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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화

Author: 강이슬
“이건 제 다이아몬드 반지예요!”

손윤서는 매우 흥분하더니 경멸 어린 눈빛으로 서정원을 바라봤다.

“서정원 씨, 역시 당신이 훔친 거였네요! 지금 증거도 나왔고 증인도 있으니 뭐 더 할 말 있어요?”

다이아몬드 반지가 본인의 가방에서 나왔으나 서정원은 여전히 덤덤한 표정이었고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서정원은 이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직원이 그녀를 손가락질했을 때부터 서정원은 다이아몬드 반지가 자기 가방에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녀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당연히 손윤서였다.

“서정원 씨, 사실 조금 전에 서정원 씨가 반지를 돌려주고 저한테 사과했더라면 저도 이렇게 따지지는 않았을 거예요.”

손윤서는 곁눈질로 자신이 짝사랑하는 큰 키에 듬직한 그를 바라봤다. 목소리가 얼마나 부드러운지 조금 전 날뛰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윤서야, 넌 너무 착해. 서정원 씨 같은 도둑은 절대 봐주면 안 돼. 우리 신고하자. 경찰이 처리하게 해. 공평하고 공정하게.”

백유란과 손윤서는 연기를 했다.

손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신고하자.”

“서정원, 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 이렇게 비싼 물건을 훔쳤으니 감옥에 갈 준비 해!”

최지연은 우쭐해 보였다. 그녀는 재빨리 서정원과 선을 그으려 했다.

서정원은 여전히 무덤덤했다. 마치 지금 사람들에게 손가락질당하는 사람이 자기가 아닌 듯 말이다.

'신고라고?'

그녀가 원하는 바였다.

경찰의 앞에서 손윤서가 그녀를 모함하려 했다는 걸 밝힌다면 일이 더 재밌어질 것 같았다.

“무슨 일이에요?”

익숙한 남자의 목소리에 서정원은 문득 정신이 들었다.

고개를 들자 최성운의 듬직한 형체가 시야에 들어왔다.

정교하게 재단된 양복은 그의 완벽한 몸매를 여실히 드러냈고, 준수하고 카리스마가 느껴지는 얼굴과 날카롭고 깊은 눈매, 매서운 눈빛, 그리고 파티장 조명이 그의 몸에 금빛을 한 겹 둘러줘서 어쩐지 그의 앞에서는 고개를 수그려야 할 것 같은 기세가 느껴졌다.

“최성운 씨!”

사람들은 양쪽으로 물러서며 자연스럽게 길을 하나 내줬고 최성운은 침착한 걸음걸이로 서정원을 향해 걸어갔다.

“성운아, 서정원 씨가 내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쳤어.”

방귀 뀐 놈이 성낸다고 손윤서가 먼저 억울한 표정으로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그건 할아버지가 내 생일선물로 준 거란 말이야.”

최성운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서정원 씨일 리가 없어.”

‘어라?’

서정원은 놀랐다. 최성운이 서정원의 편을 들어주다니.

“오빠, 저 여자한테 속지 마!”

손윤서가 입을 열기 전에 최지연이 먼저 말했다.

“서정원이 다이아몬드 반지를 훔친 걸 본 사람이 있어. 조금 전에 경호원이 서정원의 가방에서 그 반지를 찾았고. 이렇게 많은 사람이 다 두 눈으로 똑똑히 봤는걸!”

“맞아, 나도 사실 서정원 씨가 훔쳤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네 약혼녀니까. 하지만...”

손윤서는 말끝을 흐리더니 최성운 쪽으로 몸을 기울이며 가련한 표정으로 말했다.

“다들 다이아몬드 반지가 서정원 씨 가방에서 나오는 걸 똑똑히 봤어. 설마 반지에 발이 달려서 스스로 들어갔을 리는 없잖아? 성운아, 설마 너 서정원 씨 편애하는 거야?”

연기가 아주 수준급이었다. 서정원은 덤덤한 표정으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손윤서의 연기력으로 배우를 하지 않은 건 안타까운 일이었다. 배우를 했다면 오스카상을 받았을 텐데 말이다.

손윤서의 말에 최성운의 그윽한 시선이 서정원에게로 향했다. 그가 덤덤한 어조로 물었다.

“서정원 씨가 가져갔어요?”

서정원은 그와 시선을 맞추며 싱긋 웃었다.

“내가 안 그랬다고 하면 믿을 거예요?”

“믿어요.”

최성운은 거의 생각하지도 않고 바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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