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뉴저지.
응급실 문이 열렸다.
들것이 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
류정호는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구급대원이 의료진에게 사고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고, 곧바로 여러 사람이 들것 주위로 붙었다.
“혈압 떨어집니다.”
“수액 더 연결하세요.”
짧은 말들이 빠르게 오갔다.
류정호의 셔츠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의료진 한 명이 가위로 옷을 잘라냈고, 다른 한 명은 모니터를 확인했다.
“보호자 연락됐습니까?”
“아내분 오고 있습니다.”
들것은 그대로 안쪽으로 사라졌다.
병원에 도착한 애리의 엄마는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접수대에서 이름을 말하는 동안에도 숨이 가빴다.
“류정호요. 교통사고로 조금 전에 들어왔다고….”
직원이 확인한 뒤 안쪽을 가리켰다.
“응급처치 중입니다
12월이 되었다.《Nothing to Prove》가 발매된 지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11월 초.실버라인의 네 번째 정규앨범 《Nothing to Prove》가 공개됐다.
9월이 되면서 4집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외부에서 들어온 곡은 생각보다 많았다.
8월도 거의 끝나 가고 있었다.애리가 한국에 온 지도 어느덧 몇 달이 지났다.
다음 날 아침.줄리안은 거실 한쪽에 놓여 있던 기타를 집어 들었다.노아의 것이었다.소파에 앉아 몇 번 줄을 튕겼다.오랜만에 잡는 기타였다.손은 익숙하게 움직였다.코드 몇 개를 이어 보고, 떠오르는 대로 멜로디를 붙였다.나쁘지 않았다.줄리안은 같은 부분을 다시 쳤다.그리고 그다음을 이어 가려 했다.손이 멈췄다.다른 코드로 바꿔 봤다.몇 마디를 더 쳤다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이번에도 비슷한 곳에서 멈췄다.줄리안은 기타를 내려다봤다.다시 해 봤다.결과는 같았다.멜로디가 나오지 않는 건 아니었다.그런데 끝까지 이어지는 게 없었다.한참 후 줄리안은 기타를 소파 옆에 내려놓았다.그날은 다시 잡지 않았다.***8월 말.줄리안은 맨해튼에 있는 회사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맞은편에는 댄이 있었다.“세 달이 넘었어.”줄리안은 대답하지 않았다.“투어 끝난 게 5월이야.”“알아요.”“알면 뭐라도 가져와야 될 거 아니야.”“없는데요.”댄이 줄리안을 쳐다봤다.“하나도?”“네.”“써 놓은 곡이 하나도 없어?”“전에 쓴 건 있죠.”“새로 쓴 거.”“없어요.”댄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줄리안은 별다른 표정
7월이 되었다.줄리안은 여전히 뉴헤이븐에 있었다.투어가 끝난 뒤 두 달 가까이 별다른 일은 하지 않았다.처음 며칠처럼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일은 없어졌다.대신 생활은 더 엉망이 됐다.아침인지 오후인지 모를 시간에 일어나 냉장고를 열었다.먹을 게 있으면 먹었고, 없으면 배달을 시켰다.소파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다가 맥주를 마셨다.배가 고프면 과자를 뜯었다.기타는 거실 한쪽에 세워 둔 채 거의 손도 대지 않았다.술도 맥주만 마셨다.두 달 전 버번 한 병을 다 비운 다음 날 죽을 것 같은 숙취를 겪은 뒤로 독주는 쳐다보기도 싫었다.그날도 다르지 않았다.줄리안은 소파에 반쯤 누운 채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며칠째 면도를 하지 않은 턱에는 수염이 제법 자라 있었다.머리도 마지막으로 자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았다.헐렁한 티셔츠에 트레이닝 바지.손에는 맥주가 들려 있었다.테이블 위에는 뜯어 놓은 감자칩 봉지가 있었다.초인종이 울렸다.줄리안은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다시 울렸다.이번에도 움직이지 않았다.세 번째.네 번째.결국 줄리안이 맥주캔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아, 진짜.”소파에서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문을 열자 마커스와 노아가 서 있었다.줄리안은 두 사람을 한번 보고 돌아섰다.“왜 왔어.”마커스와 노아가 뒤따라 들어왔다.줄리안은 다시 소파에 앉아 맥주캔을 집어 들었다.노아가 그 앞에 서서 줄리안을 위아래로 훑어봤다.“너 몇 살이냐?”줄리안이 노아를 올려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