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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Author: 초향
“내가 많은 걸 원했다고? 채아 씨만큼이나 많을까?”

하지율은 고개를 살짝 들어 고지후를 쳐다보았다.

“당신의 채아 씨를 위해서 난 내 결혼식까지 양보했어. 그리고 채아 씨를 띄우겠다고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200억이나 쏟아부으면서 뒤에서는 내 카드를 정지시켰어. 그런데도 내가 원하는 게 많다고?”

고지후가 싸늘하게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네가 채아를 계속 괴롭혀도 된다는 이유가 되지 않아.”

하지율이 빈정거렸다.

“그래. 항상 나만 채아 씨를 괴롭혔어. 채아 씨는 티끌 하나 묻지 않은 순수한 사람이야. 됐어?”

그녀의 말 속에 담긴 뜻을 고지후가 모를 리 없었다. 점점 막무가내로 변하는 하지율을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뭐라 말하려던 그때 하지율의 목소리가 먼저 들려왔다.

“지금 인터넷에 떠도는 나에 관한 허위 사실을 전부 해명해. 지금까지 쌓아온 명예를 전부 잃고 싶지 않으면.”

고지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명예를 잃게 하겠다고?”

“그래. 못 믿겠어?”

“별로 믿기지 않는데?”

하지율은 피식 웃기만 할 뿐 더는 뭐라 하지 않았다.

“두고 보면 알겠지.”

두 사람의 대화는 또다시 불쾌하게 끝이 났다.

고지후가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정기석이 돌아왔고 하지율을 집으로 데려다주었다.

...

다음 날, 하지율은 운전하여 정시온을 데리러 학교로 갔다.

일이 아직 완전히 종결되지 않았지만 정시온이 며칠 동안 그녀를 보지 못했다며 보고 싶다고 조른 바람에 직접 데리러 갔다.

정시온 생각만 하면 하지율은 마음이 따뜻해졌고 심지어 마음속의 상처마저 어느 정도 치유되는 듯했다.

하교 시간이라 길이 조금 막혔다. 하지율은 정시온이 기다릴까 봐 메시지를 보냈다.

[시온아, 길이 좀 막혀서 몇 분 늦을 것 같아.]

정시온의 답장이 빠르게 도착했다.

[알았어요, 이모. 서두르지 말고 조심해서 와요.]

하지율의 입가에 저도 모르게 미소가 번졌다.

전에 임채아와 외출할 때 그녀가 조금만 늦게 와도 고윤택의 태도는 무척이나 쌀쌀맞았다.

한번은 그녀가 감기에 걸려 계속 기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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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지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대체 하지율이 언제 이 일을 언급했던 것인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아마도 고지후는 하지율의 말을 애초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랐다.그 순간, 시간이 멈춘 듯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장현우는 장하준을 노려보면서 돌아간 뒤 장하준을 제대로 교육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최혜은도 후회했다. 그 약이 단종건의 약이라는 것을 진작 알았더라면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들었을 것인데 말이다.그러면 지금 단종건 옆에 있는 사람은 하지율이 아닌, 최혜은일지도 몰랐다.그 생각에 최혜은은 하지율을 노려보았다.‘나쁜 년. 어르신의 신분을 알아서 일부러 나를 데려가지 않은 거야.’하지율을 대하는 단종건의 태도를 보면, 오늘 밤부터 하지율은 상류층의 새로운 샛별이 될 것이다.만약 하지율이 고지후와 이혼하지 않았다면 고씨 가문은 하지율을 이용해 더 높이 올라갔을 것이다.최혜은은 너무 후회되었다. 하지만 최혜은은 자기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모든 후회의 화살을 하지율에게 돌릴 뿐이었다.최혜은은 고윤택을 밀면서 얘기했다.“윤택아, 아까부터 엄마가 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어? 이제 엄마가 왔으니 하고 싶었던 얘기 있으면 얼른 해. 부모 자식 간에 어색할 일이 뭐가 있겠어.”단종건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는 건 아주 간단한 일이었다.하지만 자기 발밑에 있던 사람한테 억지웃음을 지어야 하는 건...도저히 못 할 일이었다.하지만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는 않았기에 최혜은은 어쩔 수 없이 고윤택을 이용했다.하지만 고윤택이 다가가기도 전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지율 이모! 할아버지!”이윽고 조그마한 실루엣이 달려왔다.그 목소리에 단종건이 환하게 웃었다.“우리 시온이가 왔구나.”정시온이 고개를 들고 물었다.“할아버지, 제 연주 어땠어요?”단종건은 정시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자애로운 표정으로 얘기했다.“아주 뛰어났어. 저번에 유치원에서 들었던 것보다 더욱 진보한 것 같아.”그 모습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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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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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50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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