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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Author: 송진
다행히 식사 자리는 무사히 끝이 났고 성유리는 보는 눈이 있어 성시원과 같이 차를 타긴 했지만 그 집에는 들어가기 싫었기에 기사더러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데려다 달라고 했다.

그에 성시원의 눈치를 보던 기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성시원에 깜빡이를 켜고 방향을 틀었다.

성시원과는 말조차 섞기 싫어진 성유리가 창밖만 바라보고 있을 때 그녀의 휴대폰이 울려왔다.

성유리는 문자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성시원이 경고하듯 말했다.

“조씨 집안 아들이 보낸 것 같은데.”

그 말에 성유리는 하는 수 없이 핸드폰을 들어봤고 역시나 조경우가 보낸 문자였디.

[오늘 성유리 씨라는 분을 알게 돼서 너무 영광이에요.]

[혹시 오페라 좋아하세요? 티켓이 두 장 생겼는데 내일 같이 갈래요?]

[시간 없으시면 같이 안 가도 되니까 부담 갖지는 마세요.]

당돌하진 않지만 목적성이 명확한 요청에 입술을 말아 물며 고민하던 성유리는 결국 승낙하고 답장을 보냈다.

[좋아요.]

문자를 보내고 난 성유리는 핸드폰을 성시원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이제 만족해요?]

아무 대답도 없는 성시원에 성유리는 그 얼굴을 보기도 싫어졌는지 기사를 보며 말했다.

“옆에 차 세워요. 제가 알아서 갈게요.”

하지만 기사는 성시원의 명령이 아니라 차를 세우지 못하고 눈치만 보고 있었다.

그에 성유리가 성시원을 쳐다보자 성시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세워.”

성유리가 차 문을 열려고 할 때 성시원이 그녀를 잡으며 말했다.

“조경우 씨 사람 좋아. 다리가 불편하긴 해도 그 정도면 아주 좋은 조건이야. 알지?”

그 말에 성유리는 웃으며 답했다.

“조건이 그렇게 좋으면 성유정더러 결혼하라고 하지 그래요?”

성유리의 정곡을 찌르는 말에 성시원은 답을 하지 못했고 성유리 역시 그 답을 기다리지 않고 차 문을 열고 성큼성큼 걸어갔다.

9시가 금방 넘은 지금은 거리의 불빛들이 찬란해지고 사람들의 밤 생활이 막 시작된 시각이었다.

길가에 널린 차들이며 온통 사람들로 붐비는 영업장이며 모두 생기가 가득했지만 성유리는 이곳은 자신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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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4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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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40화

    현은영이 손에 쥐고 있던 것은 어젯밤 누군가 찍은 박한빈 사진이었다.비록 어제는 당당하게 대답했지만 현은영이 묻자 성유리는 갑자기 마음이 불편해졌다.사진 속 조명이 어두워 옆모습만 보였지만 박한빈의 준수한 이목구비는 매우 선명했다.잠시 후 성유리가 애써 침착한 척하며 대답했다.“응. 왜?”“넌 내가 경제 뉴스도 안 보는 줄 알아?”그러자 현은영이 비웃으며 물었다.“저 사람, 지화 그룹 대표잖아. 근데 너는 네 사촌 오빠가 방금 해외에서 돌아왔다고 말한 거야?”성유리는 순간 할 말을 잃었지만 뻔뻔하게 나가기로 마음먹었다.“지화 그룹? 그건 뭐야? 이 사람은 내 사촌 오빠야. 네가 사람 잘못 본 거 아니야?”“난 일이 있어서 지금 나가야 돼. 먼저 갈게.”현은영은 눈을 가늘게 떴지만 성유리는 재빨리 옷을 갈아입고 세수한 뒤 바로 밖으로 나가버렸다.추은정은 학교 근처 아침 식당에서 성유리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성유리의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추은정 안색이 좀 창백해 보였다.그녀는 성유리를 보자마자 고개를 푹 떨구더니 두 손으로 옷을 꼭 쥐었다.“왜 그래?”성유리가 물었다.“몸이 안 좋아? 아니면 어젯밤에 잠 못 잔 거야?”추은정은 고개를 들어 성유리를 보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그 갑작스러운 행동에 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너... 왜 그래?”그래서 성유리는 조심스럽게 물었다.“무슨 일 있었어?”추은정은 계속 고개를 저으며 뭔가 말하려 했지만 울먹이며 아무 말도 못 했다.옆에서 지켜보던 성유리는 점점 조급해졌다.“말해 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어젯밤 어디 있었어? 네 친구가... 너 괴롭혔어?”“아니야!”추은정이 급히 고개를 저었다.성유리가 다시 바라보자 추은정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미안해, 성유리.”성유리는 추은정이 하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다.“내가 어젯밤 술을 좀 마셨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어. 분명히 지환 선배가 너 하나만 좋아한다는 걸 알아. 그런데...”추은정은 말을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39화

    “응.”“근데 왜 전에 너한테 들은 적이 없지?”“아, 오빠 방금 해외에서 돌아왔어.”성유리는 재빨리 대답하며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들은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그녀의 집안이 좋은 건 다들 알고 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성유리의 ‘사촌 오빠’가 저렇게 좋은 차를 탈 만하다고 생각했다.“그럼 사촌 오빠 여자 친구 있어?”곧 누군가가 또 물었다.이 질문에 성유리는 잠시 멈칫했다.“음, 나도 잘 모르겠어.”“진짜 잘생겼다. 뭐 하시는 분이야?”“그냥 사업하는 것 같아.”“똑똑해 보이는데?”그들이 박한빈이 잘생겼다고 할 때 성유리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갑자기 똑똑하다고 말하는 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박한빈은 확실히 쉽게 속일 수 있는 사람이 아니긴 했지만 성유리에게 중요한 건 똑똑함이 아니라 단지 나쁘다는 것뿐이었다.“유리야?”곧 옆에서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성유리는 정신을 차리고 몇 명을 향해 웃으며 입을 열었다.“나 피곤해. 먼저 들어가서 쉴게.”성유리는 친구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기숙사로 걸어갔다.뒤에서 웅성대는 소리를 뒤로한 채.기숙사에 돌아왔을 때, 안은 조용했다.오늘 성유리는 박한빈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전에 밤늦게 들어오면 항상 추은정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밤만큼은 너무 조용했다.성유리는 잠시 생각하다가 침대 곁으로 가서 물었다.“너 아픈 거 아니지?”아무 대답도 없었다.다시 묻기 위해 고개를 돌리려는 찰나, 맞은편 침대의 현은영이 커튼을 젖혔다.“왜 그렇게 떠들어? 나 잠 좀 자게 해 줘.”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성유리는 깜짝 놀라 현은영을 쳐다봤다.“은정이는?”“안 돌아왔어. 너 몰랐어?”“뭐라고? 그럼 어디 간 거야?”“내가 추은정 엄마도 아닌데 그걸 어떻게 알아?”현은영은 불쾌하다는 듯 미간을 찌푸리며 다시 커튼을 쳤다.이미 현은영의 태도에 익숙해진 성유리는 아무렇지 않게 휴대폰을 꺼내 추은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그렇게 한참이 지나서야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38화

    결국, 박한빈의 차는 성유리 기숙사 건물 바로 아래에 멈췄다.다행히도 시간이 늦어서 밖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성유리도 그와 더 이상 실랑이하지 않고 차가 멈추자마자 바로 내리려 했다.하지만 박한빈은 재빨리 그녀의 손을 잡았다.성유리는 그가 마음을 바꾼 줄 알고 주변에 누가 있는지 경계하며 몸을 긴장시켰다.“뭐 하시려는 거예요?”박한빈은 아무 말 없이 곧바로 성유리의 뒤통수를 잡고 입을 맞췄다.그는 밤에 술을 마셨는지 입에서는 술 냄새가 났다.성유리의 입술은 이미 부어 있었고 그의 키스가 닿자 따끔한 통증이 더 심해졌다.그녀는 저절로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박한빈의 가슴에 대고 밀어내려 했다.하지만 이 행동이 박한빈을 더욱 화나게 했다.그의 눈빛은 어두워졌고 손도 더 강하게 그녀를 붙잡았다.곧 혀가 거칠게 들어오며 거의 야수처럼 휘몰아쳤다.성유리가 거의 숨을 쉴 수 없을 때가 돼서야 박한빈은 손을 풀었다.원래 차에서 내리려던 다리에 갑자기 힘이 빠진 성유리는 넘어질까 봐 본능적으로 그의 팔뚝을 꽉 붙잡았다.원래 구겨져 있던 치마는 이제 어깨까지 흘러내렸고 박한빈의 눈에는 그녀의 하얀 피부가 들어왔다.그는 물론 성유리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바라볼 뿐이었다.그러다 성유리가 정신을 차리고 소리쳤다.“저기요!”성유리는 재빨리 그를 밀치고 뒤로 물러났다.그러자 박한빈은 한쪽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아쉬운 듯 혀를 찼다.그리고 먼저 차에서 내려 그녀 쪽으로 와서 문을 열었다.그가 문을 여는 순간, 성유리는 멀지 않은 곳에서 야간 조깅을 하던 몇 명의 동기들을 발견했다.그들은 이미 갑자기 나타난 고급 차를 신기하게 보고 있었는데 박한빈이 내리자마자 모두의 눈이 반짝였다.성유리는 확신했다.만약 자신이 이 차에서 내리면 오늘 밤과 내일 하루 종일 모든 동기들의 입에 오르내릴 것이라는 것을.“안 내릴 겁니까?”성유리가 머릿속으로 고민하던 찰나, 박한빈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저랑 같이 집에 갈래요?”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37화

    “그럼 아직 1년이나 남았네요.”박한빈이 말했다.“전 일이 너무 바빠서 학교에 성유리 씨를 보러 갈 시간이 없습니다.”“괜찮아요. 저 혼자 할 수 있어요.”“아, 성유리 씨 전 남자 친구도 아직 학교에 남아있는데... 매일 얼굴 보면서 지내지 않습니까? 그런데 바람피우지 않을 거라고 누가 장담하죠?”“무...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해요?”성유리의 표정이 단번에 변했지만 박한빈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말했다.“오늘 밤엔 모셔다 드리죠.”“네? 정말요?”“성유리 씨는 바로 짐 정리하세요. 이번 주말부터 제 집에서 같이 지내게 될 테니까.”“그건 안 돼요!”성유리는 단호하게 거절했지만 곧 자신의 목소리가 너무 딱딱하다는 걸 깨달았다.하루 종일 같이 지내면서 박한빈이 약한 데는 강하게 나오면 오히려 더 강경해진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그래서 성유리는 금세 말투를 바꾸고 조용하게 말했다.“월요일 아침 8시에 수업 있어요, 정말 숙사에서 자야 해요.”“그리고 부모님도 절대 허락 안 하실 거고...”“성유리 씨 걱정이 너무 지나치네요.”박한빈이 재빨리 말했다.“지금 성유리 씨 부모님께 전화해 볼까요?”그는 말하면서 실제로 휴대폰을 꺼내 들었고 깜짝 놀란 성유리는 바로 박한빈의 손을 눌러 멈췄다.만약 박한빈이 그 전화를 걸면 성시원과 윤청하는 당연히 흔쾌히 허락할 게 뻔했다.성유리는 그 결과를 너무 잘 알면서도 정작 그 말을 듣는 건 전혀 다른 감정일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차라리 듣고 싶지 않았다.“정말 수업이 있어요.”하지만 박한빈은 그녀의 말을 거의 듣지 않는 것 같았다.그의 시선은 오로지 자신의 손을 누르고 있는 성유리의 손에만 머물렀다.성유리의 손은 작고 손가락은 하얗고 길었으며 손바닥은 따뜻했다.박한빈은 원래 다른 사람의 접촉을 매우 싫어했다.그렇지만 지금 성유리의 손이 자신 위에 올려져 있는 게 너무 편안하게 느껴졌다.그는 계속 침묵했기에 성유리는 박한빈이 자신의 말을 들어줬다고 생각했다.그러

  • 사라진 10년과 흔들리는 인연   제1236화

    “싫어요!”성유리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대답했지만 박한빈에게 그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는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성유리를 끌어당겼고 한 손으론 지퍼를 잡아 부드럽게 올려주었다.그 사이에도 성유리는 몸을 파르르 떨며 고개조차 들지 못하고 있었다.정리가 끝나자 성유리는 바로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박한빈의 팔은 여전히 단단히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당신...”“제가 아까 안 건드리겠다고 했죠.”박한빈이 낮고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안으면 안 된다고 한 적은 없잖아요.”그 말투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에 성유리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박한빈은 그런 성유리를 한 번 내려다보더니 다시 입을 열었다.“다음번에 누가 그런 소리 하면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지 아십니까?”성유리는 잔뜩 얼어붙은 채 창밖만 바라보다가 박한빈의 목소리에 움찔하고 그를 쳐다봤다.날카롭게 자신을 응시하는 그의 눈빛은 무슨 말을 해도 틀린 대답이 될 것만 같았다.“잘 모르겠어요.”“모르신다고요?”“정말 모르겠어요.”“그럼 다음부터는 대꾸할 생각하지 마시죠,”박한빈은 성유리의 볼을 한 손으로 가볍게 쓸며 담담히 말했다.“그냥 뺨을 때리든가, 술이라도 끼얹든가 하세요. 그 정도는 할 수 있죠?”성유리는 얼떨떨해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박한빈은 너무나 태연하게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그리고 그는 한숨 섞인 목소리로 덧붙였다.“아니면 아예 내 옆에 꼭 붙어 있으시죠. 어디도 가지 말고.”그 말이 오히려 성유리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기에 그녀는 억눌린 목소리로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알겠어요. 다음엔 그렇게 할게요.”그 말에 박한빈은 비로소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잠시 후 성유리는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어 물었다.“근데 저희 지금 어디로 가요?”“집이요.”박한빈이 짧게 대답하자 성유리의 눈이 동그래졌다.“집이라뇨?”“제 개인 별장이죠.”박한빈이 설명을 덧붙였다.“걱정 마세요. 안 건드릴 거라고 했잖아요. 도착하면 따로 각자 방에서 휴식하죠.”“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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