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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Author: 목화
“하지만 미정 언니는 성격이 거칠잖아. 언니가 나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면...”

말이 끝나자 강호준의 오른쪽 눈꺼풀이 불길하게 떨렸다. 가슴 한쪽도 가는 바늘에 찔린 듯 아련하게 아팠다.

강호준은 미간을 문지르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

“미정은 질투심 때문에 떼를 쓰는 것뿐이야. 조금 아파도 참으면 돼. 아직 출산 예정일도 멀었어. 이번 기회에 제멋대로인 성격을 고쳐야지.”

“강씨 집안의 안주인이라면 사리를 분별하고 지켜야 할 선도 알아야 해. 생각이 정리되면 내 뜻을 이해할 거야.”

‘미정은 부족함 없이 자란 부유한 집안의 딸이고, 집안 배경도 조건도 빠지는 것이 없으니까... 괜찮을 거야.’

‘반면 유연은 목숨을 걸고 나를 구해 준 적이 있는데... 지금도 어렵고 외롭게 사는 유연을 어떻게 또 고통받게 내버려 둘 수 있겠어?’

‘아이가 태어나면 내가 미정에게 더 잘해 주고 충분히 보상하면 돼.’

강호준은 문득 떠오른 게 있는 듯 백유연의 손에서 제 손을 빼며 부드럽게 달랬다.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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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10화

    강호준의 미소가 그대로 굳었다. 입술을 달싹거렸지만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눈물이 창백한 뺨을 타고 흐르면서 피가 번진 상처 위로 섞였다.나는 강호준의 소매를 힘껏 움켜쥐었다. 목소리는 갈라져서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설마... 아이가 없는 거야?”“대답해. 정말 내 아이가 죽은 거야?!”강호준은 온몸을 떨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센 통증으로 표정이 심하게 일그러졌다.“전부 내 잘못이야... 여보, 자기가 회복하면 우리 다시 아이를 갖자. 앞으로는 자기가 원하는 대로 다 하겠다고 맹세할게.”“안 돼!” 제왕절개 부위가 다시 벌어지는 듯했고, 다리 사이에서는 뼈를 파고드는 통증이 솟구쳤다. 나는 손등의 주삿바늘과 가슴에 붙은 모니터 선을 거칠게 떼어 내고 충혈된 눈으로 강호준을 노려봤다.“모두 너 때문이야! 네가 내 아이를 죽였어! 네 아이이기도 했잖아. 아무 죄도 없는 아기였다고! 나가. 다시는 내 앞에 나타나지 마!”말이 끝나기도 전에 강호준은 가슴을 움켜쥐고 피를 토했다. 상처에서도 피가 더 거세게 쏟아지면서, 금세 거즈를 흠뻑 적셨다.“강 대표님, 지금 바로 수술해야 합니다! 더 늦으면 목숨을 잃습니다!” 의료진이 소리치며 강호준을 일으켜 세우려고 했다.강호준이 갑자기 웃었다. 피가 묻은 치아가 드러났다.“내 아내에게 진 빚이야. 갚아야 해. 내 목숨을 내놓더라도...”강호준이 손을 들어 내 뺨을 만지려 했지만, 나는 거칠게 고개를 돌리면서 피했다.이내 강호준의 머리가 옆으로 꺾이며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응급 카트가 굴러가는 소리와 의료진의 외침이 뒤엉켜 병실을 가득 채웠다.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베개가 눈물에 젖어들면서 지나간 기억들이 한꺼번에 밀려왔다.강호준은 평생 나와 아이에게 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백유연이 다시 나타나자, 백유연이 불쌍하게 살았고 의지할 사람도 없다며 돌봐 주겠다고 했다. 선을 넘는 일만은 절대 없을 거라고도 장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강호준은 밤마다 집에 들어오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9화

    백유연은 바닥에 주저앉아서 정신없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럴 리 없어. 네가 어떻게 그걸 알아?”“내가 마음먹고도 알아내지 못할 일은 없어. 예전의 내가 어리석어서 네 말만 전부 믿었을 뿐이야.”강호준은 말을 멈추고 백유연을 사납게 내려다봤다.“이제 내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야. 미정이 당한 고통을 천 배, 만 배로 돌려주겠어!”“안 돼!” 백유연은 바닥을 기어와 강호준의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울며 애원했다.“다시는 안 그럴게. 예전에 너를 구해 준 일만 생각해서 한 번만 용서해 줘.”“날 구했다고?” 강호준은 분노하며 백유연의 손을 발로 걷어찼다. “그날 나를 구해 준 사람은 미정이었어. 이미 전부 확인했어!”강호준은 고개를 돌려 경호원들에게 고함쳤다.“이 여자를 집으로 끌고 가서 8시간 동안 거꾸로 매달아. 굵은 밧줄로 배를 조이고 2시간 동안 전기 충격을 줘.”“뱃속의 아이가 죽을 때까지 몸을 꿰매 놓고, 마취도 병원 이송도 허락하지 마. 마지막에는 두 다리를 못 쓰게 만든 뒤 강에 버려. 살아남든 죽든 내 알 바 아니야!”백유연은 미친 듯이 달려들어 강호준을 때리려 했지만, 경호원들이 팔을 꺾으면서 바닥에 무릎을 꿇렸다.“강호준, 너야말로 잔인해! 내가 이렇게까지 할 수 있게 만든 사람이 바로 너야! 너희 둘이 웃으면서 잘 사는 모습을 볼 때마다 미칠 것 같았어.”“원래 전부 내 것이어야 했다고! 내 것을 되찾으려 한 게 뭐가 잘못이야? 너도 나를 사랑했잖아!”강호준은 백유연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손을 들어 끌고 나가라고 지시했다.“내 아이는 죄가 없어. 아이에게 이러면 안 돼!”“반드시 천벌을 받을 거야! 내가 죽어서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여자의 저주와 욕설은 복도 끝으로 점점 멀어졌다. 다음날 경호원이 백유연이 벌을 받는 영상을 가져왔다. 강호준은 화면 속 참상을 보며 차갑게 웃고는 중환자실로 향했다....강호준은 내 손을 들어 자신의 뺨에 갖다 댔다. 목소리가 울음에 잠겨 있었다.“여보, 내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8화

    강호준은 바닥을 짚고 일어나 수술 동의서를 낚아챘다. 떨리는 손으로 서명하며 울부짖었다.“제 혈액형이 맞습니다. 필요한 검사를 바로 할 테니 제 피라도 쓰세요. 제발 산모와 아이를 꼭 살려주세요!”1인 중환자실에서 나는 다리 사이를 붕대로 감싼 채 미동도 없이 누워 있었다. 온몸에는 여러 관이 연결돼 있었고, 수액이 투명한 줄을 따라 천천히 떨어졌다.병실 안에는 의료기기가 규칙적으로 울리는 소리만 낮게 퍼졌다.강호준은 침대 앞에 무릎을 꿇고 아내의 손을 꼭 잡았다. 침대 가장자리에 얼굴을 묻은 채 어깨를 계속 떨었다.얼마 뒤 강호준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곁에 서 있던 경호원들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그날 집에 있었던 관련자 전원을 한 명도 빠짐없이 데려와.”강호준은 진상을 철저히 밝혀 내게 설명하고, 아내를 해친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할 생각이었다.조사가 끝나자 모든 증언은 단 한 사람, 백유연을 향했다.오랫동안 폭력에 시달렸고, 부모마저 세상을 떠나서 가엾기만 하다던 여자였다.강호준이 평생 지켜 주겠다고 맹세했던, 온순하고 다정한 여자이기도 했다.강호준은 백유연이 미정에게 이토록 잔혹한 짓을 했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다. 부드러운 모습 아래에 이토록 독한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비서 최재범마저 백유연의 편에 서서 자기 아내에게 그토록 냉혹하게 굴었다.그 모든 일을 저지를 배짱도, 사람들을 움직일 권력도 결국 강호준이 쥐여 준 것이었다.강호준은 병원 밖 흡연 구역에 서서 담배를 연달아 피웠다. 표정은 기이할 만큼 담담했다.마지막 담배를 비벼 끈 뒤에야 백유연의 병실로 천천히 걸어갔다.문을 열자마자 백유연과 시선이 마주쳤다.강호준이 들어오는 것을 본 백유연은 곧바로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호준아, 왔어? 선생님이 아이 상태는 좋대. 그래도 이틀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고 그러셨어.”“미정 언니는 어때?” 백유연은 강호준의 팔을 잡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반응을 살폈다.“병원에 실려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7화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해. 미정은 멀쩡하게 침대에 누워 있을 거야.’‘욕을 하고 날 때려도 괜찮아. 무사하기만 하면 돼.’강호준은 머릿속에 아내와 결혼하던 날의 모습이 불쑥 떠올랐다.그날, 아내는 눈부시게 웃으며 말했다. “호준아, 너와 결혼하는 걸 후회하지 않아. 나를 아끼고 지켜 줄 책임감 있는 남자라는 걸 아니까.”그 말을 떠올리자 강호준의 심장이 찢어질 듯 아팠다.차가 멈추기도 전에 문을 열고 대저택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여보...” 몇 번을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오영자가 겁에 질린 채 안방에서 뛰어나왔다.강호준은 오영자의 옷깃을 움켜쥐었다. 차오르는 분노를 억누르면서 목소리는 심하게 잠겨 있었다.“집사람은 어디 있어?” 오영자는 온몸을 떨며 더듬더듬 대답했다.“사모님은... 병원으로 가셨습니다.”“왜 병원에 갔어? 똑바로 말해!”더는 화를 참지 못한 강호준은 오영자를 발로 걷어차 쓰러뜨린 뒤 안방으로 달려갔다.안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침대를 뒤덮은 선명한 피와 바닥에 길게 이어진 핏자국, 물자국만이 눈에 들어왔다.철제 프레임과 밧줄이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고, 피가 묻은 실까지 남아 있었다.강호준은 머리를 감싸 쥔 채 그 자리에 무너져서 통곡했다. 아내가 얼마나 끔찍한 고통을 겪었을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다.‘그렇게 버티기 힘들었으면 왜 나한테 전화하지 않은 거야?’‘최 비서와 오 집사는 왜 나한테 알리지 않았지?’수많은 의문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지금은 그러고 있을 틈조차 없었다.‘당장 미정을 만나야 해! 내 여자와 아이 모두 반드시 살아야 해!’“너희 죗값은 돌아와서 치르게 해 주겠어!”강호준은 오영자를 한 번 더 걷어찬 뒤 비틀거리며 일어나 밖으로 내달렸다.‘미정아, 제발 무사해.’...수술실 앞까지 휘청거리며 달려온 강호준은 누군가의 부축을 받는 강서희를 발견했다. 강서희의 눈은 수술 중을 알리는 붉은 등에 고정되어 있었다.강호준은 강서희에게 달려들어 소매를 붙잡았다. 목소리는 잔뜩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6화

    “하지만 미정 언니는 성격이 거칠잖아. 언니가 나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면...”말이 끝나자 강호준의 오른쪽 눈꺼풀이 불길하게 떨렸다. 가슴 한쪽도 가는 바늘에 찔린 듯 아련하게 아팠다.강호준은 미간을 문지르면서도 단호하게 말했다.“미정은 질투심 때문에 떼를 쓰는 것뿐이야. 조금 아파도 참으면 돼. 아직 출산 예정일도 멀었어. 이번 기회에 제멋대로인 성격을 고쳐야지.”“강씨 집안의 안주인이라면 사리를 분별하고 지켜야 할 선도 알아야 해. 생각이 정리되면 내 뜻을 이해할 거야.”‘미정은 부족함 없이 자란 부유한 집안의 딸이고, 집안 배경도 조건도 빠지는 것이 없으니까... 괜찮을 거야.’‘반면 유연은 목숨을 걸고 나를 구해 준 적이 있는데... 지금도 어렵고 외롭게 사는 유연을 어떻게 또 고통받게 내버려 둘 수 있겠어?’‘아이가 태어나면 내가 미정에게 더 잘해 주고 충분히 보상하면 돼.’강호준은 문득 떠오른 게 있는 듯 백유연의 손에서 제 손을 빼며 부드럽게 달랬다.“유연아, 우선 푹 쉬어. 집에 가서 미정 상태만 보고 금방 돌아올게.”“호준아.” 백유연은 강호준의 소매를 붙잡고 작게 흐느꼈다.“의사 선생님이 아직 아이가 위험할 수 있다고 했어. 빨리 돌아와 줘. 나 무서워...”“알았어.” 강호준은 백유연의 손을 떼어 내고 병실 밖으로 빠르게 걸어 나갔다.운전하는 내내 아이가 태어나면 미정을 가장 좋은 산후조리원에 보내고, 실력 있는 산후도우미와 보육 도우미를 붙여 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출산용품과 육아용품도 모조리 최고급으로 준비할 생각이었다.신호를 기다리던 중 맞은편에서 구급차 한 대가 사이렌을 울리며 달려왔다. 날카로운 경보음이 고막을 아프게 찔렀다.스쳐 가는 차창 너머로 강서희와 닮은 모습이 언뜻 보였다. 강서희는 몹시 다급한 표정이었다.불길한 생각이 강호준의 머리를 파고들었다. ‘설마...’‘아니야. 오후에도 최재범과 통화했어. 별일이 있다는 말은 없었잖아. ‘미정은 분명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 사랑한다는 말이 벌이 되었다   제5화

    밖에서 강호준의 누나 강서희의 날 선 목소리가 들려왔다.방 안의 공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가사도우미들은 황급히 손을 놓고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오영자는 핏기 없이 굳어 있었다. 피 묻은 두 손을 옷자락에 문지른 탓에 옷까지 붉게 얼룩졌다.강호준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고, 강서희와 강호준은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랐다.강호준이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데에는 누나의 도움이 절반 이상이었다.강씨 집안에서는 강서희의 말이 강호준의 말보다 더 큰 힘을 지녔다.강서희의 시선이 배에 선명한 보랏빛 밧줄 자국과 피로 젖은 침대, 다리 사이에 그대로 매달린 피 묻은 바늘과 실을 훑었다.다리 사이로 고인 피 사이로 아이의 머리카락까지 희미하게 보였다. 강서희는 비틀거리며 문을 짚으면서, 목소리마저 형편없이 떨렸다.“누가 이런 짓을 해도 된다고 했어?!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악독할 수 있어!”“대... 대표님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꼭 기다리라고 하셔서...”오영자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강서희의 손바닥이 양쪽 뺨을 연달아 후려쳤다. 오영자의 입가에서 피가 흘렀다.“또 백유연이 꾸민 짓이구나!” 강서희는 분노로 온몸을 떨었다. “나한테는 저런 냉혈한 동생이 없어. 강씨 집안에도 아내와 아이를 죽이려 드는 짐승은 필요 없어!”“우리 올케는 엄연히 호준의 아내야! 감히 이런 짓을 해? 올케와 내 조카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백 배로 갚게 할 거야.”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해주겠어! 당장 올케를 병원으로 옮겨!”가사도우미들이 허둥대며 내 몸에 감긴 밧줄을 풀었다.밧줄이 느슨해지자 짓눌렸던 배가 갑자기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더 많은 피가 허벅지를 타고 쏟아졌다. 다리 사이는 여전히 견딜 수 없을 만큼 아팠다.강서희가 빠르게 달려와 침대 곁에 무릎을 꿇었다. 목소리는 제대로 이어지지도 못했다.“미안해. 내가 너무 늦었어. 너를 이렇게 고생시켜서 미안해. 조금만 버텨. 제발 아무 일도 없어야 해!”그녀는 붉어진 눈시울을 보고 손을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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