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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목화
“이게 뭐예요?”

나는 정신없이 고개를 저었다.

“안 먹어요. 내 아이를 죽이려는 거예요?”

“자궁수축억제제입니다. 복용하면 진통이 가라앉을 겁니다.”

“안 돼요! 그럼 아이가 산소를 못 받는다고요!”

김문태는 여전히 차가운 표정으로 입을 다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박사님 아내도 곧 출산할 때가 됐죠? 지금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이 아내라면, 똑같이 이 약을 먹일 수 있어요? 천벌을 받을까 두렵지도 않아요?!”

극심한 통증을 참으며 최재범을 노려봤다.

“나나 아이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최 비서가 전부 책임져야 해요. 강호준은 절대 최 비서를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김문태와 최재범이 눈을 마주쳤다.

마침내 나를 병원으로 옮기겠다고 입을 열려던 때, 최재범의 핸드폰이 울렸다.

발신자는 강호준이었다.

최재범은 전화를 받자마자 깍듯하게 대답했다. 얼굴에 남아 있던 망설임도 완전히 사라졌다.

“사모님도 들으셨지요.”

최재범의 말에는 난처한 기색만 묻어났다.

“대표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반드시 기다리라고 하셨습니다. 돕기 싫어서가 아니라 저로서도 어쩔 수 없습니다.”

최재범은 말을 마치고 오영자에게 눈짓했다.

가사도우미 두 명이 내 어깨를 눌렀다. 억지로 입을 벌리는 사이 오영자가 알약을 밀어 넣었다.

나는 필사적으로 토해 내려고 했지만, 약은 이미 목구멍을 타고 넘어갔다.

그리고 눈물이 소리 없이 흘렀다. 천장을 바라보다가 돌연 웃음이 터졌고, 웃을수록 눈물은 더 세차게 쏟아졌다.

“그래. 오늘 일을 똑똑히 기억해 둬! 내 아이가 잘못되면 죽어서라도 너희를 끌고 지옥까지 갈 거야!”

“사모님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시니 진정제를 놓으세요. 사모님과 아기가 다치면 안 됩니다. 집사님, 잘 지켜보세요.”

최재범은 미간을 찌푸린 채 김문태와 오영자에게 지시하고 돌아섰다.

나는 더는 저항하지 않았다. 굵고 긴 주삿바늘이 팔을 파고드는 것도 그대로 내버려뒀다.

강호준에게는 친자식보다 첫사랑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백유연의 아이를 지키겠다는 이유로, 강호준은 자신의 아이를 죽음의 문턱에 세워 두었다.

절망이 깊어질수록 죽어도 강호준과 결혼하겠다던 과거의 선택이 미치도록 후회됐다.

내가 더 잘하면 언젠가 강호준도 내 진심을 알아줄 거라 믿었다.

가끔은 강호준이 나를 사랑한다고 착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랑하지 않는 마음은 어떤 노력으로도 바뀌지 않는다는 걸 이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강호준의 아이를 품고도 다정한 말 한마디조차 얻을 수 없었다.

나는 불규칙하게 솟아오르는 배를 어루만졌다. 양수와 피가 이미 침대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천천히 눈을 감자 눈물이 다시 뺨을 흠뻑 적셨다.

“강호준, 내 아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용서하지 않을 거야!”

약효가 돌기 시작했는지 거칠던 자궁 수축은 조금씩 약해졌다.

하지만 다리 사이에서는 여전히 피가 쉴 새 없이 흘렀고, 나는 꼼짝도 못 한 채 침대에 누워 있었다.

흐려지는 의식 너머로 오영자가 ‘대표님’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가슴속에 꺼져 가던 희망이 되살아났다.

‘드디어 마음을 돌려 병원에 보내 주려는 걸까?’

‘그래도 강호준은 나와 아이를 아예 외면한 건 아니었구나.’

나는 마지막 힘을 끌어모아 오영자의 핸드폰을 향해 소리쳤다.

“강호준, 당장 병원에 보내 달라고 해! 아이를 정말 잃을 것 같아!”

오영자가 스피커폰을 켰지만, 수화기에서 흘러나온 것은 백유연의 부드러우면서도 거만한 목소리였다.

[언니, 어떻게든 버텨 봐요. 호준이는 아직 제 곁에 있어서 당분간 언니까지 챙길 수가 없대요.]

백유연은 잠깐 말을 멈췄다가 오영자에게 지시했다.

[오 집사님, 미정 언니를 잘 보살펴 줘요. 강 대표가 시킨 대로 얌전히 기다리게 해야 해요.]

“백유연, 강호준 바꿔줘...”

말을 끝내기도 전에 누군가 내 입을 거칠게 틀어막았다. 입술 사이로 억눌린 신음 소리만 새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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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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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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