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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94화

“내가 고치러 가마.”

부진환은 곧바로 방문을 열고 폭우 속으로 뛰어들었다.

광풍이 불어 굉음과 함께 정원의 등불이 흔들렸고, 큰비가 내려 앞을 밝혀주지 못했다.

낙요는 급하고 세게 오는 비를 보며 불안을 느꼈다.

그러고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우산을 찾아 방문을 나섰다.

부진환은 사다리와 옥상을 메꾸는 재료를 가져왔다.

낙요는 우산을 들고 사다리를 붙잡아줬다.

“조심하세요!”

낙요는 크게 외쳤지만, 빗물에 목소리조차 묻히고 말았다.

부진환은 옥상으로 올라갔다. 큰비에 온몸이 젖었고 앞조차 보이지 않았으며 등불 하나 없이 어두컴컴했다.

하늘에 구멍이라도 난 듯 비가 퍼부었지만, 부진환은 곧바로 비가 새는 곳을 찾아 고쳤다.

그렇게 온몸이 푹 젖어 방으로 돌아가 지붕을 보니, 더 이상 비가 새지 않았다.

“제가 뜨거운 물을 끓일 테니 몸 좀 녹이세요. 감기에 들면 안 됩니다.”

낙요는 급히 주방으로 향했다.

바로 그때, 후원 문밖에서, 우산을 쓴 그림자가 조용히 빗속에 서 있었다.

심녕은 정원에 들어가지 않았지만, 불이 켜져 있는 게 보였다.

번개가 칠 때, 지붕 위의 익숙한 그림자도 보았다.

심녕은 우산을 꽉 잡고 증오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온 저녁 찾은 왕야가 여기에 있었다니!

역시 왕야와 낙운은 전부터 알고 있었다!

아니면 어떻게 이곳에서 밀회를 하겠는가!

심녕은 자신이 소홀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낙운을 처음 만났을 때 죽였어야 했다!

-

낙요는 뜨거운 물을 끓이고 목욕통에 넣었다.

부진환은 연신 재채기를 했고, 낙요는 어서 몸을 녹이라고 재촉했다.

낙요는 이 틈을 타 방의 누수를 깨끗하게 청소했다.

그러고는 숯불을 피웠다.

비와 함께 차가운 기운이 풍겼고, 숯불이 타오르자 방안은 곧바로 따뜻해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진환은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러고는 머리카락을 넘기며 고개를 숙여 몸에 맞지 않은 옷을 바라보았다.

“누구 옷이냐? 작아 보이는구나.”

낙요는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작지만 우선 입으세요.”

“진소한의 옷입니다.”

그때 진소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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