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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5화

Auteur: 초향
하지율은 크게 놀라지 않고 그저 가볍게 고개만 끄덕였다.

“엄마.”

고윤택이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따가 정미 이모가 스포츠 클럽 가서 공도 치고 승마도 한대요. 우리도 같이 가면 안 돼요?”

연정미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동자가 동경으로 가득 차 반짝였다.

임채아를 볼 때와는 전혀 다른 눈빛이었다.

고윤택이 임채아를 좋아하는 건 임채아가 뭐든 들어주고 하지율이 못 하게 한 것도 하게 해 줬기 때문이다.

고윤택의 몸 상태가 어떻든, 임채아는 그저 고윤택의 즐거움이 최우선이었다.

하지만 연정미는 달랐다. 고윤택에게 해로운 건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고윤택이 연정미를 좋아하고, 심지어 우러러보게 만든다.

고작 며칠 같이 지냈을 뿐인데 이 정도다. 이건 임채아도 못 한 일이다.

하지율이 말했다.

“윤택이만 다녀와. 엄마는 이따가 연습해야 해.”

말이 떨어지자 막 달아오른 분위기가 찬물 끼얹은 듯 식었다.

고윤택의 표정이 확 어두워졌다.

“엄마가 안 가면, 저도 안 갈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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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5화

    이번 하지율과 주용화의 승부는 성휘재 때문에 완전히 망가진 셈이었다.그때 하지율이 다시 물었다.“제가 도와드릴까요?”그러자 주용화가 대답했다.“괜찮아요. 이 정도 인원은 한 손가락으로 상대해도 남아요. 지율 씨는 먼저 가세요. 저는 이 사람들이랑 조금 더 놀다가 갈 테니까요.”하지율이 미간을 찌푸렸다.“하지만...”주용화는 태연하게 대답했다.“연정미 씨는 이미 한참 앞서갔어요. 지율 씨가 연정미 씨를 따라잡으면 이번 승부는 하지율 씨가 이긴 걸로 하죠. 설마 연정미 씨한테 지는 건 아니겠죠?”말을 마친 주용화는 그대로 무전을 끊었다.다음 순간, 하지율은 주용화가 차를 후진해 방향을 돌리더니 그대로 성휘재 쪽을 향해 거칠게 돌진하는 모습을 보았다.그러자 성휘재는 기겁하며 미친 듯이 핸들을 꺾어 피했다.정통으로 한 번 더 들이받히면 차가 정말 폐차 처리가 될지도 몰랐다.그 모습을 본 하지율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액셀을 밟아 연정미를 뒤쫓았다.연정미는 뒤쪽에서 큰 소동이 벌어진 걸 알고 있었지만 차를 멈출 생각은 전혀 없었다.그냥 모르는 척하면 그만이었고 저런 일에 괜히 끼어들었다가는 득보다 실이 컸다.괜히 골치 아픈 일에 엮이는 데다가 어느 한쪽의 미움을 살 수도 있었다.무엇보다 성휘재와 주용화, 둘 중 누구도 연정미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두 사람이 앞으로 얼마나 원수가 되든 그건 자신이 어쩔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일단 1위를 차지하고 하지율부터 이기는 게 우선이었다.뒤쪽이 완전히 난장판이 된 이상 연정미가 1위를 차지하는 건 거의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었다.그렇다고 연정미는 방심하지는 않았다.이렇게까지 멀리 앞서 나간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따라잡히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이 바닥에서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이곳은 철저히 실력과 성적으로 말하는 세계였다.그렇다면 연정미도 결과로 자신의 실력을 증명해야 했다.연정미는 긴장을 늦추지 않은 채 신중하게 계속 달렸다.뒤에서 벌어진 난투는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4화

    ‘혹시 주용화한테 들이받혀 크게 다친 건 아닐까.’만약 성휘재가 중상을 입기라도 했다면 성씨 가문부터 연정미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애초에 주용화를 이곳으로 데려온 사람이 바로 연정미였기 때문이다.그런 생각이 들자 연정미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다.곧바로 주용화에게 연락하려던 순간, 오히려 주용화 쪽에서 먼저 무전이 들어왔다.연결하자마자 연정미가 다급히 물었다.“용화 씨, 뒤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 왜 차들이 부딪힌 거죠?”그러자 주용화가 대답했다.“저야말로 묻고 싶은데요. 제 차의 브레이크가 왜 말을 안 듣는 거죠?”연정미는 그대로 표정이 굳었다.“뭐라고요?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고요?”“네. 브레이크가 안 듣는데 성휘재랑 그 일행이 길을 꽉 막고 있었으니 부딪힐 수밖에 없었죠.”그러다가 주용화는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물었다.“연정미 씨, 이 레이싱 클럽에 성휘재도 지분이 있죠?”연정미가 무심코 대답했다.“네. 그래서요?”주용화의 목소리가 차갑게 가라앉았다.“저는 지금 성휘재가 제 차에 손을 대서 일부러 저를 죽이려 했다고 강하게 의심하고 있어요.”“연정미 씨가 오늘 이 일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해 주지 못한다면 저도 더는 연정미 씨의 체면을 봐드릴 수 없겠네요.”조금 전까지만 해도 성휘재는 주용화가 미친 듯이 차를 들이받는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주용화가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고 말했다.지금은 연정미도 경기를 달리는 중이었다.갑자기 사고가 연달아 터지자 평소 침착한 연정미조차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었다.“혹시 뭔가 오해가 있는 거 아닐까요? 휘재 오빠와 용화 씨 사이에는 원한도 없는데 굳이 차에 손을 댈 이유가 없잖아요.”그러자 주용화가 말했다.“그건 모르죠. 경기 시작하기 전부터 성휘재가 뜬금없이 사고가 나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자고 했잖습니까?”“사람 목숨을 노릴 생각이 없는데 왜 그런 말을 먼저 꺼냈겠어요? 게다가 원래는 저와 하지율 씨 둘이서 경기하려던 거였잖아요.”“성휘재 씨가 굳이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3화

    “휘재야, 빨리 좀 도와줘. 이 자식의 차가 내 차 뒤를 계속 들이받고 있어. 아무리 해도 못 떼어 내겠어... 다음 구간은 길이 좁아. 이대로 가다간 산 아래로 밀려 떨어질 수도 있어!”성휘재는 주용화가 이렇게까지 미친 듯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성휘재는 곧바로 주용화의 무전 채널에 접속해 소리쳤다.“이 미친놈아, 당장 멈춰!”하지만 주용화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고 아예 무전을 끊어 버린 채 본격적으로 들이받기 시작했다.남아 있던 선수들은 주용화가 그렇게 거침없이 차를 몰아붙이는 걸 보자 더는 대형이고 뭐고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겁에 질린 채 뿔뿔이 흩어져 달아나기 바빴다.처음에는 각자 타고 있는 차량 성능이 훨씬 좋으니 저런 위험한 차를 금세 따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런데 절망스럽게도 충돌에 강한 것 말고는 딱히 뛰어난 성능도 없는 주용화의 차를 도무지 떨쳐 낼 수가 없었다.순식간에 성휘재의 무전기에서는 동료들의 비명과 구조 요청이 끊임없이 쏟아졌다.“휘재야, 이 자식은 완전 미친놈이야! 빨리 좀 도와줘. 계속 이러다가는 차가 완전히 망가지겠어!”“휘재야, 호영이랑 진호가 위험해 보여. 나도 뒤로 돌아가 봐야겠어!”고작 몇 분 만에 경기는 완전히 아수라장이 됐고 성휘재도 더는 하지율을 신경 쓸 수 없었다.성휘재는 곧바로 차를 돌려 주용화 쪽으로 달려갔다.한편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평온한 사람은 오히려 연정미였다.연정미는 출발 직후부터 좋은 위치를 잡았고 이 코스에도 이미 익숙했다.연정미는 경기 운영 계획까지 미리 세워 둔 상태였고 후반부에서 본격적으로 속도를 끌어올릴 생각이었다.처음에 하지율의 출발이 느린 걸 봤을 때, 연정미의 눈에는 은근한 비웃음이 스쳤다.‘아마도 내가 레이싱을 한다는 걸 알고 하지율도 며칠 급하게 배운 모양이네.’하지만 레이싱은 재능만 믿고 며칠 배운다고 되는 종목이 아니었다.연정미도 레이싱을 시작한 지 벌써 5년이 넘었다.초반 몇 년 동안은 그저 자신의 가치를 높여 줄 취미 정도로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2화

    차들이 고속으로 달리고 있던 터라 주용화에게 한 번 들이받힌 것만으로도 성휘재의 차는 하마터면 통제력을 잃을 뻔했다.다행히 성휘재의 운전 실력이 워낙 뛰어나 재빨리 차를 잡았고 큰 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았다.하지만 충격은 고스란히 남았다.레이싱카의 후미등은 깨졌고 차 뒤쪽은 움푹 찌그러졌으며 도장까지 벗겨졌다.성휘재는 가슴에서 피가 나는 기분이었다.성휘재는 차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었고 레이싱카라면 정말 아내보다도 중요했다.특히 지금 타고 있는 차는 가장 아끼는 차량으로 수많은 우승을 함께한 존재였기에 평소에도 손수 꼼꼼히 관리하며 애지중지했다.성휘재는 워낙 실력이 뛰어났기에 지난 몇 년 동안 다른 차와 부딪히거나 사고를 낸 일도 거의 없었다.그런데 주용화가 인정사정없이 차를 들이받자 성휘재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곧 두 번째, 세 번째 충돌이 연이어 이어졌다.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도 일제히 얼어붙었다.“이... 이건 뭐 하는 거야? 레이싱 경기 아니었어? 범퍼카 경기였나?”“성휘재의 차를 들이받다니... 저 사람 미친 거 아니야?”“너무하잖아! 어떻게 서광을 저렇게 박아?”“일부러 상대 차량을 들이받는 건 반칙이잖아! 저 사람을 실격시켜야 하는 거 아니야?”“그러고 보니 나 아까 하지율만 보고 있었는데 저 차는 누가 운전하는 거야?”“잠깐만, 이번 경기는 개인전이 아니었어? 성휘재랑 다른 선수들이 한꺼번에 차 한 대를 포위한 것도 반칙 아닌가? 게다가 프로 선수들이 떼로 여자 한 명을 막는 건 좀 보기 안 좋잖아.”“성휘재가 직접 나서서 저러는 건 확실히 모양 빠지긴 하네. 그래도 반대로 생각하면 하지율이 정말 잘한다는 거잖아. 성휘재가 직접 막아야 할 정도로 말이야.”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경기장은 완전히 술렁였다.성휘재는 이를 악물었다.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주용화의 차를 들이받아 버리고 싶었다.하지만 곧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주용화가 선택한 차는 전반적인 성능은 평범했지만 충격에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1화

    그 말에 성휘재는 완전히 충격을 받았다.1대1에서 김진호가 실력으로 밀린 것까지는 하지율에게 제법 실력이 있다고 볼 수 있었다.하지만 2대1인데도 하지율을 제대로 막아내지 못한다면 이야기가 달랐다.그건 하지율의 실력이 이미 평범한 프로 선수 수준을 훨씬 넘어섰다는 뜻이었다.그제야 성휘재는 하지율이 아까부터 일부러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인 척했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율이 자신을 방심하게 만든 뒤 실력을 드러내려 했다고 생각하자 화가 치밀었다.“이 음흉한 여자가 일부러 아무것도 모르는 척해서 날 방심하게 했군! 단보현이랑 연정미가 당한 것도 다 이유가 있었네. 보통 머리가 아니잖아.”“내 체면을 밟고 이번 경기에서 단숨에 이름을 알리겠다는 거야? 꿈도 야무지네!”성휘재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너희 둘로도 안 되면 준오까지 불러.”이호영은 몇 초 동안 멍해 있다가 결국 욕을 내뱉었다.“휘재야, 미쳤어? 우리 여럿이 여자 한 명을 둘러싸고 막으라고? 너무 보기 안 좋잖아!”하지만 성휘재는 담담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지금은 대부분 관중이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못해. 경기가 끝난 뒤 내가 저 여자를 보호하려고 그런 거라고 설명하면 그만이야.”“이번 한 번만 날 도와준다고 생각해. 프로 선수들 쪽은... 걱정하지 마. 내가 한마디하면 내 체면을 무시할 사람은 없으니까.”김진호와 이호영은 성휘재의 말을 듣고도 한동안 믿을 수가 없었다.고작 하지율을 막겠다고 정말 체면까지 전부 버릴 작정이었다.하지만 성휘재가 직접 부탁까지 한 이상, 오랜 친구인 두 사람도 거절하기는 어려웠다.“하... 알았어. 그렇게 할게.”한편 차 안의 하지율은 김진호와 이호영이 자신을 협공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이미 예상했던 일이었다.성휘재가 자신을 방해할 생각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이렇게 많은 사람을 경기에 끌어들일 이유도 없었다.그래서 하지율은 당황하지 않았다.다음 구간은 도로 폭이 넓었다.고작 두 사람이 자신을

  • 부자의 배신, 이혼만이 답이다!   제2090화

    성휘재가 미간을 찌푸리며 대답했다.“너보다 잘한다고? 너도 프로급인데 여자 하나를 못 이긴다는 거야?”김진호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나도 프로급이지만 저 여자도 실력이 프로급이잖아! 아니면 어떻게 나보다 잘하겠어? 내가 왜 감당을 못 하겠냐고?”성휘재는 여전히 못 믿겠다는 듯 물었다.“정말 그렇게 잘해?”그러자 김진호가 대답했다.“못 믿겠으면 직접 상대해 보면 알겠지. 내가 저 여자를 아는 것도 아닌데 일부러 봐줄 이유가 있겠어?”성휘재는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성휘재는 하지율이 레이싱을 전혀 못 하는 줄 알았다.조금 할 줄 안다고 해도 기껏해야 초보 수준일 거라고 생각했다.그런데 뜻밖에도 하지율은 프로급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물론 같은 프로급이라 해도 수준 차이는 분명히 존재했다.김진호가 재촉했다.“휘재야, 난 더 이상 못 막겠어. 네가 방법을 안 찾으면 그냥 추월당하는 수밖에 없어.”성휘재가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혼자 안 되면 호영이도 불러. 프로 선수 둘이면 어떻게든 되겠지?”김진호는 잠시 망설였다.“이거 팀전도 아닌데 그렇게까지 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그 말에 성휘재가 대답했다.“너랑 호영이는 실력이 비슷하잖아.”“쟤가 널 추월하려고 할 때 넌 옆 라인을 막고 다음 코너에서는 호영이더러 앞을 막게 해. 앞뒤로 운전하는 것뿐인데 그게 무슨 팀전이겠어?”김진호가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그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게 아니야? 프로가 보면 우리가 하지율을 앞뒤로 협공하는 거 바로 알아차릴 텐데. 소문이라도 나면 진짜 창피할걸?”성휘재가 비웃었다.“초보인 여자도 못 이기는 게 더 창피하지.”김진호가 바로 반박했다.“쟤는 초보가 아니라니까! 내가 보기에는 연정미보다도 잘해.”성휘재가 말했다.“진짜 초보가 아니어도 밖에서는 다 초보라고 알고 있잖아. 어차피 지면 창피한 건 똑같아. 이겨 놓고 욕먹을지 져 놓고 욕먹을지는 네가 골라.”김진호는 한숨을 내쉬었다.이미 여기까지 온 이상 다른 방법도 마땅치 않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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