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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 Date de publication: 2026-09-14 07:51:09

"이 버르장머리 없는 가시나를 보았나! 네 어미가 너를 그따위로 가르쳤더냐? 네 어미가 삼청동 집에서 쫓겨나고, 미술관 재단에서 쫓겨나 길바닥에 나앉아봐야 정신을 차리겠느냐!"

강 회장이 쿵 소리가 나도록 식탁을 내리쳤다. 유라의 입꼬리가 승리감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이 한마디면 이현이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빌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현은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가방에서 서류 한 뭉치를 꺼내 식탁 중앙으로 내던졌다. 서류가 스르륵 슬라이딩하며 강 회장의 찻잔 앞에 멈춰 섰다.

"그 손가락 거두시죠, 회장님."

이현의 낮고 명확한 음성이 거실을 울렸다.

"어머니의 미술관 재단 출연금을 일방적으로 회수하고 회계 장부를 조작하려 하신다면, 내일 아침 국세청과 검찰에 태성그룹 및 강산건설 간의 명의신탁 및 조세포탈 고발장이 접수될 겁니다."

"무... 뭐라고?"

강 회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

"그리고 삼청동 주택의 명도 강제 집행을 시도하신다면, 주거침입 및 불법 점유 이탈죄로 강산건설 법무팀 전원을 형사 고소하겠습니다. 임대차보호법 제10조에 의거해 임차인의 권리는 완벽히 보호받고 있으니까요."

이현은 한 걸음 다가가 강 회장을 내려다보았다. 사생아의 눈빛이 아닌, 단죄자의 눈빛이었다.

"어머니를 인질로 삼아 절 협박할 수 있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죄송하지만, 전 이제 법을 압니다. 그리고 회장님이 숨기고 싶어 하시는 그 더러운 비리 장부의 구조도 아주 잘 알고 있죠."

"너... 너 지금 감히 나를 협박하는 거냐?"

강 회장이 부들부들 떨며 손가락질을 했다. 이선희와 유라의 얼굴은 경악으로 물들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그 모든 과정을 정적 속에서 지켜보고 있던 차도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의 눈동자 속에서는 걷잡을 수 없는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오만하고 순종적이던 사생아 여자가, 거대한 권력자인 강 회장을 완벽한 법리로 제압하고 있는 모습. 분노와 질투, 그리고 견딜 수 없는 정복욕이 그의 가슴을 세차게 흔들었다.

도혁은 이현에게 다가가 그녀의 억센 팔목을 잡아챘다. 차갑고 단단한 손길이었다.

"강이현."

도혁의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이현의 귓가를 찔렀다.

"제법 날카로운 칼을 품고 돌아왔군. 하지만 착각하지 마. 이 판을 움직이는 건 네가 아니라 나다."

이현은 잡힌 팔목을 털어내지 않은 채, 차도혁의 눈을 똑바로 올려다보았다. 단 한 치의 두려움도 없는, 서늘하고 맑은 눈동자였다.

"판을 움직이는 게 당신이라고?"

이현의 입술 사이로 차가운 조소가 흘러나왔다.

"착각은 당신이 하고 있어, 차도혁 씨. 이제 이 판의 주인은 나야."

두 사람의 시선이 공중에서 부딪히며 팽팽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거대한 권력의 저택 안에서, 완벽한 반격의 첫 신호탄이 쏘아 올려진 순간이었다.

성북동 대저택 거실을 채운 정적은 당장이라도 터질 듯한 폭탄과도 같았다. 샹들리에의 화려한 불빛 아래에서, 차도혁의 강렬한 눈동자와 강이현의 차가운 시선이 공중에서 지독하게 부딪혔다.

도혁은 이현의 손목을 쥔 손가락에 힘을 가했다. 서늘하고 매끄러운 살결 밑으로 뛰어대는 핏줄이 느껴졌다. 전생의 그녀라면 도혁이 손목을 잡는 순간 두려움에 떨며 시선을 내리깔았을 터였다.

그의 기분 하나에 제 삶의 방향을 맞추려 애쓰던 순종적인 여자. 하지만 지금 그 손목에서 느껴지는 것은 움츠러드는 떨림이 아닌, 당당하고 단단한 반발력이었다.

"이 판의 주인은 나다."

도혁이 나지막하게 조소하며 이현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낮게 깔린 음성에는 은근한 압박감이 서려 있었다.

"강이현. 네가 법조문 몇 개 외웠다고 해서, 이 세계의 질서를 바꿀 수 있을 것 같아? 법은 힘이 있는 자가 다루는 도구일 뿐이야. 네가 쥐어짜 낸 그깟 법적 지식 따위로 태성그룹과 강산건설의 합작 판을 뒤엎을 수 있을 것 같아?"

이현은 도혁의 눈을 단 한 번도 피하지 않았다. 오만함으로 가득 찬 그의 눈동자를 직시하며, 이현은 잡힌 손목을 세차게 비틀어 털어냈다. 도혁의 손에서 빠져나간 이현의 손목에는 붉은 자국이 또렷하게 남았지만, 그녀는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힘 있는 자가 다루는 도구?"

이현의 입술 사이로 서늘한 실소가 새어 나왔다.

"틀렸어, 차도혁 씨. 힘 있는 자들이 법을 도구로 삼아 온 이유는, 바로 당신들 같은 부류가 법을 두려워하기 때문이야. 완벽하고 흠집 없는 가면을 쓰고 살아야 하는 재벌가 후계자에게, 불법과 비리라는 스크래치가 얼마나 치명적인지 당신이 더 잘 알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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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72

    "체포라고?"이현의 낮고 단정한 음성이 순간 미세하게 흔들렸다."응! 한재신 전 법무부 장관이 주도하는 특검팀이야. 차도혁 대표에게 국가 핵심 기술 유출 교사 및 정관계 불법 자금 조성, 그리고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를 덮어씌웠어! 방금 태성그룹 긴급 이사회가 열려서 차도혁 대표의 대표이사직 해임안이 기습 상정되어 의결되었대!"민우는 노트북 화면을 이현의 앞으로 돌려놓았다.뉴스 화면 속에는 검은 수트 차림에 수갑을 찬 차도혁이 수십 명의 취재진과 수사관들에게 둘러싸여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구치소로 이송되는 장면이 생중계되고 있었다. 플래시 빛이 폭포수처럼 터져 나오는 와중에도, 도혁의 표정은 차갑게 굳어 있었다.그리고 인터뷰에 응한 한재신 특검팀 대변인의 독기 서린 발언이 이어졌다."피의자 차도혁은 거대한 자본을 동원해 법조계와 언론을 기만해 왔습니다. 특히 본 특검은 차도혁과 사적 관계에 있는 일부 여성 변호사 및 특정 법률사무소가 이번 불법 자금 세탁 과정에 깊이 공모한 정황을 포착하였으며, 조만간 해당 법률사무소에 대한 정밀 수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이현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정치적 매장 공작이었다.민우가 이현의 어깨를 잡으며 다급하게 소리쳤다."이현아! 이건 완벽한 덫이야! 한재신 세력이 태성그룹을 삼키고 너를 매장시키기 위해 판을 짠 거라고! 게다가 방금 태성그룹 법무팀에서 통보가 왔어. 차도혁 대표가 체포되기 직전, 너와 '정점'의 모든 자문 계약을 전면 해지했고... 너와의 그 어떤 접촉도 거부하라는 지시를 내렸대!"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71

    "차도혁 피의자."특검 수사관이 차가운 어조로 영장을 내밀었다."당신을 국가 핵심 기술 유출 및 정관계 불법 자금 조성 혐의로 긴급 체포합니다. 당신에게는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태성 타워 최상층 집무실 안은 순식간에 얼음장 같은 정적에 휩싸였다.태성그룹 법무팀장과 임원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수사관들을 막아서려 했으나, 특검 측이 내민 영장 사본 앞에서는 손을 떨 뿐이었다.한재신 전 장관과 결탁한 특검팀이 준비한 영장은, 단순한 기업 비리 수사가 아닌 태성그룹 전체의 사운을 뒤흔들고 차도혁이라는 사내를 사회적으로 매장시키기 위해 철저히 정교하게 설계된 덫이었다.그러나 블랙 셔츠 차림으로 책상 앞에 서 있던 차도혁의 표정에는 단 한 치의 동요도 없었다.도혁은 희미한 수술 흉터가 남은 오른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다가, 서류함 안 깊숙이 보관되어 있던 작은 서류 봉투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것은 법률사무소 '정점'과 강이현이라는 이름이 적힌 모든 협력 계약서와 사적 교류 기록 사본이었다.도혁은 망설임 없이 그 서류들을 전용 파쇄기에 밀어 넣었다. 날카로운 기계음과 함께 서류들이 하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대표님! 지금 뭐 하시는 것입니까?"법무팀장이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도혁은 파쇄기에서 손을 떼고 수사관들을 차분하게 바라보았다. 그의 짙은 눈동자는 칠흑처럼 어두웠으나, 그 안에는 깊고 서글픈 결의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70.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도혁이 단호하게 덧붙였다."법무부와 금융위원회는 지금 즉시 VK 인베스트먼트의 모든 국내 자산을 동결하고, 에코텍에 대한 피해 배상 절차에 착수하십시오. 만약 단 한 명이라도 늑장 대응을 한다면, 태성그룹이 쥐고 있는 나머지 비리 장부 역시 언론에 즉시 유출할 것입니다."전화기 너머에서 법무부 장관이 식은땀을 흘리며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법정 안에서는 이현의 정교하고 날카로운 법리가, 법정 밖에서는 차도혁의 거대한 자본과 압도적인 통제력이 결합하여 대한민국을 흔들려 했던 해외 거대 사모펀드를 단 한 번에 처참하게 부숴버린 것이다.---두 시간 후, 서울국제중재센터 정문 앞.수십 명의 방송사 취재진과 경제지 기자들이 플래시 세례를 터뜨리며 이현을 향해 몰려들었다. 수갑을 찬 채 검찰 이송 차량에 올라타는 빅토르 폰 회장의 모습이 실시간 메인 뉴스 화면을 도배하고 있었다.이현은 딥 네이비 수트를 입은 채, 단정한 자태로 계단을 내려왔다. 가슴 위에서 차갑게 빛나는 은색 변호사 뱃지가 유난히 눈부셨다.기자들이 마이크를 내밀며 격앙된 목소리로 질문을 쏟아냈다."강이현 변호사님! 글로벌 거대 사모펀드 VK의 10억 달러 ISDS 협박을 정교한 법리로 단 한 번에 기각시키고 회장단을 체포하게 만드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십니까?"이현은 차분한 눈빛으로 기자들을 내려다보며 정갈하게 입을 열었다."거대 자본과 해외 사모펀드의 탈을 썼다 해도, 불법과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69

    "당신이 한국에서 제아무리 뛰어난 수석 변호사라 한들, 글로벌 자본과 국제 중재의 세계는 당신 같은 개인이 넘볼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오늘 우리가 제출한 10억 달러 ISDS 중재 의향서가 수용되는 순간, 당신의 의뢰인인 에코텍은 물론이고 당신이 속한 법률사무소 '정점' 역시 천문학적인 배상금에 짓눌려 파산하게 될 것입니다."미국 측 수석 변호사 역시 영어로 거들었다."강 변호사, 당사는 이미 ICSID 및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정식 중재를 신청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와 금융위원회 역시 당사의 요구를 받아들여 당신의 고소 건을 동결하도록 권고조치를 내릴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수임을 철회하고 합의서에 서명하는 것이 당신의 변호사 커리어를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거대 사모펀드와 해외 거대 로펌 변호사단의 노골적인 위협.하지만 이현의 표정에는 단 한 치의 흔들림도 없었다. 이현은 가방에서 정갈하게 제본된 'ISDS 관할권 부존재 및 긴급 기각 신청서' 서류를 내밀었다.스르륵.서류가 스치며 빅토르 폰의 찻잔 앞에 멈춰 섰다."10억 달러 ISDS 중재 의향서라..."이현의 낮고 맑은 음성이 회의실의 정적을 깼다.이현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수석 변호사이자 단죄자로서의 완벽한 아우라가 회의실 전체를 압도했다."빅토르 폰 회장님, 그리고 피고 측 대리인단 여러분. 한·유럽 FTA 제11조, 그리고 워싱턴 협약 제25조를 다시 한번 정독해 보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68

    이현은 자판을 두드리던 손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도혁을 바라보았다. 도혁의 짙은 눈동자 속에는 이현 한 사람만을 향한 영원한 헌신과 자부심이 들어차 있었다.이현은 따뜻하게 미소를 지으며 차 잔을 감싸 쥐었다.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온기가 피로를 씻어내 주었다."빅토르 폰 회장이 오늘 저녁 한국에 정식 입국했어."이현이 차를 한 모금 삼키며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입국하자마자 금융위원회와 정부를 상대로 10억 달러 규모의 ISDS 정식 중재 의향서를 제출했더군. 우리 법률사무소 '정점'을 상대로는 업무방해금지 가처분과 정식 출석 금지 신청을 냈고."도혁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비틀려 올라갔다. 도혁은 이현의 곁으로 의자를 바짝 당겨 앉으며 이현의 작은 손을 다정하게 감싸 쥐었다."전형적인 거대 사모펀드의 협박 수작이지."도혁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이어졌다."국내 정부가 10억 달러라는 거대한 배상금 부담에 겁을 먹고, 금융위원회와 검찰을 통해 네 법률사무소 '정점'의 수사 요청을 압박하여 고소를 취하하게 만들려는 의도다. 거대 자본이 국가 권력을 인질 삼아 사법 정의를 무력화하려는 거지.""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를 몰라."이현이 도혁의 손을 꼭 움켜쥐며 곧은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국제투자분쟁(ISDS) 관할권 인정의 가장 핵심적인 전제 조건이 뭔지 알아?"도혁의 눈동

  • 사생아에서 정점의 변호사까지   67

    "하지만 이건 시작일 뿐이야. VK 인베스트먼트의 실질적 수장인 빅토르 폰 회장이 직접 한국으로 건너와 정치권과 결탁하여 반격을 시도할 테니까."도혁의 입꼬리가 싸늘하게 비틀려 올라갔다. 도혁은 이현의 뺨을 다정하게 감싸 안으며 그녀의 입술에 차분하게 입을 맞추었다."빅토르 폰이 오든, 그 누구가 오든 상관없다."도혁의 짙은 눈동자 속에 오직 이현 한 사람만을 향한 영원한 헌신이 피어올랐다."네가 세운 정의와 너라는 정점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바쳐 끝까지 함께 싸울 테니까."두 사람의 차분한 입맞춤과 함께, 서울의 화려한 야경 너머로 새로운 거대 포식자 빅토르 폰과의 치열한 전면전을 향한 거대한 운명의 수레바퀴가 가파르게 굴러가고 있었다.* 법정 밖의 공조김포국제공항 프라이빗 비행장 전용 터미널.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내린 최신형 전용기에서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빳빳하게 각이 잡힌 고급 턱시도 코트를 걸치고 은테 안경을 쓴 사내, 글로벌 사모펀드 VK 인베스트먼트의 실질적 수장인 빅토르 폰 회장이었다.그의 뒤로는 수십 명의 해외 국제중재 전문 변호사들과 경호원들이 삼엄한 경계를 서며 정렬했다."회장님."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한국 지사장 에릭 킴과 로펌 해일의 정구철 대표 변호사가 핏기 없는 얼굴로 고개를 조아렸다. 에릭 킴의 손은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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