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icio / 사극 로맨스 / 설야팔부 (雪夜八部) / 제201화 — 동지 (혈비)

Compartir

제201화 — 동지 (혈비)

Autor: moominkiller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8-06 16:19:29

동지의 무한에는 팥죽 냄새가 났다.

세 강이 만나는 물목마다 붉은 김이 올랐고, 사람들은 한 그릇씩 손에 든 채 부교로 모였다. 같은 자리에서 반년 전에는 향 안개가 도시를 덮었다. 오늘 물 위에 뜬 것은 팥 삶는 냄새와 젖은 종이 냄새뿐이었다.

혈비는 증인석 맨 앞에 앉았다.

무릎 위에는 이름 이백삼십육 개가 든 두루마리가 놓여 있었다. 삭월의 무덤 벌판에서 베껴 온 이름들. 글자 없는 무덤의 것까지 부수와 운백천이 밤을 새워 기억해 냈다. 죽은 자들은 오늘 수에서 이름으로 돌아와 법정에 들었다. 두루마리 끝이 강바람에 낮게 떨렸다.

단 위의 한겸이 판결문을 폈다.

젊은 당주는 여전히 글을 읽을 때 등이 곧았다. 다만 곁의 남궁완이 소매 끝으로 그의 붓을 한 번 밀어 주자, 너무 세게 쥐었던 손에서 힘을 조금 풀었다. 가는눈은 그 아래 서기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 자도 놓치지 않았다.

열두 줄이 다시 읽혔다.

이번에는 공훈이 아니었다. 거짓 척후를 만든 이름. 물길을 판 이름.
Continúa leyendo este libro gratis
Escanea el código para descargar la App
Capítulo bloqueado

Último capítulo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5화 — 나누는 법

    첫 물소리를 들은 아홉째는 곧 정신을 잃었다.연도하를 눕힌 곳은 상석 아래였다. 흑요가 외부인을 대전에 재우는 법이 어디 있느냐고 했고, 혈비는 앓는 사람이 임자라 적은 붓이 누구 것이냐고 되물었다. 노파는 오른쪽 귀를 홱 돌리더니 직접 이불을 한 장 더 덮었다.선우현은 환자의 왼쪽에 앉았다. 연도하가 눈을 뜨면 제일 먼저 보이는 자리를 일부러 고른 낯이었다. 운설이 한숨을 쉬자 그는 태연하게 물그릇을 들었다."환자에게 물을 먹이는 자리요.""그 환자가 깨어나면 서로 말하지 마세요.""그건 저 사람에게도 명하시오.""첫 수업을 계속합니다."운설은 여덟 사람을 환자 둘레에 앉혔다."이 사람의 맥은 길이 끊겨 있습니다. 강을 밀어 넣으면 사방으로 흩어져요. 그러니 오늘은 흘리는 법보다 — 나누는 법을 배웁니다."여리가 더운 물을 가져왔다. 더운돌 영감은 손을 담가 온도를 재고, 마르간은 물 한 되에 식는 시간을 적었다. 진눈이 연도하의 숨을 세었다. 누리는 열에 들뜬 환자에게 찬물을 먹이라는 말을 잘못 알아듣고 문밖으로 달려가 눈을 한 사발 퍼 왔다가 흑요의 지팡이에 쫓겨났다.타간은 죽을 끓였다. 간은 여전히 셌다.묵할멈이 연도하의 오른손을 잡았다. 떨리는 손끝과 제 가슴을 번갈아 짚고, 천천히 숨을 내쉬는 시늉을 했다. 환자가 따라 숨을 놓자 끊긴 맥의 가장자리에서 가느다란 울림이 났다."지금입니다."운설이 강을 흘렸다.한 줄기로 밀지 않았다. 여덟 개의 가는 물길로 갈랐다. 여리의 손은 식는 자리를 덥혔고, 진눈의 숨은 막히는 박자를 알려 주었다. 더운돌의 손바닥이 열의 경계를 잡고, 묵할멈의 고른 숨이 흩어지는 물을 제자리로 불렀다.첫 번째 물길은 끊겼다.두 번째는 너무 깊이 들어가 연도하의 몸이 크게 들썩였다. 흑요가 그만두라고 지팡이를 들었으나, 환자가 눈도 못 뜬 채 웃었다."여덟이 달라붙었는데… 이 정도면 싼값이오.""말할 힘으로 숨을 쉬세요.""그 말투도 그대로군."운설의 손끝이 멎었다.무한의 물가. 새로 터진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4화 — 아홉째

    여덟 사람에게 물소리를 가르치는 첫날, 제일 먼저 들린 것은 타간의 뱃소리였다. 여리가 웃고 흑요가 살기를 뿜으며 수업이 시작됐다.바토가 만든 침통에는 녹인 신패의 달이 하나씩 걸려 있었다. 여덟 사람은 그 달을 손바닥에 올리고 눈을 감았다. 운설은 상석을 치우고 그들과 같은 높이에 앉았다.단전이 남지 않은 선우현은 기둥 곁에서 여리의 숨을 지팡이로 세고, 진눈에게 물잔을 밀어 주었다. 검을 잃은 뒤 새로 배운 파수였다."소리를 찾지 마세요. 찾으러 가면 몸이 먼저 긴장합니다. 숨이 드나드는 자리부터 듣습니다."여리는 눈썹까지 떨었고, 진눈은 제 폐 소리만 들린다 했다. 누리는 숨을 들이마시란 말을 잘못 알아듣고 한참을 참았다.아무도 강을 듣지 못했다.두 시진째, 대전 밖에서 말이 넘어지는 소리가 났다.검은 모피의 사내가 들어왔다. 눈발을 어깨에 얹고, 걸음마다 피를 떨어뜨렸다. 허리에 칼이 없어도 빼앗긴 사람처럼 보이지 않았다.여리가 입을 다물었다.그것으로 사내의 용모에 대한 설명은 충분했다.운설은 얼음여울에서 사람들을 수레 뒤로 빼고 선우현의 자리를 넘보지 않던 모피를 알아보았다.연도하는 운설을 한 번에 찾아냈다. 웃기 직전의 입가 때문에 방 안이 좁아졌다.기둥 곁에서 지팡이 끝이 마룻바닥을 한 번 짚었다.연도하가 살아 있는 선우현과 마주쳤다. 놀람을 웃음으로 접는 데 한 호흡이 걸렸다."빚 받으러 왔소."선우현이 말했다."살아 있었군.""그대가 들어 놓고 모르는 척하오?""맥은 들었지. 얼굴까지 볼 줄은 몰랐소.""실망했소?"연도하의 시선이 운설을 한 번 스쳤다가 돌아왔다."곤란해졌지.""아픈 사람이 월하의 임자라고 들었소."그가 피 묻은 장갑을 벗었다."다녀왔소, 의원. 앓는 사람이 되어.""연도하.""이름을 기억하니 길값은 받았군.""앉으세요.""누우라고 할 줄 알았는데.""곧 그렇게 될 겁니다."연도하가 낮게 웃었다. 그 웃음이 끝나기 전에 무릎이 꺾였다.운설과 지팡이를 던진 선우현이 한쪽씩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3화 — 여덟 개의 달

    답을 쓰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답대로 사는 것이었다.봉서는 남쪽으로 떠났으나 신패는 대전에 남았다. 이지러진 달이 새겨진 쇳조각. 앓는 사람이 임자라 적어 놓고, 임자를 가리는 패를 그대로 둘 수는 없었다."녹이겠습니다."운설의 말에 대전의 숨들이 갈렸다.흑요가 제일 먼저 일어섰다. 왼귀가 안 들리는 노파는 화가 나면 온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였다. 오늘은 쓰러질 듯 기울어 있었다."그 패가 마지막입니다. 왕의 인장도, 왕관도, 옥새도 다 없어졌습니다. 피가 돌아왔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 저것 하나입니다.""제가 여기 있습니다.""사람은 죽습니다."노파의 목소리가 떨렸다. 죽지 않는 물건 하나를 붙들고 열여덟 해를 버틴 사람의 떨림이었다.혈비가 상석 없는 자리에서 내려왔다.언니는 신패를 집어 들고 오래 손바닥에 올려 두었다. 아우보다 먼저 태어나 왕가의 법도를 보았고, 왕가가 지워지는 것도 본 사람. 이 쇳조각을 지킬 까닭도, 없앨 까닭도 둘 다 아는 손이었다."사람은 죽지." 혈비가 말했다. "그래서 물건이 사람을 대신하기 시작하면 — 물건의 시대가 너무 길어진다."언니는 신패를 아우에게 돌려주었다."녹여라. 다만 없애지는 마라."바토의 대장간에 화덕이 올랐다.외눈의 대장장이는 신패를 집게로 물고 이쪽저쪽 비춰 보았다. 거리감을 못 잡는 눈이 자꾸 쇠를 화덕 가까이 들이밀어, 흑요가 두 번이나 소매를 잡아당겼다. 노파는 화덕 곁에서도 팔짱을 풀지 않았다. 녹는 순간까지 제 눈으로 볼 참이었다."여덟이면 되겠소." 바토가 말했다."어째서 여덟이지.""처음 배우겠다는 손이 여덟이니까."대전의 말이 마당을 도는 데 반나절도 안 걸렸다. 월하심법의 문을 연다. 핏줄과 성별과 출신을 묻지 않는다. 고치는 법부터 가르친다. 그 말을 듣고 가장 먼저 손든 것이 여리였다."동상부터 배우고 싶어요." 아이는 없는 왼 새끼손가락을 펴 보였다. "겨울이 가져가는 걸, 하나라도 덜 주게."두 번째는 진눈이었다. 평생 침상에 누워 누가 제 폐를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2화 — 강의 임자

    첫눈은 이틀을 머물다 녹았다.궁의 처마에서 물방울이 떨어지고, 아이들이 밟아 다진 마당만 희끗희끗 남았다. 그네 밑에는 발자국이 둥글게 패여 있었다. 갔다가 돌아온 자국들이 한자리에서 겹친 모양이었다.혈비가 돌아온 것은 그 자국마저 마른 뒤였다.남행조의 말들이 문루를 넘자 여리가 뿔피리보다 먼저 달려 나갔다. 언니의 봇짐에서는 판결문과 붉은 실과, 혼례상에서 싸 온 굳은 떡 한 덩이가 나왔다. 새 신부가 북쪽 언니에게 보낸 것이라 했다."누가 언니예요?"여리가 묻자 혈비는 잠깐 셈을 못 했다. 남궁완과 아우와 저를 나이순으로 놓아 보는 낯이었다."먹는 자가 언니다."그 법으로 떡은 여리 것이 되었다.판결문은 대전에서 읽었다.이백삼십육 이름이 법의 기록에 오른 대목에서 부수 노인이 지팡이를 내려놓았다. 오래 짚고 있던 것이 잠깐 없어도 되는 사람처럼. 속아 죽은 병졸의 유족에게도 곡식이 간다는 줄에서는 석삼의 형이 낯을 가렸다. 벌판에 이야기를 놓고 궁에 남은 사내는 그 줄을 세 번 읽어 달라 했다.운설은 선우가주의 형을 소리 없이 들었다.종신 옥. 남은 날마다 지워진 자리와 유품을 말할 것. 죽는 날까지 물으면 답하는 집의 첫 사람이 될 것이다. 그녀는 판결문 위에 손을 얹었다가 거두었다. 곁에 앉은 그 사람의 아들이 답을 고를 때까지 묻지 않았다. 강이 깊은 데서 한 번 굽이치는 것으로 먼저 제 몫만 받았다.대전 기둥 곁에 앉아 있던 선우현이 지팡이를 내려놓았다."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소."모두의 눈이 그에게 갔다."법이 내 아버지를 살려 벌한 것이 다행스럽고, 그 벌이 끝나지 않을 것이 마땅하오. 내가 아들인 것과 그가 죄인인 것은 같은 문장 안에 있어도 서로를 지우지 않소."운설은 그의 손 위에 제 손을 얹었다. 판결을 대신 받을 수도, 아들의 마음을 고쳐 줄 수도 없었다. 그저 떨림이 멎을 때까지 곁에 둘 뿐이었다."그리고 빈칸이 하나 남았다."혈비가 봉서를 폈다.월하심법의 임자.짧은 물음 하나가 대전을 오래 채웠다.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1화 — 동지 (혈비)

    동지의 무한에는 팥죽 냄새가 났다.세 강이 만나는 물목마다 붉은 김이 올랐고, 사람들은 한 그릇씩 손에 든 채 부교로 모였다. 같은 자리에서 반년 전에는 향 안개가 도시를 덮었다. 오늘 물 위에 뜬 것은 팥 삶는 냄새와 젖은 종이 냄새뿐이었다.혈비는 증인석 맨 앞에 앉았다.무릎 위에는 이름 이백삼십육 개가 든 두루마리가 놓여 있었다. 삭월의 무덤 벌판에서 베껴 온 이름들. 글자 없는 무덤의 것까지 부수와 운백천이 밤을 새워 기억해 냈다. 죽은 자들은 오늘 수에서 이름으로 돌아와 법정에 들었다. 두루마리 끝이 강바람에 낮게 떨렸다.단 위의 한겸이 판결문을 폈다.젊은 당주는 여전히 글을 읽을 때 등이 곧았다. 다만 곁의 남궁완이 소매 끝으로 그의 붓을 한 번 밀어 주자, 너무 세게 쥐었던 손에서 힘을 조금 풀었다. 가는눈은 그 아래 서기석에서 고개를 숙인 채 한 자도 놓치지 않았다.열두 줄이 다시 읽혔다.이번에는 공훈이 아니었다. 거짓 척후를 만든 이름. 물길을 판 이름. 명부를 고친 이름. 죽은 왕의 방에서 아이의 신을 가져간 이름. 어느 가문의 몇째 줄이라는 격식이 벗겨지고, 사람이 한 명씩 단 위에 섰다.선우가주의 이름도 첫머리에 있었다.토벌 참여. 전리품 은닉. 증거 말소. 아들의 손목에 남긴 불까지 판결문에는 들지 않았으나, 늙은 사내는 그 줄에서 처음 고개를 숙였다. 종신 옥. 남은 날마다 실종자의 자리와 빼돌린 유품을 진술할 것. 가산의 반은 북방 복구와 속아 죽은 병졸의 유족에게 돌릴 것.죽는 것보다 긴 형이었다.혈비는 칼자루에 손을 얹지 않았다. 예전의 저라면 법이 너무 느리다 했을 것이다. 오늘은 느린 문장이 한 사람의 평생을 정확히 찾아가는 것을 끝까지 보았다.마지막 죄목이 읽힌 뒤, 방청석에서 늙은 장로 하나가 일어섰다."열두 가문의 문패도 내려야 합니다. 그 자손이 다시 검을 들지 못하게 하십시오. 뿌리가 남으면—""명부에 없는 이름은 벨 수 없습니다."한겸이 말을 잘랐다."죄를 물려주었기에 십팔 년이 이 지경

  • 설야팔부 (雪夜八部)   제200화 — 그네

    그네는 궁 마당의 늙은 물푸레나무에 매달았다.살구나무가 자라기를 기다리자니 여러 해가 남았다."기다리면 되잖아요."운설이 말했으나 선우현은 그림을 들고 물푸레나무 아래에 서 있었다."내가 기다리는 동안 아이들이 자라오.""당신은 오늘 스무 걸음 다 걸었어요.""그네는 손으로 매지.""그 손도 환자 손이에요.""그러니 의원이 옆에서 보시오."살아 돌아온 뒤 그의 고집은 조금도 줄지 않았다. 다만 예전에는 혼자 해 버렸고, 이제는 곁을 허락한다는 것이 달랐다.줄은 그림대로 매었다.가지 굵은 쪽으로. 앉을 판은 바토가 대장간에서 다듬어 왔다. 외눈의 대장장이는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그넷줄 고리를 두드려 냈다."백 년은 갈 거요."백 년 치 셈을 받아 든 물건이 겨울 마당에 걸렸다.선우현의 손은 굵은 밧줄을 끝까지 당길 힘이 없었다. 한 번 힘을 주고, 숨을 쉬고, 다시 한 번. 매듭이 자꾸 느슨해졌다."주세요.""내가 그린 것이오.""같이 해요."운설은 그의 등 뒤에 서서 두 팔을 뻗었다. 제 손을 그의 손등 위에 포갰다. 가슴이 등에 닿고, 숨이 목덜미에 닿았다. 선우현의 손이 잠깐 멎었다."집중하세요.""하고 있소.""매듭에요.""그건 어렵군."운설이 웃으며 그의 손과 함께 밧줄을 당겼다. 두 사람의 힘이 한 매듭에 들었다. 검보처럼 반듯하면서도 의녀의 붕대처럼 풀리지 않는 매듭이었다.죽음의 문 앞을 돌아온 사람이 처음 만든 봄의 살림. 혼자 못 묶던 것을 둘이 묶는 손이 설산의 값이었다.첫 시승은 여리였다."누가 타느냐"의 답이 그렇게 밝혀졌다. 아이들. 여리가 앉고, 연지가 다음 차례를 다투고, 궁의 어린것들이 물푸레나무 밑에 줄을 섰다.미는 자리는 앞이었다.그림대로 선우현은 그네 앞에 섰다. 그네가 다가올 때마다 두 줄을 받아 다시 밀었다. 힘이 모자라 높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아이의 웃는 낯이 갔다가 반드시 돌아왔다."더 높이요!""오늘은 여기까지.""검신님은 이것밖에 못 해요?"여리의 못된 물음

Más capítulos
Explora y lee buenas novelas gratis
Acceso gratuito a una gran cantidad de buenas novelas en la app GoodNovel. Descarga los libros que te gusten y léelos donde y cuando quieras.
Lee libros gratis en la app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