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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0화

태상황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짐은 그럴 생각이다만 네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 불렀다. 다만 녀석이 필요한 건 의원이 아니라 너야. 그 녀석에게 살아갈 의지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은 너밖에 없어.”

낙요의 얼굴이 심각하게 굳었다.

“폐하께 제가 누군지 밝히고 낙청요의 신분으로 치료를 해드리라는 뜻이옵니까.”

태상황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지. 물론 네가 원하지 않는다면 강요할 생각은 없다.”

낙요는 잠깐 고민했다. 사실 맨 처음에 입궁하여 부운주를 치료하자고 마음먹었을 때는 진짜 신분을 밝힐 생각이었다.

그래야만 부운주가 치료에 협조적으로 나올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부운주 자신이 살아갈 의지를 가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민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향한 부운주의 집념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집념에 아무런 응답도 줄 수 없었다.

부운주의 병을 치료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나, 마음의 병까지 치유해 줄 수는 없었다.

“돌아가서 왕야와 상의해 보겠습니다.”

태상황도 무거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섭정왕부.

깊은 밤, 시종이 서신을 들고 서재를 찾았다.

“왕야, 심녕 낭자의 서신이옵니다.”

부진환은 서신을 받아 봉투를 뜯었다.

여태 돌봐준 것에 감사하다는 것과 언니와 함께 날이 밝으면 경성을 떠나겠다는 내용이었다. 다만 심부설에게 여한이 남지 않게 마지막으로 함께 식사라도 함께 하고 싶으니 일품루로 와달라는 내용도 같이 적혀 있었다.

서신을 확인한 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고 고민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찌됐건 가서 얘기라도 들어줄 생각이었다.

일품루에 도착했더니 내각은 이미 다른 손님을 물린 상태였다.

그는 심부름꾼의 안내에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방에서 기다리던 둘은 부진환을 보자 반가운 얼굴로 자리에서 일었다.

“왕야, 안 오시는 줄 알았습니다.”

심부설이 기쁨을 금치 못하며 말했다.

부진환은 무표정한 얼굴로 자리에 앉고는 담담히 말했다.

“어디로 갈지는 정했느냐? 내일에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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