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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강녕전

Penulis: 이스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7-14 08:27:57

행차를 마치고 돌아온 강녕전은 다시 평온을 되찾고 있었다.

내관들은 행차에 쓰인 물건을 정리했고, 궁녀들은 수라상을 물렸다.

왕은 편전으로 들어가기 전, 호위무사를 불렀다.

“방금 그 아이.”

호위무사가 고개를 숙였다.

“연화를 말씀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렇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왕은 담담히 입을 열었다.

“말을 다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소신 또한 그렇게 생각하옵니다.”

“백성을 제압한 것도.”

“…”

“힘만으로 되는 몸놀림은 아니었습니다.”

왕은 창밖을 바라보았다.

잠시 생각에 잠긴 끝에 나지막이 물었다.

“무슨 내력이 있는 아이인지 알아보았느냐.”

“변방 군영에서 복무하던 군관의 딸이라 하옵니다.”

“…군관.”

“예.”

“아비가 일찍 세상을 떠난 뒤 어미를 따라 입궁하였다고 합니다.”

왕은 더는 묻지 않았다.

그저 짧게 말했다.

“알겠다.”

호위무사는 물러가려다 잠시 머뭇거렸다.

“전하.”

“말하라.”

“강녕전 상궁께서 말씀하시길, 기미상궁의 고뿔이 깊어 당분간 자리를 비워야 한다 합니다.”

“…”

“행차에도 수라간 나인이 필요하니.”

“대신할 아이를 붙여야 할 듯합니다.”

왕은 잠시 생각하더니 짧게 답했다.

“그 아이로 하지.”

“…연화를 말씀이십니까.”

“그래.”

“기미도 맡고.”

잠시 말을 멈춘 왕이 덧붙였다.

“행차에도 익숙해졌으니.”

“강녕전을 돕게 하라.”

“명을 받들겠습니다.”

같은 시각. 수라간.

“연화.”

상궁의 부름에 연화가 얼른 달려왔다.

“예, 상궁마마.”

“기미상궁의 병세가 생각보다 길어진다.”

“…”

“강녕전에서 사람이 왔다.”

연화는 괜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설마.

상궁이 담담히 말을 이었다.

“당분간 네가 기미를 맡는다.”

“…소첩이요?”

“그래.”

“기미상궁이 나을 때까지만.”

연화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려 했다.

잠깐이니까.

그런데.

“짐도 강녕전으로 옮겨라.”

“…예?”

“당분간 강녕전 소속으로 차출이다.”

연화의 눈이 동그래졌다.

“강녕전에서…”

“지내란 말씀이십니까?”

“그래.”

“싫으냐.”

연화는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옵니다.”

“…”

“다만.”

상궁이 팔짱을 낀 채 연화를 바라봤다.

“말해 보거라.”

연화는 한참을 망설이다 아주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기미상궁마마께서.”

“…”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잠시 방 안이 고요해졌다.

궁녀 하나가 결국 웃음을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렸다.

상궁도 헛기침을 하며 애써 표정을 다잡았다.

“연화.”

“예.”

“그 말은.”

“강녕전 가서는 하지 말거라.”

“…예?”

“오해를 산다.”

연화는 멍한 얼굴이었다.

“…무슨 오해를 말씀하시는지.”

상궁은 한숨을 쉬며 손을 내저었다.

“가서 짐이나 싸거라.”

연화의 짐이라 해봐야 별것 없었다.

낡은 옷 몇 벌.

손때 묻은 작은 비녀 하나.

그리고. 어머니가 궁에 들어오기 전 쥐여 주었던 작은 노리개.

그것을 손에 쥔 연화는 잠시 멍하니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품에 넣었다.

‘당분간뿐이다.’

기미상궁마마께서 나으시면 다시 수라간으로 돌아간다.

그 생각 하나로 마음을 다잡았다.

연화는 작은 보퉁이를 품에 안고 강녕전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자신의 운명이 바뀌기 시작할 줄은.

아직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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