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주민혁은 하도진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도 시장은 잠시 말이 없었다. 두 사람이 같은 프로젝트를 노리고 있다는 걸 바로 알아챈 눈치였다.“도 시장님, 원래 주해에 오면 제일 먼저 찾아봬야 했는데요. 워낙 많은 분이 보고 계신 자리라 괜히 도 시장님께 부담이 될까 싶어서 이제야 인사드리게 됐습니다.”주민혁은 평소의 건들거리는 기색을 싹 지운 채, 이런 자리에서나 할 법한 말을 능숙하게 꺼냈다.하도진은 그저 말없이 차를 한 모금 마셨다.주씨 가문이 그동안 주민혁을 사람 구실을 하게 만들려고 공들인 세월이 헛되진 않은 모양이었다.가운데 앉은 도 시장은 시선을 내리깐 채,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주민혁의 말을 듣고 있었다.“도 시장님, 주원 그룹은 본업이 테크입니다. 산하 계열사 대부분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칩 사업을 하고 있고, 기술 인력만 해도 만 명이 넘습니다. 저도 괜히 빙빙 돌리지는 않겠습니다. 저도 하도진 대표님처럼 도 시장님의 손에 있는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고 정부와 협력할 기회가 있었으면 합니다.”주민혁은 먼저 오른손을 내밀었다. 핏기 없는 하얀 피부 위로 푸른 핏줄이 불거져 올라와 있었다. 얼핏 보면 지렁이가 기어가는 것처럼 징그러웠다.하도진과 주민혁, 둘 중 누구 하나 만만한 사람은 아니었다.명원시 한복판에 뿌리를 단단히 박고 있는 게 하씨 가문과 주씨 가문이었다. 도 시장도 멀지 않아 명원시 쪽으로 더 크게 나갈 생각이 있었던 만큼 원래는 서북 프로젝트를 하도진 쪽에 하나 안겨 주며 인연을 만들 생각이었다.그런데 이제는 주씨 집안 둘째 도련님인 주민혁까지 직접 나서 버렸다.애초에 호의를 베풀 생각이던 일이 순식간에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도 시장은 난처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서북 지역은 지리적 특성이 워낙 까다롭습니다. 윗선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아주 중요하게 보고 있어요. 우주항공 도시와 발사기지의 향후 5년 계획이 달린 일이니까요. 두 그룹의 다 장점은 분명하니 일단 공식 절차대로 프로젝트 제안서부터
이 프로젝트는 분명 매력적이었지만 진입장벽도 높았다. 기술 요구 수준도 높았고, 조건에 비해 당장 손에 쥐는 이익은 애매했다. 명원시에 있는 몇몇 테크 기업은 하고 싶어도 역량이 부족했고 어떤 기업은 품만 많이 들고 남는 건 별로 없다고 판단해 손을 뗐다.대부분의 사업가는 명원시나 호성시 같은 대도시의 프로젝트에만 눈을 번뜩이고 있었다. 하도진은 곧바로 주최 측 최고 책임자로 보이는 인물에게 걸음을 옮겼다.하도진은 지나치게 자세를 낮추지도, 그렇다고 거만하지도 않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도 시장님, 안녕하십니까. 명원시 에스티 그룹의 하도진입니다. 산하 계열사 화성 테크를 대표해 이번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잠시 말씀 나눌 시간 괜찮으실까요?”그러자 상대는 온화하게 웃으며 하도진의 손을 잡았다.“좋습니다. 비서에게 휴게실 준비시키겠습니다.”조금 떨어진 곳에 서 있던 주민혁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샴페인 잔을 들어 단숨에 비웠다.“형이 원하는 건 내가 꼭 가로챌 거야.”주민혁은 낮게 웃었고 눈동자에는 사나운 빛이 스쳤다.“형이 나한테 빚진 게 있으니까.”휴게실 안에는 은은한 장미향이 퍼져 있었다. 정장 차림의 비서가 김이 오르는 차 두 잔을 내려놓고 나갔다.아무 무늬도 없는 흰 도자기 찻잔이었다. 끓는 물 속에서 올해 새로 딴 찻잎이 천천히 돌았고 향 좋은 차 냄새가 하도진 쪽으로 흘러왔다.하도진은 예의상 찻잔을 들고 뚜껑으로 찻잎 거품을 밀어낸 뒤, 조심스럽게 한 모금 마셨다. 꽤 뜨거웠지만 하도진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도 시장이 웃으며 말했다.“여기서는 그렇게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하 회장님의 몸은 좀 어떻습니까? 괜찮으시죠?”하도진은 순간 멈칫했다. 눈앞 인물이 자기를 알고 있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도 시장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말을 이었다.“제가 명원시에 있을 때 하 회장님의 도움을 꽤 많이 받았습니다. 이름을 듣자마자 바로 감이 왔어요. 하 회장님이 손수 키운 그룹이 지금 얼마나 이름을 날리고 있는데요.”“도 시
주해 국제 신기술 산업 교류대회 개막식.하도진은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앞줄 자리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일찍 도착한 덕분에 행사 진행 요원의 안내를 받아 자기 자리를 찾았고, 그대로 앉아 관계자들이 입장하기를 기다렸다.시야 한쪽에 마르고 음산한 남자가 스쳤지만 하도진은 못 본 척했다.“도진이 형, 어젯밤에 문을 두드렸는데 왜 안 열어 줬어? 설마 방 안에 누구 숨겨 둔 거 아니지?”주민혁이 눈을 가늘게 뜬 채 비웃듯 말했다. 주민혁은 짙은 회색 정장을 단정히 차려입고 있었고, 셔츠 칼라 안쪽으로 은빛 무늬가 들어간 비단 장식이 살짝 보였다. 평소라면 이렇게까지 격식을 갖출 사람이 아니었는데 정부가 주도하는 협력 사업인 만큼 주민혁도 이번 자리를 가볍게 보지 않는 듯했다.주최 측은 명원시의 주씨 가문과 하씨 가문 자리를 나란히, 둘 다 둘째 줄 정중앙 쪽에 배치해 놓았다.주민혁은 단추 하나를 풀더니 자연스럽게 하도진의 옆자리에 앉았다.회의장에는 기업인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고 있었다. 명원시 재계의 늙은 여우라 불리던 사람들도 빠짐없이 모습을 드러냈다.사업판에서는 이익도 중요하지만 결국 버티게 해 주는 건 정부 정책의 방향과 지원이었다.이번 산업 교류대회가 끝나면 정부는 대규모 S급 프로젝트를 한꺼번에 풀 예정이다. 그중 하나만 제대로 따내도 앞으로 5년은 완전히 달라질 터였다.하도진은 느긋하게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며 옅게 웃었다.“밖에서는 다들 네가 이미 내정된 후계자라고 떠들던데. 왜 놀기 좋아하던 너도 이제는 가만히 못 있겠어? 사업 판에도 발 들여보려는 거야? 열심히 해 봐. 잘하면 유산이라도 좀 더 챙기겠지.”그러자 주민혁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었다. 목소리는 낮췄지만 분노는 숨기지 못했다.“형이 나보다 나은 게 뭐가 있는데? 형 때문에 다리 하나만 안 날아갔어도 그 자식 따위가 대체 뭐겠어? 형은 독자니까 그렇게 큰소리치고 사는 거지. 형은 애초에 재산 두고 싸울 형제도 없잖아. 대신 형은...”주민혁이 비웃듯 웃었다.“하씨
“서로 다 본 사이에 뭘 그렇게 피해?”하도진의 머리끝에서 물방울이 아직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몸에는 타월 하나만 대충 둘려 있었고, 단단하게 붙은 근육과 넓은 어깨, 아래로 곧게 떨어지는 복근 라인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얼굴이 천천히 달아오른 민하윤은 고개를 숙이더니 끌어안듯 세운 무릎 위에 턱을 올렸다.하도진은 바닥에 흩어진 종잇조각들을 보다가 속에서 또다시 묘하게 화가 치밀었다.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울컥 치고 올라왔다. 침대 한쪽이 푹 꺼지더니, 하도진은 민하윤에게 등을 보인 채 걸터앉았다.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묻어 있었다.“왜 또 이혼하자는 건지 말해 줄 수 있어?”그런 얘기를 듣고 싶지 않은 민하윤은 체념하듯 얼굴을 무릎 사이에 파묻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긴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며 하얗게 드러난 어깨를 덮었다.하도진은 한숨을 내쉬었다.“하윤아, 너도 알잖아. 툭하면 이혼 얘기를 꺼내는 건, 꽤 상처가 돼. 우리 사이에도 안 좋고...”‘저는 입에 달고 산 적 없다고요. 애초에 말도 못 하는 사람인데...’민하윤은 속으로만 그렇게 받아쳤다.하도진은 또 한 번 낮게 한숨을 내쉬더니, 몸을 숙여 민하윤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주해시로 산업 발전 회의에 다녀와야 해. 아마 일주일쯤 뒤에 올 거야. 예능은 나가고 싶으면 나가. 대신 하윤아, 뭐든 정도껏 해. 선 넘지 말고.”하도진의 손가락이 민하윤의 머리카락을 천천히 꼬아 감았고 시선은 저도 모르게 민하윤 몸의 굴곡을 따라 내려갔다.“넌 내 합법적인 아내야. 지나친 짓을 해서는 절대 안 돼. 임형섭이 손대게 두지도 말고. 손잡는 것도 안 되고, 키스도 안 되고, 잠자리는 더더욱 안 돼. 알았어?”하도진은 정말 정신 나간 사람 같았다. 감정이 하늘 끝까지 치솟았다가도 순식간에 바닥으로 처박혔다.민하윤과 임형섭은 단 한 번도 선을 넘은 적이 없었다. 정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민하윤은 하도진의 아내 자리에 남아 있을 수 있었겠는가.하도진의 끝없는 의심은 민하윤에
민하윤은 고개를 젖힌 채 가쁘게 숨을 몰아쉬었다. 목덜미를 타고 땀이 한 줄기씩 흘러내렸다. 민하윤의 입술 사이로 아주 가느다란 숨소리가 새자 그 작은 반응만으로도 하도진은 마음속의 무언가가 다시 켜진 듯했다.창밖의 비바람은 좀처럼 잦아들지 않았다. 민하윤은 온몸이 흠뻑 젖을 만큼 땀을 흘렸다.하도진은 민하윤을 안아서 욕실로 데려갔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줄기가 두 사람 몸에 밴 축축한 열기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운을 천천히 씻어 내렸다.하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불을 끈 드레스룸 안에서 민하윤은 그저 덥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명원시는 아직 난방이 끊기지 않은 때였다. 바닥 아래를 타고 올라오는 열기가 나무 바닥을 통해 몸까지 스며들었다. 민하윤은 밤새도록 불 위에 올려진 듯 이리 뒤집히고 저리 뒤집히며 천천히 달아오르는 기분을 느꼈다.하도진은 지칠 줄 몰랐다. 한참 뒤, 하도진의 긴 팔이 드레스룸 맨 아래 칸까지 뻗어 들어가 리본이 달린 고급스러운 쇼핑백 하나를 꺼냈다.민하윤은 하도진이 뭘 하려는지 알고 있었다.이제는 싫다고 말할 수도 없었기에 결국 또 말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눈가에는 물기가 차올랐고, 민하윤은 하도진이 매끈하고 차가운 천쪼각을 몸에 걸쳐 주는 걸 가만히 견뎠다.두 사람 앞에는 드레스룸을 가득 채운 커다란 거울이 있었다.민하윤은 차마 정면을 보지 못했다. 고개를 돌리고 눈을 내리깔았지만 하도진은 손끝으로 민하윤의 턱을 들어 올려 시선을 정면으로 고정했다. 거울 속에는 낯설 만큼 농염하고 적나라한 뜨거운 밤의 보내는 두 사람의 모습이 비쳤다.민하윤은 귓불이 달아올랐고 목덜미와 쇄골 언저리 피부는 이미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바로 곁에서는 하도진의 낮고 탁한 목소리가 들렸다.“하윤아...”하도진은 숨을 고르듯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네가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럴 때는... 네 입으로 직접 내 이름을 듣고 싶으니까.”민하윤은 입술을 달싹였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그
민하윤이 몇 번이고 거부하자, 하도진도 완전히 흥이 식은 얼굴로 민하윤을 내려다봤다.“민하윤, 넌 진짜 재미없어. 너도 알지?”민하윤은 고개만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늘 그렇듯이 말을 할 수 없다는 걸 핑계 삼아 하도진과의 대화를 완전히 끊어 버리는 방식이었다.하도진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TV를 끄고, 벌어진 잠옷 단추를 하나씩 채운 뒤 민하윤 앞에 우뚝 섰다. 그리고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말을 내뱉었다.“왜? 밖에서 다른 놈이랑 잤어?”민하윤은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조용히 부서지는 걸 느꼈다. 민하윤은 손을 꽉 움켜쥔 채, 소리 없는 절망에 잠겼다.하도진은 아무것도 몰랐다.민하윤이 오늘 밖에서 변태 같은 남자에게 당할 뻔했고, 오늘 하루의 절반을 경찰서 조사실에서 보냈다는 것도 몰랐고 조금만 더 안 됐더라면 민하윤이 정말 3층 창문에서 뛰어내렸을지도 모른다는 것도 몰랐다.하도진은 아무것도 알지도 못하면서도 제멋대로 민하윤의 상처를 후벼팠다.“왜 또 모르는 척하는 거야? 민하윤, 너는 진짜 말 못 하는 게 다행이야. 어차피 입이 있어도 소용없잖아. 말을 못 하니까.”하도진은 이를 악문 채 낮게 내뱉었다.“민하윤, 너는 대체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러는 거야?”결국 하도진은 화를 참지 못하고 옆에 있던 골동품 꽃병 하나를 그대로 집어 던졌다.도자기가 산산이 깨지는 소리가 거실에 날카롭게 퍼졌다.민하윤은 미친 듯이 분노를 터뜨리는 하도진을 말없이 바라봤다.발목은 욱신거렸고 민하윤은 등을 돌린 채 조용하게 2층으로 올라갔다.민하윤은 옷을 전부 벗어 던지고 맨발로 욕실로 들어갔다.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물이 몸을 덮치는 순간, 거울 속 하얀 몸이 크게 떨렸다.민하윤은 소리도 못 낸 채 입만 벌리고 울었다.이 결혼은 너무 지쳤고 이제 이런 삶은 하루도 더 버틸 수 없었다.민하윤은 욕실 안에 꼬박 한 시간을 틀어박혀 있었다. 머리도 제대로 말리지 않은 채, 구석에 웅크려 앉아 이혼 합의서를 써 내려갔다.[이혼 합
하도진은 음울한 눈빛으로 백미러를 짧게 확인한 뒤, 핸들을 확 꺾어 왼쪽으로 틀었다. 발끝에 힘이 실리며 속도가 붙었다. 새하얗게 덮인 고가 도로 위를 검은색의 차가 질주했고,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스칠 때마다 눈이 얇게 튀어 올랐다.수화기 너머로 미약한 잡음이 이어졌다. 여자의 모욕 섞인 말은 무딘 칼처럼 천천히 한 번씩 그의 가슴을 베어 냈다.거의 30분은 걸릴 거리였지만, 하도진은 13분 만에 도착했다. 폭설이 몰려오기 직전 하늘은 잔뜩 흐렸고, 그는 유리창 너머로 눈밭에 쪼그려 앉아 있는 민하윤을 발견했다. 고개를 숙인 채
민하윤은 여전히 아무 반응이 없었다. 눈발은 점점 거세졌고 유청원이 아무리 달래고 설득해도 그녀는 차에 타지 않았다.유청원은 어쩔 수 없이 차로 뛰어 돌아가 하도진에게 전화를 걸었다.벨이 세 번 울리기도 전에 상대가 바로 받았다.“대표님, 20분쯤 전에 사모님을 예전에 대표님께서 다녀가신 그 요양원에 모셔다드렸습니다. 사모님은 혼자 위로 올라가셨는데 잠깐 사이에 다시 뛰쳐나오셨어요. 상태가 좀... 이상합니다. 제가 아무리 말씀드려도 반응이 없고, 눈밭에 쪼그려 앉아 계십니다.”유청원은 다급해서 말이 자꾸 엉켰다. 앞뒤도 제
민하윤은 조수석에 몸을 웅크린 채 앉아 있었다. 하도진의 캐시미어 코트가 그녀 위에 덮여 있었고 은은하게 좋은 향이 배어 나왔다.그녀는 입꼬리를 아주 조금 끌어올린 채 고개를 돌려 눈을 감았다. 17살 이후로, 누구의 사랑도 바라지 않게 되었다. 성장이라는 이름의 과제는 무감각하고도 아프기만 했다.불편한 기억들은 오래전부터 마음속 깊이 묻어 두었다. 돌이켜 보면, 민씨 가문으로 돌아간 그 순간부터 송해정은 본능적으로 그녀를 밀어내고 혐오하고 있었다.차는 르네 별장의 메인 도로 옆에 멈췄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 짙은 남색 하
민하윤은 그릇을 밀쳐냈다. 속이 뒤집히며 몰려오는 강렬한 구역질에 그녀는 서둘러 일어나 1층 화장실로 달려가 전부 쏟아냈다.어제 아침 이후로 아무것도 먹지 못한 탓에 나온 것이라곤 끈적한 점액질과 방금 마신 삼계탕 두 모금이 전부였다.“괜찮아?”하도진이 물 한 컵을 들고 다가와 그녀의 등을 가만히 쓸어내렸다.민하윤은 몸을 일으켜 수어로 답하려 했으나 그 순간 다시 허리를 숙여 하도진이 보는 앞에서 점성 섞인 위액을 토해냈다.[아마 열 때문에... 속이 안 좋은 걸 거예요. 다른 오해는 마세요.]지난번 상상임신 때의 전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