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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Author: 등산팀
노현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위층 침실로 달려갔다.

그런데 다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후들거려 계단을 오르던 중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계단 아래로 속절없이 굴러떨어졌다.

온몸을 찌르는 듯한 통증에 오히려 이성이 조금 돌아왔다.

이를 악물고 계단 난간에 의지해 일어선 다음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고 다시 위층으로 향했다.

걸음이 느려진 탓인지 이번에는 별다른 사고 없이 무사히 침실로 들어왔다.

방 안을 둘러보니 노현재의 물건만 남아있을 뿐 송정아와 관련된 모든 흔적이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침대 양쪽 협탁 위에 놓여 있던 두 사람의 사진마저도 온데간데없이 텅 빈 액자만 덩그러니 제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노현재가 뭔가 깨달은 듯 눈동자에 다시금 당혹감이 서렸다. 서둘러 옷장과 서랍을 열어 그의 물건들을 꺼내자 그 공간들이 전부 텅텅 비어버렸다.

침실, 욕실, 서재 등 별장 안에서 두 사람의 추억이 깃들 만한 곳을 샅샅이 뒤졌지만 송정아의 물건은 단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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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강 그룹을 무너뜨리려는 사람은 내가 아니야. 왜 이 사람한테 안 빌고 나한테 빌어?”송정아가 웃음을 터뜨렸다. 입가에는 분명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두 눈은 차갑기 그지없었다.“그리고 우리의 옛정 같은 거 진작에 네가 다 갉아먹지 않았어?”노현재가 송정아를 기만하고 몰래 다른 여자와 약혼한 뒤 그녀를 내연녀로 곁에 두려 했을 때.그의 친구들이 프랑스어로 송정아를 마음껏 조롱하고 깎아내리는데도 말릴 생각은커녕 함께 조롱했을 때.안수진과 노현재의 친구들이 송정아에 대한 악질적인 루머를 퍼뜨리는 상황에서 그가 마음 편히 투명 인간 행세를 하며 방관했을 때 그들의 옛정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그런데 이제 와서 뻔뻔하게 옛정을 운운하다니.그럼 그 수많은 순간들에는 왜 그들이 한때 사랑했던 사이라는 걸 떠올리지 못했단 말인가?송정아의 말에 노현재의 얼굴이 순식간에 창백해졌다. 목구멍이 꽉 막힌 듯 쓴맛이 밀려와 침을 삼키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졌다.“정아야, 내가 다 잘못했어. 사과할게.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노강 그룹이 정말 버티지 못할 거야...”송정아는 여전히 알 바 아니라는 듯 어깨를 늘어뜨렸다.“노강 그룹이 무너지든 말든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인데? 노현재, 그 사람들은 다 자기가 저지른 짓에 대한 대가를 치렀어. 그런데 넌 무슨 자신감으로 가벼운 사과 한마디면 이 일에서 쏙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데?”“난 너한테 그런 짓들을 한 적이 없잖아.”노현재가 다급하게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다.그런데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송정아의 입가에 맴돌던 억지 미소마저 완전히 사라져버렸다.“그래. 넌 직접 하진 않았지. 그저 팔짱 끼고 구경만 했을 뿐이니까. 노현재, 너 같은 방관자가 제일 역겨운 거야.”송정아가 눈앞의 남자를 혐오감이 뚝뚝 묻어나는 시선으로 쏘아보았다.“네가 구경만 하고 있었기 때문에 네 친구들이 나한테 막말을 내뱉었던 거야. 네가 수수방관했기 때문에 안수진이 날 수없이 짓밟을 기회를 얻은 거라고. 그런데 이제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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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녀는 이 사랑을 관두다   제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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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속녀는 이 사랑을 관두다   제20화

    지승택은 이미 오랜 세월을 기다려 왔으니 조금 더 기다리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았다.송정아의 말대로 당분간만 친구로 지내는 것이었다. 게다가 낯선 사람에서 친구로 관계가 발전한 것만으로도 그는 이미 충분히 만족했다.이날 밤, 가흠시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운 두 사람과 달리 송정아와 지승택은 아주 꿀잠을 잤다.다음 날 이른 아침, 끊임없이 울리는 휴대폰 벨 소리에 송정아가 비몽사몽 눈을 떴다. 그녀의 SNS 계정이 난리가 난 것이었다.알림음이 쉴 새 없이 울려댔고 대충 훑어봐도 온통 악플뿐이었다.바로 그때 가흠시에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전화를 받고 나서야 가흠시에서 지내던 몇 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 조은영이라는 것을 알았다.“정아야, 인터넷에 뜬 글들 봤어? 사람들이 어쩜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렇게 무턱대고 믿을 수가 있어? 재벌 딸인 네가 내연녀라는 헛소문까지 퍼뜨리다니. 빨리 해명해서 널 모함한 인간들 싹 다 처벌받게 해.”조은영이 숨돌릴 틈도 없이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냈다. 가쁜 숨소리에 그녀의 분노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그녀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송정아는 마침내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되었다.알고 보니 어제 가흠시로 돌아간 안수진이 연회장에서 당한 수모를 삭이지 못하고 노현재와의 결혼을 방패 삼아 거짓말을 퍼뜨린 것이었다.송정아가 그녀와 노현재 사이에 끼어들었다고 우겼고 심지어 두 사람이 약혼한 이후에도 노현재와 송정아가 동거했다는 증거라며 인터넷에 뿌려버렸다.본래 네티즌들도 최고 재벌의 외동딸이 남의 관계에 끼어들었다는 사실을 쉽게 믿지 않았다.그런데 안수진이 증거를 들이민 데다 노현재의 측근들까지 나서서 송정아가 끼어든 게 맞다며 입을 모아 증언했다.그러자 한밤중에 큰 구경거리를 물게 된 네티즌들은 이를 기정사실로 믿어버렸고 즉각 송정아의 SNS 계정을 찾아내 미친 듯이 악플 폭격을 가하기 시작했다.[집에 돈이 그렇게 많은데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도덕은 지켜야 하고 남의 가정 파탄 내면 안 된다는 거 가르쳐 준 사람 하나 없었

  • 상속녀는 이 사랑을 관두다   제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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