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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스런 그녀의 정체
비밀스런 그녀의 정체
Penulis: 강이슬

0001 화

해성시, 해성역.

흰 티에 청바지를 입은 여성이 캐리어를 끌고 걸어 나왔다.

그녀의 모습은 아주 청아하고 수려하였고 살짝 웨이브 진 머릿결은 바람에 흩날리고 있었다. 그녀는 한 쌍의 크고 촉촉한 맑은 두 눈과 높은 콧대, 그리고 앵두 같은 입술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리 그녀가 민낯이라고 해도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만들었다.

“안녕하세요, 서정원 씨 맞으시죠? 전 최씨 가문에서 보낸 기사입니다.”

서정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아무런 의심도 없이 기사를 따라 차에 올라탔고 온몸 가득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차는 서서히 해성역을 빠져나갔고 가는 길에서 기사는 자신도 모르게 룸미러로 뒷좌석에 눈을 감고 있는 여자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이 여자가 바로 최 대표님의 약혼녀이시구나.’

최성운은 어떤 사람인가? 최성운은 운성 그룹의 대표였고 21살이라는 나이와는 달리 기세도 등등하고 수완도 좋을 뿐만 아니라 상업계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정말 웃기네. 최승철 회장님께서 최 대표님께 오래전부터 정해준 약혼녀가 가진 게 아무것도 없고 시골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온 사람이었다니.’

기사는 얼굴만 예쁘고 단순해 보이는 서정원을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혀를 끌끌 찼다.

‘신데렐라가 부잣집으로 시집을 가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지!’

그때, 뒷좌석에 눈을 감고 앉아있던 서정원이 천천히 눈을 떴고 낯선 도시를 보면서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를 태운 차는 곧 최씨 가문에 도착했고 기사는 서정원의 짐들을 들어주고 있었다.

막 대문으로 들어가려던 찰나에 문 앞에 서 있던 여자가 서정원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빛으로 보면서 막아섰다.

“이모님.”

“사모님, 오셨습니까.”

이모님은 소독 스프레이를 한 병 손에 들더니 서정원을 향해 사정없이 뿌려댔다.

옆에서 지켜보던 이진숙이 말했다.

“신발도 머리도 어느 하나 빠져서는 안 돼.”

코를 찌르는 소독제 냄새가 풍겨오고 서정원은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면서 맑고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대체 왜 그러시는 거죠?”

그녀의 말에 이진숙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역시 시골에서 온 티가 나는구나. 이렇게나 교양이 없다니. 우리가 지금 너의 몸에 있는 세균들을 없애주고 있는 것이 보이지 않니? 만약 네 몸에 붙은 세균들이 우리 가문 사람들에게 옮겨붙으면 어떡하니?”

평소의 서정원이라면 진작에 그들을 무시하고 갔겠지만 지금은 어쩔 수가 없었다.

“그럼 아주머니 입에나 많이 뿌리셔야 할 것 같은데요. 썩은 냄새가 너무 나거든요...”

말을 마친 서정원은 성큼성큼 안으로 들어갔다.

“너...”

이진숙은 분노하며 서정원을 가리키고 있었고 이모님이 서둘러 이진숙을 진정시켰다.

집안에는 서정원과 같은 나이 또래로 보이는 여자가 한 명 더 있었다. 그 여자는 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있었고 마찬가지로 그녀를 아니꼽다는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당신이 우리 오빠의 약혼녀 서정원이야?”

최지연은 어디서 샀는지 모를 싸구려 옷을 입은 서정원을 위아래로 흘겨보면서 이내 계속 이어서 말했다.

“쯧쯧쯧, 할아버지도 정말 늙으셨나 봐, 안목이 이렇다니. 고속철도 타고 왔다면서? 일찍 좀 말하지, 그럼 우리 가문의 사람을 시켜서 비행기표를 사줬을 텐데. 뭐 하긴 너희 시골에는 공항도 없겠네.”

서정원은 마치 멍청이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최지연을 보고 있었다.

‘최씨 가문의 사람들은 모두 이렇게 오만한 건가?’

그녀가 살던 곳은 공항이 없었다. 하지만 최승철은 그녀를 위해 해성역에 있는 철도 전부를 빌렸고 그 누구도 서정원 혼자 텅 빈 고속철도를 타게 된 그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녀만 원했다면 최승철은 자가용 비행기를 보내 그녀를 데려왔을 것이다.

서정원은 더 이상 그 사람들을 상대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최지연은 자신의 말이 무시를 당하자 잔뜩 어두워진 안색으로 따라 올라갔다.

“제가 쓸 방은 어디예요?”

서정원은 뒤따라오던 사용인에게 물었다.

사용인이 그녀에게 대답을 해주기도 전에 최지연이 그녀의 앞에 서면서 말했다.

“여기야.”

최지연은 방문을 열면서 말했다.

“너 이렇게 크고 좋은 방에서 살아본 적도 없지? 우리 가문에서 살아가는 매 순간순간 소중함을 느끼면서 살아. 그리고 난 성운 오빠의 사촌 동생 최지연이야. 네가 앞으로 잘 보여야 할 사람이라고. 만약 언제...”

최지연이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서정원은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문은 쾅 소리와 함께 닫혔고 문밖에 있게 된 최지연은 더욱 약이 올랐다.

“아 진짜! 시골에서 온 주제에 이렇게 행동해서 되는 거야? 할아버지는 대체 왜 저런 애를!”

사용인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아가씨, 여기는 성운 도련님의 방 아닙니까?”

최지연은 무언가 꿍꿍이가 있는 듯한 눈빛으로 방문을 쳐다보았다.

“조용히 해. 오빠는 남이 자신의 물건을 다치는 건 딱 질색하니까. 이따가 오면 쟤가 스스로 들어가겠다고 말하면 돼.”

최지연은 눈을 번뜩이면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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