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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ผู้เขียน: 정대천
신병문은 젊은 시절부터 아버지를 따라 대주 왕조 곳곳에서 장사를 해 왔다.

그래서 이런 사정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누이의 물음에 그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처음 섭정왕께서 강북에 군사를 주둔시켰을 때는 병력이 워낙 많아서 군량이 엄청나게 필요했다. 그때 많은 상인들이 섭정왕이 회하 방어선을 돌파하자마자 곧장 곡식을 사들여 쌓아 두고 값이 오르기만을 기다렸지. 한데 조정은 돈이 있어도 곡식을 구하지 못해 다른 것으로 바꾸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조정에서 염인을 발행해 곡식과 바꾸게 했지. 한 장의 염인으로는 소금 사백 근을 팔 수 있었다. 소금 장사는 이익이 워낙 커서 상인이라면 누구든 한몫 하고 싶어 했지. 그때 아버지께서는 내게 분명히 일렀다. 절대로 그 장사에 손대지 말라고 말이다. 역대 왕조를 통틀어 소금과 쇠는 줄곧 조정이 쥐고 있었다. 그러니 섭정왕의 그 조치는 당시로서는 옳았던 것이다. 눈앞의 위기를 넘기고 군심을 안정시켰으며 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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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수빈은 내관이 건넨 망토와 손난로를 받아 들자마자, 서둘러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했다.곁에 서 있던 여러 관가의 부인들과 명부들은 그 특별한 총애를 부러워했지만, 누구 하나 시샘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반달 넘게 이어진 포위전 동안 신 씨가 보여준 행적과, 성루 위에서 회임한 여인들을 구해내며 남긴 말이 아직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선명히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호국부인이라는 칭호는 그야말로 그녀에게 더없이 잘 어울렸다.신수빈은 이도현이 어린 황제를 데리고 번잡한 제천 의식을 치르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문득 태후를 위해 마련된 자리를 바라보았다.그 자리는 비어 있었다. 태후는 여전히 이도현과 감정이 틀어진 상태였고, 일 년 중 가장 중대한 제천 제사마저 외면하고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오든 말든 신수빈에게는 별다른 상관이 없었다. 어차피 자신의 계획에는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할 테니까.이도현이 무엇보다 황실의 위엄을 중히 여긴다는 것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선황이 세워놓은 이 강산을 그는 누구보다 소중히 여겼다. 그러니 제천 의식이 끝나기 전까지는 신수빈 또한 결코 섣불리 움직이지 않을 생각이었다. 그가 자신을 아끼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사로운 정일 뿐, 만일 제사 대전을 망치게 된다면 그는 결코 그녀를 용서하지 않을 터였다.제천과 제사가 모두 끝나고, 명부들이 차례로 물러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신수빈은 비틀거리며 위태롭게 걸음을 옮기던 셋째 마님을 보고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한쪽으로 이끌었다.“셋째 숙모, 무슨 일입니까?”그러나 셋째 마님은 뜨거운 것에라도 덴 듯 손을 홱 빼내더니, 마치 역병이라도 피하듯 신수빈에게서 멀찍이 물러섰다. 그리고 황급히 등을 돌려 떠나려던 순간, 궁성 담장 쪽을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어젯밤부터 이미 겁에 질려 있던 그녀는 줄곧 긴장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 궁 안에서도 그 ‘귀신’이 여전히 자신을 따라붙고 있다는 생각에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것이다.그녀의 날카로운 비명에 주변 사람들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445화

    겨울 달에 벌어졌던 그 포위전의 음산한 여운을 몰아내려는 듯, 자정을 넘긴 뒤부터 장안 거리에는 폭죽 소리가 끊이지 않고 울려 퍼졌다.신수빈은 혹여 아이가 한밤중에 놀라 깰까 염려해 일부러 유모에게서 아이를 데려와 품에 안았다.아이를 가장 안쪽에 눕히고 품으로 감싸 안고 있자, 바깥쪽에 누워 있던 남자가 못마땅하다는 듯 낮게 중얼거렸다.“저 녀석, 먹고 자는 것밖에 몰라서 하늘이 무너져도 안 깰 놈이다. 뭘 그렇게 쓸데없이 걱정하는 것이냐.”신수빈은 고개를 숙여 아이를 바라보았다. 두 주먹을 양옆에 놓고 입술을 쪽쪽 빠는 것이 마치 꿈속에서도 먹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깰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그녀는 작게 웃음을 흘렸다. 이내 뒤에서 뜨겁게 감싸오는 품에 안긴 채, 눈을 감고 잠에 들었다.동이 트기도 전에 이도현은 떠나야 했다. 신수빈은 아이를 단단히 싸매고, 아쉬움이 가득한 눈으로 그가 아이를 받아 안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작디작은 아기는 그의 품 안에서 고요하게 잠들어 있었다.정월에는 일이 유난히 많아질 터라, 매일같이 아이를 보러 갈 수 없을 것 같았다. 그 생각에 마음이 떨어지지 않아, 신수빈은 앞으로 다가가 며칠 전 준비해 두었던 압세 평안 주머니를 아이의 포대기에 달아주고, 고개를 숙여 조용히 아이의 볼에 입을 맞췄다.“얌전히 잘 자라서 통통해지거라. 이 어미가 시간 나면 꼭 보러 가마.”이도현은 그녀가 줄곧 고개를 숙인 채, 품에 안긴 아이만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며 불만스러운 눈빛을 드러냈다.“그럼 내 건?”신수빈은 잠시 멈칫했다.“뭐요?”이도현은 턱으로 방금 그녀가 들고 있던 평안 주머니를 가리켰다.“왕야, 이건 원래 아이들한테 주는 거예요.”신수빈이 난처한 듯 웃자, 이도현은 짧게 콧웃음을 흘렸다.예전에는 향낭이니 허리띠니 챙겨주던 것들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조차 기대할 수 없다는 듯한 기색이었다.신수빈은 속으로 한숨을 삼켰다. 어쩌겠는가, 아이가 그의 손에 있는 이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그녀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444화

    이도현은 말을 이어가다 입꼬리를 끌어올렸고, 살짝 치켜든 눈썹에는 노골적인 장난기와 짙은 농담기가 어른거렸다.그 말을 들은 신수빈은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한참이 지나서야 볼이 붉게 물들었다. 특히 ‘위에 올라타는 모습’이라는 말은, 듣는 것만으로도 얼굴이 화끈거릴 만큼 부끄러웠다.신수빈은 그대로 그의 품에 얼굴을 묻었다. 머리 위로 흘러내리는 그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스치자 괜히 더 얄미워져, 속옷 너머로 그의 가슴을 살짝 깨물었다.이도현은 그 정도의 통증에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의 머리칼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낮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그동안 많은 일에서… 내가 너를 제대로 대하지 못했다. 널 함부로 대하고, 가볍게 여긴 것도 사실이다. 헌데 앞으로 넌 내 부인이 될 사람이다. 나는 널 존중하고, 아끼고, 지키겠다. 예전처럼 함부로 억누르거나 모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신수빈은 그의 품에 안겨있어 지금 그가 표정인지 볼 수는 없었다. 다만 그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워, 마치 현악기의 울림처럼 귓가를 타고 스며들어 마음 깊숙이 파문을 남겼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마음속이 어지럽게 흔들렸다.전생의 기억이 떠올랐다. 윤서원과 서호에서 처음 만났던 그날, 쏟아지는 비 속에서 그는 우산을 건네주고는 예를 지킨다며 함께 쓰지 않고 그대로 비를 맞으며 돌아섰다. 그 뒤 그의 거처를 수소문해 우산을 돌려주러 갔을 때, 그는 그날 비를 맞아 앓아누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 후, 그녀가 산속에서 맺힌 이슬로 끓인 용정차를 좋아한다고 말했을 때, 그는 밤에 산에 올라 새벽 이슬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뱀에게 물렸으면서도, 그녀가 알까 봐 끝까지 숨겼다.그리고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기억 속에 묻혀 흐릿해졌지만, 단 하나 또렷하게 남아 있는 장면이 있었다.신씨 가문 대문 앞에 무릎을 꿇고 그녀의 아버지에게 혼인을 허락해 달라며, 평생 그녀를 지키고 사랑하겠다고 맹세하던 그의 모습.그 뒤로… 신혼 첫날 밤, 그녀는 선물처럼 다른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443화

    신수빈은 옅게 웃었다. 감정에 휩쓸려 나온 말이라 믿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지금 이 순간 그가 자신을 위해 이렇게까지 생각해 준다는 점만은 고마웠다.“닭 잡는 데 소 잡는 칼까지 쓸 필요는 없어요. 제가 하면 됩니다. 제가 안 되면 그때 왕야께 부탁드려도 늦지 않아요.”이도현은 그녀의 성정을 잘 알고 있었다. 정말 필요하다면 그녀는 망설이지 않고 먼저 입을 열 사람이었다.“그래.”그는 대답하며 그녀의 차림을 훑어보았다. 신수빈은 하녀의 사선 여밈 저고리에 소박한 석류치마를 입고 있었는데, 몸에 꼭 맞지 않는 옷이었고 산후에 살이 조금 올라 앞섶이 팽팽하게 당겨져 있어 보는 사람의 숨을 은근히 막히게 만들었다. 지금의 그녀는 소녀의 앳됨과 여인의 풍염이 뒤섞인 미묘한 경계에 서 있어, 설명하기 어려운 유혹을 풍기고 있었다.“그 차림, 제법 고운 계집종 같군.”신수빈은 이 남자가 어떤 순간에 어떤 눈빛을 보이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예전에는 아이를 해칠까 늘 조심했지만 이제는 그럴 걱정도 없었다. 계산해보면 출산한 지 사십 일을 조금 넘었고, 몸이 깨끗하면 그 무렵부터 합방이 가능하다는 말을 들은 기억도 떠올랐다. 이 남자가 자신에게 그토록 공을 들인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고 있었다.이제 앞날을 정한 이상, 그를 더 단단히 붙잡아야 했다.신수빈은 자연스럽게 양팔을 그의 어깨에 얹고 부드럽게 몸을 기댔다.“그럼 제가 왕야를 모시고 잠자리에 들게 해드릴까요?”그녀의 모습은 갓 아이를 낳은 여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고혹적이었고, 마치 세상에 내려온 선녀처럼 아른거렸다. 이도현의 목울대가 천천히 움직였다. 그는 웃음을 머금은 채 그녀를 내려다보며 목소리를 살짝 낮췄다.“작은 계집종이 감히 침상에 오르겠다는 것이냐?”신수빈은 입술을 살짝 다물고 웃으며 눈빛을 흘렸다.“왕야께서 허락해 주시겠어요?”그녀는 그의 어깨를 짚고 양옆에 무릎을 세운 채 그를 눕히려 했다. 이렇게 먼저 다가온 적은 없었기에 이도현은 순간 놀란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442화

    하지만 그는 자기 사람이라 여기는 이들만큼은 반드시 지켜내는 사람이었다.지금의 상황은 이미 되돌릴 수 없었다.윤연우는 황실 족보에 이름이 올라갔다. 이제 와서 이름을 바꾸고 신분을 감추어 멀리 달아나지 않는 이상, 이 아이는 평생 이도현의 아이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이도현이라는 사람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하고, 또 의심이 많던가.지금 그에게 무슨 말을 해도 소용없다.만약 그녀가 이 판에 뛰어든 덕분에 그가 그 죽을 운명을 피해간다면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 역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것이다.윤연우가 자신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의 능력이라면 반드시 아이를 지켜낼 것이다.하지만 그 죽을 운명을 피하지 못한다면…그때쯤이면 자신은 이미 수년간 판을 짜고 대비를 마쳐 더 많은 카드와 기반을 손에 쥐고 있을 것이다.그렇다면 그녀 혼자서도 아이를 충분히 지켜낼 수 있다.*아이는 결국 참지 못했다.유모가 오기도 전에 젖을 먹지 못한 채 칭얼거리다가 이내 다른 건 다 잊은 듯 울음을 터뜨렸다.신수빈은 아이를 안아 올려 애틋하게 달래며 은보에게 말했다.“부엌에 가서 양젖이 있는지 좀 보고 오거라.”다행히 연회 음식을 준비하고 남은 양젖이 있었고 곧 조금 가져왔다.신수빈은 그것을 아이에게 조금 먹였다.그제야 윤연우의 울음이 멎었다.잠시 후, 아이의 엉덩이를 만져보니 축축했다.신수빈은 웃으며 기저귀를 갈아주고 작은 엉덩이를 살짝 토닥이며 말했다.“너는 왜 그러는 것이냐. 먹기만 하면 바로 싸고 또 싸고.”이도현은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원래는 조금 다정한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눈앞에는 오직 아이에게 매달린 그녀뿐이었다.한참을 보다가 이도현이 한숨을 내쉬었다.“혼인하면 애는 두 해쯤 뒤에 낳자.”하나만으로도 이 지경인데 둘 더 생기면 신수빈의 눈에 자신이 들어갈 자리는 남아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다행히 그때 유모가 도착해 황급히 아이를 안아갔다.신수빈은 따라가려 했지만 이도현이 붙잡았다.“어디 가려고.”그의 말투에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441화

    신수빈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그를 바라보다가, 그가 몸을 숙이는 틈을 타 살짝 까치발을 들어 그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생각했죠. 매일 밤마다.”아들을 본 순간, 그녀의 마음엔 기쁨밖에 남지 않았다.괜히 투덜대며 질투하는 이 남자에게도 듣기 좋은 말 두 마디쯤은 아끼지 않았다.섣달그믐 밤에 아들을 데리고 와 함께 설을 보내주겠다고 한 것은 그녀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그래서인지 지금의 그는 유난히 더 보기 좋았다.“이 정도면 됐죠.”이도현은 고개를 숙여 그녀의 뺨에 다시 한 번 입을 맞췄다.그는 뒤로 둘렀던 대창을 벗어 옆의 옷걸이에 걸어두었다.“사람을 시켜 먹을 거 좀 가져오라 하거라. 궁연에선 술만 몇 잔 마시고 아무것도 못 먹었다.”신수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은보를 불러 음식을 준비하라고 일렀다.설날 밤이라 재료는 이미 다 준비되어 있었기에 금세 음식이 차려졌다.이도현은 한 상 가득 차려진 음식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었다.침상 위에 앉은 신수빈은 아기와 놀고 있을 뿐, 이쪽으로 올 생각은 전혀 없어 보였다.그는 문득 완전히 소외된 기분이 들었다.예전 같았으면 그가 오면 늘 곁에 앉아 식사를 챙겨주곤 했는데...한참을 놀다 보니 윤연우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추고는 눈만 또르르 굴리고 있었다.곧 은은한 냄새가 퍼졌다.신수빈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이 표정, 너무 익숙했다.전생에도 그랬다.응가를 하고 싶을 때면 꼼짝도 하지 않고 조용히 사고를 치곤 했다.다행히 그녀는 미리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두었기에 은보를 불러 물건을 가져오게 했다.화로에 따뜻하게 덥힌 뒤, 물로 씻겨주고 옷을 갈아입혔다.이도현은 완전히 입맛을 잃었다. 이 작은 녀석은 태생부터 자신과 상극인 것만 같았다.아이가 입고 있는 옷이 자신이 직접 지어준 옷이라는 걸 보자, 신수빈의 가슴은 사랑으로 가득 차올랐다.그녀는 참지 못하고 아이에게 몇 번이나 입을 맞췄다. 부드럽고 향긋한 그 몸은 아무리 안아도 모자랐다.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262화

    명양 장공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신 씨가 분명 더 할 말이 있으리라 짐작하고는, 말없이 그녀가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오늘 장공주 마마를 모신 것은 염세 문제가 조정으로 번지게 된 배후가 바로 신 씨 가문임을 분명히 말씀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본래의 계획은 예왕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었지요. 염세는 누구도 손대지 않으려 하는 사안이기도 하고, 예왕은 친왕이지만 조정 내 기반과 인맥도 미약해서 가장 적합한 인물이었으니까요. 그렇게 하면 자연스레 사람들의 시선이 예왕에게 쏠릴 터였습니다만, 중간에 변수가 생겨 그 계획은 폐기되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257화

    윤수혁 역시 후원 쪽 시종이 신수빈을 인도해 아각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았다.행화루는 장안에서 가장 큰 주루로 부지 면적만도 스무 묘가 넘었다. 앞뒤가 분리되어 있어 앞쪽 대청에서는 삼교구류가 뒤섞여 농담과 해학을 주고받으며 강호의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었고, 뒤쪽에는 여러 귀족과 고관대작들이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행화루의 주인이 조정의 실권자라는 소문이 도는 탓에 설령 부유함으로 천하에 이름난 신 가의 천일각이라 해도 한 수 물러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윤수혁의 시선이 그녀에게 닿는 순간, 그의 눈빛은 자기도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243화

    신수빈이 후부로 돌아왔을 때, 비는 이미 그쳐 있었고 하늘은 새벽빛을 띠고 있었다. 그렇기에 그녀가 밖에 나갔던 사실을 알아챈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시녀의 옷을 벗어 두고 인피면구를 거두어 들이려는 순간, 문밖에서 은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왕야를 뵙습니다.”목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안에 있는 신수빈이 듣기에는 충분했다.심장이 철렁 내려앉으며 등골을 따라 식은땀이 번졌다. 만약 그가 자신이 그를 속이고 움직였다는 사실을 안다면…?지금 침상으로 돌아가 눕기에는 이미 늦었다. 신수빈은 숨을 고르고 차라리 정면으로 나서기로

  • 부디, 그 허리를 굽히소서   제245화

    신수빈은 이도현을 배웅한 뒤, 몸을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그녀가 등을 보이며 멀어질 때, 이도현은 무심한 듯 다시 한 번 그녀를 돌아보았다.그 순간, 발끝 아래에 묻은 진흙이 시야에 들어왔다.그는 아주 잠깐 멈칫했다.“빈아.”그녀를 부르는 소리에 신수빈이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섰다.“왕야, 무슨 일이신가요?”이도현은 그녀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잠시 바라보다가 물었다.“오늘 밤, 밖에 나간 적 있느냐?”“없습니다.”신수빈은 거의 반사적으로 대답했다.이도현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다가 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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