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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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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9화
“내 착각인가? 왜 하지율이 연주하는 이 ‘백월광’이 원작자랑 닮은 것 같지?”“원작자? A대학교의 연소영 말하는 거야? 그 사람 A대 명예의 전당 멤버라던데, 워낙 신비해서 얼굴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대.”“‘백월광’은 대가들도 많이 연주했지만, 아직까지 원작자 특유의 그 음색을 그대로 낸 사람은 없었지.”“하지율은 아닌 것 같은데? 예전에 하지율이 연주한 ‘백월광’을 봤는데, 원작자 느낌이랑 완전히 달랐거든.”“그땐 ‘여름밤의 별’이 아니라, ‘무명’을 썼잖아? 내 핸드폰에 그때 영상도 있어...”“혹시 하지율이 연소영 본인 아냐?”“지금 이 ‘백월광’ 음색, 진짜 너무 비슷한데...”주변의 감탄이 이어지자, 손형서도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정미야, ‘백월광’ 원작자... 이름이 연소영 맞지? 하지율이 연씨 가문에선 그 이름을 쓴다던데, 설마 정말 그 사람일까?”연정미도 약간 놀랐다.연정미는 “백월광”의 원작자가 연소영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저 동명이인이라 여겼다.A대 명예의 전당에 오른, 그 경이로운 연소영과 하지율을 같은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손형서는 연정미의 표정을 읽고 미소를 지었다.“정미야, 네 이복동생, 생각보다 대단하네.”연정미는 그동안 하지율이 안중에도 없었다.손형서도 마찬가지였다.아무리 하지율이 하이현 밑에서 귀하게 자랐다지만, 어릴 적부터 금수저였던 본인들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여겨 왔다.연정미는 곧 놀라움에서 벗어나 침착함을 되찾았다.연정미는 질투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짓더니 얘기했다.“하지율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는 건 우리한테도 좋아. 나중에 아버지가 신분을 공개해도, 연씨 가문의 체면이 안 구겨지니까.”손형서가 놀라 눈을 크게 떴다.“네 아버지가... 하지율의 신분을 공개하실 생각이야?”연정미가 고개를 끄덕였다.“하지율 손에 초기 지분이 있어. 그러니 하지율의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면 쉽게 내놓지 않을 거야. 분명 친딸인데도, 외부에는 양딸이라고 발표했잖아. 그게 기분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8화
하지만 화야를 어디서 봤었는지, 단종건은 도무지 떠올릴 수 없었다.얼굴이 저토록 출중한 사내라면 기억에 선명해야 마땅한데 말이다.결국 단종건은 나이 탓이라며 스스로를 타이르며 고개를 저었다.그때 어둑한 무대에서 가느다란 선율이 피어올랐다.음악이 시작되자 무대 조명도 서서히 밝아지고 한 줄기 스포트라이트가 한 여인의 어깨 위에 곧게 떨어졌다.이어서 우아한 멜로디가 공연장 구석구석을 채웠다.정시온이 퍼뜩 고개를 들며 외쳤다.“지율 이모가 작곡한 그 ‘백월광’이에요!”정기석은 하지율 손에 쥔 바이올린을 알아보고 미소 지었다.“‘여름밤의 별’이네.”단종건도 고개를 끄덕였다.“지율이가 ‘여름밤의 별’로 연주한 건 참 오랜만이네.”정기석이 거들었다.“‘여름밤의 별’은 지율 씨에게 각별한 악기죠.”곧 속삭임이 잦아들고 모두가 연주에만 귀를 기울였다.하지율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일은 그 자체로 한 편의 향연이었다.테크닉도, 감정 전달도, 하지율은 이미 프로 중에서도 프로였다.화야도 하지율의 연주를 여러 번 들어 왔다.그는 하지율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걸 무척 좋아했다.오랫동안 불면에 시달렸지만, 하지율의 연주만 들으면 몸과 마음의 긴장이 금세 풀리고 곧 잠에 들 수 있었다.평소에도 밤이 오면 유소린이 정리해 준 하지율의 연주 모음을 틀고 잠에 들었다.그래도 화야는 언제나 라이브를 더 좋아했다.어떤 곡이든 다 좋았고, 예전처럼 “백월광”만 편애하지도 않았다.그 이유를 말로는 설명하기 어려웠다.아마 그저 하지율의 바이올린 실력이 너무 탁월해서일 것이다.여태까지 주용화가 봐 온 모든 사람보다 말이다.최근 들어 주용화의 고질병은 한동안 모습을 감췄고 감정도 예전만큼 요동치지 않았다.아마 매일같이 하지율의 연주를 들은 덕분일 것이다.그래서 주용화는 하지율의 손을 무엇보다 아꼈고 누구든 하지율의 손을 망쳐 하지율이 다시는 바이올린을 잡지 못하게 만드는 일을 결코 용납할 수 없었다.지금 무대 위에서 우아하게 바이올린을 켜는 여인을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7화
고지후는 잠시 멍하니 굳었다가 온몸이 떨렸다.이젠 고윤택조차 알아차렸다. 하지율은 더 이상 고지후와 함께하고 싶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하지율은 이미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고지후가 없어도, 아니 고지후가 없을수록 더 잘 살 것이다.고지후는 오랫동안 허공을 바라보며 넋이 나갔다가, 무대의 조명이 꺼질 때가 되어서야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그동안 하지율을 그렇게 상처 입혔으니, 하지율이 함께하기 싫어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그래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처음부터 둘은 고윤택이 생겨서 인연을 맺었고, 연애도, 결혼식도 하지 않았다.하지율은 사랑의 감정을 제대로 겪어 보지 못했고, 그 탓에 그들의 혼인에 신뢰를 잃었다. 그러니 고지후를 밀어내는 건 정상이다.지금부터 다시 시작해, 다시 붙잡으면 된다.함께한 세월이 5년이니 누구보다 하지율을 잘 아는 건 고지후다.그동안 하지율이 고지후에게 감정이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니다.정기석과 견줘도, 고지후에게 유리한 면이 더 많다.정체도 숨기고 이름도 제대로 드러내지 않는 화야라는 남자는... 두려워할 상대가 아니다....함우민은 앞쪽의 어둑한 모서리 자리에 앉아 있었다.시야는 탁 트이면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 그건 하지율이 따로 비워 둔 곳이었다.함우민은 고지후의 눈에 띄고 싶지 않았다.지금 함우민은 시선을 무대에 고정한 채, 더는 달아오른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지율 씨...” 함우민이 낮게 중얼거렸다.여러 해 동안 함우민은 멀리서 하지율을 지켜봤다.그래서 하지율이 얼마나 빛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그 빛을 가린 건 고지후였다.이제 안개가 걷히고 하지율은 진주처럼 환히 빛났다.생각해 보면 고지후가 그 빛을 가려 놓지 않았다면 자신이 하지율을 얻을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다.함우민은 알고 있다.자신이 하지율에 비해 많이 모자란다는 것을.그래도 괜찮다. 멀리서 바라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앞으로는 하지율을 가로막는 온갖 방해물을 치우고, 누구에게도 상처받지 않게 하겠다.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6화
연정미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말도 안 돼. 내가 그 사람한테 마음이 있었으면, 애초에 그 기회를 너한테 넘기지도 않았을 거야.”손형서가 환히 웃었다.“그렇지. 널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 가문의 가주들이잖아... 그러니 너한텐 흔하디흔한 신분이지.”그러다 손형서는 무엇이 떠오른 듯 말했다.“정미야, 우리 오빠가 그 자리에 앉은 것도 다 너를 위해서야. 오빠는 너만 바라보잖아. 네 야망과 사업까지도 지지해 주는 사람이야. 하지만 단보현 오빠는... 요즘 단씨 가문 스캔들이 너무 많잖아. 네 아버지도 단씨 가문에 불만이 많은 눈치고. 그러니 널 정략결혼으로 보낼 가능성은 낮아. 차라리 네가 우리 오빠랑 이어지면, 나중에 내 올케가 되는 거고, 주씨 가문의 힘도 보탤 수 있어. 넌 내 올케이자 내 베프잖아. 그러니 내가 널 도와주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겠어? 알다시피 난 사업 쪽은 전혀 아는 게 없어. 앞으로 손씨 가문도, 연씨 가문도 네가 마음껏 손댈 수 있게 될 거야.”연정미가 장난스럽게 웃었다.“형서야,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꽂혔네. 네가 누굴 두고 미래를 그려 본 적이 있었나?”손형서는 시선을 내리깔고 미소 지었다.“원래 내 취향이었고, 이젠 가문도 나랑 맞으니 우리 사이를 가로막을 건 없어.”연정미가 가볍게 웃었다.“그건 인정해.”손형서는 잠시 연정미 얼굴을 살폈다. 그리고 연정미에게 질투나 후회의 기색이 전혀 없음을 확인하고서야 마음을 놓았다.오랜 베프로서, 손형서는 연정미가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연정미가 마음먹고 점찍은 남자는 절대로 연정미한테서 벗어날 수 없다.연정미가 진짜로 손형서의 라이벌이 되면, 자신이 이길 수 없다는 것도 안다.두 사람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다른 쪽 좌석에서는 고지후와 고윤택이 공연 시작을 기다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고윤택의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엄마가 음악회를 연다고 들었어요... 엄마는 채아 이모보다 더 대단하네요.”고지후는 텅 빈 무대를 바라보다가 숨이 턱 막혔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5화
손형서의 눈빛이 순식간에 차갑게 식었다.목소리에는 한 번도 보이지 않던 강압과 오만이 실렸다.“정미야, 소문 좀 내줘. 화야는 내 사람이라고. 내가 허락하기 전엔 누구도 넘보지 말라고.”연정미는 살짝 놀랐다.“형서, 너 진심이야?”그도 그럴 것이, 연정미는 손형서가 화야를 그저 도전 과제로 여긴다고 생각했다.잘생긴 얼굴이니 짧게 만나도 손해 볼 건 없고, 손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잘생기고 가난한 남자와 감정 놀이를 하는 건 아주 정상적인 일이니까 말이다.연정미는 바로 만류했다.“형서야, 형원 오빠가 동의 안 할걸.”손형서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천천히 번졌다.“아니, 찬성할 거야.”연정미가 미간을 모았다.“형서, 화야 씨 가문이 괜찮다고 해도 손씨 가문 같은 명문가 기준으론 모자랄 수도 있어.”손형서는 고개를 돌려 묘한 웃음을 지었다.“누가 그가 평범한 가문이라고 했어?”연정미의 눈빛이 반짝였다.“너, 화야 씨 정체를 벌써 알아냈어?”“아니. 천천히 알아가려 했는데, 임채아가 참지 못하고 스스로 다 털어놨지.”연정미가 목소리를 낮췄다.“정체가 뭔데?”손형서를 만족시킬 만큼의 출신이라면, 분명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명문가일 터였다.손형서가 연정미를 바라보았다.“정미야, 주씨 가문의 그 미스테리한 가주를 본 적 있어?”연정미가 화들짝 놀라며 소리를 낮추지 못했다.“설마... 전 세계 최고 부자로 꼽히는 그 주씨 가문?”최정상 명문가 가운데는 권력을 쥔 가문도, 인맥을 쥔 가문도, 유일무이한 의약 자원을 가진 가문도 있다.그런데 주씨 가문은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그냥 돈을 많이 갖고 있었다.연씨 가문도 범접하기 어려울 정도다.다만 주씨 가문은 지나치게 비밀스러웠다.역대 가주들이 젊은 나이에 변을 당했고, 온갖 소문이 그 가문을 불길한 그림자로 덮었다.연씨 가문, 손씨 가문, 단씨 가문, 강씨 가문, 심씨 가문 같은 가문들은 이익을 극대화하려 서로 협력하지만, 주씨 가문은 좀처럼 끼지 않았다.이번에 새로 오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854화
하지율은 그 말을 듣고 잠깐 멍했다.“임채아 손이 망가졌다고?”유소린이 고개를 돌려 하지율을 보더니 꼭 남 일 구경하듯 말했다.“응. 임채아가 누구한테 밉보였는지 모르겠는데, 아예 손을 못 쓰게 만들어 버렸대.정말 무섭지 않아? 임채아가 제일 아끼는 게 뭔지 딱 알고, 그걸 그대로 부숴 버린 거야. 이제는 다시는 바이올린 못 켜게 말이야. 이 얘기가 벌써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어. 사람들은 동정하기는커녕, 다들 자업자득이라고 하더라. 아픈 척한 벌 받았다고.”바이올린을 하는 사람으로서 하지율은 취미와 커리어가 동시에 무너지는 게 어떤 기분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임채아의 실력이 하지율만큼은 아닐지라도, 현성 대가의 제자로 들어간 정도니 결코 평범한 실력은 아니라는 뜻이다.그런데 그런 임채아의 손이 망가졌다니...아마 이보다 더 잔혹한 보복은 없을 것이다.주용화가 물었다.“회복 가능성은요?”유소린이 말했다.“손가락이 없어졌는데 무슨 회복이에요. 완전히 불가능하지.”하지율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도 본인이 저지른 일에 대한 업보이긴 하네.”유소린이 웃었다.“그렇지 뭐. 임채아는 너한테 별의별 나쁜 짓을 다 했잖아. 우리는 법을 지키느라 별로 뭘 하지도 못했고.”잠시 수다를 떨던 유소린이 문득 떠올랐다는 듯 물었다.“맞다, 화야 씨, 요즘 왜 그렇게 비밀이 많아요? 맨날 뭐 하느라 바빴는데요?”그리고 입가에 의미심장한 웃음을 띠며 물었다.“설마... 여자 친구 생긴 건 아니죠?”“아니에요.” 주용화가 대답했다. “그냥 재미있는 일을 하나 겪었어요.”유소린이 호기심을 감추지 못했다.“무슨 일인데요?”주용화가 몇 초 생각하더니 적당한 말을 골랐다.“글쎄요... 정의를 참지 않고 해로운 걸 좀 치워 준 정도랄까요?”그 말에 하지율과 유소린은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연주회가 가까워질수록 하지율은 점점 더 바빠졌다.사실상 하지율 커리어에서 첫 번째 공식 음악회였다.임채아의 음악회가 취소된 뒤로 하지율 공연의 표는 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