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가족들의 머리 위에 떠 있는 죽음의 카운트다운이 보이는 탓에, 나는 어릴 때부터 집안에서 재앙 같은 존재로 여겨졌다. 나는 할아버지, 아빠, 그리고 엄마의 죽을 시간을 말해버렸다. 그리고 할아버지와 부모님은 모두 같은 날, 각기 다른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세 명의 오빠들은 내가 가족을 저주해 그들을 죽게 만들었다고 믿었고, 나를 극도로 증오했다. 하지만 엄마가 어렵게 낳은 여동생은 온 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오빠들은 여동생을 ‘복덩이’라고 불렀고, 여동생이 태어난 후 집안이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엄마는 바로 여동생을 낳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내가 열여덟 번째 생일을 맞은 날, 거울을 통해 내 머리 위에 떠 있는 죽음의 카운트다운을 보았다. 나는 미리 내가 마음에 드는 유골함을 하나 산 후, 마지막으로 오빠들과 함께 밥을 먹고 싶어, 정성스럽게 한 상 가득 차려 놓았다. 하지만 시간이 다 될 때까지, 아무도 오지 않았다.
View More그들은 이튿날 내 유언대로 시신을 화장터로 옮기고 화장했다. 나는 내 육체를 따라 화장로 안으로 들어갔다. 푸른 불길이 점점 내 시신을 집어삼키는 걸 지켜보았다.화장 과정에서 밖에서 들려오는 흐느낌 소리가 내 귓전을 스쳤지만 너무 신경 쓰진 않았다. 어차피 난 생전에 골라둔 유골함에 무사히 안치되었으니 말이다. 만약 그들이 내 뜻을 따라주지 않는다면 밤마다 꿈속에서 그들을 괴롭힐 작정이었는데 다행히 모든 게 순조로웠다. 나는 이제 더는 그들과 얽히고 싶지 않았다.김민수가 내 유골함을 들고 묘지에 가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곳은 정말 좋은 묘지였다. 김민수는 내 영정 사진을 어루만지며 무언가 중얼거렸다. 가까이 다가간 후에야 미안하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미안하다고? 어차피 이미 늦었어.’나는 이미 죽었으니 정말 사과하고 싶다면 차라리 저승에서 만날 때 하면 그만이었다. 이상하게도 내 영혼은 계속 김씨 가문 사람들의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죽은 자들은 다 이런 걸까? 이건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김민수는 내 이름으로 어려운 소녀들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경매회까지 열어 작품 낙찰 금액 전부를 기부하기도 했다. 그 덕에 김수아라는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김씨 가문에 아가씨가 한 명 더 있다는 사실에 그제야 알게 되었다. 김씨 가문의 사람들은 그날 이후 줄곧 기부에 매진했다. 자신들의 죄를 속죄하려는 듯했다....1년 후, 제삿날이 돌아오자 그들은 모여 내 묘비 앞에 서 있었다. 김현우는 여전히 보풀이 일은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신선한 이슬이 맺힌 꽃다발이 내 묘비 앞에 놓였다. 먼지 한 점 없는 묘비 위로 새벽빛이 스며들었다.나는 영혼이 점점 희미해지는 걸 발견했다. 이제 곧 그들 곁을 떠날 수 있게 될 것 같았다.“수아야, 미안해.”“우린 네게 진작에 사과를 했었어야 했어. 이미 모두 늦었지만 그래도 사과하고 싶어.”“다음 생엔 평범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자
김현우는 목도리에 얼굴을 묻고 몸을 조금씩 떨었다. 그는 내가 쓰레기통에서 이 조각들을 주워내는 것을 보았고, 그때 내 뒤에서 독설을 퍼부었다. “망가진 건 망가진 거야, 아무리 다시 꿰매어봤자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아.” 그의 말은 무언가를 암시하고 있었고, 나는 그 뜻을 이해했다. 목도리를 잡은 손이 공중에 굳어버렸지만, 결국 나는 고집스럽게 가져갔다.침실 안에서 억눌린 울음소리가 들렸다. 김민수와 김지훈은 문 옆에 기대어 안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아마 처음으로 내 방 안을 보게 된 것이다. 내 방은 좁고 어두웠다. 김지훈은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는 한 번도 내 방에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었다. 그는 내 옷장 앞으로 다가갔다. 작고 낡은 옷장 안에는 내가 사계절 내내 입던 옷들이 들어 있었다.방 안의 모든 것은 오래된 것이었지만, 중간에 놓인 작은 침대만은 예외였다. 이 침대는 한밤중에 침대가 무너져서 바꾼 것이었다. 부러진 나무 조각이 찢어진 침대 시트와 매트리스를 뚫고 내 몸에 박혔었다. 지금도 내 허리에는 아마도 그때 박힌 나무 조각이 남아 있을 것이다.“십 년이야, 우리는 수아를 십 년 동안 오해했어.” “수아는 원래 김씨 가문의 아가씨로서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어. 그런데 이 허름한 곳에서 자그마치 10년 동안 지냈어.” “우리가 수아를 병들게 만들었고, 예린이한테 사과하게 만들기 위해 집에 가둔 바람에 수아는 수능을 놓치고 더 이상 공부를 못 하게 했어.”김지훈이 이 이야기를 꺼내자, 나는 머릿속에 묻어두었던 기억을 다시 떠올렸다. 김예린의 소중한 머리핀이 사라졌을 때, 나 혼자 집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나는 늘 꿈을 품고 있었다. 수능이 끝나면 나가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간단한 꿈은 그들이 잔인하게 짓밟았다.그날, 김예린은 김민수의 어깨에 기대어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며 마지막으로 머리핀을 보았던 상황을 설명했고, 마지막에 한 마디를 보탰다.“언니가 그때 예
의사 선생님, 사진관 직원, 그리고 만두 가게 사장님. 그들은 모두 나에게 잠시나마 위로를 준 사람들이다. 내가 멍하니 생각에 잠겨 있었을 때, 김씨 가문의 나머지 사람들도 차례로 도착했다. 김민수는 그제야 평소의 차가운 표정으로 되찾았다.김예린은 입을 가린 채 놀란 표정을 보이더니 금세 눈가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언니, 언니가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야?” 그녀의 울음 섞인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은 마음이 아팠다. 김지훈은 그녀를 안고 부드럽게 위로했다. “예린아, 울지 마. 사람은 각자의 운명이 있는 법이야.”‘운명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나는 운명을 믿지 않지만, 때로는 내가 불길한 존재가 된 것이 운명은 아닌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김지훈의 입가에 숨겨진 미소를 보았다. 그는 웃고 있었다. 내가 죽은 것을 기뻐하는 것이 분명했다.내 몸은 그들로 둘러싸였다. 그들은 아마도 내 영정 사진과 유골함을 보고 오랫동안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김민수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 오후, 김수아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어.”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며 우리와 마지막 식사를 하고 싶다고 했어.”그는 김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너희에게도 말했었어?” 김현우는 보기 드물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그가 아침에 나에게 했던 말이 모두 거짓이었다. 경매는 그가 지어낸 말이었고, 그들은 김민수와 함께 공석에 나타날 필요도 없었다.그들의 말을 통해 나는 그들이 김예린이 키우던 고양이 생일을 축하해 주러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결국 나는 고양이보다도 못한 존재였다. 나는 조금 아픈 가슴을 만졌다. ‘이상하네, 나는 죽었는데 왜 아직도 가슴이 아픈 게 느껴지는 걸까?’김예린은 그들의 위로를 받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나머지 세 사람은 한동안 침묵했다. 김현우는 영정 사진 속 미소 짓고 있는 내 얼굴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었다. “혹시 우리가 잘못한 거야?” 나는 나머지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았다.김지훈도 말을 이었
영혼이 위로 떠올랐을 때, 나는 왜 아직도 집에 있는 것인지 궁금했다. 식탁에 엎드린 채 더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나 자신을 보았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나는 이미 죽었구나.’입구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나의 주의를 끌었다. 고개를 돌려보니, 아주머니가 돌아온 것이었다. 내 마지막 희망도 사라지게 되었다. 그들은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아주머니는 식탁에 엎드려 있는 나와 옆에 놓인 영정 사진을 보더니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녀는 조심스럽게 다가와 떨리는 손가락을 내 코 아래에 대더니,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비명을 질렀다.아주머니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여보세요, 여기 사람이 죽었어요... 네, 네, 주소는...”그녀는 전화를 끊은 뒤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나를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바라보았다. 갑자기 그녀는 무언가를 떠올린 듯, 잠시 망설이다가 다시 핸드폰을 들고 전화를 걸었다. “도련님...”그녀는 점점 멀어졌고, 나도 굳이 따라가진 않았다. 한참이 지난 후, 다시 내 앞으로 돌아온 아주머니는 두 손을 모아 내 몸 앞에서 무언가 중얼거렸다. 곧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경찰들이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고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들은 경계선을 치고 방을 수색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자연사였다.“여기서 뭐 하시는 겁니까?”김민수는 심각한 표정으로 들어와 어수선한 집 안 상황을 보며 눈에 띄게 짜증을 내었다. 상황을 파악한 후, 그는 경찰들을 돌려보내고 혼자 남았다. 나는 김민수의 눈빛이 미묘하게 달라진 것을 발견했다. 그는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천천히 다가와 두 손가락을 내 목 옆에 대어 내가 완전히 죽었는지 확인하려는 듯했다.나는 그가 내 시체를 화장할지 말지 추측하고 있었다. 유골함이 옆에 놓여 있었으니, 그들은 내 뜻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모른 척한다고 해도 죽은 나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나는 허공에 떠서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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