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새벽 햇살이 생제르맹 숲의 안개를 뚫고 금빛으로 내리쬐기 시작했다.
다온은 콘스탄스를 부드럽게 보듬은 채, 삼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와 함께 파리를 향해 걸어 나갔다.
왼손 약지에 끼워진 은반지가 금빛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 음모의 서막과 라로셸의 먹구름
생제르맹의 은빛 장미 저택이 잿더미로 변하고, 콘스탄스 보나시외가 무사히 총사대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파리의 밤을 또 한 번 흔들어 놓았다.
리슐리외 추기경이 은밀히 기르던 암살대 '장미의 가시' 20명이 단 한 명의 청년에게 단 2분 만에 무너졌다는 전말은, 왕실 고위 귀족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
다온의 레이피어 검신이 어둠 속에서 세 번 연속으로 번뜩였다. 초병들이 쥐고 있던 쇠뇌의 강철 시위가 섬뜩한 마찰음과 함께 단칼에 잘려 나갔다."뭣이? 공중에서 쇠뇌 시위를 베었다고?"초병들이 경악으로 눈을 찢발기는 순간, 지면에 가볍게 착지한 다온의 최후의 필살 스텝이 발동했다.파리(Parry, 막기) 4번 후 리포스트(Riposte)!푸욱!첫 번째 초병의 목덜미에 다온의 차가운 칼끝이 자말처럼 정확하게 박혀 들어갔다. 보지도 않고 날아든 전광석화 같은 찌르기에 사내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고꾸라졌다."이 괴물 같은 프랑스 놈이! 침입자다! 침입자가 나타났다!"포대 전체에 요란한 호루라기 소리가 울려 퍼졌다. 30여 명의 정예 용병들이 독검과 장검을 빼 들고 다온을 향해 한꺼번에 짓쳐 들어왔다.포대는 거대한 철제 대포들과 포탄 상자, 그리고 길게 연결된 도화선들이 널려 있는 좁고 복잡한 전장이었다. 일반적인 검객이라면 칼을 크게 휘두르다 포탄 상자에 막혀 자멸할 환경이었다.하지만 다온에게 이 좁은 공간은 그 어떤 피스트보다 친숙한 전장이었다.'상대들의 동선을 포탄 상자로 제한하고, 내 풋워크로 오직 1 대 1 구도만을 창출한다.'다온은 스텝을 최소한으로 유지하며 미세하게 몸을 틀었다.사이드 스텝 후 쿠프(Coupé, 칼끝 돌려
밀레디는 자신의 가녀린 손가락으로 가슴골 사이에 숨겨둔 작은 은빛 단검을 매만졌다."좋아요... 하지만 라로셸 요새의 공성전은 단순한 칼싸움이 아니랍니다. 그곳에는 내가 준비해 둔 거대한 독약과 포격의 절망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라로셸에서 다시 만나요, 나의 아름다운 괴물님."밀레디는 어둠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다온은 피를 똑똑 떨어뜨리는 레이피어 끝을 깔끔하게 닦아내며 칼집에 수납했다. 딱 소리와 함께 검이 들어맞았다.다온은 왼손 약지에 끼워진 콘스탄스의 은반지를 가만히 쓸어내리며, 저 멀리 먹구름이 짙게 깔린 라로셸 요새의 지평선을 노려보았다.* 라로셸 요새의 포성과 검은 장미프랑스 서부 해안의 요충지 라로셸.거대한 오크나무 방파제 너머로 펼쳐진 대서양의 붉은 노을이 사납게 파도를 일으키고 있었다. 깎아지른 듯한 암벽 위에 웅장하게 세워진 라로셸 성벽은 영국 해군의 무지막지한 거대 포함들과 신교도 반란군의 철통같은 방어선으로 둘러싸여 있었다.콰아앙! 콰아앙!공성포의 묵직한 포성이 지면을 뒤흔들며 연신 검은 연기를 불어 올렸다. 바위 파편과 흙먼지가 허공을 메우고, 왕실 군대와 추기경 친위대의 붉은 깃발이 진흙탕 속에서 위태롭게 휘날리는 최전선의 아비규환.그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의 중심, 국왕 전하의 선봉대 막사에 강다온과 삼총사가 서 있었다.다온은 푸른 겉옷 가슴팍을
그들의 선두에 선 것은 추기경 친위대 최고 맹장 중 한 명인 곤자그 자작이었다."찾았다, 가스코뉴의 놈팽이와 총사대의 쥐새끼들! 추기경 전하의 명이다! 네놈들의 목을 베어 라로셸로 가는 길을 피로 물들이겠다!"30 대 4.좁은 계곡에 갇힌 최악의 불리한 대치 상황이었다.포르토스가 거대한 장검을 뽑아 들며 사자처럼 포효했다."하하하! 30명이라고? 숫자가 제법 마음에 드는구나! 오늘 내 장검으로 저 붉은 깡통들을 모조리 고기반죽으로 만들어 주마!"아라미스 역시 수려한 검선으로 레이피어를 빼 들었다."신사다운 예의를 갖추지 않은 자들에게는 차가운 찌르기가 약이지요."아토스가 다온의 옆으로 파고들며 나지막하게 말했다."달타냥, 선봉은 네게 맡긴다. 네 찌르기로 저들의 차단선을 무너뜨려라!""알겠습니다, 형님들!"다온은 허리춤에서 차가운 레이피어를 스르륵 뽑아 들었다.왼손 약지에 끼워진 콘스탄스의 은반지가 햇살을 받아 서늘하게 번뜩였다. 완벽하게 치유된 왼쪽 발목의 탄력이 지면을 단단히 밟아 올렸다."죽어라!"곤자그 자작과 정면의 중장갑 기병 세 명이 거대한 마상 창을 내지르며 전속력으로 돌진해 왔다.싸움이 시작되었다.-
콘스탄스의 떨리는 목소리에 다온은 부드럽게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다온의 왼손 약지에 끼워진 은반지가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콘스탄스가 다온의 무사함을 기도하며 끼워주었던 바로 그 수호 반지였다.다온은 왼손 약지의 은반지를 콘스탄스의 눈앞에 살며시 내보였다."보이십니까, 콘스탄스 님? 당신이 내 왼손 약지에 끼워준 이 반지가 있는 한, 제 칼날은 그 어떤 지옥에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추기경이 그 어떤 덫을 놓든, 제 찌르기 하나로 모조리 뚫어버리고 당신에게 돌아올 겁니다."콘스탄스는 다온의 곧고 당당한 눈빛을 바라보며 가슴속 깊은 곳에서 사내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뜨거운 애정을 느꼈다. 권력과 음모가 난무하는 파리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오직 진실된 사랑과 명예만을 위해 칼을 뽑는 이 완벽한 기사.콘스탄스는 수줍게 발꿈치를 들고 다온의 뺨과 입술에 부드럽게 자신의 입술을 내리꽂았다."기다릴게요, 나의 달타냥 님... 당신이 돌아오는 날, 제 온 영혼을 바쳐 당신을 맞이하겠어요."두 사람의 숨결이 백합 향기 속에서 달콤하게 얽혀들었다.---한편, 파리 외곽의 짙은 밤안개 속.라로셸로 향하는 관문인 푸아티에 도로변의 한 고풍스러운 석조 저택 2층.칠흑 같은 실크 로브를 두른 밀레디가 창가에 서서 촛불 불빛 아래 자신의 가녀린 손가락을 매만지고 있었다. 그녀의 푸른 눈동자 속에는 어제 생제르맹 저택에서
새벽 햇살이 생제르맹 숲의 안개를 뚫고 금빛으로 내리쬐기 시작했다.다온은 콘스탄스를 부드럽게 보듬은 채, 삼총사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와 함께 파리를 향해 걸어 나갔다.왼손 약지에 끼워진 은반지가 금빛 햇살을 받아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음모의 서막과 라로셸의 먹구름생제르맹의 은빛 장미 저택이 잿더미로 변하고, 콘스탄스 보나시외가 무사히 총사대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은 파리의 밤을 또 한 번 흔들어 놓았다.리슐리외 추기경이 은밀히 기르던 암살대 '장미의 가시' 20명이 단 한 명의 청년에게 단 2분 만에 무너졌다는 전말은, 왕실 고위 귀족들 사이에서 신화처럼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다.이제 가스코뉴의 달타냥이라는 이름은 단순히 신참 기사의 호칭이 아니었다. 그것은 파리 암흑가와 정계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절대적인 칼날의 상징이었다.다음 날 아침, 루브르 궁전의 왕실 비밀 의회장.높다란 아치형 천장 아래, 국왕 루이 13세와 트레빌 총사대장, 그리고 붉은 실크 로브를 입은 리슐리외 추기경이 거대한 지도 테이블을 둘러싸고 서 있었다.추기경의 얼굴은 얼음처럼 차갑게 식어 있었으나, 그의 눈동자 속에는 어제까지의 분노 대신 지독하게 산나운 정략적 계산이 서려 있었다. 콘스탄스 납치라는 사적인 공작이 실패로 돌아가자, 추기경은 판 자체를 국가적 전쟁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수법을 가지고 나온 것이었다.&
쿠탕탕!단 3초 만에 두 명의 정예 처형인이 피를 토하며 나뒹굴었다.밀레디의 푸른 눈동자가 거칠게 흔들렸다.'이게 무슨... 20명의 다자간 전투인데도 저 남자는 단 한 번도 협공을 허용하지 않고 있어!'다온은 스텝을 끊임없이 이동시키며 처형인들이 서로의 동선을 방해하도록 유도했다. 현대 펜싱의 최첨단 이론인 '공간 분할'을 실전 다자간 전투에 적용한 것이었다.처형인들이 덤벼들 때마다 다온은 백스텝과 사이드스텝을 교차하며 오직 한 명씩만을 자신의 타격 범위 안에 담았다."이 괴물 같은 놈이!"처형대장이 분노하여 독 침을 연사했다.슈슈슉!어둠 속에서 날아드는 세 개의 독 침!다온은 고개를 미세하게 비틀며 첫 번째와 두 번째 독 침을 피하고, 마지막 독 침은 레이피어 검신으로 정교하게 튕겨 냈다. 팅!그리고 튕겨 나간 독 침의 반동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다온의 최후의 필살 스텝이 발동했다.플레슈(Flèche, 뛰어들며 찌르기)!번개보다 빠른 도약! 다온의 신형이 허공을 가르며 처형대장의 가슴팍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갔다.콰아앙!"크아악!"처형대장은 비명조차 제대로 지르지 못하고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