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우리의 존재가 인간들에게 알려지면…… 어떻게 되는지 알지?” 깊은 산속, 거대한 폭포 뒤에는 인간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은 구미호 마을이 있다. 그곳에는 서로 다른 성격과 개성을 가진 다섯 구미호, 라엘, 루카, 루, 시엘, 리루가 함께 살아간다. 장난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는 날도, 사소한 일로 티격태격하는 날도 있지만 언제나 서로의 곁을 지키는 다섯 친구. 그러던 어느 날, 인간이 들어올 수 없는 숲속에서 낯선 발자국이 발견된다. 평화롭던 마을에 찾아온 수상한 변화. 과연 다섯 구미호는 자신들의 비밀과 소중한 마을을 지켜낼 수 있을까?
Ver mais《꼬리 아홉, 마음은 하나》
1화. 평화로운 마을의 아침 깊은 산속, 울창한 나무들이 하늘을 가릴 만큼 빽빽하게 자라난 곳. 그곳에는 인간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 높은 절벽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폭포는 하얀 물보라를 만들어 냈고, 그 뒤편에는 바깥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숨겨진 길이 이어져 있었다. 폭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나무로 만들어진 아담한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고, 집과 집 사이에는 작은 다리가 놓여 있었다. 맑은 연못에는 작은 물고기들이 한가롭게 헤엄쳤으며, 길가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이 서로 부딪히며 부드러운 소리를 냈고, 햇살은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어 마을 곳곳을 따뜻하게 비추었다. 이곳은 아홉 개의 꼬리를 가진 구미호들이 살아가는 마을이었다. 마을에는 서로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진 구미호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유독 함께 붙어 다니는 다섯 친구가 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그들의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어?” 나무집 앞에 앉아 있던 연한 파스텔 분홍색 여우가 고개를 갸웃했다. 라엘이었다. 라엘은 조금 전까지 자신의 앞에 놓아두었던 작은 장식품을 찾고 있었다. 분명 아침까지만 해도 이곳에 있었는데, 아무리 주변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다. “이상하네. 분명 여기 있었는데…….” 라엘은 바닥을 살펴보고 집 주변까지 둘러보았다. 혹시 바람에 날아갔을까 싶어 나무 아래쪽도 확인했지만 장식품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때였다. “찾는 게 이거야?” 어디선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엘이 고개를 돌리자 버터 옐로색 여우 한 마리가 입에 무언가를 물고 서 있었다. 루였다. “루!” 라엘의 귀가 쫑긋 섰다. 루의 입에 물려 있는 것은 조금 전까지 라엘이 찾던 작은 장식품이었다. “너 또 내 물건 가져갔지!” “어? 이거 네 거였어?” 루는 모르는 척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히 내 거잖아! 얼른 내려놔!” 하지만 루는 장식품을 내려놓기는커녕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싫은데?” “뭐?” “잡으면 돌려줄게!” 루는 말을 마치자마자 재빨리 달아났다. “야! 루! 거기 안 서!” 라엘은 곧바로 루를 쫓아갔다. 루는 나무집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라엘을 피해 다녔다. 입에 물고 있는 장식품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도, 뒤따라오는 라엘을 힐끔힐끔 돌아보았다. “조금만 더 오면 잡힐걸?” “가만 안 둬!” 라엘은 있는 힘껏 달렸지만 루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평소에도 몸이 약한 라엘에게 이렇게 뛰어다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루! 너 정말!” 루는 라엘의 목소리에 웃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던 은은한 실버 그레이색 여우가 꼬리를 천천히 움직였다. 시엘이었다. “아침부터 시끄럽네.” 시엘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두 친구를 바라보았다. 그 옆에는 은은한 라벤더색 여우가 앉아 있었다. 리루는 두 친구가 부딪히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라엘, 루…… 너무 빨리 뛰면 다칠 수도 있어.” 하지만 두 친구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했다. 그때 차콜 블랙색 여우가 천천히 다가왔다. 루카였다. “둘 다 무슨 일이야?” 루카가 친구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엘이 먼저 대답했다. “루가 라엘 물건을 가져갔어.” “아, 또 그랬구나.” 루카는 작게 웃으며 두 친구가 달리는 방향을 바라보았다. “루, 이제 돌려주는 게 어때?” “조금만 더 놀면 안 돼?” 루가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라엘이 꽤 속상해하는 것 같은데.” 그 말에 루는 잠시 라엘을 바라보았다. 라엘은 여전히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알았어.” 루는 결국 걸음을 멈추고 장식품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라엘은 재빨리 다가와 장식품을 물어 올렸다. “다음부터 내 물건에 손대지 마.” “알았어, 알았어.” 루는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정말 알았어?” “응!” 라엘은 루를 한동안 의심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너 지난번에도 그렇게 말했어.” “이번에는 진짜야!” 루는 억울하다는 듯 대답했지만, 입가에는 장난스러운 기색이 남아 있었다. 시엘이 그 모습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내일도 똑같을 것 같은데.” “시엘!” 라엘이 시엘을 돌아보았다. 리루는 두 친구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작게 웃었다. 루카 역시 친구들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그만하고 다 같이 쉬는 건 어때? 아침부터 너무 뛰어다녔잖아.” “나는 괜찮아!” 라엘이 당당하게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이 끝나자마자 라엘의 배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꼬르륵. 잠깐의 침묵이 흘렀다. 루가 눈을 크게 떴다. “푸핫! 라엘, 배고픈가 봐!” “웃지 마!” “아까부터 계속 뛰어다녔으니까 배고프겠지.” 시엘이 무심하게 덧붙였다. 리루는 라엘의 옆으로 다가갔다. “라엘, 우리 연못 근처에 가서 먹을 걸 찾아볼까? 어제 남겨 둔 열매가 조금 있었던 것 같은데.” “정말?” 라엘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응.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몰라.” 루카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 같이 가 보자. 열매가 남아 있으면 나눠 먹으면 되겠네.” “좋아! 내가 먼저 갈래!” 루가 신나게 앞장섰다. “잠깐! 또 혼자 다 먹으려고 그러는 거 아니지?” 라엘이 의심스러운 눈으로 물었다. “아니거든!” “그럼 천천히 가!” 루는 대답 대신 꼬리를 흔들며 달려갔다. 라엘은 작게 한숨을 내쉬고 그 뒤를 따라갔다. 시엘과 리루도 나란히 걸음을 옮겼고, 루카는 모두가 함께 가고 있는지 한 번 둘러본 뒤 천천히 뒤따랐다. 다섯 구미호는 마을 안쪽에 있는 작은 연못을 향해 걸어갔다. 연못 주변에는 햇빛을 받은 풀잎들이 반짝이고 있었고, 물가에는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루는 먼저 도착해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 여기 열매가 있네!” 루의 목소리에 친구들이 다가왔다. 나무 아래에는 잘 익은 작은 열매 몇 개가 떨어져 있었다.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네.” 라엘이 말했다. “그럼 이거 내가 먼저 먹어도 돼?” 루가 열매 하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다 같이 먹으려고 찾은 거잖아.” 라엘이 곧바로 대답했다. “알았어. 하나만 먼저 먹을게!” “루!” 루는 결국 웃으며 열매를 내려놓았다. 리루는 열매를 하나씩 모아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루카는 남은 열매가 더 있는지 주변을 살폈고, 시엘은 연못가에 앉아 조용히 물을 바라보았다. 라엘은 자신의 몫으로 받은 열매를 먹으며 작게 웃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루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렇게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금세 마음이 풀렸다. “그런데 말이야.” 루가 열매를 먹다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뭐 하고 놀까?” “또 무슨 장난을 치려고?” 라엘이 물었다. “아니야! 그냥 물어본 거야.” 루는 억울하다는 듯 대답했다. 시엘은 연못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조용히 쉬면 좋겠어.” “나는 꽃 구경도 하고 싶어.” 리루가 조심스럽게 의견을 보탰다. 루카는 친구들의 말을 차례로 듣다가 부드럽게 웃었다. “그럼 오전에는 조금 쉬고, 오후에는 다 같이 마을 주변을 산책해 보는 건 어때?” “좋아!” 리루가 밝게 대답했다. 라엘도 고개를 끄덕였다. 루는 무언가 더 재미있는 일을 생각하는 듯 꼬리를 흔들었고, 시엘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다섯 구미호의 아침은 그렇게 조금씩 흘러가고 있었다. 서로 다른 성격 때문에 가끔은 다투기도 하고, 사소한 장난에 하루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지만 함께라면 어떤 하루든 즐거웠다. 깊은 산속 폭포 뒤에 숨겨진 작은 마을. 그곳에서 다섯 구미호의 평범하지만 특별한 하루가 계속되고 있었다.8화. 우리만의 작은 보물오후의 햇살이 숲속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나뭇잎 사이로 흘러든 빛은 땅 위에 작은 무늬를 만들었고, 바람이 불 때마다 그 무늬도 조금씩 흔들렸다. 멀리서는 폭포 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왔다.루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 엎드려 있었다. 앞발 사이에 턱을 올린 채 한참 동안 풀잎만 바라보던 그는 꼬리를 느릿하게 흔들었다.처음에는 그저 쉬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자 가만히 있는 것도 지루해졌다."으으…… 심심해."루는 몸을 뒤집어 배를 하늘로 향하게 했다가 다시 벌떡 일어났다.주변에는 아무도 없었다.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볼까 싶었지만, 그냥 부르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일을 만들어서 함께하는 편이 훨씬 좋을 것 같았다.그때였다.바람이 불면서 나무 아래 쌓여 있던 낙엽 몇 장이 굴러갔다. 루는 그중 한 장이 바위 옆에 걸리는 것을 바라보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다."보물찾기!"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루의 귀가 쫑긋 섰다."그래! 보물찾기를 하면 되겠다!"루는 신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숲 안쪽으로 향했다.보물을 찾는 것도 재미있겠지만, 친구들과 함께 찾으면 훨씬 즐거울 것 같았다.루는 작은 풀숲을 지나고 나무뿌리가 드러난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러다 햇빛이 잘 드는 바위 근처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했다."어?" 루는 걸음을 멈추었다.낙엽 사이에 작은 돌 하나가 놓여 있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돌처럼 보였지만, 한쪽 면이 유난히 매끄러웠다. 햇빛이 닿자 돌 안쪽에서 희미한 빛이 번졌다.루는 조심스럽게 앞발로 낙엽을 밀어냈다."이거 뭐지?"돌을 가까이에서 살펴보니 안쪽에 작은 빛무늬가 들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루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기울였다가 왼쪽으로 기울이며 여러 방향에서 바라보았다.빛은 보는 방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다."우와……."루는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이건 진짜 보물 같은데?"그는 돌을 물고 숲에서 빠져나왔다. 이제 친구들을 찾아갈 차례였다
7화. 바람을 따라간 꽃잎오후의 햇살이 숲의 나뭇가지 사이로 길게 내려오고 있었다.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줄기는 햇빛을 받아 반짝였고, 바람이 불 때마다 나뭇잎들이 서로 부딪치며 부드러운 소리를 냈다. 마을을 둘러싼 숲은 한낮의 뜨거운 기운이 조금씩 가라앉은 덕분에 걷기에 알맞은 온도가 되어 있었다.리루는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꽃밭에 혼자 앉아 있었다.꽃밭에는 크고 작은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 있었다. 높이가 낮은 꽃들은 풀잎 사이에 숨어 있었고, 조금 높은 꽃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고개를 흔들었다. 리루는 그중에서도 하얀 꽃들이 모여 있는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바람이 한 번 지나가자 꽃잎 하나가 꽃대에서 떨어졌다.꽃잎은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더니 풀잎 위에 내려앉았다. 잠시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하더니 다시 불어온 바람에 밀려 옆으로 움직였다.리루는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다.꽃잎은 풀잎 사이를 지나 작은 돌 옆으로 굴러갔다. 그러다 바람이 조금 강해지자 땅에서 살짝 떠올랐다.“어…….”리루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움직였다.꽃잎은 마치 누군가에게 이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리며 날아갔다. 리루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꽃잎을 따라갔다.처음에는 몇 걸음만 걸으면 닿을 것 같았다. 하지만 꽃잎은 리루가 가까이 다가갈 때마다 조금씩 멀어졌다. 풀밭을 지나 낮은 바위 옆을 통과하고, 다시 작은 나무 아래로 날아갔다.리루는 꽃잎이 나뭇가지에 걸리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여기 있었네.” 앞발을 내밀자 꽃잎은 가지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리루의 앞을 스쳐 지나가더니 나무 아래에 모여 있던 다른 꽃잎들 사이에 내려앉았다.그곳에는 이미 여러 장의 꽃잎이 모여 있었다.하얀 꽃잎도 있었고, 연한 분홍빛을 띤 꽃잎도 있었다. 바람이 불 때마다 꽃잎들은 조금씩 움직였지만, 주변의 낮은 풀과 돌에 막혀 멀리 날아가지는 않았다.리루는 그 앞에 앉아 꽃잎들을 바라보았다. “예쁘다.”그녀는 작은 꽃잎 하나를 앞발로 살짝 밀었다. 꽃잎
6화. 숲속에 생긴 작은 물길숲속에는 아침부터 작은 새들의 지저귐이 가득했다.나뭇가지 사이로 햇살이 길게 내려오고, 풀잎에 맺힌 이슬은 바람이 불 때마다 작게 흔들렸다. 깊은 숲 안쪽에서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도 들려왔다.시엘은 혼자 숲길을 걷고 있었다.특별히 어디를 찾아가는 것은 아니었다. 마을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는 중이었다. 평소에도 시엘은 다른 친구들이 모여 있을 때보다 혼자 숲을 돌아다니는 시간을 좋아했다. 조용히 걷다 보면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작은 것들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시엘은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걸음을 멈췄다.나무뿌리 사이에는 작은 꽃들이 피어 있었다. 어제까지는 보이지 않았던 꽃이었다. 시엘은 몸을 낮추고 꽃잎을 살펴보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꽃잎은 아주 작았지만, 햇빛을 받아 선명하게 빛나고 있었다.“새로 피었네.”시엘이 작게 중얼거렸다.그녀는 꽃을 꺾지 않고 한동안 바라보다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조금 더 안쪽으로들어가자 익숙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마을 근처 연못으로 이어지는 작은 물줄기였다.시엘은 그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물소리가 조금 이상하게 들렸다. 평소에는 일정하게 이어지던 소리가 중간중간 끊기는 듯했다. 시엘은 걸음을 늦추고 물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살폈다.작은 물길 한가운데 나뭇가지와 낙엽이 엉켜 있었다.그 사이에 흙과 작은 돌까지 쌓여 물이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있었다. 물은 막힌 곳을 피해 양옆으로 조금씩 새어 나오고 있었다.시엘은 가까이 다가가 앞발로 나뭇잎 하나를 밀어 보았다.잎사귀는 쉽게 움직였지만, 그 아래에 얽힌 나뭇가지들은 생각보다 단단하게 걸려 있었다.“이걸 치워야겠네.”시엘은 잠시 주변을 살폈다. 혼자서도 작은 나뭇가지 정도는 치울 수 있었지만, 아래쪽에 걸린 굵은 가지까지 움직이기는 어려워 보였다.그녀는 억지로 건드리는 대신 마을로 돌아가기로 했다.마침 물길에서 멀지 않은 곳에 루카가 있었다. 루카는 나무 아래에서 떨어
5화. 간식 바구니아침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스며들었다. 커다란 폭포에서는 변함없이 맑은 물줄기가 쏟아지고 있었고, 폭포 아래에 자리한 작은 연못에는 햇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물가에 피어난 꽃들은 바람이 불 때마다 가볍게 흔들렸으며, 숲속에서는 새들의 지저귐이 들려왔다.마을은 평소처럼 조용하고 평화로웠다.연못 근처에는 라엘이 홀로 앉아 있었다. 라엘은 앞발을 물가에 가까이 가져갔다가 살짝 흔들리는 물결을 바라보았다. 물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잔잔하게 일그러졌다.그때 멀리서 발소리가 들려왔다."라엘!"고개를 돌리자 루가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고 있었다. 루는 라엘 앞에 도착하자마자 숨을 고르지도 않고 말을 꺼냈다."오늘 우리 다 같이 모이자!" "갑자기?""응! 아주 중요한 일이 있어."라엘은 루를 바라보았다."또 무슨 장난을 생각한 거야?""아니거든! 이번에는 정말 좋은 생각이야."루는 억울하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라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어제 시내에서 받은 간식 기억하지?""기억하지. 그걸 왜?""아직 조금 남아 있잖아. 그걸 다 같이 먹으면 어떨까?""그냥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혼자 먹는 것보다 다 같이 먹는 게 훨씬 좋잖아."루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라엘은 잠시 루를 바라보다가 작게 웃었다."그건 맞네.""그렇지? 그래서 내가 생각해 낸 거야!""간식 먹자는 생각을 그렇게 대단하게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왜? 좋은 생각이잖아!"루가 다시 꼬리를 흔들었다.그때 나무 사이로 리루가 모습을 드러냈다."둘이 무슨 이야기 하고 있어?""간식 먹기로 했어!"루가 먼저 대답했다. "간식?""응. 어제 시내에서 받은 거."리루는 반가운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나도 같이 먹고 싶어. 어제 받은 간식이 조금 남아 있거든.""그럼 잘됐네! 우리도 남은 걸 가져올 거야."루가 말했다.조금 뒤에는 시엘도 연못 근처로 다가왔다. 시엘은 친구들을 한 번 바라보고는 조용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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