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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9화

Penulis: 정대천
윤서원과 주서화의 그 사건은 모르는 이가 없었다.

금군들은 얼굴에 노골적인 혐오를 띤 채로 코를 막고 마차 안을 들여다보았다.

바로 그때, 멀지 않은 곳에서 한 대의 마차가 서서히 다가오고 있었다. 마차 옆에는 이도현 곁을 지키는 좌시위 장풍이 따르고 있었다.

그는 평양 후부의 마차대 앞에 다가와 마차 앞에서 신수빈에게 예를 올렸다.

“마님, 왕야께서는 부인께서 타신 마차가 협소하고 또 안에는 병인까지 있으니 특별히 소인에게 마차를 가져오라 명하셨습니다.”

이후 뒤쪽의 일행을 가리켰다.

“저들은 왕야의 친병입니다. 이틀 동안 마님께서 경성으로 돌아가시는 길을 호송해 줄 것입니다.”

장풍의 태도와 말투는 몹시 예의 발랐다.

어제 해질 무렵 그런 일이 벌어졌고, 이도현이 춘진각을 나설 때도 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으니. 장풍은 원래라면 이 여자는 이제 끝장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일찍 신수빈이 윤 세자를 데리고 경성으로 돌아간다며, 이도현이 친히 마차와 호위병을 보내라 했다는 소식에 어안이 벙벙해졌다.

신수빈은 그 마차를 담담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네 필의 준마가 끄는 친왕 전용마차. 뒤따르는 친병들 역시 용맹러운 정예인지라 한 사람이 백명과 맞붙어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강했다.

신수빈은 마차에서 여전히 내리지 않은 채로 말했다.

“먼저 왕야께 감사를 올리마. 다만 이 마차는 친왕 전용이라 내가 감히 제도를 넘을 수는 없겠구나. 또한 우리 부에도 호원이 수행하고 있으니 왕야의 친병까지 수고로울 필요는 없지.”

장풍은 그녀의 차가운 표정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겉으론 여리여리해 보여도 속은 참으로 단단한 여자라고. 이도현이 먼저 마차와 호위를 내어 명예로운 퇴로를 열어주었건만 그녀는 끝내 온화한 퇴장을 받지 않았다.

신수빈은 말을 마치자마자, 마차 발을 내리며 마부를 향해 외쳤다.

“출발하거라.”

장풍은 평양 후부의 마차가 멀어지는 것을 보며 자기 왕야가 다소 민망해질 것이 떠올라 씁쓸해졌다.

그때 금군들은 섭정왕 곁의 좌시위가 그녀에게 공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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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200화

    이도현은 두 손을 꼭 쥔 채 탁자 위에 올려두고는 그 편지를 내려다보았다.그의 얼굴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었다.한편 그 시각 경성의 대리사 감옥에서는 신수빈이 짐작한 그대로 일이 흘러가고 있었다. 그 감독관은 그날 밤 바로 돈을 써서 옥졸을 매수해 집안 사람들에게 말을 전하게 했다. 그는 원래 공부의 말단 아전으로 이번에 강회로 내려갈 때만 그를 따라갔을 뿐이었다.식구들은 모두 경성에 남아 있었으니 이튿날 곧장 밥 바구니를 든 한 여인이 그를 찾아 감옥으로 들어왔다. 대리사 감옥은 아무나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그날도 적잖은 돈을 내야지만 겨우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신수빈의 마차는 대리사에서 그리 멀지 않은 회나무 아래에 세워져 있었다.그녀는 향 한 자루가 탈 동안 지켜보다가 그 여인이 다시 나오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눈가가 새빨갛게 부어 있었으니 분명 안에서 실컷 울고 나온 모양이었다.들어갈 때의 담담한 얼굴빛은 온데간데없었고 나올 때는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마치 누군가 뒤를 밟고 있는지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여인이 어느 정도 멀어졌을 즈음, 신수빈이 금자를 불렀다.“사람 둘 데리고 저 여인을 따라가거라. 눈에 띄지 않게 말이다. 그리고 누구도 저 여인을 다치지 못하게 하거라!”장녕은 마차 곁에 서 있다가 곧 사람 둘을 골라 금자와 함께 붙여 보냈다. 신수빈은 모든 준비를 마친 뒤, 시선을 장녕에게로 돌렸다.“우시위에게 또 한 가지 수고를 부탁하고 싶다.”장녕은 윤 씨 마님이 자신을 바라보는 그 한 번의 눈길에 등골이 살짝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다. 어딘가 알 수 없는 기분 나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마님, 말씀을 내리시지요.”“대리사 감옥 안에 있는 그 감독관은 당장 치워 버리거라.”그 말 한마디에 장녕의 가슴이 순간 덜컥 내려앉고 말았다. 그는 황성시에서 수없이 많은 자들을 심문해 왔고 그의 손을 거쳐 간 목숨도 이루 다 셀 수 없었다. 게다가 젊은 시절에는 왕야를 따라 수차례 죽을 고비를 함께 넘겼으니 살고 죽는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9화

    그 감독관의 얼굴에는 두려움이 역력히 스쳤다.그러나 곧 누군가 자신에게 했던 보장을 떠올렸는지 마음을 조금 추스르더니 코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참으로 세상을 우습게 아는 소리군요. 섭정왕께서는 공정하고 청렴하신 분이십니다. 한데 어찌 여인 하나 때문에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시겠습니까?”신수빈은 그의 얼굴에 스쳐 지나가는 두려움과 안도의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이 일을 벌이기 전에 분명 누군가에게서 확실한 보장을 받았다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신수빈이 가볍게 비웃음을 흘리며 어리석은 자를 내려다보듯 그를 바라보았다.“계속 그렇게 입만 놀리십시오. 제가 오늘 여기 온 건 섭정왕께 허락을 받고 제 오라버니를 뵈러 온 것입니다. 한데 당신은 섭정왕께서 직접 물으실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습니다. 당신에게 제 오라버니를 모함하라 시킨 자들은 섭정왕을 건드리면 어떤 결과가 따르는지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이런 일을 벌였지요. 그런 자들이 정말 당신을 살려 내보낼 것 같으십니까? 그들이 당신에게 은전을 약속했습니까? 아니면 이 일만 제대로 끝내면 얼굴을 바꿔 새 신분을 주겠다 했습니까? 참 꿈도 크십니다! 지금의 천하는 모두 섭정왕께서 피로 일군 자리고 예전 이부 상서는 고명대신 소리까지 들었던 인물이었습니다. 한데 지금은 어찌 되었습니까? 목숨을 잃고 집안까지 멸문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감히 누가 섭정왕을 거스르겠습니까? 끝내 제 오라버니가 그들 뜻대로 죄를 뒤집어쓰게 된다면 왕야께서 진노하실 것입니다. 그때 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왕야께서 끝까지 캐묻는 일이겠지요. 그러면 결국 당신 같은 자그마한 감독관 하나를 피바다에 던져 제물로 삼고 뒤에 숨어 있는 자들만 살려 두려 할 것입니다.”말을 마친 신수빈은 다시 한 번 차갑게 코웃음을 내뱉었다.이미 죽은 사람을 보듯 그를 힐끗 바라보고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온몸에서 왕부의 총애를 믿고 제멋대로 구는 첩실의 오만함과 까다로움이 묻어났다.장녕은 그 뒤에서 지켜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이 윤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8화

    신도연은 누이의 몸이 예전보다 한층 더 커진 것을 눈치채고 바로 배 쪽으로 시선을 내렸다.“아이를 가진 것이냐?”“네, 벌써 여섯 달이 되었습니다.”“외조카가 태어나는 걸 내가 볼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신도연은 허리춤에서 옥패 하나를 풀어 손에 쥐었다.“이 옥패는 내가 산과 강, 호수와 바다를 떠돌 때 내내 함께했던 거다. 위에 새겨진 무늬도 내가 직접 새겼다. 외조카가 태어나거든 이걸 아이에게 전해 주거라. 산천과 강물이 분명 아이를 지켜 줄 거다.”신수빈도 이 옥패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오라버니가 강줄기를 따라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가 천산에서 구해 온 옥으로 훗날 직접 무늬를 새겨 줄곧 몸에 지니고 다녔기 때문이다.신수빈이 가볍게 손을 저었다.“그럼 제가 오라버니께서 무사히 나오실 때까지 기다리겠습니다. 그때 오라버니께서 직접 아이 목에 걸어 주시지요.”신도연은 누이가 자신이 옥에 갇힌 일을 마음 아파하고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은 몸에 아이까지 품고 있으니 괜히 더 상심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눅눅하고 음침한 감옥 공기 역시 그녀의 몸에 좋을 리 없었다.그는 해야 할 말만 일러 준 뒤 더 머물지 말라 당부하고는 서둘러 자리를 뜨게 했다.신수빈은 그에게 몸조심하라는 인사 한마디를 남기고 신도연이 있는 옥사를 떠났다.장녕이 그녀를 호위하며 함께 나가려고 할 때, 신수빈이 물었다.“내 오라버니를 고발한 그 감독관, 이 근처에 있느냐?”“마님께 아뢰자면 북쪽 쪽에 있습니다.”“그쪽으로 데려가거라.”“마님, 북쪽에는 죄질이 무거운 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혹여 마님께서 놀라시기라도 하면 그게 모두 소인의 실책이 됩니다.”신수빈은 장녕을 한 번 바라보며 입가에 옅은 비웃음을 머금었다.“나는 너희 왕야 손에서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 나왔는데 이제 와서 무엇이 나를 놀라게 하겠느냐?”장녕은 잠시 멍해졌다가 곧 고개를 숙이고는 앞장서서 그 감독관이 있는 곳으로 신수빈을 이끌었다.그는 장풍이 누구를 건드려도 윤 씨 마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7화

    “내가 강회로 떠나기 전에 섭정왕께서 한 번 날 부르셔서 하도를 어떻게 다스릴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때 섭정왕께서는 강회 평원 구간을 제대로 정비하는 데 대략 얼마만큼의 은자가 필요하냐고 물으셨지. 그래서 나는 단기간만 본다면 제방을 쌓고 둑을 보강하는 것만으로도 양안 유역의 백성을 지킬 수 있지만 오래 두고 보려면 상류부터 손을 대야 한다고 말했지. 물길을 나누고 산을 트며 수로를 파는 일까지 모두 큰 공사라 더 큰 비용이 든다고 아뢰었다. 그러자 섭정왕께서 한참동안 생각하시더니 대주 왕조가 세워진 지 아직 이십 년밖에 되지 않았고 여러 해 전쟁이 이어져 국고가 비어 있으니 당장 많은 은자를 내놓기 어렵다고 하셨다. 그래서 우선은 단기적인 대책부터 세워 평원 유역만이라도 수환을 피할 수 있게 은자 백만 냥을 먼저 내리시겠다고 하신 거다. 강회로 내려갔을 때 하도 장부에 고작 삼십만 냥만 올라 있는 걸 보고 나도 이상하다고 느꼈지. 하지만 하도 관아 쪽에서는 조정에서 내려온 돈이 애초에 이것뿐이라고 했다. 나는 아마도 호부에서 내려오는 길에 중간에서 층층이 갈취해 먹었을 거라고 짐작했으나 치수는 한시도 늦출 수 없으니 겉으로는 큰소리를 치며 다시 섭정왕께 상소를 올려 추가로 자금을 청하겠다고 했다.”“섭정왕의 이름을 빌려 이런 중간에서 배를 채우는 관리들을 한 번쯤 눌러 두려 한 것이다. 이후 강회 하도 쪽에서도 돈이 충분하다고 했기에 일단 그들이 삼킨 돈을 토해낸다면 먼저 하도 공사를 시작하고 뒤의 일은 차차 따져 물으면 된다고 생각했었다. 나는 모래와 자갈, 공사 자재가 수레마다 제방으로 실려 오는 걸 직접 확인했지만 어디선가 자재를 바꿔치기하는 자들이 있었다. 그리고 하도 감찰사가 직접 감찰한다고 한 구간은 내가 따로 유심히 살펴봤는데 예왕의 봉읍이었다.”“홍수가 밀려오는 시기가 곧 다가온다. 그렇게 부실한 제방으로는 거센 물살을 도저히 막아낼 수 없어. 내 예상대로라면 보름 안에 강회 일대에 홍수 피해가 났다는 소식이 올라올 거다. 그 피해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6화

    신수빈에게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녀의 마음은 꽤나 조급했다.이도현이 돌아왔다 한들 그 사람이 끝내 입을 열지 않는다면 그 역시 어찌할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이 일의 내막을 알고 있는 사람은 신도연뿐이었다.그에게 직접 물어야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마침 그때, 이도현 곁을 지키던 우시위 장녕이 경성으로 돌아와 신수빈에게 영패 하나를 건네 왔다.“마님, 우시위는 신분이 특별해 댁 안으로 들어와 마님을 뵙기가 어렵습니다. 마님께서도 때를 보아 한 번 밖으로 나와 주실 수 있겠습니까?”신수빈은 손에 든 영패를 내려다보았다.검은 쇳덩이처럼 묵직한 패였고 위에는 불꽃 모양의 문양 하나만 새겨져 있었다.그녀는 그 표식을 본 적이 없었다.“이것은 무엇이냐?”“왕야의 전용 영패입니다. 이 패를 보는 것은 곧 왕야를 뵙는 것과 같습니다. 왕야께서 우시위에게 이 영패를 마님께 전하라 하신 것은 분명 따로 쓰임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신수빈은 가볍게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이내 영패를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적당한 기회를 보아 밖으로 나가 장녕을 만나기로 했다.만남의 장소는 천일각 안쪽 사랑채로 정해졌다.장녕은 눈앞의 윤 씨 마님이 왕야가 가장 아끼시는 사람임을 잘 알고 있었기에 예를 올릴 때도 마치 왕야를 뵙는 것처럼 공손하게 했다.“마님, 왕야께서는 이미 도련님의 일을 모두 알고 계십니다. 다만 지금은 선황의 기일이 코앞이라 경무에 매여 자리를 비우시기 어렵고 손을 떼어 이 일을 직접 처리하시기도 난처한 형편이십니다. 혹여 마님께서 근심이 깊어질까 염려하셔서 특별히 저를 보내어 소식을 전하라 하셨습니다.”그 말만으로도 이도현이 오라버니의 결백을 믿고 있다는 뜻이었다.신수빈은 그제서야 마음이 조금 놓이는듯 했다.“수고가 많다. 다만 내 오라버니는 지금 대리사 옥에 갇혀 아무도 면회를 허락받지 못하고 있으니 마음이 놓이질 않는구나. 내가 직접 한 번 오라버니를 뵙고 싶은데 왕야께서 방도를 내어 주실 수는 없는 것이냐?”장녕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195화

    이도현은 문득 마음이 동해져서 옷걸이에 걸려 있던 겉옷을 집어 걸치고 밖으로 나가려 했다.그러나 몇 걸음 걸어 밤빛 속으로 들어섰을 즈음,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여기서 경성까지는 아무리 말을 재촉해 달려도 꼬박 하룻밤은 걸렸는데, 지금 이미 해시 무렵이니, 내일 조회 전에도 돌아올 수 없다는 현실을 맞이했기 때문이다.밤바람이 서서히 불어와 가슴속에 치밀던 충동을 씻어 내리는 듯했다.그는 손에 든 향낭을 꼭 쥔 채 한동안 서 있다가, 나직이 웃음을 흘리며 몸을 돌려 본채로 돌아갔다.다음 날 이른 아침, 신수빈은 이도현이 직접 써 보낸 글씨를 건네받았다.봉을 풀어 한 번 펼쳐 보니, 그의 글씨는 그 사람과 꼭 닮아 있었다.은갈고리와 쇠칼로 그어 놓은 듯 힘이 서려 있었고, 획마다 기세가 밖으로 뻗어 나가서 종이가 찢길 것 같은 정도였다. 신수빈은 그가 서안 앞에 서서 마음껏 붓을 놀리고 있을 모습을 눈앞에 그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그녀는 사람을 시켜 신병문에게 보내도록 했다.그러자 청하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마님, 밤늦게까지 새워 가며 겨우 완성하신 향낭인데요. 보낼 때 어찌하여 도련님 일은 말씀도 안 올리신 겁니까?”“청하, 너는 몰라. 그 사람은 내가 관가 일에 직접 손을 대는 꼴을 보면 분명 못마땅해할 거야. 내가 그의 마음속에서 차지한 자리는 아직 그가 나 하나 때문에 조정을 흔들 만큼 대단한 자리가 못 된다. 이 정도가 오히려 딱 좋아. 그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자질구레한 일 하나쯤으로 나와 신 씨 집안을 기억하게 하고, 신 씨 집안이 어떤 사람들의 집인지 떠올리게 하면 그만이야. 돈 몇 냥에 눈이 멀어 집안 기풍을 더럽힐 집안이 아니라는 것만 알아 두면 되지. 뭐… 나야…”신수빈은 말을 멈추며 천천히 숨을 고르고는 이내 눈썹 끝에 옅은 비웃음을 띠우더니 가볍게 웃음을 흘렸다.“내가 어떤 꼴이 되든 상관없어. 그가 아직 나라는 사람에게 질려 버리지만 않는다면, 계속 내 손안의 말로 써 먹으면 그뿐이니까.”청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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