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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0화

Auteur: 복덩이
폴리스라인 너머, 강민아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주변을 순식간에 정적 속으로 몰아넣었다.

경찰은 잠시 당황한 듯 팀장을 바라보았고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터주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민아는 선을 넘어 강나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

심은호는 그 뒤를 쫓는 대신 밖에서 위태로우면서도 단호한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

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비친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문 채,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동생 강나현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

고개를 든 강나현은 강민아를 마주한 순간 분노와 원망을 쏟아냈다.

“강민아, 지금 나 비웃으려고 작정하고 온 거지!”

강나현은 바닥을 짚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

이런 비참한 모습을 하필 강민아에게 들키다니.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강민아였으니 분명 자신이 민이를 구하러 온 걸 보고는 공을 가로채일까 봐 부리나케 달려온 게 틀림없었다.

“민이는 어디 있어?”

강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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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600화

    폴리스라인 너머, 강민아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주변을 순식간에 정적 속으로 몰아넣었다.경찰은 잠시 당황한 듯 팀장을 바라보았고 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길을 터주라는 신호를 보냈다.강민아는 선을 넘어 강나현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갔다.심은호는 그 뒤를 쫓는 대신 밖에서 위태로우면서도 단호한 그녀의 뒷모습을 묵묵히 지켜보았다.밤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카락 사이로 비친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는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입술을 일자로 굳게 다문 채,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동생 강나현을 차갑게 내려다보았다.고개를 든 강나현은 강민아를 마주한 순간 분노와 원망을 쏟아냈다.“강민아, 지금 나 비웃으려고 작정하고 온 거지!”강나현은 바닥을 짚은 손을 꽉 움켜쥐었다.이런 비참한 모습을 하필 강민아에게 들키다니.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강민아였으니 분명 자신이 민이를 구하러 온 걸 보고는 공을 가로채일까 봐 부리나케 달려온 게 틀림없었다.“민이는 어디 있어?”강민아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나한테 물으면 어떡해, 내가 어떻게 알아!”강나현이 불만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소리쳤다.“애를 납치해놓고 구하는 척 연기를 해? 그게 사람이 할 짓이야!”강민아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높아졌다.“납치 안 했어!”강나현이 격하게 반응하며 일어서려다 복부에 전해지는 통증에 신음하며 이를 악물었다.“누가 날 엿먹이려고 꾸민 일이야! 그 운전기사가 나를 모함한 거라고!”사람들의 시선이 쏠린 이곳에서, 특히 경찰과 강민아 앞에서 죄를 인정할 수는 없었다.“모함?”강민아가 냉소했다.“네가 직접 켠 라이브 방송이었어. 납치범의 자백도 다 들렸고. 계획도, 자금줄도 다 너였잖아. 증거가 명백한데 아직도 추잡하게 변명할 셈이야?”강나현은 강민아를 쏘아보며 악에 받친 듯 소리를 질렀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래? 너야말로 아들 하나 제대로 못 지켜서 애를 잃어버려 놓고! 네가 그러고도 엄마야?”강나현이 독기 서린 눈으로 고개를 치켜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99화

    라이브 방송 채팅창은 그 순간 완전히 폭발해 버렸다.강나현의 계정에는 실시간 시청자 수가 이미 1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애초에 그녀는 이번 용감하게 아이를 구출했다는 라이브로 백만 팔로워를 찍을 생각이었다.하지만 지금은 전 국민이 지켜보는 공개 재판장이 되어버렸다.[미친, 이거 자기가 짜고 친 거였어?][무슨 이런 어이없는 여자가 있어? 여신이라더니 그냥 납치범이었네. 진짜 대단하다, 대단해.][강나현, 너 양심 있어? 반씨 가문 도련님은 고작 다섯 살이 된 아이야. 어떻게 그런 짓을 해.][애로 신분 상승해서 재벌가 들어가려던 거지 뭐. 반씨 가문의 주인이 전 형부라며? 그런데도 그 침대에 올라가려 하다니.][이미 신고함. 녹화도 다 했어. 이런 인간이 엄마라고?][영원히 제재해. 인터넷에 발도 못 붙이게 해야지.]댓글은 파도처럼 밀려들었다.속도가 너무 빨라 제대로 읽히지도 않았지만 그 안에 담긴 감정은 하나였다.분노와 경멸.방송 관리자들은 급히 댓글을 차단하려 했지만 이미 강나현 계정의 권한 자체가 플랫폼에 의해 긴급 정지된 상태였다.조금 전까지 몰려들었던 시청자 수만큼 지금은 똑같은 숫자의 신고가 쏟아지고 있었다....그 시각, 강민아는 심은호의 차 안에 앉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그녀 역시 강나현의 라이브를 보고 있었다.처음부터 강나현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했다.처음부터 강나현이 미친 게 아닌가 생각하긴 했지만, 납치범들에게 도리어 역공당해 조롱거리가 되는 모습을 보자 절망감이 해일처럼 밀려왔다.차라리 강나현이 정말로 만삭의 몸을 이끌고 아이를 구해내는 영웅이 되길 바랐다.지금처럼 아들 민이의 행방이 여전히 묘연한 것보다는, 그게 훨씬 나았으니까.끼익.심은호가 갓길에 차를 세우자마자 강민아가 문을 박차고 나갔다. 가슴 밑바닥에서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다.차 문을 꽉 움켜쥔 손가락 끝이 하얗게 질렸고 입술을 너무 세게 깨문 탓에 비릿한 피 냄새가 입안에 퍼졌다.고속도로 위에는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이며 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98화

    운전기사가 소리쳤다.“당신이 돈을 주고 날 고용했잖아. 나한테 놀이공원에 가서 반씨 가문 도련님을 데려와 이 트럭에 숨긴 뒤 자기가 구하는 연출로 팔로워를 늘리겠다면서! 반씨 가문의 은인이 되어 순조롭게 뱃속 아이와 함께 반씨 가문에 들어갈 거라고!”진실이 노골적으로 폭로되자 강나현은 머리끝까지 솟구치는 기분이었다.‘내 돈을 받고 이런 식으로 나와?’“무슨 헛소리야!” 강나현은 날카롭게 남자의 말을 끊으며 무의식적으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꺼, 카메라 꺼! 이 사람은 헛소리하고 있어. 양심 없는 납치범 말은 한마디도 믿을 수 없어!”카메라맨은 멍하니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상대 남자는 강나현에게 반응할 틈도 주지 않았다.작업복 안주머니에서 녹음기를 꺼내 재생 버튼을 누르자 녹음기에서 선명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아이를 트럭에 숨겼다가 내가 사람을 데리고 찾아가면 조금 반항하는 척 나한테 넘겨. 걱정하지 마, 돈은 다 준비됐으니까. 1억 중에 4천만 원을 선불로 주고 일 끝나면 6천만 원 줄게.”강나현의 목소리였다.오만하고 경박하며 우월감에 취해 베푸는 듯한 어투였다.“내가 민이를 구하면 반씨 가문은 나에게 빚진 셈이 되겠지. 내 뱃속에는 반하준의 아이도 있어. 반씨 가문에 시집만 가면 난 서경에서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테니 당신이 감옥에 가도 내가 꺼내줄게!”목소리는 계속 흘러나오고 강나현의 얼굴은 종이처럼 하얗게 질렸다.홱 달려들어 녹음기를 빼앗으려고 손을 뻗는 동작이 너무 격렬해서 배가 흔들릴 정도였다.남자는 피하지 않고 강나현이 빼앗아 가도록 내버려두더니 심지어 조롱과 연민, 성공했다는 안도감이 담긴 미소까지 지었다.“빼앗아도 소용없어. 백업한 걸 이미 경찰에게 보냈으니까.”“감히 날 속여?”강나현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손가락이 심하게 떨리며 녹음기가 손에서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졌다. 위로 두 번 튀어 오르다 길가의 풀숲으로 굴러갔다.뒤돌아 카메라를 바라보니 카메라맨이 여전히 찍고 있었다.친구들은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97화

    강나현은 수풀에서 걸어 나오는 사람을 보고 팽팽했던 긴장감이 탁 풀렸다.자신이 돈을 주고 고용한 그 트럭 운전기사였다.어두운색 작업복에 깊게 눌러쓴 볼캡 모자는 약속한 옷차림이었다.강나현은 속으로 욕설을 내뱉었다. ‘뭐 하는 거야? 운전석에 있다가 강제로 차를 세우는 장면이었잖아? 왜 수풀로 달려가 괜히 사람 긴장하게 하는 건지.’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중요한 건 카메라가 여전히 찍고 있다는 사실이었다.강나현은 재빨리 표정을 가다듬었다. 얼굴에 담겼던 당황스러운 기색은 순식간에 분노와 정의로움으로 바뀌었다.뒤따라오던 카메라맨을 돌아보며 눈빛 클로즈업을 찍은 뒤 홱 몸을 돌려 남자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갔다.“너였구나!”높아진 목소리엔 억누를 수 없는 분노와 연기로 꾸며낸 비통함이 묻어났다.“네가 반씨 가문 도련님을 납치했지? 양심이 있긴 해? 어떻게 겨우 다섯 살짜리 아이에게 손을 대!”친구들도 연기에 협조하며 몰려들어 상대 남자를 가운데로 몰아세웠다.카메라맨은 장비를 어깨에 멘 채 렌즈를 강나현에게 단단히 고정하며 그녀의 멋진 모습과 정의로운 표정을 선명하게 담아냈다.그 시각 라이브 방송 댓글이 빠르게 올라왔다.강나현은 라이브 시청자들이 자신을 어떻게 칭찬할지 상상하며 잔뜩 들떠 있었다.수없이 연습해 온 장면이었다. 앞선 방송에서 오늘 밤 큰 작전이 있다는 예고를 남긴 뒤, 친구들을 데리고 ‘용감하게’ 납치범의 차량을 가로막고 마지막으로 수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민이를 구출해 반하준의 손에 직접 넘겨줄 생각이었다.그러면 반씨 가문이 감격에 겨워할 것이고 자신은 라이브 중이니 민이를 구하기만 하면 반씨 가문을 휘두를 수 있었다.인터넷에선 반하준에게 그녀를 아내로 맞이할 것을 요구하며 반씨 가문에 책임을 지라고 할 것이다.그리고 자신은 임신한 몸으로도 용감하게 사람을 구해낸 인물로 팔로워가 최소 10배는 늘어날 거다.강나현이 오토바이를 타고 민이를 구하러 달려가던 동안 라이브 시청자 수는 이미 천만 명을 돌파했다.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96화

    새벽 3시 외곽 도로 위, 희미한 가로등 불빛이 텅 빈 도로 위에 길게 뻗은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었다.엔진 소리가 멀리서부터 가까워지며 십여 대의 대형 오토바이 헤드라이트가 마치 흐르는 불꽃처럼 밤의 고요함을 가르고 있었다.맨 앞에는 무광 블랙 할리가 있었는데 차체에는 짙은 붉은색으로 ‘현’이라는 글자를 새겼다.라이더는 헬멧을 쓰고 있었다. 여자의 배는 살짝 불룩했고 반쯤 올린 가죽 재킷 지퍼 사이로 안의 헐렁한 검은색 후드티가 드러나 있었다.“현이 형, 괜찮아?”뒤따르는 사람이 블루투스 이어폰을 통해 말을 건넸다.“내 몸은 강철이야. 다른 여자들처럼 임신했다고 나약하게 굴지 않아!”거만하고 거침없는 여자의 목소리에 블루투스 이어폰에서는 다른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우리 형님 대박이네!”“얼른 찍어서 ‘오토바이 타는 임산부’ 영상 올리자!”이어폰에서 들려오는 환호에 강나현은 자랑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강나현은 최근 다시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임신한 배로 오토바이를 타는 사람은 전 세계 레이서 중에도 그녀뿐이었다.댓글에는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이러다 조만간 사고 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일수록 매회 영상을 빠짐없이 챙겨 보았다.그게 고스란히 화제성으로 되었다. 강나현은 욕하고 저주하는 목소리 따위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게다가 배가 점점 더 불러올수록 자신을 주목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렇게 몇 달만 더 지나면 백만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하지만 오늘 강나현이 국도를 질주하는 이유는 다른 일 때문이었다.강나현과 나란히 달리는 차량 뒤에는 카메라를 든 촬영 기자가 앉아 그녀의 멋들어진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오늘 밤, 강나현의 촬영 주제는 임신 4개월 차 오토바이 레이서가 국도에서 반씨 가문의 도련님을 용감하게 구해내는 이야기였다.“오늘 감히 날 막는 사람이 있으면 죽을 각오로 싸울 거야!”강나현이 소리치자 뒤를 따르던 사람들이 일제히 호응했다.“형님 멋있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95화

    강민아의 차분한 시선이 연진숙을 지나쳐 반하준의 얼굴을 훑었다. 그녀의 시선이 스쳐 지나가자 연진숙은 얼굴이 화끈거렸고 반하준은 차마 고개를 들기 부끄러울 지경이었다.“당신들은 나를 경찰서 문 앞에서 납치해 지하실에 가둔 다음 손을 묶고 목을 조르면서 내가 전혀 모르는 일을 캐물었어. 이게 당신들이 민이를 찾는 방식인가?”연진숙의 입술이 격렬하게 떨렸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입만 열면 내가 반씨 가문을 망하게 한다더니.”강민아의 목소리가 갑자기 차가워졌다. “그럼 어디 한번 물어보죠. 반씨 가문을 파멸로 이끈 게 나인지, 당신들인지!”강민아는 칼날 같은 눈빛으로 반하준을 돌아보았다.“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 민이가 왜 실종됐는데? 당신이 유치원에서 애 서럽게 만들고 그 자리에서 버리고 갔잖아!”그때 정이가 입을 열었다. “많은 아이가 봤어요. 민이가 아저씨 따라 밖으로 뛰쳐나가는걸요.”연진숙은 그제야 시선을 반하준에게로 돌리며 꾸짖었다.“애한테 왜 화를 내?”반하준이 반박하려던 찰나, 강민아의 목소리가 화살처럼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반하준, 당신 손으로 아들을 밖으로 떠민 거야!”반하준은 온몸의 힘이 쭉 빠져나간 듯 얼굴은 종이처럼 창백해져 바람 한 번 불면 당장에 흩어질 것만 같았다.“얌전히 경찰서에 가서 법적 처벌이나 받아. 내가 당신 고소할 거니까!”강민아의 시선은 날카로웠고 반하준은 그녀의 눈에서 온기 한점 찾아볼 수 없었다.“법적 도움이 필요해요?”심은호의 나른한 목소리가 강민아의 귓가에 울렸다.강민아는 그를 바라보며 마음 한편이 묘하게 안정되는 것을 느꼈다.“부탁 좀 할게요.”그러고는 다시 무심한 표정으로 연진숙을 흘겨보았다.“민이는 제가 찾을 거예요. 반씨 가문에서는 시간이나 지체하지 마세요.”강민아는 마지막으로 반하준을 한 번 쳐다보았다. 그 눈빛에는 분노도, 실망도 없이 철저히 아무런 미련도 없는 차분함만이 담겨 있었다.강민아는 더 이상 반하준과 말을 섞지 않고 정이에게 말했다. “가자,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59화

    강민아는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분석 방향은 맞았어요.”심은호가 말했다.“그 말은 완전히 맞춘 건 아니라는 뜻이네요.”“방금 내부 네트워크 데이터를 분석해 봤는데 회사 내부 데이터가 매일 우영 그룹 본사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우경아는 계속 양자 테크 데이터를 감시하고 있었던 거죠. 그런데 다른 쪽에는 우경아만큼 높은 권한이 있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러니 개미가 집을 옮기듯 양자 테크 데이터를 조금씩 회사 밖으로 빼내야만 했겠죠.”차 안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았다. 네온 불빛이 밖에서 비춰들어 와 심은호의 얼굴을 안개처럼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35화

    육성민은 심은호를 노려보며 눈빛에 경고를 담았다.심은호가 일부러 동정심을 유발한다는 걸 알았다. 강민아가 그를 진짜로 문밖에서 햄버거를 먹게 둘 리 없었다.“내가 국수 삶아줄게요.”강민아가 일어나려 하자 육성민이 말했다.“내가 할게.”하지만 심은호가 끼어들었다.“나는 민아 씨가 직접 삶아주는 면이 먹고 싶은데요!”말하며 살짝 위로 올라간 눈매엔 의기양양한 기색이 다분했다.육성민이 그에게 경고했다.“선 넘지 마요.”강민아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들어갔고 심은호도 따라 들어갔다.“형님이 선 넘지 말라니까 내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61화

    심은호는 침실 문을 살며시 닫은 뒤에도 바로 떠나지 않았다.그는 차가운 문짝에 등을 기댄 채 어둠 속에서 몇 초간 가만히 서 있다가 손을 들어 짜증스럽게 넥타이를 끌어당겼다.공기 중에는 강민아의 몸에서 풍기던 은은한 향기가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고 뜨거운 수건에서 피어오르는 습한 수증기와 섞여 소리 없이 코끝을 감돌았다.심은호는 몸을 돌려 거실의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갔다.창밖에는 화려한 도시의 야경이 펼쳐져 있었다. 무수한 불빛이 마치 흩어진 별들 같았지만 지금 그의 복잡한 마음마저 환하게 비추지는 못했다.심은호는 주머니에

  • 사라진 아내, 돌아온 나   제553화

    얼마 지나지 않아 화면에는 또다시 심은호의 답장이 나타났다.[명령에 따르겠습니다!]강민아는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귓가엔 마치 이런 말을 하는 심은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이어서 심은호가 또 하나의 메시지를 보냈다.[다음에 또 도시락 보내도 돼요?]조심스럽게 묻는 말투였다.[음식 잘하던데요.]강민아는 칭찬하며 덧붙였다.[앞으로 내 저녁은 심은호 씨한테 맡길게요.][명령에 따르겠습니다!]심은호가 또다시 같은 문자를 보냈다.[심은호 씨 혹시 역할극 좋아해요? 꼭 기사 같네요.]심은호의 답장이 튀어나왔다.[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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