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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화

작가: 삼구이사
last update 게시일: 2026-05-08 16:45:46

“다들 전단지 돌리러 나갔어요. 저쪽에서 캐리커처 이벤트로 사람들을 싹 쓸어 가잖아요. 우리 애들도 가만있을 수 없어서 풍선이라도 들고 나갔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소진이 답답하다는 듯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저건… 명백한 반칙이지.”

예리가 이를 악물고 낮게 읊조렸다. 당장이라도 매치 랩 부스로 쳐들어갈 기세로 몸을 틀자 소진이 다급하게 예리의 팔을 붙잡아 세웠다.

"팀장님, 참으세요! 오늘 같은 날 싸움이라도 나면 우리만 손해예요. 지금 시청 직원들이 돌아다니면서 다 체크하고 있다고요."

소진의 말에 예리가 주위를 살피자 정말로 명찰을 목에 건 담당자 몇몇이 부스 주변을 돌며 상황을 기록하고 있었다.

예리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듯 거칠게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하여튼 매치 랩, 저런 야비한 쪽으로는 머리가 참 잘도 돌아가.”

쓰고 있던 모자를 휙 벗어 던진 예리가 헝클어진 머리를 거칠게 뒤로 쓸어 넘겼다.

모자 속에 갇혀 있던 머리카락이 찰나의 움직임에 따라 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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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72화

    “……!”지연이 거칠게 돌아섰다. 그러곤 손을 번쩍 들어 올려 그대로 힘껏 유빈의 뺨을 내리쳤다.탁.허공에서 커다랗게 호선을 그리던 지연의 손목을 유빈이 단단히 움켜잡았다.“놔! 이거 놓으라고, 이 미친놈아!”지연이 손목을 빼내기 위해 이리저리 발버둥 쳤다. 악에 받친 지연의 얼굴을 냉정하게 응시하던 유빈이 툭, 손에 힘을 풀었다.버티던 힘이 한순간에 빠져나가자 지연의 몸이 중심을 잃고 휘청였다. 얼얼한 손목을 주무르는 지연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유빈이 휴대폰 화면을 두드려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둘 다 없애야 해. 일이 틀어지게 만든 것들 싹 다 죽여버려야 끝난다고.잡음이 섞여 흘러나오는 민수의 잔인한 음성에 지연의 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그거… 뭐야.”길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너머로 지연이 유빈과 눈을 맞췄다.“노민수, 자기 와이프도 죽이려고 5년 동안 계획한 인간이에요. 그동안 언니랑 연락 끊겼던 거, 나 때문 아니에요. 우리 때문에 일이 망가졌다고 생각해서, 열 받아서 피한 거지.”“난… 나는 시키는 대로 전부 했어! 나는 아무 잘못 없다고!”지연이 현실을 부정하듯 악을 쓰자 유빈이 헛웃음을 삼키며 한 걸음 다가섰다.“언니,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돼요? 언니가 일을 잘했든 못했든, 그 인간한테는 이제 아무 상관 없어요. 서해진이 살아 있잖아요. 게다가 그 사람, 나예리랑 손잡았어요.”지연이 고개를 휙 쳐들었다. 유빈이 한 글자씩 낮고 서늘하게 읊조렸다.“그 사람들이, 우리가 이 보험 사기에 가담했다는 것까지 싹 다 알고 있다고요.”지연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유빈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몰아붙였다.“그래서 노민수는 우리한테 죄를 전부 뒤집어씌울 작정인 거예요. 자기는 그사이에 새로운 애인이랑 해외로 도피하고.”“…….”“그것마저 실패하면… 이 일을 다 알고 있는 우리 둘을 살려둘 것 같아요?”유빈이 민수의 목소리가 담긴 휴대폰을 가볍게 흔들었다. 초점을 잃은 눈으로 화면을 바라보던 지연은 한동안 말이 없었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71화

    고개를 번쩍 든 민수가 구원 줄이라도 잡은 듯 유빈의 어깨를 강하게 틀어쥐며 다급하게 물었다.“계획? 그게 뭔데! 어? 빨리 말해봐!”유빈이 민수의 손을 차갑게 뿌리치며 턱을 치켜들었다.“그런데 우리 둘 힘만으로는 못 해요. 그 사람도 같이해야지.”“그 사람이라니 누구?”“오지연이요.”민수의 안색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려갔다.“너… 네가 걔 이름을 어떻게 알아?”“잘 때 몰래 오빠 통화 목록 뒤졌거든요. 다른 여자 생긴 거 모를 줄 알았어요?”민수가 다시 운전석 시트에 몸을 묻으며 삐딱하게 눈을 흘겼다.“그래서 뭐 어쩌자고. 너 배신했으니까 경찰에 신고라도 하겠다? 협박이라도 해보시지, 내가 눈 하나 깜짝하나.”그 순간 유빈이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한참을 웃어댄 그녀의 눈가에는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손끝으로 눈물을 대충 훔쳐낸 유빈이 입꼬리를 위로 씨익 끌어올렸다.“오빠, 제가 왜 그런 자살 행위를 해요? 경찰에 찌르면 나도 공범으로 무사하지 못하는데.”민수는 입을 벌린 채 유빈을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유빈은 그런 민수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하며 속삭이듯 덧붙였다.“깔끔하게 2억만 줘요. 그러면 이번 일 완벽하게 도와주고, 오빠 인생에서 영원히 비켜줄 테니까.”“하….”민수가 입술을 짓씹으며 생각에 잠겼다.예리와 해진이 손을 잡고 제 목을 조여오는 마당에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결심을 굳힌 그가 핸들에서 손을 떼며 나직하게 읊조렸다.“그래. 달라는 대로 줄 테니까 똑바로 해. 만약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너도 가만 안 둬.”“걱정 마세요. 절대 틀어질 일 없으니까.”유빈이 눈꼬리를 부드럽게 휘며 생글생글 웃었다.그 미소를 가만히 노려보던 민수가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그래서. 구체적인 계획이 뭔데?”***오른쪽 귀를 살짝 누른 유빈이 작게 속삭였다.“팀장님, 잘 보이세요?”치이익-잠시 지지직거리는 소음이 일더니, 귀 안쪽에 박힌 인이어 너머로 예리의 건조한 음성이 흘러나왔다.-네, 아주 잘 보여요.고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70화

    유빈은 흔들리는 눈동자를 애써 감추려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딸깍.예리가 녹음기의 재생 버튼을 다시 눌렀다. 테이블 위를 울리던 통화 녹음이 뚝 끊겼다.두 사람 사이로 무거운 정적이 내려앉았다.“행사 관계자에게 확인해 봤어요. 그날 차량 통제 지시는 없었다고 하더라고요.”"…….”“노민수가 시킨 거. 맞죠?”유빈의 시선이 컵 손잡이로 미끄러졌다.“지, 지금 무슨 말씀인지 모르겠는데요. 계속 이상한 소리 하실 거면 저 갈게요.”유빈이 옆에 내려놓았던 연두색 에코백을 대충 어깨에 메고 자리에서 다급하게 일어났다.“아 참! 본인 나오는 영상도 있는데, 그것도 보고 갈래요?”유빈의 등 뒤로 예리의 의미심장한 말이 꽂혔다. 그 순간 바닥만 노려보던 유빈의 어깨가 움찔거렸다. “…….”저 여자가 대체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게다가 지금 자리를 떠나봤자 내일도 모레도 끈질기게 쫓아올 게 뻔했다.유빈은 하는 수 없이 가방끈을 꽉 움켜쥔 채 목을 확 틀었다. 그러고는 의자 위로 가방을 내팽개치듯 도로 주저앉았다.“그래서요?”유빈의 눈동자엔 일말의 죄책감도 없었다. 그녀는 되레 당당하게 고개를 쳐들고 예리를 쏘아보았다.“차량 통제하라는 말은 없었지만, 거기 원래 주차 금지 구역이에요. 그래서 옮기라 한 거고요. 그게 왜요? 안전 요원으로서 일을 한 건데 그것도 죄가 되나요?”기껏 자리로 돌아와서 하는 짓이 노민수 감싸기였다. 예리의 입에서 커다란 한숨이 절로 흘러나왔다.“유빈 씨. 사랑 그거 얼마나 갈 것 같아요?”“뭐라고요?”예리가 유빈의 손목을 힐끔 쳐다보았다.“노민수를 향한 그 마음. 기껏해야 두 달이에요.”“너가 뭘, 뭘 안다고 함부로 말해!”유빈의 주먹이 테이블 위를 세게 내리쳤다. 덕분에 테이블 위에 있던 컵들이 가볍게 진동했다.하지만 예리는 그런 것에는 전혀 관심도 주지 않았다.“유빈 씨, 마닐라 못 가요.”예리가 다시 녹음기의 재생 버튼을 눌렀다.녹음기에서는 노민수의 목소리와 함께 애교가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69화

    카페 안을 채우던 손님들이 하나둘 자리를 떴다.어느새 창가에 남아 있던 마지막 손님까지 문을 나서자, 카페의 메인 조명이 툭 꺼졌다.잠시 뒤.통유리 문이 열리며 유빈이 밖으로 나왔다.그녀는 익숙한 손길로 보안 장치를 설정한 뒤 인도로 걸어 나갔다.망설임 없는 걸음으로 도로변에 선 그녀가 슥 손을 들었다.끼이익.때맞춰 택시 한 대가 매끄럽게 멈춰 섰다. 유빈은 곧장 뒷문을 열고 올라탔다."강 비서님."예리가 재빨리 안전벨트를 당겨 맸다."저 택시 따라가 주세요.""네!"소진이 곧바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았다. 묵직하게 가르릉거리는 엔진음과 함께 차체가 급하게 튀어 나갔다.택시는 한동안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쏟아지는 도심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다가 외곽으로 들어섰다.적막 속을 달리던 택시가 마침내 어느 오피스 상가 구역 한복판에 멈춰 섰다.소진 역시 거리를 둔 채 어두컴컴한 모퉁이 그늘 뒤로 차를 세웠다.주변을 둘러본 소진이 낮게 헛웃음을 흘렸다.“와….”간판 불이 모조리 꺼진 빌딩 숲은 거대한 무덤처럼 음산한 분위기를 풍겼다. 거리에는 이따금 깜빡이는 가로등 불빛만 드문드문 바닥에 떨어져 내릴 뿐이었다.“직장인들 퇴근 시간 지나면 유령도시라더니, 괜히 소름 돋는데요?”소진이 팔뚝을 가볍게 문질렀다.“그러게요.”예리는 택시 문이 열리는 걸 눈으로 좇으며 낮게 읊조렸다."남들 눈 피하기엔 딱 좋겠네요.”택시에서 내린 유빈은 덩그러니 길가에 서 있었다.그때 멀리서 두 줄기의 헤드라이트가 어둠을 가르며 다가왔다.세 사람의 시선이 동시에 그쪽으로 향했다.의문의 차량은 유빈의 맞은편에 부드럽게 멈춰 섰다.스르륵.운전석 창문이 천천히 내려갔다.창문 너머로 불쑥 뻗어 나온 팔 하나가 유빈을 향해 짧게 손짓했다.그 순간.가로등 조명 아래 스치듯 실루엣이 드러났다.노민수였다.유빈 역시 그를 알아본 모양이었다.주변을 한번 훑어본 그녀가 재빨리 길을 건넜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조수석 문을 열었다.문이 닫히자, 소진이 황급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68화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은호의 시선에 예리의 입이 절로 다물어졌다.이 남자.정말 궁금해서 묻는 게 아니었다.'저 눈빛….'예리의 눈이 가늘어졌다.분명 자신을 떠보는 중이었다.하지만 여기서 말릴 예리가 아니었다.예리는 마른침을 한 번 삼킨 뒤 아무렇지 않은 척 입을 열었다.“아까 대화할 때 노민수 이야기를 살짝 흘렸더니 눈에 띄게 당황하더라고요. 이사님은 못 보셨나 봐요?”예리가 은근슬쩍 곁눈질로 그의 반응을 살폈다.하지만 은호는 여전히 미동조차 없이 예리를 응시하고 있었다. 마치 거짓말이라도 찾아내겠다는 사람처럼.“CCTV에서 봤던 인상착의랑 목격자들인 말했던 나이대와도 맞아떨어지고요. 물론, 정확한 건 직접 확인해 봐야 알겠지만요.”예리의 구구절절한 변명을 하나하나 저울질하듯 은호의 눈매가 가늘게 좁혀졌다.“큼, 큼!”예리는 슬쩍 옆에 있는 소진을 향해 눈짓했다.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숨 막히는 기류를 눈치챈 소진이 황급히 끼어들었다.“예, 맞아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지금까지 봤던 후보 중에서는 노민수랑 접점이 제일 많잖아요.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하죠, 그럼요.”말끝을 흐린 소진이 은호의 눈치를 살피며 침을 꼴깍 삼켰다.이윽고, 정적을 깨고 은호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떨어졌다.“팀장님 말대로, 확인할 필요는 있겠네요.”그가 순순히 시선을 거두자, 예리는 그제야 멈췄던 숨을 내쉬었다.‘저 눈치 빠른 인간 빨리 집에 보내야 해. 그래야 속 편하게 움직이지….’예리는 팔짱을 낀 채 뒷좌석 바닥을 내려다보는 은호를 향해 입을 열었다."저, 그래서 말인데요. 이사님."은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피곤하실 텐데 이만 퇴근하시죠. 전 비서님께는 제가 대신 연락해 두겠습니다.""아니요. 저도 남아서 확인하겠습니다."예리의 미간이 찌푸려졌다."내일 스케줄도 있으시잖아요. 편하게 들어가세요, 좀."하지만 예리는 곧 입을 다물었다.은호가 절대 움직일 생각 없다는 듯 싱긋 웃어 보였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하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67화

    하얗다 못해 창백한 낯빛에는 옅은 그늘이 드리워져 있었다.예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녀가 입고 있는 야구점퍼 형태의 겉옷으로 향했다. 가슴팍에 선명하게 새겨진 인근 명문대의 로고가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유빈은 매장 안을 무심하게 한 번 훑고는 곧장 카운터로 향했다. 카운터 옆 직원 전용 문을 익숙하게 밀고 들어간 유빈이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언니, 많이 기다리셨죠. 죄송해요. 빨리 옷 갈아입고 나올게요.”“아니야, 괜찮아. 천천히 해!”꾸벅 인사를 건넨 유빈이 스태프 룸으로 들어가자, 그제야 알바생이 예리에게 시선을 돌렸다.“죄송해요, 오래 기다리셨죠? 어떤 걸로 드릴까요?”예리는 주문하는 대신 카운터 쪽으로 몸을 바짝 붙였다.“방금 온 분도 여기서 일하시는 분인가 봐요?”“네. 저랑 교대하는 친구인데 오늘 개인 사정이 있어서 조금 늦었네요.”“되게 친해 보여요. 대타도 서로 해주고.”“아, 학교 동아리 후배거든요.”뜻밖의 수확이었다.‘잘만하면 오늘 도마뱀 꼬리도 잡을 수 있겠어.’예리가 메뉴판을 두드리던 손끝을 멈추고 입을 열었다.“유빈 씨는 전공이….”“언니, 얼른 퇴근하세요. 약속 있으시다면서요. 저분들 주문은 제가 받을게요.”어느새 반소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유빈이 스태프룸 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유빈이 카운터 가까이 다가오자, 알바생이 예리에게 양해를 구하듯 가볍게 목례하더니 앞치마를 벗었다.“그나저나 아까 말한 일은 잘 해결됐어? 뭐 큰일은 아니지…?”순간, 유빈의 눈동자가 잘게 떨리다 멎었다.“아, 심각한 거 아니었어요. 전부 해결해서 괜찮아요.”“그럼, 다행이고. 나 그럼 퇴근 준비할게.”유빈의 어깨를 툭툭 토닥인 알바생이 스태프 룸 안으로 사라졌다.문이 닫히기 무섭게 카운터 주변으로 묘한 적막이 내려앉았다. 그 서늘한 공기 속에서, 포스기 앞에 선 유빈이 감정 없는 눈으로 예리를 바라보았다.“주문하시겠어요?”예리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화면을 터치하려 올라온 유빈의 오른 손목으로 향했다.“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7화

    예리는 점심조차 1층 카페의 샌드위치로 대충 때운 채, 해성 관련 자료를 훑는 데 여념이 없었다.해상 그룹. 대한민국 재계 서열 1위. IT와 통신, 금융을 넘어 이커머스까지 국민의 일상을 장악한 그들은 거대한 블랙홀이라 불릴 만큼 압도적인 영향력 가졌다. ‘해상이 무너지는 날엔 대한민국 전 국민이 무너진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 정도였다.그런 박 회장의 직접 움직이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의뢰 대상이 유은호라는 점이 예리를 더 깊은 생각에 잠기게 했다.마흔에 가까운 두 아들에게 직접 생선 살을 발라주는 사진이 화제가 될 만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6화

    “그러니 은호 너라도 가야 하지 않겠니? 엄마는, 우리 착한 아들이 절대 날 실망시키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아.”해미가 쥐고 있던 은호의 손에 힘을 주었다. 부드러운 손길과 달리, 눈빛은 서늘할 만큼 강압적이었다.해미가 자신을 '아들'이라 불러줄 때마다, 그는 매번 무너졌다. 그녀가 목적이 있을 때만 어머니 행세를 한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은호에게는 그 가식적인 온기조차 절실했다.그녀와 두 형조차 자신을 외면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남지 않을 거라는 공포. 은호는 이번에도 그녀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착한 아들의 가면을 쓰기로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5화

    “그래서? 너는 그 여자가 신랑 전 애인인 줄 어떻게 알았어?”이야기에 몰입하느라 젓가락질 한 번 못 한 주은이 물었다.“화장실에서 나란히 서서 손을 씻는데, 그 여자 손목에 문양이 보이더라고. 묘하게 예감이 이상해서 따라 나갔지.”예리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무심하게 덧붙였다.“그런데 신랑을 몰래 지켜보더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눈빛에 문양까지 반짝이는데, 전 애인 말고는 설명이 안 되지.”“와, 세상에 그런 일이 다 있냐.”“내가 항상 말하잖아. 사랑, 그거 별로 특별한 감정 아니라고. 오늘 네 배역도 솔직히 이해 안

  • 사랑의 유효기간이 만료되었습니다!   4화

    웨딩홀이 일순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혜영의 부모가 경악한 얼굴로 자리에서 엉거주춤 일어났다.“이게 무슨…!”하객들은 이 상황을 놓칠세라 앞다투어 스마트폰을 꺼내 촬영하기 시작했다.“뭐, 뭐라고요…?”혜영이 귀를 의심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여자는 대답 대신 가방에서 사진 뭉치를 꺼내 혜영의 가슴팍으로 사납게 내던졌다.사진들이 파르르 흩날리며 바닥으로 떨어졌다.한 장, 한 장 주워 확인하던 혜영이 비명을 막으려는 듯 급히 입을 틀어쥐며 주저앉았다.“이, 이게….”하지만 사시나무 떨듯 잘게 떨리는 손끝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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