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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거실의 건배, 주방의 침묵

Author: 6jay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06 22:30:36

철컥.

팬트리 문이 닫히며 다이닝룸의 조명과 웃음소리가 한꺼번에 잘렸다. 벽을 채운 와인 병, 올리브유, 건조 하몽의 향이 서늘한 공기 속에 뒤섞였다.

“왜 여기로 불렀어요?”

채린이 목소리를 낮췄다. 도혁은 문에서 한 걸음 물러난 채 작은 도자기 접시를 들어 보였다. 포도주에 졸인 무화과와 따뜻한 푸아그라 테린 한 점이 놓여 있었다.

“손님들께 내기 전 마지막 페어링입니다. 지금은 채린 씨 혀가 제일 정확하니까요.”

“밖에서 남편이 와인을 기다려요.”

“그럼 와인만 들고 나가셔도 됩니다.”

도혁은 길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문고리에서 손을 떼고 비켜섰다.

“문은 잠그지 마요.”

“잠그지 않았습니다.”

도혁은 손잡이를 한 번 내려 보여주었다. 언제든 열고 나갈 수 있다는 확인이었다. 채린은 그제야 어깨의 힘을 조금 풀었다. 불과 3미터 밖에서는 잔이 부딪히고 서태우의 과장된 웃음이 터졌다.

“하하하! 오늘 계약은 문제없습니다, 부사장님!”

“서 상무의 환대에 건배를.”

채린은 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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