않았다.그러나 다시 생각해 보면, 이미 이득을 톡톡히 얻었는데 어찌 이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할 수 있

  • 부군의 형님   제603화

    고준형의 목소리는 한없이 평온했다.“그런가. 생각은 다 정리한 것이오?”유소영은 그의 품에서 벗어나 몸을 일으켜 앉았다.“네, 사실 제 마음은 정해졌어요……”고준형도 따라 일어났다. 장막 안이 어두워 서로의 표정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그러나 오히려 그래서 다행이었다.눈에 보이지 않으니, 도리어 서로를 더욱 진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유소영은 가볍게 심호흡을 했다.“세자, 염치 불구하고 여쭙겠습니다. 혹 첩을 들이실 생각이십니까?”고준형은 어둠 속에서 유소영을 바라보았으나, 그저 그녀의 윤곽만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듣기 좋은 말로 부인을 속일 수는 없소. 한평생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어서 나조차도 감히 예측할 수 없으니. 부인을 만나기 전의 내가 평생 혼인하지 않고 그 누구와도 평생을 함께하지 않겠다고 굳게 맹세했던 것처럼 말이오……”유소영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제가 만약 남기로 선택한다면, 제가 원하는 것은 그저 세자 부인의 자리만이 아닙니다.”“그렇다면 또 무엇을 원하시오.”고준형이 진지하게 물었다.“감히 바라옵건대…… 세자의 곁에 오직 저 혼자였으면 합니다. 그리고 세자의 마음속에도 저 하나뿐이기를 원합니다.”유소영이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입 밖으로 내뱉자, 생각했던 것보다 마음이 훨씬 홀가분해졌다.그녀는 이 말을 꺼내기가 몹시도 어려울 것이라 여겼었다.도대체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이런 요구를 한단 말인가.처첩을 여럿 두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이 양나라에서, 그녀의 바람은 참으로 터무니없는 망상일지도 몰랐다.아니나 다를까, 그녀의 말이 끝나자 세자는 오랫동안 침묵했다.그 적막 속에서 유소영은 두 손을 꽉 쥐었다.“만약 내가 그리하지 못한다면, 부인은 남지 않을 생각이오?“ 고준형이 되물었다.유소영은 미간을 가볍게 찌푸렸다.“……그렇습니다.”고준형이 다시 물었다. “어째서 마음이 바뀐 것이오? 예전에는 내가 첩을 들이든 개의치 않겠다고 하지 않았소.”유소영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그것은……”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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