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 17화. 접대용 광대와 잔혹한 밀약

Share

17화. 접대용 광대와 잔혹한 밀약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2 09:12:37

대회 전날 밤, 한남동 펜트하우스 다이닝 룸. 홍콩 출장을 취소한 구진혁은 고급 시가를 태우며 식탁 맞은편의 서린을 서늘하게 내려다보았다.

탁.

진혁이 서류 봉투 하나를 서린의 앞에 거칠게 내던졌다.

“내일 사모펀드 협회 주최 자선 골프 대회야. 회장님들 앞에서 얌전히 처신해.”

서린은 커피 잔을 든 채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내가 나가서 무슨 망신을 또 당하라고?”

“망신?”

진혁이 조소를 흘리며 서린에게 다가왔다. 남자의 손가락이 서린의 턱 끝을 거칠게 치켜올렸다.

“내일 라운딩에서 네가 칠 헛스윙과 몸개그는, 투자자들의 긴장을 풀어줄 최고의 접대용 광대 쇼야.”

진혁의 입에서 뿜어져 나오는 지독한 시가 연기가 서린의 얼굴을 덮쳤다.

“채리가 옆에서 예쁘게 굿샷을 날릴 때, 넌 그냥 못난 조강지처 흉내나 내며 웃어주면 돼. 그러면 회장님들이 기분 좋게 500억 PF 계약서에 도장을 찍어줄 테니까.”

서린은 봉투를 펼쳤다. 참가자 명단보다 500억이라는 금액이 먼저 남았다. 진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6화. 여왕의 대관식과 에이펙스

    “이 결과는 인정 못 합니다!”전무가 결과지 쪽으로 손을 뻗었다. 명의 이전된 51%의 의결권과 15% 위임에 대한 설명은 이미 끝났다. 그는 다른 숫자를 제시하는 대신 발표를 늦추려 했다. 객석에서 결과부터 들려달라는 요구가 나왔다.“의장 권한으로 결과 발표를 보류합니다! 절차적 하자부터 따져야 합니다!”전무가 비명을 질렀지만, 방청석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알파인베스트 박성재 대표가 벌떡 일어났다.“이미 받은 표를 발표하십시오. 절차에 대한 이의는 기록으로 남기면 됩니다. 알파인베스트는 예정된 안건 진행을 요구합니다.”소액주주 연대 대표들도 일제히 손을 치켜들었다.“결과 발표하라! 구진혁을 해임하라!”서린이 단상에 선 채 차가운 눈빛으로 전무를 내려다보았다.“전자 투표 및 위임장 검표 결과 발표하십시오, 감사위원장님.”감사위원이 떨리는 목소리로 마이크를 잡았다.“출석 주식 수 대비 찬성률 74.8%입니다.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요건도 충족했습니다. 제1호 안건, 구진혁 이사 해임에 필요한 특별결의 정족수를 넘었습니다.”와아아아—!박수가 터졌다. 의장인 전무는 절차에 이의가 있다는 말을 의사록에 남긴 뒤, 결국 가결을 선포했다. 몇몇 임원이 강당을 나갔다. 서린은 출입문 대신 다음 안건이 올라오는 화면을 봤다. 아직 자기 이름에 받을 표가 남아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5화. 여의도의 심판대

    오전 9시, 여의도 진우홀딩스 본사 지하 대강당. 수백 명의 주주들과 기자들, 그리고 금융권 채권단 관계자들로 장내는 발 디딜 틈 없이 빽빽했다. 단상 위에는 정관에 따라 의장을 맡은 전무이사가 땀을 뻘뻘 흘리며 마이크를 잡고 있었다.“주주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구진혁 대표이사님의 구속은 일시적인 사법 리스크일 뿐, 회사의 펀더멘털은 견고합니다!”“웃기지 마라! 주가가 반토막 났는데 무슨 개소리야!”“어음 부도 막겠다고 사채까지 끌어다 쓴 사기꾼 대표를 왜 아직도 감싸냐!”주총장은 고성과 야유로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쾅—!그때, 대강당 후면의 육중한 방음문이 열렸다. 순백의 실크 셔츠에 칼날처럼 날렵한 핏의 블랙 테일러드 수트를 차려입은 백서린이 걸어 들어왔다. 말끔한 블랙 수트 차림의 강태오가 서류 가방을 들고 그녀를 따랐다.플래시 세례가 일제히 터져 나오며 서린의 길을 밝혔다.찰칵—! 찰칵—!객석 가까운 곳부터 대화가 잦아들었다. 서린이 단상에 오르자 전무는 진행을 멈추고 그녀의 자격부터 문제 삼았다. 뒤쪽에선 설명을 들려달라는 주주들의 요구가 이어졌다.“사, 사모님! 여긴 주주총회장입니다! 주주가 아닌 외부인은 퇴장하십시오!”서린이 입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가방에서 서류 한 장을 꺼내 의장석 마이크 앞에 내리꽂았다.탁—!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4화. 시어머니의 패악과 축출

    오후 4시, 한남동 펜트하우스 1층 로비. 주총을 앞두고 서류를 챙기러 잠시 들른 서린의 앞에, 요란스러운 통곡 소리가 울려 퍼졌다.“서린아! 아이고, 내 며느리 서린아!”고급 밍크코트를 걸친 진혁의 어머니, 즉 서린의 시어머니 배옥자 여사였다. 그녀는 명품 핸드백을 내팽개치고 서린의 구둣발 앞에 털썩 엎드려 바닥을 쳤다.“서린아, 네 남편 좀 살려다오! 진혁이가 감방에서 죽게 생겼단다! 선처를 부탁하는 탄원서 한 장만 써다오!”로비에 있던 입주민들과 보안요원들이 수군거리며 쳐다보았다. 서린은 팔짱을 낀 채, 서늘한 눈빛으로 바닥에 엎드린 시어머니를 내려다보았다.“배옥자 여사님. 여기서 이러시면 체면 깎이실 텐데요.”“체면이 대수냐! 내 아들이 살인미수로 징역 20년을 살 판인데! 네가 한 번만 눈감아주면 우리 집안 재산 절반을 떼어주마!”시어머니가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매달렸다. 서린의 입가에 얼음장 같은 비소가 번졌다. 서린은 스마트폰을 꺼내 녹음 파일 하나를 재생했다.치직— 소리와 함께 5년 전의 음성이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애 하나 제대로 못 품어서 유산한 년이 어디서 눈을 부라려?! 넌 우리 집안 대 끊어먹은 죄인이야! 억울하면 이혼하고 위자료 없이 빈손으로 꺼져!”녹음 속 목소리가 로비를 채우자 배 여사의 표정이 굳었다. 조금 전까지 서린을 향해 들고 있던 손이 가방 쪽으로 내려갔다. 옆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입주민과 눈이 마주친 탓이었다.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3화. 주총 전야의 대관식

    양평 안가의 서재에 가을 햇살이 들었다. 피습 뒤 몇 주가 지나 태오는 외래 진료를 받으며 상처를 돌보고 있었다. 일상적인 움직임은 조금씩 편해졌지만, 강한 회전이나 본격적인 골프 훈련은 아직 허락받지 못했다. 회복을 위해 머무는 동안 소집 청구가 받아들여졌고, 이사회가 정한 임시주총 일정도 공고됐다. 서린은 주주들에게 미리 발송된 안건을 펼쳤다. 양도담보 주식의 명의 이전과 공시, 기준일 명부 반영은 끝났다. 알파인베스트가 보내온 위임장 원본도 옆에 놓여 있었다.서린은 안건마다 자신의 이름이 적힌 자리에 표시했다. 남편 회사의 문서에서 자기 이름을 지우던 손들이 떠올랐다. 이번에는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하든 그 표를 직접 보게 될 터였다. 그녀는 공고문을 반듯하게 펴고 모서리를 눌렀다. 이 자리에 돌아가기까지 기다린 시간도, 내일은 숨길 필요가 없었다.그때, 등 뒤에서 따뜻하고 묵직한 온기가 서린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붕대를 감은 태오였다.남자의 단단한 팔이 서린의 허리를 끌어안으며, 턱을 서린의 어깨선에 살며시 얹었다.“사모님, 주총 안건 준비는 다 끝나셨습니까?”남자의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서린은 고개를 돌려 태오의 입술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제1호는 구진혁의 이사 해임, 제2호는 내 사내이사 선임안. 사명 변경도 정관 변경 안건으로 올렸어. 대표이사 선임은 주총 뒤 이사회에서 다룰 거야.”서린이 결연한 미소를 지었다.“명의를 넘겨받은 51%에 알파인베스트가 맡긴 15%를 합하면 66%야. 우위는 분명해. 그래도 이사 해임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2화. 구치소의 0원 잔고

    체포 뒤 구속영장이 발부된 구진혁은 서울남부구치소 미결수 독방으로 옮겨졌다. 바닥에 웅크린 그는 문밖에서 발소리가 날 때마다 고개를 들었다. 손목의 깁스가 무거웠다. 아무도 대표님이라는 호칭으로 자신을 부르지 않았다.철컥—!독방 철문이 열리며 교도관이 무표정하게 소리쳤다.“7402번 구진혁, 접견실로 이동.”진혁이 번쩍 몸을 일으켰다.‘변호사다! 드디어 김앤장에서 손을 쓴 거야!’변호인 접견실에 들어선 진혁은 발을 멈췄다. 기다리던 대형 로펌 변호사가 아니었다. 젊은 국선변호인은 기록 사이에 표시지를 끼운 뒤 영장에 적힌 혐의부터 설명하려고 서류를 펼쳤다. 진혁은 그 설명을 들을 생각도 없이 의자를 당겼다.자리에 앉자마자 진혁의 고함이 쏟아졌다.“너 누구야?! 내 전담 변호인단 김앤장 박 대표 변호사 어디 갔어?!”국선 변호사가 한숨을 쉬며 서류를 내려놓았다.-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계를 제출했습니다. 추가 수임료가 지급되지 않았고, 본인이 쓰실 수 있다고 알려준 계좌 잔액도 0원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지금 확보한 기록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뭐…… 뭐라고?! 0원?!”진혁의 입술이 파리하게 질려갔다.변호인은 사임 통지서를 옆으로 치우고 영장 사본을 탁자 위에 펼쳤다. 진혁의 고함이 그칠 때마다 같은 혐의를 다시

  • 은밀한 복수의 홀인원   51화. 잔고 0원과 체포의 덫

    “그래…… 네 말이 맞아. 감방에 가느니 350억으로 마카오에서 새로 시작하면 돼!”진혁은 열어둔 송금 화면에서 금액을 읽었다. 채리가 놓아준 국내 예치 계좌였다. 서류 속 해외 투자법인 이름과 계좌 명칭이 다른 이유를 한 번 더 물을 수도 있었다. 그는 그 대신 마지막 승인 절차를 밟았다.[출금 계좌: 구진혁 지정계좌][이체 금액: KRW 35,000,000,000 (350억 원)][수취인: 골든리프]진혁의 떨리는 엄지손가락이 송금 확인 버튼을 눌렀다.삑—![35,000,000,000원 이체가 완료되었습니다.][출금 후 잔액: 0원]잔고 0원.진혁은 잔액 옆의 숫자를 다시 눌렀다. 앱의 화면은 바뀌지 않았다. 송금 완료 문구 아래로 빈 출금 계좌가 보였다. 한때 자기 이름 밑에 늘어서 있던 숫자가 이렇게 쉽게 사라진다는 것이 낯설었다. 그는 수취 법인명으로 눈을 옮겼다. 돈이 그쪽으로 갔으니, 이제는 서명한 계약이 자신을 살려줘야 했다.돈은 모두 옮겨졌고 여기서 바로 쓸 잔액은 사라졌다. 진혁은 완료 화면을 채리에게 내밀며 출발 시각을 물었다. 이제는 상대가 계약대로 움직여줘야 자신도 창고를 나갈 수 있었다.“하하하! 됐다! 이제 난 자유다!”진혁이 웃으며 채리를 끌어안았다. 채리는 얼굴을 그의 어깨에 묻어 표정을 가렸다. 휴대폰을 꺼낼 공간을 확보한 뒤, 등 뒤에서 단축번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