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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3화

‘젠장!’

그 순간 한성우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뿐이었다.

‘강한서, 나중에 무릎 꿇을 걱정이나 해.’

멈칫한 강한서는 고개를 돌려 한현진과 눈이 마주쳤다.

아까 서재에 있을 때의 뜨겁던 눈빛과 다르게 지금 한현진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갑다고 표현할 수 있었다.

강한서가 방금 내뱉은 말들을 전부 들은 것이 분명했다.

한성우가 강한서를 위해 변명하려 했다.

“형수님, 화가 나서 한 얘기를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마세요. 한서가 못된 말 만 내뱉는 거 잘 아시잖아요. 마음에 내키지 않아서 그래요. 질투가 —”

“전 장갑 가지러 왔어요.”

한현진이 한성우의 말을 잘랐다. 맑은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장갑이라...”

한성우가 멈칫했다.

“어딨어요?”

강한서가 입술을 짓이겼다.

“서재에 있어.”

송가람이 말했다.

“제가 현진 씨와 다녀올게요.”

“괜찮아요.”

한현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송가람을 쳐다보았다.

“제가 가람 언니보다 이 집에 대해 더 잘 알아요.”

송가람이 멋쩍게 입을 닫았다. 이번엔 강한서도 송가람 편을 들지 않았다.

한현진은 곧장 서재로 향해 장갑을 가지고 바로 방을 나섰다. 거실을 지나칠 때 그녀가 입을 열었다.

“강운 씨, 사무실 가실 거예요? 여기 택시 잡기가 어려워서 그러는데 강운 씨가 데려다주실 수 있을까요?”

한현진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성우가 맹세컨대 그는 오직 한현진이 연기한 드라마에서만 이렇게 부드러운 한현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다. 강한서도 이런 대우는 받지 못했었다.

‘이... 이건 너무 가짜잖아.’

일이 아예 컨트롤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될까 봐 한성우는 대의를 위해 희생하기로 했다.

“형수님, 강운이 차에 가실 거면 차라리 제 차에 타시죠. 이웃이잖아요. 얼마나 가까워요. 강운이는 같은 방향도 아니고.”

한현진은 한성우를 힐끔 쳐다보더니 말했다.

“미주가 성우 씨 차에 타고 싶지 않대요.”

“...”

주강운이 한현진과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인지 못 알아들었을 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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