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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ผู้เขียน: 임공
시연이 황급히 집으로 돌아갔을 때, 머리가 반쯤 벗겨진 뚱뚱한 중년 남자가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장소미를 노려보고 있었다.

“고작 별거 아닌 연예인 주제에 날 무시해?! 내가 너랑 결혼해 주겠다는데도 날 밤새워 기다리게 한 거냐고!”

소미는 간신히 굴욕을 참아냈다.

‘이 진 대머리가 이런 핑계로 여자를 농락한 게 어디 한두 번이야? 설령 저 사람이 정말 결혼을 원한다고 할지라도, 여자 입장에서 그건 불구덩이에 뛰어드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누가 그런 멍청한 짓을 하겠어?’

‘하... 내가 얼마나 재수가 없었길래 저 남자의 눈에 띈 거야?’

‘부모님께서는 나를 아끼는 마음에 지시연한테 대신 가라고 하셨지만...’

‘지시연이 도망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

장미리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진 사장님,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 아이가 철이 없어서 그런 거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세요.”

지동성도 설설 기며 말했다.

“맞습니다, 화 푸십시오, 진 사장님.”

“화를 풀라고?”

진광수는 분노를 삼킬 수 없었다.

“웃기는 소리! 장소미 씨가 원하지 않는 이상, 나도 억지로 할 생각은 없어! 그냥 파산하고 감옥에 갈 준비나 하는 게 좋을 거야!”

몸을 일으킨 그가 씩씩거리며 밖으로 나가려다가 시연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진광수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어느 집 계집애길래 이렇게 예쁜 거지?’

시연은 화장기가 없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청아하고 아름다운 이목구비와 탄력 있는 피부를 뽐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야말로 짙은 이목구비를 가진 전형적인 미인이라고 할 수 있었다.

“아가씨는 누구?”

시연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 사람이 진 사장이구나.’

‘어젯밤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지만, 그 남자가 훤칠한 키에 탄탄하고 힘 있는 근육을 가지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어. 눈앞의 이 사람은 절대 아니었단 말이지!’

‘우리 우주를 위해서 존엄과 순결을 바쳤는데... 상대를 잘못 찾았던 거야?’

‘하긴... 지금 생각해 보니까 어젯밤의 그 ‘진 사장’은 조금 이상했던 것 같아.’

‘하지만 그러면 뭐 해? 무슨 말을 해도 이미 늦었는걸...’

장미리는 재빨리 앞으로 나아가 정당치 못한 중매꾼 역할을 시작했다.

“진 사장님, 제 막내딸인 시연입니다. 자화자찬이 아니라... G시에서 저희 막내딸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없을 거라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장소미도 아름다운 외모의 소유자였으나, 지시연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진광수가 소미를 마음에 들어 하는 상황에서도 지동성 부부는 지시연을 진광수에게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었다.

“정말 그러네!”

진광수가 연거푸 칭찬했다.

장미리가 마음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진 사장님, 시연이는 아직 남자 친구가 없습니다. 사장님만 괜찮으시다면, 시연이를 아내로 삼는 건 어떠신지...”

“나랑 어울릴 것 같긴 하군. 그럼...”

진광수가 거리낌 없이 시연을 훑어보며 더욱 만족스러워했다.

“오늘 저녁에 데리러 올 테니 우선 한번 해보자고. 다시는 실수하지 말고!”

“걱정하실 거 없습니다. 이번에는 절대 그러지 않을 테니까요!”

진광수가 떠나자 시연이 창백한 얼굴로 지동성을 바라보았다.

“또 저를 팔아넘기시려고요?”

막 입을 떼려던 지동성을 장미리가 막아섰다.

“팔아 넘기다니? 널 여태 키워 놨는데, 이 정도 힘은 보태야 하지 않겠니? 오히려 진 사장이 널 원하는 걸 다행히 여겨야 한다고!”

말을 끝나자마자 장미리가 소미에게 지시했다.

“당장 방문을 걸어 잠그고, 도망가지 못하게 해!”

“알겠어요, 엄마.”

“아빠!”

시연은 이를 악물고 지동성을 노려보았다.

“뭐라고 말씀 좀 해보세요!”

‘장미리는 내 계모지만, 아빠, 아빠는 제 친아빠잖아요!’

시연도 지동성이 자신을 향한 어떠한 연민도 느끼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아버지’를 생명의 지푸라기로 여길 수밖에 없었다.

‘아빠가 그래도 한 번쯤은 날 도와주지 않으실까?’

그러나 지동성은 시연을 전혀 개의치 않은 채 등을 돌리며 딸을 무시할 뿐이었다.

“나를 곤란하게 만들지 말거라. 설마 네 아버지가 파산하고 감옥에 가는 꼴을 보고 싶은 건 아니겠지?”

소미가 시연을 잡아당겼다.

“가자고!”

“이거 놔!”

시연이 노발대발하며 소미를 뿌리쳤다.

“내 발로 갈 거야!”

소미는 시연의 뒤를 바짝 쫓아 2층까지 올라왔고, 방문을 열어 시연을 밀어 넣고는 눈을 부라리며 냉담한 어조로 말했다.

“야, 나대지 좀 마.”

“지우주한테 미안하지도 않아? 치료가 지체되면 좋을 게 하나도 없을 텐데 말이지.”

그녀는 이 말을 끝으로 방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시연은 한스러워서 온몸을 떨었다.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며, 우주를 개의치 않을 수도 없었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없는 우주는 누나인 자신만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었다.

‘설마 정말로 또 내 몸을 팔아야 해?’

그녀는 벅차오르는 눈물을 간신히 참아냈다.

“엄마, 나 이제 어떡해요?”

어머니는 지시연이 여덟 살이 되던 해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의 우주는 겨우 한 살이었다.

하지만 어머니의 49재가 지나기도 전에 지동성은 장미리와 장소미를 데리고 시연의 앞에 서서 재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우스운 것은 장소미가 뜻밖에도 지동성의 친딸이라는 것이었으며, 시연보다 두 달 일찍 태어났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지동성은 일찍이 자기 본처를 배신했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시연은 자신이 어머니와 아버지를 동시에 잃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엄마가 계셨으면 어떻게 하셨을까요?”

그녀는 갑자기 소름이 돋았다!

몸을 일으킨 시연이 서랍을 뒤적거리더니 상자를 하나 꺼냈고, 품에 안더니 웅얼거리기 시작했다.

“엄마, 정말 어쩔 수 없었어요, 용서해 주세요.”

상자 안에는 비취 팔찌가 있었는데, 그 아래에는 전화번호 하나가 적힌 쪽지가 깔려 있었다.

“아직도 이 번호가 연결될지는 모르겠지만...”

숫자를 하나씩 눌러 전화를 걸자, 놀랍게도 수화기 너머에서 연결음이 들려왔다!

시연은 긴장감을 느꼈다.

‘오랫동안 연락하지도 않았고, 엄마도 돌아가셨는데... 날 알아보시려나?’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숨을 깊게 들이마신 시연이 부드럽고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실례지만... 고상훈 어르신이세요? 혹시 부명주 씨를 기억하고 계시는지... 저는 그 분의 딸입니다...”

“네, 곧 뵙겠습니다.”

‘세상에나! 나를 단번에 알아보시잖아?’

전화를 끊은 후, 시연은 팔찌를 챙겨 가방에 넣었고, 옷장에 있던 침대 시트 몇 장을 엮어 창문 밖으로 내던졌다.

‘괜찮을 거야, 여기는 2층이고 그렇게 높은 편도 아니니까.’

침대 시트 한쪽을 고정한 시연은 가방을 멘 채 침대 시트를 타고 아래로 내려갔고 순조롭게 착지했다.

그리고 그녀는 숨을 죽이고 살금살금 마당을 뛰쳐나가 고상훈이 준 주소를 따라 고씨 저택으로 향했다.

...

주지한이 대표실 문을 열며 말했다.

“형님, 이 집사님께서 오늘 저녁에 오실 거냐고 여쭤보셨습니다.”

고유건이 잠시 멈추고 고개를 끄덕였다.

“갈 거야.”

그는 원래 자기 집인 SKY전원주택단지에 살았지만, 최근 할아버지가 몸이 좋지 않아 고씨 저택을 자주 찾던 참이었다.

무언가를 떠올린 유건이 물었다.

“시킨 건 어떻게 됐어?”

“누가 형님께 약을 먹인 건지는 아직 조사 중입니다.”

지한이 말했다.

“아, 그 여자분은 찾았는데, 연예인이더군요. CCTV에 정면이 찍히지는 않았지만, 호텔 출입자 명단에 이름이 있었습니다. 본래 진성그룹의 진광수 사장의 방에 들어가려 했다는데... 확실히 그 일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았어요.”

“알겠어.”

유건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쩐지 아주 두려워하더라니… 그런 사정이 있었구나? 부당한 요구를 받았기 때문에 내키지 않았던 거라고.’

‘하지만 앞으로는 아무도 그 여자에게 부당한 요구를 할 수 없을 거야.’

“그 여자, 이름이 뭐야?”

“장소미입니다.”

지한이 핸드폰을 켜고 유건에게 건네주었는데, 화면에는 장소미의 사진이 있었다.

어젯밤 약물을 섭취한 유건은 의식이 분명하지 않았던 데다가, 불도 켜지 않아서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예쁘네.’

‘할아버지의 건강은 확실히 예전 같지 않으셔. 원래도 나의 혼사를 걱정거리로 여기던 분이셨는데, 요즘은 부쩍 더 자주 말씀하시는 것 같고.’

‘나는 같은 피를 나눈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어.’

‘하지만 나는 여전히 결혼할 상대를 찾지 못했잖아?’

‘물론 일찍이 할아버지께서 혼사를 정했던 약혼녀가 있긴 하지만… 할아버지도 그 여자애의 부모와 연락이 끊긴 지 한참 되었다고 난감해하시던 참이었고…’

‘그런데 마침 장소미가 나타난 거야.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여자이자 내 첫 번째 여자, 그리고 내게 순결까지 준 여자라…’

이렇게 생각한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결국 찾았어요, 할아버지께서 그렇게 원하시던 손자며느리를요!’

“지한아, 장소미의 집으로 가자.”

지씨 자택.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지시연을 데리러 온 진광수가 그녀가 도망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노발대발하며 외쳤다.

“나를 물 먹이는 데 재미라도 들린 건가?!”

“저희가 어떻게 감히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뭔가 오해가 있으신 모양인데...”

“쓸데없는 소리 좀 집어치워! 이렇게 된 이상, 빈손으로 갈 수는 없겠어!”

진광수는 장소미를 응시하고 있었다.

“여동생만큼 예쁘지는 않아도 꽤 쓸모가 있겠군! 오늘 밤은 네가 나와 있어 줘야겠어!”

그가 소미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겼다.

“안 돼요, 싫어요, 엄마, 아빠!”

놀란 소미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살려주세요!”

“진 사장님, 소미는 아직 어려서 사장님을 잘 모시지 못할 겁니다. 시연이가 돌아오면...”

“저리 꺼지지 못해?!”

소미에게 다가가던 장미리가 진광수의 발에 차이고 말았다.

“엄마, 엄마!”

진광수는 끝내 울부짖는 소미를 끌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지씨 저택 앞.

검은색 벤틀리 뮬산이 멈춰서자 지한 말했다.

“형님, 여기입니다.”

차에서 내려 천천히 안으로 향하는 유건은 온몸에서 신사적인 분위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진광수가 소미를 잡아당기는 것을 본 순간, 뼛속에서부터 음침한 포악함이 폭발하는 듯했다.

‘저 새X가 감히!’

‘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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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생각해?”유건이 시연의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었다.“화났어?”“아니요.”시연은 정신을 차리듯 고개를 들었다.방긋 웃으며 유건을 바라봤다.“당신 옛날 여자가 말했잖아요. 내가 가식 떤다고.”“그건 틀린 말이야.”유건은 부드럽고 다정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네가 나한테 가식 떨 이유 있어? 맨날 나 필요 없다고 말하는 사람이.”“그렇네요.”시연은 쿡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걸 알고 있다니 다행이네요.”그러곤 유건을 툭 밀치고 식탁 쪽으로 걸어갔다.“늦잠 잤더니 배고파 죽겠어요!”유건은 그녀의 한 걸음 뒤를 따라갔고, 두 사람은 나란히 식탁에 앉았다.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밥을 먹었다. 숟가락 소리만 들리는 정적이 흘렀다.잠시 후, 유건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아까... 장소미가 한 말. 그거, 네가 한 거야?”결국, 물었다.시연은 천천히 입안의 음식을 삼킨 뒤, 유건을 정면으로 바라봤다.“네, 내가 했어요.”망설임 없는 인정.굳이 감출 이유도 없었다. 유건이 마음만 먹으면 금방 다 알 수 있는 일이었다.시연은 덤덤하게 말했다.“그래서 어쩔 건데요? 날 쫓아낼 거예요?”“시연아...”유건은 미간을 깊게 찌푸리며 고개를 숙였다.고통과 혼란이 뒤섞인 표정이었다.“그럼... 왜 나한텐 말 안 했어? 말했으면, 내가 도와줬을 텐데.”“말하라고요? 당신이 날 도와준다고요?”시연은 마른 웃음을 터뜨렸다.헛헛하고 허무한 웃음이었다.“정말 웃기네요. 내가 바보처럼 순진해 보여요? 그런 말, 이제 안 믿어요.”“물어보지도 않았잖아. 날 왜 그렇게 못 믿는 건데?”“내가 안 물어봤다고요?”그 말에 시연의 표정이 서서히 굳어졌다.‘내가 정말 안 물어봤다고?’얼굴이 서늘하게 식어갔다.표정도, 눈빛도, 마치 찬 겨울바람처럼 싸늘해졌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머릿속에 똑같은 장면이 떠올랐다.3년 전.“3년 전에 당신한테 애원했었어요. 수십 번 말했어요. 장소미, 뭔가 이상하다고. 그 여자가

  • 사랑의 덫에 빠진 운명   제981화

    “그만해.”유건이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소미의 말을 끊었다. 얼굴엔 싸늘한 기색이 짙게 깔려 있었다.“나가.”‘설마, 나한테 나가라는 거야?’“유건 씨...”소미는 마치 발이 바닥에 붙은 듯 꿈쩍도 하지 않았다.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애절하게 말했다.“내가 그렇게 싫어요? 내 마음은 아직 당신한테 있다고요!”“쳇...”그 말을 들은 시연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코웃음을 쳤다. 비웃는 기색이 역력했다.“뭐가 그렇게 웃겨? 비꼬는 거야?”소미는 민감하게 반응했고, 시연의 반응을 놓치지 않았다.소미는 유건을 향해 안타깝게 시선을 던지며 애원하듯 말했다.“예전에 내가 잘못한 거, 당신이 용서 안 하고 날 버린 거... 다 받아들였어요. 근데 유건 씨, 지금 당신 뭐 하는 거예요?”소미는 시연에게 손가락질하며 분노와 상처가 뒤섞인 눈빛을 했다.“지금도 쟤랑 같이 있다니... 정말 모르겠어요? 지시연이 어떤 여잔지? 내가 당신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면, 저 여잔 있다고 생각해요? 유건 씨...”“어휴.”소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건이 반응할 틈도 없이 시연이 먼저 귀찮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유건의 품 안에서 몸을 비틀던 시연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계속 할 얘기 많은가 보네? 끝도 없네. 이 연극, 난 관두려고.”“흥!”말을 끊긴 소미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그래, 넌 연극 볼 자격도 없으니까 그 입 좀 닥쳐! 그리고 꼴이 그게 뭐야? 입은 건지 벗은 건지!” “어...?”시연이 멈칫했다. 오히려 도도하게 자세를 고쳐 앉았다.그러고는 여유롭게 웃으며 말했다.“내가 옷을 안 입었다고?”“그래!”소미는 분노로 목소리가 떨렸다.“요염한 척에 뻔뻔하기까지 하고!”“쳇.”시연이 입꼬리를 올리며 고개를 살짝 저었다.“진짜 웃기네. 남의 집에 와서 내가 뭘 입고 있는지 지적질? 여긴 내 집이야. 내가 어떻게 입든 네 허락받을 필요 없어.”소미는 그제야 말문이 막힌 듯 말을 잇지 못했다.하지만 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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