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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Author: 코코넛 서고
이불에 둘둘 말린 채 무릎을 꿇고 있으면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놓지 못하고 꽉 껴안았다.

그들의 움직임에 두툼한 이불이 흘러내리자 하얀 살결이 드러났다.

여자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뒤섞인 얼굴로 남자의 품속으로 파고들었다.

그녀의 의식은 또렷해 보였으나 목구멍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은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누가 봐도 약에 취한 상태였다.

그러나 사람들의 관심은 그들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가 아니었다. 오직 그 불륜의 정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싶은 욕망뿐이었다.

맹경운은 급히 손을 뻗어 맹은영의 눈을 가리려 했으나 그녀는 고개를 돌려 피했다.

그녀는 맨 앞에 서서 대놓고 두 사람의 얼굴을 살피더니 곧장 외쳤다.

“진보이 아가씨와 단평안 도련님 아닙니까!”

자신의 마마를 욕보이게 두진 않겠다는 기세였다. 이 말에 사람들의 눈이 동시에 휘둥그레졌다.

진보이는 대황자의 측비로 책봉될 예정이고 해가 바뀌면 정비와 함께 의식을 치를 인물이었다. 그리고 단평안은 이미 순성어사에게 잡혀 감옥에 갇힌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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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233화

    서인경이 방금 내뱉은 말은, 덕비를 떠보는 시험에 가까웠다.그리고 지금의 반응을 보는 순간, 그녀의 마음속에는 어느 정도의 짐작이 자리 잡았다.덕비는 지나치게 쉽게 분노했고, 또 너무도 쉽게 남에게 휘둘렸다. 좋게 말하면 단순해서 속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성정이었고 나쁘게 말하면 속셈도 계략도 없는 사람이었다.이런 사람이 후궁에서 살아남은 것만 해도 기적에 가까웠다.그런데 과연 이런 인물이, 지난 세월 동안 금족을 이곳에 숨겨 두고 큰일을 도모해 온 족장일 수 있을까?야랑국의 늙은 황제는 노련하고 교활하기로 이름난 인물이다.그런 사람이 수년 동안 곁에 두고도 속셈을 품은 자를 눈치채지 못했을 리가 있을까?서인경과 연기준은 짧게 시선을 주고받았다.말하지 않아도, 서로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이 노무림 안에는, 분명 더 위험한 인물이 숨어 있다.덕비는 그저 앞에 내세워진 희생양일 뿐. 그녀의 딸 역시, 뒤에 숨어 있는 자에게는 하나의 말에 지나지 않는다.오늘 벌어지는 이 기사회생의 의식은 겉으로는 덕비의 집착이지만, 실상은 그 뒤에 있는 자가 서인경과 연기준을 끌어내기 위해 꾸민 판일 가능성이 더 컸다.하지만 덕비 본인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듯했다.“어찌 됐든, 예정연은 반드시 금족의 다음 계승자가 되어야 한다! 오늘 나는 반드시 아이를 되살릴 것이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을 놓아줬다면, 너희가 제물이 되어 내 딸이 다시 태어나는 발판이 되어줘야겠다!”덕비는 두 손을 높이 들어 올리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진법을 열어라! 이곳에 있는 자들 전부, 이 자리에서 묻히게 하라!”그 말이 끝나자마자, 하늘과 땅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붉게 타오르던 촛불들이 돌연 눈부신 금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금빛은 서서히 떠올라 하늘 어딘가에 모이더니 이내 찬란하게 빛나는 거대한 화구로 응집되었다.서인경은 고개를 돌려 연기준을 바라보았다.“저 화구보다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주세요.”연기준은

  • 시간을 거슬러   제1232화

    서인경은 의술을 익힌 사람이었다. 그저 한눈에 보아도, 그것이 무엇인지 분간하지 못할 리 없었다.눈앞에 쌓여 있는 것은, 모두 사람의 유골이었다.유골은 산처럼 쌓여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늘 정리된 흔적이 역력했다. 매일 누군가가 치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그 옆에는 커다란 운반용 수레 하나가 놓여 있었다.강물 속에서는 악어들이 여전히 뒤집히듯 몸을 뒤틀며 요동치고 있었다. 낯선 인간의 기척을 느낀 탓인지, 오히려 더 흥분한 듯 보였다.서인경의 머릿속에 한 가지 끔찍한 가능성이 스쳤고, 그녀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이 악어들… 설마 사람 고기로 길러진 겁니까?”사람의 살을 먹고 자란 악어는, 보통의 악어보다 백 배는 더 흉포해진다.한 번 인간의 살맛을 본 뒤로는 식성이 극도로 커져, 성인 열 명의 고기로도 하루 배를 채우기 어려울 지경이 된다.이곳의 악어들은 몸집부터가 남달랐다. 한눈에 보아도 오랜 세월 길러진 것들이었다.셀 수도 없이 많은 무고한 생명들이 이곳에서 스러져 갔을 것을 떠올리자, 서인경의 속에서 분노가 들끓었다. 당장이라도 이곳을 쓸어버리고 싶었다.“이건 모두 변방의 백성들이다.”연기준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이 뒤따랐다.그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이유. 변방의 기근과 참상, 끝없이 이어지는 비명과 굶주림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가림막이었기 때문이다.하루에 몇 사람이 사라지는지조차, 그곳에서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서인경은 가슴 깊숙이 분노를 눌러 담은 채, 약왕곡에서 붉은 꽃 한 송이를 꺼냈다.눈부시게 붉은 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아름다움이라기보다, 차라리 눈을 찌를 듯한 기괴한 색채였다.약왕곡 전체를 통틀어 가장 독한 독. 혈봉후(血封喉).입에 넣은 지 단 한 순간, 피가 목을 막고 전신이 썩어들어 간다. 결국 남는 것은 한 줌의 핏물뿐. 마치 이 세상에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흔적조차 남지 않는다.서인경은 이 독을 처음 쓰게 될 줄은 몰랐다. 그것도 하필이면 악어에게 쓰게 될 줄

  • 시간을 거슬러   제1231화

    붉은 눈의 남궁열은 손에 쥔 명반을 내려다보며, 좋지 못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남궁찬은 이미 서인경의 손에 죽었고, 제물도 진작 서인경이 빼돌렸습니다. 단 한 명도 붙잡지 못했어요! 덕비, 당신은 그들을 너무 얕봤습니다.”제 동생의 죽음을 입에 올리면서도, 남궁열의 목소리는 놀라울 만큼 담담했다. 마치 자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을 말하는 것 같았다.그 태도는 남궁찬이 그를 대하던 방식과는 완전히 달랐다.어릴 적부터 아버지에게 버려져 밖에서 떠돌던 어리석은 동생은, 죽는 순간까지도 남궁 집안이 자신을 진짜 도련님으로 여긴다고 믿고 있었다.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 ‘훌륭한’ 아버지는, 애초에 또 하나의 아들이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지 오래였다.남궁열이 ‘선심을 써서’ 이 낡은 숲, 노무림을 내어주고, 덕비를 위해 목숨을 바치게 하지 않았다면, 그는 어디서 어떻게 죽었을지조차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그럼에도 그 하찮은 은혜 하나에 매달려, 남궁찬은 죽는 그 순간까지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상좌에 앉은 덕비의 얼굴은 음울하게 굳어 있었고, 이전보다 눈에 띄게 수척해져 있었다.예정연은 그녀의 유일한 딸이자, 금족의 다음 계승자로 길러온 아이였다. 그 딸의 죽음은 그녀를 깊이 무너뜨렸다.그리고 그 충격은 서인경과 연기준을 향한 증오를 극한으로 몰아붙였다.“그렇다면 오히려 잘됐군. 들어온 이상, 한 놈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게 하거라. 이곳에 전부 묻어버릴 것이다. 사람을 불러 진을 치고 맞이하거라!”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문밖에서 요란한 소리가 터져 나왔다.한 명의 호위가 비틀거리며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얼굴에는 공포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족장님, 큰일입니다! 대규모 병력이 골짜기로 밀고 들어왔습니다. 적어도 만 명은 됩니다!”만 명이라니?덕비의 미간이 깊이 찌푸려졌다.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이었다.“그럴 리가 없다. 만 명이나 되는 병력이 절벽을 넘어오면서 어찌 아무런 기척도 없을 수가 있단 말이냐? 게다가 연기준이 맹경운

  • 시간을 거슬러   제1230화

    피가 한 방울씩 그의 입가를 타고 흘러내렸다.그는 간신히 고개를 들어 올려 서인경을 바라봤다. 그 눈에는 온통 믿을 수 없다는 기색이 담겨 있었다.“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빙능술은 절대 되돌아 공격하지 않아야 하는데…”서인경이 신식을 거두자 결계도 동시에 사라졌다.주변의 사람들은 이미 전부 붙잡혀 있었고 오직 좌장군만이 얼굴이 창백해진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그는 누구에게도 굴복하고 싶지 않았다.일어서려 했으나 두 다리는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마치 쇠못 하나가 그의 다리를 땅에 단단히 박아버린 듯,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서인경은 그의 무릎을 내려다보며 턱짓으로 가리켰다.좌장군은 시선을 따라 내려갔다. 자신의 양 무릎에 두 개의 빙능이 깊숙이 박혀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피가 흘러내려 바닥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하지만 얼음의 냉기로 인해 그는 통증조차 느끼지 못했다.서인경이 이렇게까지 강해졌다는 사실은 그가 단 한 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다.“말도 안 돼… 넌 진국에서 자랐잖아. 어떻게 일불락의 술법을 쓸 수 있지!”서인경은 마치 우스꽝스러운 광대를 보듯 그를 내려다봤다.“나는 수장 가문의 후손이다. 일불락의 모든 기술은 한 번 보면 익힐 수 있어.”거기에 더해 그녀의 몸에는 순수한 일불락의 혈통이 흐르고 있었다.그 모든 능력이 그녀에게는 숨 쉬듯 자연스러웠다.서인경은 연풍에게서 검을 받아 그의 목에 겨눴다.“유언 남길 기회는 줄게. 내가 대신 전해 주지.”좌장군의 눈동자에는 놀람과 분노, 그리고 억울함이 뒤섞여 있었다. 그는 결코 이런 결말을 상상한 적이 없었다.출정이 곧 죽음이라니. 아직 남궁 가의 원수도 갚지 못했고 형의 복수도 끝내지 못했는데 이렇게 여인의 손에 죽는다고?그는 이를 악물었다.“유언 따윈 없다. 나는… 죽지 않아.”서인경은 망설임 없이 검을 휘둘렀다.핏줄기 하나가 길게 터져 나오며 바닥에 쏟아졌다.얼굴에서 가슴까지 길게 그어진 상처가 살을 갈라놓았다.그는 한마디도 남기지 못한

  • 시간을 거슬러   제1229화

    서인경은 좌장군이라 불린 그 사내를 찬찬히 살폈다. 얼굴은 놀라울 만큼 젊었다.흰 옷에 검은 머리, 티끌 하나 묻지 않은 듯 단정했다. 피부는 희고 부드러워, 손만 대도 물기가 맺힐 듯했다.그는 손에 접부채 하나를 들고 있었는데 마치 그림 속에서 막 걸어 나온 듯한 풍류 있는 공자 같았다.다른 이들처럼 햇볕에 그을린 흔적은 전혀 없었다.이토록 곱게 자란 귀공자 같은 사내가 겉으로는 실력을 가늠하기 어려운데도 주변 사람들을 완전히 복종시키고 있었다.이런 유형은 둘 중 하나다. 뒤에 든든한 배경이 있거나 아니면 쉽게 드러내지 않는 진짜 실력을 쥐고 있거나.서인경의 눈빛에 경계가 스며들었다.좌장군은 두 사람을 노려보며 눈에서 불이 튀는 듯했다.“서인경, 설산에 가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빨리 보게 될 줄은 몰랐군.”서인경이 미간을 찌푸렸다.“난 널 모른다. 이름부터 밝히거라.”좌장군은 느긋하게 부채질을 했다.그러자 서인경의 시선도 자연스레 부채 위로 향하게 되었다. 그 위에 먹으로 또박또박 적힌 글자 하나. 남궁.그녀의 표정이 잠시 굳었다.“지하흑시 남성 성주, 남궁오와 무슨 관계인 것이냐?”좌장군이 냉소를 흘렸다.“남궁오는 내 친부다. 남궁열은 이복형님이지. 네가 내 형님을 다치게 했으니… 그 빚을 어떻게 갚을 생각이냐?”서인경과 연기준은 짧게 눈을 마주쳤다.남궁 가에 이런 인물이 있다는 건 두 사람 모두 예상하지 못했다.심지어 막수한조차 한 번도 언급한 적이 없었다.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알 수 있었다. 이 인물의 존재는 막수한조차 몰랐다는 것을.그렇지 않았다면, 단 한마디라도 귀띔했을 터였다.좌장군은 두 사람의 반응이 마음에 드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세상 사람들은 말하지. 어족은 일불락 수장 가문에 가장 충성스러운 노예라고. 헌데 나는 그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 남궁 가의 실력은 봉 가에 뒤지지 않으니 어족을 이끌고 새로운 세상을 열 수 있다. 헌데 왜 남의 숨결에 기대 살아야 하지?”서인경은

  • 시간을 거슬러   제1228화

    아직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은 계절이라 가지마다 잎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었다.그 덕분에 두 사람의 모습은 완전히 가려졌다.암위들 역시 재빨리 각자의 은신처를 찾아 몸을 숨겼다.연풍은 서인경과 연기준이 있는 나무 옆 가지 위에 자리 잡았다.조금 늦게 올라온 그는, 여자의 신발 한 켤레를 연기준에게 건넸다.“방금 안에서 평이 짐을 찾았습니다. 새로 사서 아직 신지 않은 신발입니다. 마마께서 잠시라도 신으십시오.”연기준은 그것을 받아들고 서인경에게 나무를 단단히 붙잡으라 했다. 그러고는 몸을 낮춰 한 단계 아래 가지로 내려섰다.마침 그의 손이 닿는 높이에 서인경의 발이 있었다.서인경과 평이는 발 크기가 비슷해 신발은 꼭 맞았다.연기준이 조심스럽게 신발을 신겨주는 모습을 보며 서인경은 문득 말없이 웃음이 새어 나왔다.“그 손은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정하는 데 쓰이는 건데, 여인 신발 신겨주는 일까지 이렇게 능숙하네요. 참으로 본받을 만한 남자입니다.”연기준이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빛으로 고개를 들어 올렸다.두 사람의 시선이 맞닿았다.“알아듣게 말하거라.”서인경이 잠시 말을 잇지 못하다가 입을 열었다.“…앞으로는 매일 저한테 신겨줬으면 해서요. 물론, 저도 당신한테 신겨줄게요.”예상치 못한 고백이었다. 달콤한 말 한마디 없었지만 그 말은 조용히 연기준의 마음 깊은 곳으로 스며들어 뿌리를 내렸다. 겨울날 햇살처럼 따뜻하게 그를 끌어당기는 힘을 지닌 말이었다.훗날, 수없이 죽음의 문턱에 서게 되는 순간마다 그는 이 한마디를 떠올리며 끝까지 버텨냈다.산속에서 내려온 자들은 곧 마을로 들이닥쳤다. 서인경과 연기준은 나뭇잎 사이에 몸을 숨긴 채, 아래에서 사람들이 집집마다 무너진 잔해를 뒤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결과는 하나같이 같았다.모두 허탕이었다.“이게 어떻게 된 일 이냐?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이냐?”“어제 낮에만 해도, 촌장 그 늙은이가 마을 입구에서 돌아다니는 걸 봤고, 낯선 두 사람이 밭에서 일하는 것도 봤습니다. 헌데 하

  • 시간을 거슬러   제440화

    어쩐지 그 말투가 마음에 걸렸다.아이의 말은 분명 사실이었으나 그 속엔 철부지답지 않은 씁쓸함이 배어 있었다. 마치 어미가 힘을 내지 못하니 뱃속의 아이가 스스로 나서서 자신을 지켜야 된다는 듯한 태도였고 어린 생명이 짊어지지 말아야 할 책임감이 담겨 있었다.이제 겨우 콩알만 한 태아가 이렇게 꿈속에서 그녀와 말을 나누고 있다니.서인경은 사방을 둘러보았다.“여긴 바깥이잖니. 만약 누가 오면 어찌 하느냐?”꼬마는 태연히 대꾸했다.“올 리 없습니다. 여긴 일불락의 옛터라 벌써 눈 속에 묻혀버린 곳이거든요. 여길 오려는 자는

  • 시간을 거슬러   제460화

    서인경은 그가 또 무슨 말을 퍼뜨릴까 걱정되어 달래야 할 건 달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만약 연강헌의 편지가 애초에 막북 밖으로 나가지 못할 거란 걸 알았다면 그에게 눈곱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았을 것이다.서인경이 연강헌의 막사 앞으로 다가가던 순간, 쾅 하고 큰 소리가 터졌다. 그러더니 하얀 무언가가 정면으로 날아왔다. 만약 연풍이 재빨리 막아서지 않았더라면 서인경은 그대로 맞았을 것이다.그 물건이 딱 소리를 내며 바닥에 떨어지자 서인경은 그것이 도자기 그릇임을 알아차렸다.“본 황자에게 이런 약을 쓰다니! 아파 죽겠다!

  • 시간을 거슬러   제441화

    꼬막이는 작은 손을 들어 하늘을 가리켰다.“들어보세요.”서인경은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였다. 적막한 고요 속에서 어딘가 아득히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연기준이었다. 꿈결처럼 아득하면서도 다급한 기운이 묻어 있었다.“서인경, 어서 깨어나거라. 감히 네가 눈뜨지 않겠다면 본왕은 다시는 서 씨 집안을 거들지 않겠다.”“육승, 어서 의원을 불러오거라!”서인경은 급히 물속에서 몸을 일으켜 옷을 걸쳤다.“어떻게 해야 돌아갈 수 있는 것이냐?”꼬막이는 비틀비틀 달려오더니 망설임도 없이 그녀를 온천 속으로 밀어 넣었다. 순간, 서

  • 시간을 거슬러   제429화

    “왕, 왕, 왕야... 들어오면서 왜 한마디도 안 하는 것입니까? 저도 아직 여기 있는데. 만약 제가 헐벗은 채였다면 어쩔 뻔했습니까?”연기준은 봉한설이 서인경과 함께 잠을 청하고 있으리라곤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가 막사에 들어올 때, 바깥을 지키던 장졸들조차 아무 말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그는 시선을 돌려 피하며 여느 때처럼 가차 없이 비아냥을 흘렸다.“네가 본왕의 여인 곁에 눕고는 도리어 큰소리냐? 본왕은 어린 계집아이 따위엔 흥미가 없다.”봉한설은 본능적으로 서인경을 흘깃 바라보고는 속으로 조금 위축되었다.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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