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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Author: 코코넛 서고
연기준은 숨길 생각조차 없어 담담히 입을 열었다.

“진묵염은 본왕의 사람이다.”

서인경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의 입을 통해 들으니 적잖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상공께서 사대 성주 중 한 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니...”

연기준은 그녀를 흘겨보며 한마디 했다.

“말을 가리거라. 손에 넣은 것이 아니라 정복한 것이다.”

서인경은 믿을 수 있었다. 그는 선제가 친히 봉한 상왕, 무력뿐만 아니라 인심까지 거머쥔 자였다. 전생의 끝자락에서조차 그는 새 황제가 가장 신임하는 예리한 칼날이 되었었다. 그럼에도 서인경은 못마땅하다는 듯 눈을 흘겼다.

“흥.”

연기준은 눈썹을 들어 올리며 묘한 미소를 띠었다.

“그 ‘흥’은 본왕이 부러워서 내는 소리인 것이냐?”

그러더니 곧 스스로 대답까지 덧붙였다.

“부러워해도 소용없다. 이것은 인격적 매력이니.”

서인경은 속으로 그의 머리를 한 대 갈겨버리고 싶었다.

그때 육승이 들어와 소식을 전했다.

“왕야, 연풍이 급보를 보내왔사옵니다. 대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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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245화

    “수령님, 저희 족장님 정말 잘생기셨잖아요. 평생 우리 족장님 한 분만 총애해 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그래야 저희 금족의 지위도 설산에서 더 굳건해질 테니까요.”서인경은 잠시 말을 잃었다. 이 족민들 사고방식이 참으로 기묘했다.결국 그녀는 이들에게 확실한 안심을 주기로 했다.“걱정 말거라. 나는 첩을 들이지 않는다.”연기준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떨렸다.가슴 깊은 곳의 통증조차 이상하게 조금은 가라앉는 듯했다.자기 부족 사람들 손에 떠밀려 수령 일족의 데릴사위가 된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노골적으로 총애를 구걸하는 지경이라니.족민들이 하나같이 서인경과 연기준 쪽으로 기울자 덕비는 수치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먼저 손을 썼다.“배신자들!”그러나 그녀의 공격은 족민들에게 닿기도 전에 서인경에게 가로막혔다. 한 번의 장력으로 덕비는 그대로 땅에 내동댕이쳐졌다.“자기 부족 사람들까지 해치려 하다니… 참으로 제정신이 아니군요.”덕비는 피를 토해냈다.그 눈에는 분노와 원망, 그리고 꺼지지 않는 집착이 뒤엉켜 있었다.“왜… 왜 다들 저 여자의 편을 드는 것이냐?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나보다 그녀를 더 아꼈다. 겨우 내쫓았는데 늑대에게 잡아먹히기는커녕 진국의 후궁이 되고, 그 아들은 황제가 되었지. 내 딸은 족장 자리조차 차지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 여자의 며느리가 일불락의 수령이라고? 왜 좋은 일은 전부 그 여자에게만 돌아가는 것이냐!”서인경은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게 당신 운명이니까요. 억울하지 않습니까?”그 한마디는 그대로 덕비의 가슴을 짓눌렀다. 그녀는 울화가 치밀어 다시 한 번 피를 토해냈다.덕비는 천천히 예정연을 향해 기어갔다. 몸 아래에는 피 자국이 길게 남아 있었다.딸의 손을 잡고, 함께 다시 태어나려 했던 걸까. 그러나 그 소망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았다.그녀는 그대로 쓰러진 채 숨을 거두었다.모두… 죽어버렸다.그러나 서인경의 마음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아직 한 사람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지금까지 한

  • 시간을 거슬러   제124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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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24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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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241화

    임선우는 임충서를 보자마자 재빨리 달려가 그의 손목을 붙잡고, 그대로 바깥으로 끌어내려 했다.“사람을 해쳐선 안 된다! 아버지와 함께 가자. 네가 네 신분만 잊는다면, 넌 언제까지나 우리 임 가의 도련님이다!”그는 힘껏 잡아끌었지만, 임충서는 제자리에 서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신분을 잊으라고요? 제가 잊지 못하겠다면 어쩌시겠습니까?”임선우의 수염이 가늘게 떨렸다.아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듯한 기색이 어려 있었다.“네 어미에겐… 너 하나뿐이다.”그는 혈육의 정으로 설득하려 했지만, 완전히 빗나간 시도였다.임충서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싸늘한 웃음뿐이었다.“어머니께서 저를 낳은 이유가 뭐겠습니까? 화족의 혈맥을 잇게 하고, 그 사명을 영원히 잊지 말게 하려는 것 아니었습니까? 신분을 숨기고, 임 가의 도련님으로 살아가라고요? 어머니께서 정말 그걸 바랐다면, 애초에 저를 낳지도 않았겠지요. 더더욱... 당신을 그렇게까지 유혹할 이유도 없었을 겁니다.”그 한마디는 그대로 임선우의 가슴에 깊이 박혔다.노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가 다시 어두워지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결국 남은 것은 한 아버지의 절절한 애원뿐이었다.“아버지가 부탁한다. 과거는 잊고 그저 평범하게 살거라.”임충서는 임선우의 팔을 붙잡고, 자신의 손을 그의 손에서 천천히 빼냈다.두 사람의 손이 완전히 떨어지는 순간, 임선우의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오늘부로, 저 임충서는 임 가와 아무런 관계도 없습니다!”임선우는 그 자리에 굳어 섰다. 등이 한순간에 푹 꺼져 보였다. 마치 단숨에 십 년은 더 늙어버린 듯했다.그제야 그는 깨달았다.그 여인이 자신에게 다가온 것이 처음부터 다른 목적이 있었다는 사실을.임충서는 서인경 앞에 다가서며, 비웃듯 입을 열었다.“우리 화족이 예전에 일불락에 귀순한 건, 어쩔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헌데 화족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말이 있습니다. ‘화족은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는다. 기회만 온다면 반드시 독립한다.’ 그러니

  • 시간을 거슬러   제1240화

    임충서 역시 그 말을 듣고 입을 열었다.“화족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불락 수령 일족에 귀순할 생각은 없습니다. 화족의 옛 터를 돌려주고, 이제부터는 서로 각자의 길을 갑시다. 다리와 길을 나누듯, 더는 얽히지 않는 겁니다. 어떻습니까?”독립을 선언하겠다는 소리였다.예로부터 독립이라는 것은, 결코 쉽게 용납되는 일이 아니었다.서인경은 본래 그들의 일에 깊이 관여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이 이후 스스로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면 그들의 선택을 기꺼이 응원해줄 생각이었다.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목족처럼 말이다.다른 족속들이 수많은 혈맥을 남겨 두었듯, 목족 역시 열셋 째 왕야 연도현의 모후 한 사람만 남아 있을 리는 없었다. 그저 다른 이들은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을 뿐이었다. 혹은 자신의 정체를 아예 모르고 살거나, 알고 있다 해도 일불락의 그 ‘재물’ 따위에는 관심 없어 그저 보통 백성처럼 살기를 택했을 것이다.그렇다면 서인경은 기꺼이 그 선택을 존중해 줄 생각이었다.돌아오지 않겠다는 이들을 억지로 끌어들이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다.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 있는 자들은 달랐다.이곳에서 기사회생과 장생불사를 도모했던 자들. 그들만큼은 결코 그런 길을 택하지 않을 것이다.이 두 가지는… 반드시, 완전히 사라져야 했다.서인경은 시선을 옮겨 남궁열을 바라보았다.“그런 말은 삼가라. 어족에는 아직 사람이 남아 있다. 너는 어족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네 자신 하나를 대표할 뿐이다. 넌 어족의 배신자다. 그러니 지금 내가 대장로를 대신해 문을 정리하겠다.”말이 끝나자마자, 방금 전 그 비수가 번개처럼 튀어나갔다.남궁열은 이미 대비하고 있었기에 몸을 날려 피했다.그러나 비수는 마치 눈이라도 달린 듯, 그의 움직임을 따라 집요하게 쫓아왔다.이미 무공이 폐해진 그는, 더는 예전의 몸놀림을 보일 수 없었다.결국 정면으로 날아든 비수가 그의 팔을 꿰뚫었다.순간, 피가 분수처럼 솟구쳤다.그는 팔을 틀어쥐었지만,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 시간을 거슬러   제134화

    저녁 식사가 끝나자 서인경은 안포를 불러 가까이 앉혔다.“너는 장군댁 뒷문에 가 있거라. 술시가 되면 어젯밤 우리가 본 온조가 나타날지도 모른다. 그 아이가 오면 바로 여기로 데려와야 한다.”안포는 곧장 명을 받들어 물러갔고 잠시 후 정말 온조를 데려왔다.그녀는 전날 밤의 요염한 기색을 모두 벗어던지고 허름한 모습으로 나타났다.온조는 수수한 색감의 긴 치마를 입었는데 여기저기 얼룩져 누더기처럼 보였다. 그녀의 머리 매무새는 흐트러져 있었고 얼굴에는 촘촘한 주근깨가 번져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길거리를 떠도는 초라한 아낙네나

  • 시간을 거슬러   제148화

    “이분이 바로 명성이 자자한 상왕비시군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더니 이번에 입궁해 상왕비를 뵐 수 있어 영광입니다.”태황태후는 곁에 있는 사람이 서인경을 치켜세우는 꼴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얼굴의 주름살이 한층 더 깊어졌다.“언제 상왕비 이야기를 들은 것이냐?”그러자 진가이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마마, 이미 민간에 떠도는 소문이 있사옵니다. 상왕비께서 지혜와 계략으로 역병에 맞서 백성을 고통에서 구해내셨다고요. 그야말로 하늘이 내려주신 만민의 구세주이자 보살이라는 칭송까지 받고 있사옵니다. 다들 상왕의 공로는 전장에 있는

  • 시간을 거슬러   제122화

    “이 세월 동안, 단 가는 만춘원을 통해 돈과 여색으로 관리를 매수하고 동업자를 짓밟으며 권세를 누려 왔습니다. 이 목함 안에 그 모든 더러운 거래의 장부가 담겨있으니 왕비마마께서 직접 살펴보시길 바랍니다.”서인경은 마마라는 호칭에 놀라지 않았다. 온조도 분명 단평안이 중얼거리는 목소리를 들었을 테니까.목함을 열어 장부를 펼쳐 보니 빼곡히 적힌 거래 내역은 이 세상에 밝혀지면 한바탕 소란이 일어날 엄청난 기록들이었다. 옆에서 장부를 들여다보던 맹은영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경악했다.“이게 드러나면 조정이 통째로 뒤집히겠습니다.

  • 시간을 거슬러   제152화

    연기준은 잠시 멍하니 서인경을 바라보다가 이내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걸렸다.그는 일부러 몸을 기울여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더 많이 먹어두거라. 그래야 돌아가서 혀를 잘 놀릴 것 아니냐.”서인경은 순간 몸이 마비되는 듯했다. 그녀는 모른 척하려 했으나 어쩔 수 없이 붉어진 얼굴은 감추지 못했다. 분노가 섞인 손길로 그녀는 식탁 아래서 젓가락으로 곧장 연기준의 허벅지에 찔러 넣었다.하지만 그는 재빠르게 서인경의 공격을 막아내더니 그녀를 품 안에 끌어안았다.“급해할 것 없다. 돌아가서 천천히 하자구나. 본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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