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하도진은 더는 생각을 이어 갈 수가 없었다.두 사람 사이에서 아이 하나가 사라졌다. 다섯 달이나 자란 태아는 이미 사람 형체를 거의 갖추고 있었을 테고 작고 귀여운 손과 발도 생겼을 테고 조그만 얼굴은 누구를 닮았을지도 모를 일이었다.하도진은 아직 아이의 얼굴조차 본 적이 없었다. 민하윤의 배 너머로 아기에게 인사 한번 건네 보지 못했다.임형섭이 병실 문을 아주 조금 열고 밖으로 나왔다. 두 사람만 들을 수 있을 만큼 낮은 목소리였다.“하윤이가 깼어요. 사실은 하 대표님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닙니다. 하윤이를 원망하지 마세요. 더는 탓하지도 말고요.”“꺼져.”하도진은 싸늘하게 웃으면서 말했다.“지금 너랑 여기서 실랑이할 기분 아니야. 이건 나랑 하윤 사이의 일이야.”하도진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서려는 순간, 임형섭이 하도진의 팔뚝을 세게 붙잡았다.임형섭은 고개를 숙인 채, 거의 애원하듯 말했다.“하윤이는 마취도 제대로 안 된 상태로 그 아이를 꺼냈어요. 지금의 하윤이는 누구보다 더 아플 거예요. 하도진 씨, 정말 아직 양심이 남아 있다면 제발... 더는 하윤이를 또 상처 주지 마세요.”‘지금 민하윤보다 더 아픈 사람은 없다고? 그러면 끝까지 아무것도 모른 채 속아 온 나는 도대체 뭐야...’하도진은 임형섭의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민하윤은 이미 깨어 있었다. 눈은 새빨갛게 충혈돼 있었고 초점 없는 시선으로 천장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이마 앞머리는 땀에 젖어 몇 가닥씩 축 늘어져 붙어 있었고 손등에는 정맥주사 바늘이 두 개나 꽂혀 있었다. 팔에는 진통제 펌프까지 연결돼 있었다.손끝에는 여러 기계 선이 얽혀 있었고 침대 머리맡 심전도 모니터는 간헐적으로 경고음을 울렸다.하도진은 축 처진 몸으로 의자에 앉아서 민하윤을 바라보며 생각했다.‘지금 저런 처참하고 초라한 모습마저도 어쩐지 너무 거짓 같네.’그러다가 하도진은 갑자기 웃음이 새어 나왔다.“이제 와서 이런 꼴을 누구한테 보여 주려고 그러는 거야?”민하윤은
의사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하도진의 손에 들린 설명서를 홱 빼앗아 그대로 수술실 안으로 들어갔다.수술 중이라는 붉은 불빛은 유난히 눈을 찔렀다.하도진은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 순간, 주위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오직 심장 뛰는 소리만 거칠게 울리는 것 같았고 온몸의 피가 전부 얼어붙은 듯했다.하도진은 멍하니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몇 걸음 뒤로 비틀거렸다.간신히 중심을 잡은 하도진의 눈에는 사나운 분노가 치솟고 있었다.입술은 일자로 굳었고 그대로 두 걸음 앞으로 내딛더니 임형섭의 얼굴에 주먹을 내질렀다.하도진은 곧장 임형섭의 멱살을 움켜잡았다.온몸의 아드레날린이 다 끓어오르는 듯했다. 날카롭고 사나운 얼굴이 스쳐 지나가듯 가까워졌고, 음산한 눈빛은 임형섭에게 꽂혔다.눈 밑에는 숨길 수 없는 위험한 빛이 번뜩였다.“누가 네 마음대로 사인하랬어!”말이 끝나기도 전에 하도진은 임형섭을 벽으로 거칠게 밀어붙이고 그대로 배에 주먹을 꽂아 넣었다.하도진은 완전히 이성을 잃은 상태였고 힘도 전혀 조절되지 않았다.“민하윤이 무슨 자격으로 내 허락도 없이 아이를 멋대로 지워?”하도진의 눈빛에는 사람을 찢어 죽일 듯한 살기가 스쳤다.음침하게 가라앉은 눈은 차갑게 번뜩였다. 하도진은 사람 전체가 순식간에 잔인무도하게 변해 버린 듯했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하도진의 목소리는 점점 낮아졌다.그러더니 매서운 주먹이 또 한 번 날아들었다.임형섭은 본능적으로 눈을 질끈 감았다. 귓가에는 거센 바람 가르는 소리가 스쳤고 곧이어 쾅 하는 둔탁한 소리가 울렸다.그러자 세상이 오히려 조용해진 것만 같았다.“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하도진은 여전히 같은 말을 중얼거리고 있었다.싸늘한 하도진의 눈빛 때문에 임형섭은 저도 모르게 소름이 오싹 돋았다.임형섭이 고개를 돌려 보니 하도진이 방금 날린 주먹은 자기 얼굴이 아니라 병원 벽에 꽂혀 있었다.희고 마른 손마디에서는 뼈가 삐걱거리는 듯한 소리가 났고 손등을 타고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임형섭
“도진아, 왜 그래?”하도진은 고개를 저었고 입술을 꾹 다문 얼굴은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방금 스쳐 지나간 그 남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민하윤의 선배 임형섭 같았다.그런데 또 아닌 것 같기도 했다.무엇보다 하도진은 그 남자의 뒷모습조차 제대로 보지 못했다.하도진은 고은율을 데리고 3층으로 올라갔다.엑스레이를 찍고 골절 여부부터 확인한 뒤에야 단순 염좌라는 진단이 나왔다.하도진은 타박상과 삔 데 바르는 외용약까지 처방받아 챙겼다....같은 시각, 산부인과 16층 수술실.수술복을 입은 의사가 임형섭에게 두툼한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환자 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사산된 태아를 최대한 빨리 꺼내고 소파 수술을 진행해야 해요. 이건 수술 위험 설명서입니다. 보호자께서 서명하셔야 합니다.”펜을 든 임형섭의 손은 멈추지 않고 떨렸다.하얀 종이 위 검은 글자들이 전부 흐릿하게 번져 보였다.눈을 세게 감았다가 다시 뜨고 몇 번이고 정신을 붙잡아 보려 했지만 수술 중 발생 가능한 위험 조항은 끝내 제대로 읽히지 않았다.의사는 떨리는 임형섭의 손을 한 번 보더니 복도 전광판에 뜬 시간을 초조하게 확인했다.“빨리 서명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희가 수술에 들어가서 환자를 살릴 수 있어요.”임형섭은 마지막 희망이라도 붙잡으려는 사람처럼 의사를 바라봤다.“하윤이는 괜찮겠죠? 절대 무슨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의사는 정해진 문장처럼 단정하고 조심스럽게 답했다.“어떤 수술이든 위험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의료진 전원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임형섭은 손을 떨면서도 결국 펜을 들었다.수술 위험 설명서와 인공 유산 동의서 등 각종 서류의 보호자란에 알아보기 힘들 만큼 흐트러진 글씨로 자기 이름을 적어 넣었다.곧이어 수술실 위의 붉은 등이 켜졌다.임형섭은 두 손을 맞잡고 복도 벽 쪽에 쪼그려 앉아서 붉은 수술등만 멍하니 바라봤다.경찰 몇 명이 서로 눈빛을 주고받더니 연락처를 하나 남겼다.“민하윤 씨가 수술 끝나고 몸이 조금 회복되면 이 번호로 연
구준오는 보온병을 든 채 고은율의 병실 문을 밀고 들어갔다. 그런데 안은 텅 비어 있었다. 순간 불길한 예감이 스친 구준오는 곧장 몸을 돌려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향했다.“9호 병실의 고은율 씨는요?”검지로 카운터를 가볍게 두드리며 묻는 구준오의 얼굴에는 복잡한 감정이 뒤엉켜 있었고 어두운 눈빛은 한층 더 가라앉아 있었다.“병실에 안 계세요?”당직 간호사가 다급히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 남자의 안색이 점점 더 싸늘해지는 걸 보고 덩달아 긴장했다.구준오는 낮게 욕설을 내뱉고 휴대폰을 꺼내 하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연결되자마자 바로 본론을 꺼냈다.“고은율이 없어졌어.”“알아.”하도진은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은 채 가장 가까운 대학 병원 쪽으로 차를 꺾었다. 그러고는 조수석에 앉은 여자를 한번 흘끗 보며 구준오를 안심시켰다.“지금 내 옆에 있어. 발목이 좀 삐어서 병원에서 먼저 처치만 하려고 해. 늦게라도 다시 데려다줄게.”“어떻게 다친 건데? 너희 지금 어느 병원이야? 주소 보내.”구준오는 간신히 숨을 돌렸지만 여전히 다급하게 캐물었다.“대학 병원.”하도진은 전화를 끊고 병원 건물 앞 임시 주차구역에 차를 세웠다. 안전벨트를 풀려던 순간 누군가 손목을 잡았다. 돌아보니 고은율의 눈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뜨릴 듯 촉촉했다.“도진아, 날 준오한테 넘기지 않으면 안 돼?”그때 멀리서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다. 하도진은 차갑게 고은율의 손을 떼어 내며 한숨을 내쉬었다.“은율아, 도대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죽겠다고 굴지 않나, 자해하지 않나... 피아노 치던 너의 두 손이 지금 무슨 꼴이 됐는지 좀 봐봐.”고은율은 고개를 숙이고 손목을 내려다봤다. 연분홍빛 흉터가 옅고 짙게 뒤엉켜 있었다. 울퉁불퉁하게 이어진 상처 자국은 너무도 흉했다.“일단 발목부터 처치하고 준오를 따라가.”차 문을 밀며 담담하게 말하는 하도진의 목소리는 유난히 싸늘했다.“나 바빠. 너 하나 붙잡고 있을 시간도 체력도 없어.”고은율은 억울한 듯 눈물이
사내들은 민하윤을 붙잡아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민하윤은 제대로 서 보지도 못한 채, 우두머리처럼 보이는 남자에게 뺨을 세게 얻어맞았다. 그대로 바닥에 쓰러진 민하윤은 두 손으로 배를 감싸안았다.“얌전히 협조하면 상처 몇 군데만 내고 영상 찍어서 일 끝낼 거야. 근데 말 안 들으면 우리도 힘 조절이 안 될 수 있거든.”“이년이랑 쓸데없는 말은 왜 해? 너희는 일단 물건을 다 부숴. TV든 냉장고든 값나가는 건 전부 다 부숴버려. 민씨 아가씨가 그랬잖아. 부순 만큼 두 배로 쳐서 돈 준다고.”남자는 고개를 숙여 담배에 불을 붙이고 한 모금 깊게 빨았다. 한 손으로는 휴대폰을 들어 민하윤을 찍었고 다른 손으로는 담뱃불을 민하윤의 종아리에 그대로 눌러 비벼 버렸다.식은땀을 줄줄 흘리며 숨을 들이켜던 민하윤은 입을 벌렸지만 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어디 하나만 아픈 게 아니라 온몸이 다 아팠다.주변에서는 남자들이 물건을 부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그 남자는 담배꽁초를 휙 버리더니 민하윤의 머리채를 거칠게 움켜잡고 욕실 쪽으로 끌고 갔다.“욕조에 물 받아.”욕조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 차오르자 민하윤은 온몸을 떨었다. 우두머리 남자는 휴대폰을 옆에 있던 부하에게 던지며 말했다.“똑바로 찍어.”그러고는 민하윤의 머리카락을 더 세게 움켜쥔 채, 억지로 욕조 쪽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형님, 이 물 온도면 큰일 납니다.”“X발, 멍청한 새끼야. 누가 이렇게 뜨거운 물 틀래. 이제 와서 어쩌겠어? 기껏해야 좀 데이는 거야... 무슨 큰일이 나겠어?”그때 아래층에서 경찰차 사이렌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물건을 부수던 놈들이 하나둘 욕실 앞에 몰려들며 다급한 얼굴로 물었다.“형님, 경찰 왔는데 튈까요?”“이년이 감히 신고한 거야? 오늘은 진짜 네년을 죽여 놓고 내가 감방 가는 날이야.”우두머리 남자는 눈이 뒤집힌 채 민하윤을 욕조 안으로 밀어 넣으려 했다.민하윤은 본능적으로 욕조 가장자리를 짚었다. 끓는 듯 뜨거운 물이 손을 타고 올라왔고 손과
민하윤은 혼자 택시를 타고 자신이 세 들어 사는 아파트 단지로 돌아왔다.정신이 반쯤 나간 채 4층까지 올라갔는데 집 앞에는 웃통을 벗은 남자들이 떼로 몰려 있었다.민하윤은 놀라서 가방을 꼭 움켜쥐었다.한편으로는 떨리는 손으로 임형섭에게 메시지를 보내 도움을 청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계단의 사각지대에 몸을 숨겼다.임형섭은 거의 곧바로 답장을 보냈다.[하윤아, 일단 숨어 있어. 내가 경찰에 신고했어. 겁먹지 마. 지금 바로 갈게.]남자 두세 명이 계단에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그중 하나가 지방 사투리를 섞어 민하윤이 다 알아듣지 못할 말투로 다른 남자를 짜증스럽게 탓했다.“야 이 자식아, 그년한테 돈을 좀 더 뜯어냈어야 하는 거 아니야? 우리 몇 명이 고작 1,000만 원을 나눠 먹자고 경찰서 들락날락할 위험까지 감수하는 게 말이 돼?”“그년도 이제 돈이 없대. 그 전에 다른 놈들한테 가방 두 개나 뜯겼다더라. 이거 한탕 끝내고 술이나 마시러 가자.”“형님, 이따가 그년이 돌아오면 진짜 반 죽여 놓을 겁니까?”한 남자가 담배를 바닥에 내던지더니 그 말을 한 놈 머리를 후려쳤다.“너도 진짜 병신이네. 내가 그 푼돈 때문에 인생 반 토막 내겠어? 그냥 겁만 좀 주면 돼. 아가씨가 말했잖아. 자기 언니는 말도 못 하는 벙어리라고... 좀 있다가 들어오면 문 열라고 협박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가구 몇 개 부숴. 그리고 사진 찍어서 그 성이 민씨 아가씨한테 보내면 끝이야. 어차피 그년도 제정신 아닌 것 같더군... 친언니한테까지 이런 짓을 하라고 시키는 거 보면 말이야. 남의 집안 사정인데 내가 왜 끼어들겠어? 그냥 돈만 벌면 돼.”“형님, 이렇게 오래 기다렸는데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죠?”민하윤은 입을 틀어막았다.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가방이 계단 난간에 부딪히면서 소리가 났다.그 소리에 놈들 시선이 한꺼번에 이쪽으로 쏠렸다.“누구야? 일곱째야, 네가 가서 한 번 봐.”민하윤은 본능적으로 도망쳤다.하지만 몇 걸음 떼기도 전에 뒤에서 고함이
명원시 국제 공항.탑승교 출구는 사람으로 미어터졌다. 민하윤은 흰 셔츠에 청바지, 그 위로 검은 트렌치코트를 걸친 채 가방에서 선글라스를 꺼냈다. 옅게 번진 다크서클을 어떻게든 가리려는 몸부림이었다.해외 자금 프로젝트는 고작 일주일 만에 정리됐다. 현지 회사 법무팀이 자료를 죄다 정리해 한 장의 소장을 만들어, 오염된 원료를 납품한 해외 업체를 법정에 세웠다. 협력 은행 직원인 민하윤 일행도 당연히 따라붙어 야근했다. 시차도 못 풀고 회의실에 모여 과일이니 간식이니 음료니 다 갖춰 놓은 채, 몇 날 며칠을 밤새웠다.예정보다 일
“언니, 들어가도 돼요?”침실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민하윤이 잠결에 눈을 비볐다. 창밖은 이미 환했고 동쪽 하늘에는 해가 막 올라오려는지 희뿌연 빛이 번지고 있었다. 주황빛 아침 햇살이 김 서린 통유리창 위로 부드럽게 흩뿌려졌다. 민하윤은 멍한 얼굴로 몸을 일으켰다.맨발로 푹신한 카펫을 밟으며 문을 열자, 소피아가 양태머리를 하고 서 있었다. 소피아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머쓱하게 웃었다.“언니, 혹시 제가 자는 언니를 깨웠나요?”소피아는 민하윤을 슬쩍 지나 방 안을 힐끔 보더니, 장난기 섞인 웃음을 지으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임형섭이 들고 있던 꽃다발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나지혜의 어깨를 붙잡고 다급히 물었다.“갑자기 사라졌을 리가 없잖아요. 잠깐 바람 쐬러 나간 거 아니에요? 언제 사라진 거예요?”“병실 안을 다 찾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어요. 화장실에 간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제가 퇴원 절차를 밟으러 간 사이에 휴대폰을 두고 나간 것 같아요. 사모님께서 어디에 갔는지 찾아야 해요...”나지혜는 흐느끼면서 손을 덜덜 떨었다.“최근에 하윤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가요? 평소에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거든요. 갑자기 사라지면 주변 사람들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천천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민하윤이 그를 부축하려고 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내 몸에 손대지 마.”조금 전과 사뭇 달라진 그의 태도에 민하윤은 적잖이 당황했다. 그녀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서 생각에 잠겼다.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지만 여전히 적응할 수 없었다.뜨겁게 사랑하는 커플과 다를 바 없이 달콤한 분위기 속에서 유쾌한 대화를 이어가다가도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굴었다.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낯빛이 급격히 어두워졌고 그녀를 조롱하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하도진은 단 한 번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