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600화

Author: 복덩이
폴리스라인 너머, 강민아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주변을 순식간에 정적 속으로 몰아넣었다.

경찰은 잠시 당황한 듯 팀장을 바라보았고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터주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민아는 선을 넘어 강나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

심은호는 그 뒤를 쫓는 대신 밖에서 위태로우면서도 단호한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비친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문 채,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동생 강나현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든 강나현은 강민아를 마주한 순간 분노와 원망을 쏟아냈다.

“강민아, 지금 나 비웃으려고 작정하고 온 거지!”

강나현은 바닥을 짚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런 비참한 모습을 하필 강민아에게 들키다니.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강민아였으니 분명 자신이 민이를 구하러 온 걸 보고는 공을 가로채일까 봐 부리나케 달려온 게 틀림없었다.

“민이는 어디 있어?”

강민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7화

    반우정은 강민아의 다리에 기대어 엎드린 채, 고사리 같은 작은 손으로 엄마의 옷자락을 꼭 쥔 채 고르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마치 밤새 겪은 놀라움과 걱정을 모두 꿈속에서 부드럽게 흘려보내는 듯했다.심은호는 떠나지 않았다.그는 욕실에서 더운물을 조심스레 대야에 받아와 온도를 가늠해 본 뒤, 협탁 위에 올려놓았다. 그러고는 바닥에 무릎을 굽히고 앉아, 잠든 강민아의 얼굴을 따뜻한 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주기 시작했다.따뜻한 수건이 얼굴에 닿자 그녀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으나, 다행히 잠에서 깨지는 않았다.심은호의 손길은 마치 쉽게 깨져버릴 유리잔이라도 다루듯 한없이 조심스러웠다. 물수건이 그녀의 이마를 따라 부드럽게 훑고 지나가자, 밤바람이 남기고 간 서늘한 한기가 서서히 녹아내렸다.아늑한 주황빛 조명이 그의 옆얼굴에 내려앉자 본래도 입체감 있던 얼굴선이 한층 더 깊고 그윽하게 살아났다.우뚝 솟은 눈썹뼈 아래로 깊게 자리한 눈매와 그 밑으로 짙게 드리운 속눈썹 그림자는 마치 가냘픈 나비가 날갯짓하듯 아련하게 아른거렸고 곧게 뻗은 콧대 아래 굳게 다문 얇고 매력적인 입술선에는 절제된 다정함과 지극한 정성이 고스란히 서려 있었으며 날렵한 턱선과 길게 뻗은 목덜미를 지나 살짝 흐트러진 셔츠 깃 사이로 살며시 드러난 쇄골 라인은 묘한 긴장감을 자아냈다. 밤을 지새워 피곤한 기색이 역력한 그의 모습은 오히려 그 피로함 덕분에 더욱 아련하고도 위태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었다.그는 세상에서 가장 귀중한 보물을 다루듯 아주 느리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강민아의 외투를 벗겨내었다.그러고는 잠시 망설이던 끝에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녀의 양말까지 부드럽게 벗겨내 주었다.은은한 조명 아래로 드러난 가녀린 발목과 창백하리만치 하얀 피부를 마주한 순간 그의 손끝이 찰나간 굳어버렸고 이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반우정은 이미 깊은 잠에 빠져들어 심은호가 안아 들어 올릴 때도 깨지 않았다.침대에 아이를 부드럽게 눕힌 그는 아이의 얼굴을 닦아주고 외투와 양말을 벗긴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6화

    강민아는 반우정을 품에 꼭 끌어안고 딸의 머리 위에 턱을 기댄 채 눈을 감았다.제 탓에 이 어린것이 감당해야 했을 숱한 일들을 생각하니 가슴 한구석이 저릿해졌다.문득 반씨 저택에 나타났던 반우정의 모습이 떠올라 강민아는 차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엄마 말 들어봐. 우리 정이는 그렇게 애써서 강해지지 않아도 돼.”강민아가 입을 열자 반우정은 잠시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어 물었다.“그 말은 여자애는 여자애다워야 한다는 뜻인가요?”강민아는 고개를 저었다.“아니, 넌 엄마 딸이니까...”그녀는 반우정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속삭였다.“넌 아직 아기 새란다. 무슨 일이 있어도 엄마가 이 날개 품에 너를 꼭 안아 지켜줄 거야.”“엄마도 모든 일에 다 강해질 필요는 없어요.”반우정의 말에 강민아는 멍해졌다.아이는 멈추지 않고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엄마라고 해서 매번 나서서 내 앞을 막아줄 필요는 없다고요.”반우정은 앳된 목소리였지만, 그 안에는 흔들림 없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내가 지금 몇 살이든 난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어린이가 될 거예요. 난 원래 그런 아이니까요!”강민아의 눈동자에 부드러운 미소가 번졌다.앞 좌석에서 묵묵히 운전대를 잡고 있던 심은호의 눈빛에서도 따스한 온기가 일렁이고 있었다....차가 강민아의 아파트 건물 앞에 멈춰 섰다.차에서 내린 심은호는 뒷좌석 문을 열고 반우정을 안아 올리려 했지만 강민아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직접 카시트에서 딸을 안아 들었다. 반우정은 엄마의 목을 꼭 끌어안은 채, 앳된 얼굴을 엄마의 어깨 사이에 묻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위까지 바래다줄게요.”심은호의 말에 강민아는 거절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가 위로 움직이며 숫자가 하나씩 깜빡였다. 세 사람 사이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고 폭풍전야와도 같은 고요함이 좁은 공간을 짓누르듯 가라앉아 있었다.현관 앞에 이르자 강민아는 아이를 안은 채 한 손을 빼내어 도어락 비밀번호를 눌렀다.문이 열리고 안으로 들어선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5화

    반하준은 육성민이 갑자기 눈앞으로 들이민 휴대폰 화면 때문에 눈이 부셔 미간을 찌푸렸다.인상을 찌푸린 채 내려다보니 라이브 방송의 채팅창은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반하준은 콩밥 좀 먹어야 해!][반하준이 들어가서 정신 차리게 해야지.][반하준보다 심은호가 훨씬 괜찮네.][다들 너무한 거 아님? 하하하.]조롱과 비난이 폭주하는 채팅창 위로 화면 중앙에는 심은호가 몸을 돌려 강민아의 외투를 여며주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밤바람 속에서 살짝 숙인 심은호의 얼굴은 잘 보이지 않았으나, 강민아의 어깨를 매만지는 그 손길만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정했다.강민아는 그 손길을 밀어내지 않고 조용히 서서 어둠이 짙게 깔린 숲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언뜻 보기에도 두 사람 사이를 감싼 기류는 너무나도 친밀하고 자연스러워, 마치 서로를 이미 마음 깊숙이 받아들인 연인처럼 보였다.그 모습을 지켜보는 반하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차갑게 굳어졌다. 쏟아지는 조롱 섞인 댓글 때문이 아니었다. 그를 분노케 한 것은 오직 심은호의 손끝이었다. 강민아의 어깨 위에 머무르며 외투 옷깃을 부드럽게 감싸 쥔 저 다정한 손. 원래라면 강민아를 감싸 안았어야 할 저 자리는, 온전히 제 몫이어야 했다....결국 강민아는 거듭된 권유에 못 이겨 차 안으로 발길을 돌렸다.그녀의 팔을 잡아 이끈 것은 심은호였다. 억세지 않은 아귀힘이었으나, 거부할 수 없는 단호함이 깃들어 있었다.“여기 서 있는다고 해결될 일 아니에요. 일단 차에 들어가서 눈 좀 붙여요. 새로운 소식이 들리는 즉시 바로 알려줄 테니까.”밤을 꼬박 지새운 탓인지, 그의 목소리는 낮게 갈라져 있었다.강민아는 더는 고집을 피우지 않았다.그녀 역시 한계에 다다른 터였다. 다리에 천근만근 납덩이라도 매단 것처럼 한 걸음 한 걸음이 제 발이 아닌 듯 무거웠다.심은호가 얹어준 외투를 온몸으로 감싸 안으며, 강민아는 조용히 차에 올랐다.뒷좌석 카시트에는 작은 담요를 덮은 반우정이 몸을 잔뜩 웅크린 채 자고 있었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4화

    강나현의 사진작가가 장비를 오토바이에 설치해 놓아 작가는 연행됐지만 생방송 화면은 끊이지 않았다.수백만 명의 시청자가 라이브 방송에 접속해 욕설을 끊임없이 퍼부었다.[아이가 부신 그룹 회장 아이가 아니라고?][속이 다 시원하네! 내 킹카가 마침내 누명을 벗었어! 강나현을 고소해서 감옥에 보내야 해!][방금 말한 킹카가 부신 그룹 대표를 말하는 건 아니지?][반하준이 두 손을 옷으로 가리고 있는 거 못 봤어? 뭔가 잘못한 일이 있어서 수갑 찬 거잖아!][말도 안 돼! 우리 킹카 모함하지 마!][그럼 반하준이 왜 두 손을 가리고 있는지 설명해 봐.][숨기려 할수록 더 티가 나는 법이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야!]라이브 방송 채팅창에는 따뜻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도 있었다.[시끄러워! 그만해! 강민아 씨가 불쌍하지 않아?][친언니가 자기 아들을 납치하고 전남편과 엮이다니, 정말 드라마도 이렇게 비극적이지는 않을 거야.][방금 강민아가 때린 그 한 방, 정말 너무 시원했어. 나라도 때렸을 거야.]쉴 새 없이 올라가는 채팅창은 대부분 강나현을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임산부라 잠시 판단을 잘못했을 거라 옹호하는 댓글도 곧 수많은 악플에 묻혀 사라졌다.생방송 화면에 차가운 밤바람 속에 서 있는 강민아와 심은호의 모습이 나타났다.심은호의 외투가 강민아 어깨에 걸쳐 있었으며 밤바람에 옷자락이 살랑거렸다. 파란색과 붉은색 네온사인 아래 강민아의 야윈 뒷모습은 유독 외로워 보였다.심은호는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너무 멀지도 않은 거리에서 강민아를 지켰다. 말없이 곁에 서 있다가 가끔 고개를 돌려 강민아를 바라봤다. 안타까워하는 마음과 꾹 참고 있는 감정이 눈빛에 그대로 드러났다.시청자들도 점차 두 사람의 모습에 시선이 끌렸다.“안 추워요?”심은호의 목소리는 별로 높지 않았지만 강나현이 오토바이 촬영을 위해 따로 섭외한 촬영 작가의 장비가 음질이 좋아 모든 시청자에게 선명하게 전해졌다.고개를 저은 강민아는 심은호를 쳐다보지 않은 채 여전히 산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3화

    육성민의 말은 마치 한 통의 찬물처럼 머리 위에 쏟아져 내린 듯했다. 광기를 부리던 강나현이 바로 정신을 차리고 물었다.“누가 나를 함정에 빠뜨린 거야? 대체 누구야?”앞으로 달려간 강나현은 운전기사의 옷깃을 붙잡더니 소리치며 물었다.“대체 누구 돈을 받은 거야! 말해봐!”기사는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육성민이 강민아를 쳐다보며 말했다.“이번 일, 관여한 사람이 적어도 두 팀은 되는 것 같아. 민이를 납치한 건 강나현의 부하직원들이지만 납치에 성공한 뒤 다른 사람이 중간에 가로챈 거야.”“누군가가 나를 해치려 한 거야!”강나현은 얼굴의 핏기가 점차 사라지더니 고개를 돌려 반하준에게 소리쳤다.“누군가가 나를 함정에 빠뜨렸어! 하준 씨! 정말 내 잘못이 아니야!”깊은숨을 들이마신 강민아는 쿵쾅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육성민에게 말했다.“경찰 쪽에서 기술적 지원이 필요하다면 협조할게.”육성민은 강민아에게 고개를 끄덕인 뒤 반하준을 돌아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반 대표도 같이 따라와 조사받아.”반하준은 차갑고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나현을 응시한 뒤 육성민에게 말했다.“저 여자 절대 놓치면 안 돼요.”육성민이 쓴웃음을 지었다.“반 대표와 강나현 씨, 둘 다 절대 놓지 않을 거니까 걱정 마.”“당신들 뭐 하는 거야!”강나현이 소리쳤다. 한 경찰이 강나현을 제압하더니 다른 경찰이 수갑을 채웠다.“나 임산부야! 날 가두면 위법인 거 알지!”밤바람이 부는 조용한 거리, 강나현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더욱 선명히 들렸다.“조사를 받으라고 하는 거지 감금하는 게 아닙니다. 알겠어요?”육성민이 차가운 목소리로 호통쳤다.“협조하지 않는다면 임산부라 해도 처리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습니다.”육성민의 위압적인 분위기에 짓눌린 강나현은 결국 입을 다물었다.경찰에게 끌려 강민아 곁을 지나갈 때 일부러 말했다.“나 말고 또 누가 반현민에게 손을 대겠어?”말을 마친 뒤 입꼬리를 올리며 웃더니 음침한 목소리로 덧붙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2화

    “하준 씨!”강나현은 반하준을 보자 눈이 반짝였다. 본능적으로 이 남자에게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하지만 반하준에게 뭔가 이상한 점이 있음을 알아차렸다.시선이 옷으로 가려진 반하준의 두 손에 머물렀다.일부러 가리고 있는 이 모습, 숨기려 할수록 더 티가 나는 법이 아니겠는가?이내 알아차린 강나현은 제자리에 얼어붙은 채 믿을 수 없다는 듯 물었다.“하준 씨, 무슨 일이야?”부신 그룹 대표이사가 수갑을 차고 있다니! 이럴 수가!이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분명 뭔가 오해가 있을 것이다.강나현은 반하준이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당연히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반하준의 눈동자에는 분노와 증오, 그리고 뼛속까지 시리는 차가움만 가득했다.반하준이 천천히 강나현에게 다가왔다.안색이 어두워진 강나현은 두려움에 휩싸여 살짝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반하준이 다가오자 무의식적으로 뒤로 물러났다.“강나현! 민이가 어디에 있는지 말해.”조급한 반하준의 목소리에 강나현이 입술을 떨며 말했다.“나... 몰라... 정말 몰라!”당황한 얼굴로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모른다고?”반하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네가 납치 사건을 꾸몄으면서 민이가 갇힌 곳을 모른다고?”“나 아니야! 난 그런 적 없어! 민이 행방, 정말 몰라!”억울하고 막막한 마음에 강나현은 배를 어루만지며 말했다.“하준 씨, 나 지금 임신 중이니까 화내지 말아 줄래? 응?”강나현의 배를 본 반하준은 속이 울렁거려 볼이 얼얼할 정도로 어금니를 꽉 깨물며 말했다.“네 배 속 아이가 나와 무슨 상관인데!”강나현이 소리쳤다.“하준 씨 아이니까!”큰 소리로 외쳐 모두에게 알리면 모든 것이 현실이 될 것만 같았다.반하준이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가시처럼 귀에 박혔다.“네 배 속 아이가 누구 아이인지 네가 더 잘 알잖아. 내게 뒤집어씌우려 하지 마.”그러더니 차갑게 비웃었다.“차라리 이 아이가 내 아이가 아니라고 하는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39화

    강민아는 밤새 푹 잠을 잤다.눈을 뜨고 하얀 천장을 올려다보던 그녀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있다가 손을 뻗어 얼굴에 씌워진 산소마스크를 벗겨냈다.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낯선 주변을 둘러보다가 침대 옆에 놓인 산소 호흡기를 멍하니 응시했다. 푹신한 싱글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인테리어가 호텔처럼 보이진 않아 기절한 후 병원으로 이송된 것이라 짐작했다.아마 개인 병원 VIP 병실인 것 같다.반석현과 함께 구조되었으니 이 병동은 반용화가 마련해준 것일 테다.반석현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강민아는 손을 뻗어 침대 옆 탁자 위에 놓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40화

    ‘세상에!’심은호는 자신의 모든 걸 내어주며 마음껏 다루라는 듯 굴었다.헤드를 들고 있던 강민아는 어디에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망설이기만 했다.그는... 정말로 분홍빛을 띠고 있었다.실내 공기 때문에 피부에 머금었던 체온이 빠르게 흩어지며 매끈한 살갗에 오소소 소름이 돋았다.하얀 눈밭에 피어난 분홍색 꽃송이 같달까.천장에서 내리비추는 백열등 불빛이 그의 탄탄하고 새하얀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민아 씨, 왜 날 진찰하지 않아요? 내가 뭐 잘못했어요?”들어 올린 니트로 반쯤 얼굴을 가린 남자가 물기를 머금은 애틋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46화

    “선생님, 그럴 필요 없어요. 연락하지 마세요!”반용화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민아는 당황한 나머지 반용화의 말을 가로막았고, 평소 반용화에게 예의를 갖추던 그녀가 지금은 크게 소리를 질렀다.휴대전화를 꺼내려는 반용화가 멈칫하며 그의 차가운 눈빛이 강민아에게 향했다.강민아는 반용화가 전화를 걸면 침대 밑에서 벨 소리가 울릴까 봐 두려웠다.소리를 지른 것도 심은호가 벨 소리를 끄는데 시간을 벌어주기 위함이었다.그런 강민아의 거절이 육성민의 귀에는 심은호와 어떤 연락도 원치 않는 것처럼 들려 안심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418화

    민이는 멍하니 반석현의 몸을 옭아맨 밧줄을 끊어내려는 강민아를 바라보았다. 저 밧줄을 끊지 못하면 반석현은 캐비닛을 벗어날 수가 없다.반석현은 기침하지 않으려 참았고 강민아는 서둘러 옷을 벗어 텀블러에 남은 물로 적신 뒤 젖은 옷을 반석현의 머리에 둘러주며 코와 입을 막았다.옷이 반석현의 얼굴을 반쯤 가리자 흑백이 분명한 눈동자만 불안에 잠식되어 밧줄을 풀려고 애쓰는 강민아를 바라보았다.“민아 씨, 이젠 나와야 해요!”스피커 모드로 돌린 휴대폰에서 심은호의 초조한 목소리가 들렸다.2층 방에는 감시 카메라가 없어 차에 있던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