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구준오는 몇 초 멍하니 있다가 푸하하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야, 너 말이야. 벙어리라는 말을 좀 그렇게 입에 달고 살지 마. 네 와이프... 아 아니지. 네 전처가 들으면 얼마나 상처받겠냐?”“꺼져...”하도진은 더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 그 말을 듣는 순간, 가슴이 또 한 번 찢기는 것처럼 아팠다.‘하윤이는 대체 언제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 걸까? 이혼 전이었을까? 아니면 항도시에 온 뒤였을까?’하도진은 후자 쪽에 마음이 기울었다.하도진은 민하윤이 분명 말을 할 수 있었는데도 매일 자기 앞에서 수어만 했다는 사실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하도진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먼저 일어섰고 날카로운 시선이 칼날처럼 민하윤을 스쳐 갔다.하지만 그것도 아주 짧은 순간이었을 뿐, 하도진은 곧바로 시선을 거뒀다.임형섭은 그 모든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다.하도진을 보자 임형섭은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그 사람도 항도시에 있었네. 너희 만난 적 있어?”민하윤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한 번 만났어요.”임형섭은 더 묻지 못했다.묻고 싶어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포럼이 끝난 뒤 임형섭은 민하윤을 집까지 데려다줬다.돌아가는 차 안에서 두 사람은 간간이 대화를 나눴지만 이상하리만큼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 하도진이 항도시에 왔다는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민하윤은 차 안에 앉아 습관처럼 고개를 들었다.앞 유리 너머로 22층 자기 집 옆집에 불이 켜져 있는 게 보이자 작게 소리를 냈다.“어라?”“왜 그래?”임형섭이 민하윤의 시선을 따라 창밖을 바라봤지만 이유를 알지 못한 표정이었다.민하윤은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 중개인이 전에 제가 살고 있는 옆집은 아직 안 나갔다면서 더 큰 집으로 옮길 생각 없냐고 물었었거든요. 그런데 22층 불이 켜진 걸 보니까 새로 이웃이 들어왔나 봐요. 어젯밤에 어떤 사람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서 제 뒤를 따라온 것도 그래서였나 봐요.”민하윤은 별다른 뜻이 없이 무심코 한 말이
민하윤은 난처하게 웃었지만 자신이 술 때문에 위장병까지 얻었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정말 그 말을 꺼냈다가는 임형섭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기를 다시 명원시로 돌려보내려 하거나 아니면 자신이 직접 항도시에 남겠다고 나설 게 뻔했다.“아빠는 좀 어떠세요?”임형섭은 고개를 끄덕였다.“주말에 다녀왔어. 다 괜찮아. 아주머니가 잘 돌봐 주고 계시고 아버님 컨디션도 많이 좋아졌어. 그러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선배, 정말 감사해요.”“너무 남처럼 말하는 거 아니야?”민하윤은 모처럼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지었고 고개를 살짝 기울인 채 웃으며 말했다.“제가 밥 살게요. 그걸로 보답하는 걸로 해요.”“밥은 언제든지 좋아. 그런데 나한테 보답 같은 건 생각 안 해도 돼.”임형섭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낮게 덧붙였다.“난 네가 빚진 마음 같은 건 가질 필요 없어. 내가 잘해 준 것도 굳이 기억 안 해도 되고...”그 순간, 분위기가 갑자기 진지해졌다.민하윤도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저 옅게 웃기만 했다.임형섭은 직접 민하윤을 데리고 몇몇 명원시 금융권 거물들 앞에 인사시켰다.임형섭의 할아버지는 예전에 외교부에 있었고 부모님 역시 유명 대학에서 이름난 교수들이었다.그 사람들이 민하윤을 좋게 봐 준 건 태유 은행 간판 때문만은 아니었다.임형섭이라는 배경 자체가 주는 무게도 분명했다.민하윤은 그제야 권력이라는 게 어떤 맛인지 조금 알 것 같았다.이제 그들의 시선에는 더는 단순하게 여자의 몸을 훑어보는 가볍고 저속적인 것들이 없었다.그런 시선은 정상적이고 대등한 관계였다.민하윤이 몸을 돌리자 임형섭이 탄산수를 한 잔 건넸다.“이거 마셔.”두 사람은 나란히 걸었다.그러다가 민하윤은 구석에서 누군가의 시선이 계속 자신을 따라오고 있다는 걸 예민하게 감지했다.주변을 둘러보던 민하윤은 정확히 하도진의 어둡고도 알 수 없는 눈빛과 마주쳤다.시선이 얽힌 순간 민하윤은 곧바로 고개를 돌렸다.하도진은 잔을 그대로 박살 내고 싶을 만큼 손에 힘이
민하윤은 각진 핸드백 하나를 골라 집을 나섰다.아침부터 전쟁처럼 화장하고 머리를 손질하고 옷을 갈아입느라 정신이 없었던 탓에 민하윤은 간밤 복도에서 겪은 아찔한 일은 이미 까맣게 잊고 있었다. 자신을 뒤따르던 그 낯선 남자에 대한 기억도 완전히 밀려나 버렸다.은행에서 보낸 차량이 민하윤을 데리러 왔다. 검고 차분한 아우디 세단이었다. 눈에 확 띄지도 않으면서 격도 떨어지지 않는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이었다.기사는 민하윤을 연회장 앞에 내려 주었다. 입구 분수대 주변에는 온갖 고급차가 길게 늘어서 있었고 멀리서 훑어봐도 번호판은 죄다 명인시, 호성시, 항도시 쪽 차량이었다.“민 행장님, 연회 끝나기 전에만 미리 연락 주세요. 바로 모시러 오겠습니다.”민하윤은 깊게 숨을 들이켠 뒤 거울을 보며 립스틱을 한 번 더 꼼꼼히 덧발랐다. 그리고 기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고는 드레스를 살짝 들어 올린 채 차에서 내렸다.오늘 입은 드레스는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이었고 민하윤이 앞뒤로 통틀어 두 번밖에 입지 않은 옷이었다. 보통 술자리에는 이렇게까지 갖춰 입을 필요가 없었고 이런 만찬 같은 자리에나 가끔 꺼내 입어 체면을 세우는 정도였다.롱드레스는 민하윤의 몸매를 바짝 잡아 주어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더 돋보이게 했다. 원래도 키가 큰 민하윤은 이 드레스를 입자 눈처럼 흰 피부가 한층 더 도드라져 보였다.흔들리는 드레스자락 아래로 큐빅 장식이 박힌 흰 하이힐이 밝은 로비 바닥을 밟자, 걸음걸이마다 꽃이 피어나는 것만 같았다.드레스의 등 부분은 과감하게 파인 디자인이었다. 느슨하게 풀어 내린 긴 웨이브 머리가 등을 덮고 있었지만 걸음을 옮길 때마다 눈처럼 하얀 등이 언뜻언뜻 드러났다.민하윤은 은빛 핸드백을 든 채 한 손으로 치맛단을 정리하며 유유히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다. 웨이터가 샴페인을 건네자 민하윤은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한 잔을 받아 들었다.민하윤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예전의 민하윤은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 싫었다. 명예와 이해
“옆집 2202호도 비어 있어요. 아직 임대가 안 나갔거든요. 그쪽이 평수도 좀 더 큰데 한번 보실래요?”그때 민하윤은 막 항도시에 자리 잡은 참이었고 앞으로 돈 들어갈 데도 많았다. 혼자 살면서 방 세 개짜리 집에 들어온 것만 해도 이미 충분히 사치였다. 굳이 몇백만 원을 더 얹어 더 큰 집을 빌릴 필요는 없었다.그래서 민하윤은 그 자리에서 중개인의 제안을 거절했다.지금의 민하윤은 가방을 꼭 움켜쥐었고 심장이 쿵쿵 빨리 뛰었다.혼자 사는 여성이 집까지 범죄자에게 미행당했다는 뉴스를 떠올리는 순간 좋지 않은 상상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민하윤은 걸음을 재촉했다.지문으로 문을 열고 틈을 조금만 벌린 뒤 재빨리 안으로 몸을 밀어 넣었다.문을 닫기 직전 마지막 순간, 뒤에 있던 남자가 분명 걸음을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민하윤은 곧바로 현관문 렌즈로 밖을 내다봤다.그런데 복도는 텅 비어 있었다.조금 전까지 따라오던 사람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었다.민하윤은 그제야 크게 숨을 내쉬었다.가방도 던져 놓고 신발도 벗지 않은 채 그대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이 일은 단지 안 보안팀과 관리사무소에 꼭 얘기해야 했고 가능하면 CCTV도 한번 확인해 봐야 했다.임대 계약은 아직 1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이참에 집을 다시 알아봐야 할지도 몰랐다.민하윤은 눈을 감았지만 머릿속은 더없이 어지러웠다.예고도 없이 마주친 하도진과의 재회가 겨우 잠잠해진 마음을 완전히 흔들어 놓았다.그 순간, 민하윤의 머릿속에는 하도진의 얼굴이 점점 또렷하게 떠올랐다.시간은 하도진을 참 후하게 대해 줬다.이미 서른을 훌쩍 넘겼는데도 외모는 여전히 뛰어났다.이십 대 초반의 젊은 남자들과 견줘도 전혀 밀리지 않았다.돈이 만들어 낸 압도적인 분위기와 타고난 품격이 어우러져 하도진은 손끝 하나 움직이는 것까지도 유난히 귀티가 났다.몸에 딱 맞춘 맞춤 정장이 하도진의 긴 팔다리와 탄탄한 골격을 더 돋보이게 했다.잘생기고 홀쭉한 얼굴에 또렷하게 살아 있는 이목구비, 무심한 눈빛으로
“고은율, 너 그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진짜 별로네.”하도진은 차갑게 고은율을 한번 쳐다보더니 어깨에 걸쳐져 있던 검은 캐시미어 코트를 벗어 팔에 툭 걸쳤다.그 말에 고은율은 시선을 내리깔았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마 자신의 속내를 정면으로 들킨 탓이었다.“도진아, 너랑 민하윤 씨는 이미 이혼한 거 아니야? 지금 너도 미혼이고 나도 미혼인데 코트 하나 걸쳐 준 걸 가지고 그렇게까지 말을 심하게 해야 해?”고은율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고 쉽게 포기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고은율은 하도진을 너무 잘 알았다.하도진은 태어나서부터 귀하게 자란 사람이고 뼛속까지 오만하고 냉정한 사람이었다.그런데 그런 남자가 고작 한 여자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었고 결혼이라는 관계 안에서는 오히려 약자의 자리에 서 있었다.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을 고개 숙이게 만드는 감정이 사랑 말고 또 무엇이겠는가.고은율은 나름 속이 쓰렸다.자기가 7년을 쏟아도 얻지 못한 순수한 사랑이지만 민하윤은 고작 1년 반 만에 너무 쉽게 손에 넣어 버렸다.고은율은 전에 구준오 일행에게서 들은 적이 있었다.두 사람은 이혼 직전까지도 심하게 싸웠고 민하윤은 하도진의 아이까지 지운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명원시를 떠났다더니 결국 항도시로 온 모양이었다.“민하윤은 내 아내였고 지금도 마찬가지야. 앞으로도 그래.”하도진은 담담하게 말했다.“난 이번 생에서 다른 여자랑 결혼할 생각은 없어. 그래. 난 아직도 미련이 남았어. 민하윤이랑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 보고 싶고 관계도 회복하고 싶어. 우리 사이에는 아직 풀어야 할 오해가 너무 많아.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우리 둘 문제야. 그러니 너는 이제 더 끼어들면 안 돼.”고은율은 천천히 눈을 깜빡였다.하도진은 결국 말을 아주 분명하게 해 버렸다.둘 사이에는 더는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었고 계속 매달려 봐야 아무 소용도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그 말에 고은율의 눈가가 금세 젖었다.“나도 내 행복을 위해 한 번쯤 욕심내 보면 안 돼?”“
달콤하고도 아련한 흥얼거림은 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는 순간 뚝 끊겼다.하도진은 담배를 비벼 껐다.그리고 민하윤이 더는 물러설 곳도 없게 바짝 몰아붙인 채, 입가에 처참한 미소를 지었다.하도진은 처절한 눈빛으로 민하윤을 바라보았고 자기 목소리가 떨리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듯했다.“네가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르는 줄은 정말 몰랐네.”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 하나가 세워진 것만 같았다.민하윤은 그제야 완전히 술이 깬 채, 그 자리에 조용히 서 있었다.시간이 겨우 아물려 놓은 상처는 하도진을 다시 보는 순간, 다시 깊게 찢겨 나갔고 갑자기 피가 철철 흐르는 상처가 된 것 같았다.“민하윤, 또 내 앞에서 벙어리인 척하는 거야?”하도진은 사실 놀랍고 기쁘기도 했지만 표정은 오히려 섬뜩했다.하도진의 눈 밑에는 얇은 분노가 떠올랐고 비틀린 입꼬리에는 비아냥이 가득했다.“말해. 또 연기할 거냐고. 내 앞에서 그렇게까지 연기하는 게... 넌 안 힘들어?”하도진의 몰아치는 질문 앞에서도 민하윤은 그대로 서 있었다.애써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지만 손톱은 이미 손바닥을 깊게 파고들고 있었다.하도진의 시선이 몸에 구멍이라도 낼 듯 뜨겁게 꽂히는데도 민하윤은 끝까지 입을 열지 않았다.하도진은 그런 민하윤을 보다가 문득 형언할 수 없는 슬픔을 느꼈다.이 여섯 달 동안 하도진은 매일 밤 텅 빈 별장에 돌아올 때마다 이상하게도 견딜 수 없이 괴로웠다.길고 긴 밤은 특히 더 고되었고 불을 끄고 나면 끝도 없는 서늘함과 외로움이 밀려왔다.그런 외로움을 달랠 방법이 없어서 하도진은 결국 민하윤이 쓰던 침대에 누웠다.민하윤이 베던 자리에 머리를 묻고 이불에 남아 있는 향기를 욕심내듯 맡았다.꿈속에서는 거의 매일 밤 민하윤이 수어를 하며 우는 모습이 나타났다.그런데 지금 눈앞의 민하윤은 이미 자기 기억 속의 민하윤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작 여섯 달이 지났을 뿐인데 마치 몇 생은 지난 것만 같았다.민하윤은 정말 많이 달라져 있었다.성격은 전보다
구준오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도진아, 뭐 찾는 거야?”하도진은 자신이 보고 싶던 사람을 찾지 못해 조금 실망했으나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아 감정을 추스른 뒤 덤덤히 말했다.“서 비서는?”서명인은 조금 놀랐다. 그동안 수년간 묵묵히 고생하며 밑바닥에서부터 시작해 하도진의 비서가 된 보람이 있었다. 하도진은 비록 평소에는 차갑고 냉정하며 무자비해 보였지만 큰 고비를 넘긴 뒤 눈을 뜨자마자 가장 먼저 서명인을 찾았다.서명인은 감동을 받고 코를 훌쩍이면서 횡설수설 말했다.“저 여기 있어요. 대표님, 무슨 지시 있으신가요?”하
다들 고은율의 신분을 묵인했다. 오직 서명인만이 머뭇거리는 표정으로 휴대전화를 손에 꼭 쥐고 있었다. 교통사고 같은 큰 일을 집안 어른들에게 얘기하지 않는 것은 어른들을 괜히 걱정시키는 일이라서 이해할 수 있었지만, 하도진과 결혼하여 그의 아내가 된 민하윤에게까지 비밀로 하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게다가 아내도 아닌 고은율까지 이 사실을 아는데 정작 하도진의 아내인 민하윤이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건 이상했다.서명인은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간 뒤 거듭 망설이다가 민하윤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세리 엔터에서 나오자마자
감독은 비웃듯 입꼬리를 비틀며 난처한 얼굴을 했다. 최대 투자자에게 이 얘길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망설이는 기색이 역력했다.“뭐... 말씀하기 곤란한 사정이라도 있어요?”고은율이 먼저 부드럽게 분위기를 풀었다. 고은율은 하도진의 팔을 더 꼭 끼며,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하 대표님은 겉보기에는 무뚝뚝해 보여도, 그렇게 무서운 사람이 아니에요. 걱정되는 게 있으면 편하게 말씀하세요.”감독 얼굴이 조금 누그러졌다. 감독은 결국 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했다. 투자자가 결국 결정을 내릴 사람이니 임시로 출연자를 추가할지 말지 최
주민혁이 보복 대상을 어디로 옮길지는 전적으로 주민혁의 손에 달려 있었다. 하도진이 민하윤을 더 아낄수록, 민하윤은 더 위험해질 터였다.하도진도 알고 있었다. 하도진이 지금 하는 짓은 민하윤의 마음을 짓밟는 일이자, 고은율을 방패로 쓰는 일이었다. 그래도 하도진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선택할 수만 있다면 하도진은 누구도 자신 때문에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지금은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다. 민하윤은 상황이 더 특수했다. 민하윤은 말을 하지 못한다. 만에 하나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하면 하도진은 그다음을 상상조차 할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