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반석현의 손끝이 터치패드를 가볍게 두드렸다. 첫 번째 붉은 원을 확대하자 화면 속 영상이 순식간에 선명해졌다.승덕유치원 후문 쪽 도로의 CCTV 영상이었다. 시간은 어제 오후 3시 17분으로 표시되어 있었다.나무 그늘에는 검은색 비즈니스 밴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 짙은 선팅지 너머로는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고, 차는 7분 동안 그 자리에 머물렀지만 누구도 내리지 않았다.반석현은 다른 영상을 불러와 두 개의 CCTV 화면을 나란히 띄웠다.두 번째 영상은 유치원 동쪽으로 300m 떨어진 사거리였다. 시간은 오후 3시 18분, 불과 1분 차이였다.또 다른 검은색 비즈니스 밴이었다.차종도 똑같고 색상도 똑같았다. 심지어 선팅지가 빛을 반사하는 각도와 차체에 묻은 미세한 먼지 자국까지, 마치 일부러 똑같이 복제해 놓은 쌍둥이 같았다.그 차는 유치원 쪽으로 접근하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 방향으로 곧장 달려가더니 세 개의 교차로를 지난 뒤 일부러 속도를 늦추고, 보란 듯이 경찰청 앞을 지나갔다.정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차가 두 대야? 똑같이 생겼어?”반석현은 전자 리더기를 들어 올렸다. 화면에 떠오른 글자는 얼음처럼 차가웠다.[쌍둥이 차량. 한 대는 현장 확인용, 한 대는 미끼.]그는 계속해서 글자를 입력했다. 손가락이 너무 빨라 잔상까지 보일 정도였다.[첫 번째 차가 진짜야. 주변을 살피고 지휘하는 역할이지. 두 번째는 번호판을 복제한 클론 차량이고, 경찰의 시선을 끌기 위한 미끼야. 경찰이 추적에 나서면 먼저 두 번째 차량을 특정하게 될 거야. 그 차가 빈 차라는 걸 알아냈을 때 첫 번째 차는 이미 사라지고 없겠지.]정이는 작은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저 차들이 민이를 데려간 거야? 나쁜 놈들이 너무 교활해.”반석현은 멈추지 않았다. 민이의 실종은 그보다 훨씬 더 복잡했다.그는 사거리 CCTV 화면을 닫고 서쪽 외곽 고속도로 진입로의 계근 기록을 불러왔다.화면 위로 두 장의 사진이 나란히 나타났다.중형 화물 밴 두 대가 앞뒤로
“빨리, 빨리 그려요!”정이는 이를 악물고 쥐어짜듯 소리쳤다. 온 힘을 쏟아붓느라 목소리까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반용화는 순간 멍해졌다.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본 그는 눈앞의 광경에 경악했다. 정이가 마치 짐승 같은 괴력을 발휘해, 자신을 휠체어째로 10여 센티미터나 번쩍 들어 올리고 있었던 것이다.그는 입꼬리가 실룩거리며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결국 다시 삼켜버렸다.정이는 어금니를 꽉 깨물고 근육이 불끈 솟은 팔에 힘을 더 주어 조금 더 높이 들어 올렸다.“작은할아버지, 힘내요.”정이는 오히려 반용화를 응원하기 시작했다.반용화는 재빨리 몸을 돌려 분필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손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망설임 없이 선을 그었다.분필이 칠판 위를 긁으며 맑고 경쾌한 소리를 냈다. 한 번에 끝까지 그어진 선은 완벽하게 이어졌다.“됐어. 이제 내려놔.”반용화의 목소리는 여느 때처럼 서늘하고 담담했다.정이는 즉시 손에 힘을 풀었다.쿵.휠체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반용화의 몸이 살짝 흔들렸고, 그는 칠판 가장자리를 붙잡고서야 겨우 몸을 바로잡았다.정이는 숨을 헐떡였다. 이마에는 어느새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작은 손으로 뻐근해진 팔을 주무르면서도 조그만 얼굴에는 내가 해냈다는 뿌듯함이 가득했다.“작은할아버지는 진짜 무거워요.”정이는 솔직하게 말했다.반용화는 그런 정이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했다. 그의 두 눈에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지만, 너무 빨라 알아차리기조차 어려웠다.그는 분필을 칠판 아래 받침대에 내려놓고 휠체어를 돌렸다.“석현이는 옆방에 있어. 널 기다리고 있어.”‘제발 방금 있었던 일을 다 잊어버리게 해줘.’정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몸을 돌려 뛰어나가려 했다. 그런데 등 뒤에서 다시 반용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정이야.”정이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반용화가 입술을 달싹였다. 엄마는 어젯밤 잘 잤는지, 밥은 먹었는지, 오늘 아침 안색은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었다.하지만 혀끝까지 올라온 질문들은 입안에서
반우정의 몸이 미세하게 굳어졌지만, 작은 얼굴은 아무렇지 않은 척 애써 태연함을 가장했다.“아니요, 그냥 작은할아버지댁에서 숙제하는걸요. 저 석현 오빠한테 종이접기도 가르쳐 줘야 해요! 저 동물 엄청 많이 접을 수 있거든요.”강민아는 다가와 쪼그리고 앉아 딸과 눈높이를 맞추었다.“우정아.”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무시할 수 없는 진지함이 담겨 있었다.“엄마도 네가 민이 오빠를 많이 걱정하는 거 알아. 하지만 너랑 석현이는 아직 어리니까, 그런 일은 어른들에게 맡기자, 응?”반우정은 눈동자를 또르르 굴리며 아랫입술을 꽉 깨문 채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만약 너희가 정말 어떤 단서라도 발견하게 되면, 무조건 먼저 어른들한테 말해야 해. 너희들끼리 위험한 일에 뛰어들면 안 돼.”강민아는 딸의 작은 손을 꼭 잡으며 부드럽게 다그쳤다.“엄마랑 약속해.”반우정은 강민아를 향해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절대로 엄마를 걱정시킬 만한 일은 하지 않을 터였다.“네... 엄마랑 약속할게요.”강민아는 아이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착하지, 잘 다녀와. 길 조심하고.”철컥, 문이 닫혔다. 반우정은 복도 한복판에 서서 방금 엄마가 뽀뽀해 준 이마를 쓱 만져보았다. 마음 한구석이 왠지 모르게 찔려왔다.방금 전 그녀는 엄마에게 반석현과 함께 이미 탐색 지도를 다 짜놓았고 오늘 오후에 그 폐공장 단지 근처를 둘러볼 계획이라는 걸 털어놓지 않았던 것이다.“엄마 미안해요.”그녀는 혼자 속삭였다.“제 생각엔, 저도 조금은 힘을 보탤 수 있을 것 같단 말이에요!”그녀는 가방을 둘러메고 콩콩 발걸음을 재촉하며 엘리베이터로 뛰어갔다....반우정은 책가방을 멘 채 능숙하게 반용화네 집 현관으로 들어섰다.집 안은 고요했고 오직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소리만이 맴돌 뿐이었다.소리를 따라 다가가자 서재 문이 빼꼼히 열려 있었다.반우정은 고개를 쑥 내밀고 안을 살폈다.서재 안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벽면 전체를 차지한 커다란 칠판이었다.
반우정은 겨우 달걀 껍데기 조각을 집어내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두 번째 달걀을 깨기 시작했다.이번에는 나름 성공해서 껍데기는 들어가지 않았지만, 그만 흰자가 가스레인지 위로 튀고 말았다.깜짝 놀란 그녀는 급히 행주를 집어 들고 닦으려다 옆에 있던 작은 소금 종지를 툭 쳐버렸고 하얀 소금이 가득한 그릇이 엎어지며 조리대 위에 쏟아졌다.“아! 망했다! 망했어!”녀석은 어쩔 줄 몰라 하며 허겁지겁 수습하려 했지만 덤벙댈수록 일은 더 꼬였고 옷소매에까지 달걀 물이 축축하게 묻었다.강민아는 그 광경을 보고 그만 픽 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소리가 나자 반우정은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휙 돌렸다.문가에 서 있는 엄마를 발견한 그녀는 멍하니 굳어버리더니, 이내 조그마한 얼굴에 찔린 듯한 당혹감이 역력히 피어올랐다.그러고는 자기도 모르게 양손을 등 뒤로 휙 숨기며 자기가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가스레인지 주변을 가리려고 애썼다.“엄마, 왜 이렇게 일찍 깨어났어요!”아이는 현장에서 딱 걸린 듯한 민망함을 감추지 못한 채 웅얼거렸다.강민아는 다가가 딸을 작은 의자에서 들어 올려 바닥에 내려놓고는 쪼그려 앉아 엄지로 아이의 콧등에 송골송골 맺힌 땀을 살며시 훔쳐주었다.“뭐 하고 있었어?”그녀의 목소리는 무척이나 나긋나긋했지만, 미처 자각하지 못한 미세한 떨림이 배어 있었다.반우정은 고개를 푹 숙인 채 앞치마 끝자락을 조물거렸다.“엄마한테 아침 차려주려고요. 엄마가 어젯밤에 너무 지쳐 보여서 조금이라도 더 재워주고 싶었어요.”아이가 작은 얼굴을 들어 올렸다. 또렷하고 맑은 두 눈동자에는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다.“아저씨가 엄마 먹으라고 죽이랑 찐빵을 두고 갔지만, 난 엄마한테 달걀후라이를 해주고 싶었단 말이에요. 엄마가 옛날에 나한테 해주면서 이거 먹으면 기분 좋아진다고 했잖아요. 엄마도 이거 먹고 조금이라도 기분 좋아졌으면 해서요.”강민아는 그 말을 듣자마자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가스레인지 위에는 모양이 엉망진창으로 일그러진 달걀후라이
커튼 틈으로 스며든 새벽빛이 침실의 나무 바닥 위에 내려앉아 방안은 온통 흐릿한 빛으로 감돌았다.강민아는 아주 긴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누군가 자신을 ‘엄마, 엄마’하고 애타게 불렀으나, 짙은 안개에 갇힌 그녀는 끝내 그 목소리의 주인을 찾지 못했다.눈을 떴을 때, 강민아는 한참 동안 멍한 상태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분간하지 못했다. 그저 따스한 햇살의 온기와 베개에 희미하게 남은 타인의 향취만이 낯설게 다가올 뿐이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베개에 얼굴을 살짝 비벼보았다.코끝으로 은은하면서도 시더우드와 민트가 절묘하게 뒤섞인 듯한 향기가 스며들었다.뒤이어 잊고 있던 현실이 거센 파도처럼 머릿속을 덮쳐왔다.민이가 실종되고 강나현이 끌려갔던 일, 반씨 가문 사람들에게 감금당했던 기억과 찬 바람 속에서 경찰의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던 순간들이 한꺼번에 스쳐 지나갔다.몸은 지칠 대로 지치고 정신이 팽팽하게 곤두서 있던 탓인지 그녀는 돌아오는 차 안에서 밀려오는 피로를 이기지 못하고 그렇게 잠에 빠져들었던 것이다. 강민아는 벌떡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침실에는 오직 그녀뿐이었다.협탁 위에는 마시기 좋게 미지근해진 물이 담긴 보온병과 펜 한 자루에 눌린 레몬색 메모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강민아는 조심스레 메모지를 집어 들었다. 날카롭지만 거칠지 않고 끝이 살짝 굴려진 필체, 그것은 심은호 특유의 서체였다.[만두는 냄비에, 두유는 냉장고에 뒀으니 데워 드세요. 두유는 2분만 끓이면 됩니다. 오늘 많이 추우니까 나갈 때 외투 꼭 챙겨 입으세요.]그녀는 어젯밤 잠들기 전 마지막으로 눈에 담았던 장면을 떠올렸다. 심은호는 소파 옆 낮은 의자에 앉아 있었고 흐릿한 스탠드 노란 불빛 아래 그의 옆얼굴 선은 한없이 부드러웠으며 말없이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때 그녀는 이미 너무 졸려 눈을 뜰 수조차 없었다. 다만 희미한 의식 속에서 그가 손을 뻗어 흘러내린 담요를 다시 여며주던 기억, 그의 손끝이 약간의 한기를 품은 채 그녀의 턱을 스쳐 지
비서의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왔다.“대표님, 경찰 쪽 진행 상황은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수색대가 밤새 산을 뒤졌지만, 반현민의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경찰은?”심은호의 목소리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그의 말에 비서가 대답했다.“배신한 운전기사가 강나현과의 공모 관계는 전부 털어놓았지만, 화물차에서 반현민을 빼돌려 데려간 사람은 본인이 아니라고 발뺌하고 있습니다.”심은호는 차에 앉아 가볍게 핸들을 두드렸다.“배후에 다른 지시자가 있다고 했나?”“없다고 합니다. 저희는 지금 반현민을 진짜로 데려간 사람을 추적 중입니다.”비서가 대답을 기다렸으나 수화기 너머로는 한동안 정적만이 흘렀다.“대표님?”그제야 심은호가 입을 열었다.“최근 한 달간의 해외 송금 내역을 조직적으로 조사해. 7~9자리 금액, 특히 익명 자금이 암호화폐 지갑으로 흘러 들어간 건을 집중적으로 파헤쳐.”수화기 너머의 비서가 당황하며 다급히 말렸다.“대... 대표님, 그건 데이터가 너무 방대합니다만...”심은호는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어두운 차 안, 그의 옆얼굴은 조각처럼 입체적이었다. 미간에 서린 서늘한 기운은 마치 한겨울 호수 위를 덮은 얼음 같아 겉으론 고요해 보여도 그 아래로는 거센 격류가 흐르고 있었다.“24시간 쉬지 말고 조사해. 100명이 부족하면 1,000명이라도 동원해.”비서는 더 묻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으나 결국 해서는 안 될 질문임을 깨닫고 입을 다물었다.심은호는 입꼬리가 차갑게 비틀렸다. 그는 비서가 무엇을 묻고 싶어 하는지 알고 있었다.친아들도 아닌 반현민을 찾기 위해 정작 반씨 가문조차 쓰지 않은 막대한 인력과 물력을 쏟아붓고 있으니 말이다.하지만 그 아이를 찾지 못하는 한, 강민아는 앞으로 단 하룻밤도 편히 잠들지 못할 터였다.심은호의 목소리는 낮았으나, 그 안에는 일말의 의심도 허용치 않는 확고함이 서려 있었다.“뒤에서 어부지리를 노리는 자가 단 한 번으로 만족할 리 없어. 반드시 다시 꼬리를 드러낼 거다!”“아
반현민이 신나서 외쳤다.“좋아요. 현이형! 기다릴게요.”전화를 끊은 후 강나현은 반하준을 향해 자랑스럽게 눈웃음을 지었다.“어때? 나 대단하지? 이제 오빠 아들은 내 말을 더 잘 들어.”반하준은 미간을 좁히며 단호하게 말했다.“위험한 일은 하게 하지 마.”“알았어. 나도 선은 넘지 않아. 현민이는 나랑 있어야 진정한 남자가 될 수 있다고.”...강민아가 복싱장으로 돌아왔을 때 반우정은 벌써 30분 넘게 훈련받고 있었다.분홍색 복싱 글러브를 낀 정이는 귀여운 양 갈래머리를 흔들며 규칙적인 리듬으로 샌드백을 강타하고 있
강민아는 헤어클립으로 긴 머리를 고정했고 머리카락 몇 가닥이 아무렇게나 늘어져 있었지만 헝클어져 보이지는 않았다.캐시미어 롱원피스가 그녀의 날씬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돋보이게 했다. 그리고 한 손에는 가죽 서류 가방을, 다른 손에는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반하준은 그녀를 연회에 데려간 적이 거의 없었다. 지금 이 순간 강민아가 드레스를 입었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그녀는 반하준을 보고도 인사를 건네지 않고 곧장 계단을 올라갔다. 어쨌거나 두 사람의 목적지는 같으니까.그때 뒤에서 반하준의 낮고 깊은 목소리가
“심은호 씨!”깜짝 놀란 강민아가 소리를 질렀다.심은호의 품에 안긴 반우정은 아직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했다. 그가 걱정스럽게 물었다.“정아, 다친 데 없지?”반우정이 까만 눈을 동그랗게 뜨고 고개를 저었다. 바닥에서 일어나서야 심은호의 등에 금속 화살이 꽂힌 걸 보았다.반우정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고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그러다가 고개를 들었는데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반현민이 기계식 석궁을 뒤로 숨기는 걸 보았다.‘저 화살은 나현 이모가 현민이한테 준 건데.’반현민이 이런 짓을 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반하준의 무서운 기운에 겁에 질린 반현민이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그 모습을 본 강나현이 서둘러 달랬다.“민이는 정이랑 친남매라서 정이가 무조건 용서해줄 거야.”그러고는 또 반하준을 보면서 농담을 던지듯 가볍게 말했다.“심은호가 생긴 건 친근하게 생겼어도 성격이 오빠보다 차갑잖아. 그런 심은호가 자기 몸까지 희생하면서 사람을 구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어. 정말 오래 살고 볼 일이야.”그녀는 말끝을 길게 늘이다가 이어 말했다.“아까 민아 언니가 심은호 차에서 내리던데 둘이 언제 그렇게 친해진 거야?”“하준 오빠, 잠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