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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6화

Author: 코코넛 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야랑국의 사절단이 천천히 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왔다.

서인경의 시야에도 대열 맨 선두에서 말을 타고 오는 세 명의 모습이 또렷하게 들어왔다. 그녀는 거의 한눈에 세 사람의 신분을 구분해낼 수 있었다.

태자 예정훈, 소년 같은 얼굴에 여인의 기품이 깃든 모습. 초상화에서 보았던 선황후와 거의 판박이였다. 야랑국 황제가 매일같이 이 얼굴을 마주한다면 지금도 그녀가 세상에 살아있다고 착각하고 있을 것이다.

양옆에서 그의 뒤를 따르는 두 사람.

그중 더 젊은 자는 눈빛이 음울하고 살기가 흘러넘쳐 첫눈에 보아도 선량함과는 거리가 먼 자였다.

서인경은 단번에 짐작했다. 아마 이자가 바로 그 악명 높은 팔황자 예정임일 터.

그 생김새 자체가 보는 이를 불쾌하게 만드는 얼굴이었다.

또 다른 한 명은 더 연장자였는데 체구가 우람하고 얼굴 가득 덥수룩한 수염이 덮여 있어 결코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위세를 풍기고 있었다. 그가 바로 야량국의 대장군 단진역이리라.

세 사람은 몇 걸음 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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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04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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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03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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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0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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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036화

    태후가 아직 분노를 다 삭이기도 전에,서인경이 그녀를 더욱 깊이 증오하게 만들 일이 이어졌다.서인경은 곧장 안으로 들어왔다. 형식적인 인사 한마디조차 없이 곧바로 한 장의 자백서를 식탁 위에 탁하고 내려놓았다.“태후께서 먼저 이걸 보시죠. 다 읽으신 뒤에 우리 제대로 이야기합시다.”태후는 잠시 망설이다가 종이를 집어 들었다. 단 한 줄을 읽은 순간, 그녀의 눈이 크게 뜨였다.“하선준… 저 자가 감히 이런 헛소리를 지어내다니! 나를 모함하고 있어. 이 일들, 나는 단 한 가지도 한 적이 없다.”태상황은 그 종이를 힐끗 한 번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그 안의 내용이 이미 익숙하기라도 한 듯, 얼굴에는 놀라움이 조금도 떠오르지 않았다.“그때, 내가 여러 번 너를 봐줬지. 보아하니, 이제 네 업보가 돌아올 때가 된 모양이구나.”태후의 얼굴이 순식간에 새파랗게 질렸다.“제가 그런 짓을 한 것도 결국 당신 후궁을 정리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신 곁에 여자들이 얼마나 많았습니까? 그들은 하나같이 속셈을 품고 있었지요. 제가 때때로 단속하지 않았다면 벌써 궁 안이 뒤집혔을 겁니다. 어쩌면 당신의 황위조차 누군가에게 빼앗겼을지도 몰라요!”그 말을 들은 태상황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네가 내 자식들을 해쳤다는 사실을 따지지 않은 건, 황후로서의 체면을 세워주려 했기 때문이다.”태후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체면을 세워준 거라고요? 그때 당신은 하 씨 가문을 건드릴 배짱이 없으니 저를 벌하지 못했던 거겠지요. 당신은 하 씨 가문의 힘으로 황위를 굳혔습니다. 헌데 제 황아가 여러 황자들 사이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다른 신하들을 끌어올려 하 씨 가문을 견제했잖아요. 당신이야말로 은혜를 모르는 혼군입니다.”“방자하다!”태상황이 탁자를 내리쳤다.쾅 하는 소리와 함께 그의 손이 곧바로 태후의 뺨 위로 날아갔다. 순간, 태후의 단정하던 화장과 머리 장식이 흐트러졌다.서인경은 옆에 서서 그 광경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자신이 따져 묻기도 전인

  • 시간을 거슬러   제1035화

    “그 뒤로 열일곱 째 황자에게도 태후가 손을 댄 적이 있습니다. 다만 신태비와 열일곱 째 황자가 복이 두터웠지요. 열일곱 째 황자가 조산으로 태어나면서 신태비가 경계심을 품게 되었고 그 뒤로는 더 이상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하선준의 말은 막힘없이 흘러나왔다. 중간에 더듬는 기색조차 없었다.이 모든 일들이 그의 기억 속에 얼마나 또렷하게 남아 있는지 굳이 묻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다만 한 가지 지금의 태자가 태어났을 당시 하선준이 정말로 태후를 막았던 것인지, 아니면 손을 썼다가 실패한 것인지는 서인경으로서도 알 길이 없었다.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하 씨 가문은 이미 힘을 잃었다. 하선준이 가문을 지키고 싶어 한다면 서인경은 그에게 기회를 줄 생각이었다.하선준이 진술을 이어 가는 동안 어느새 대리시 소경이 들어와 있었다. 하선준이 말을 마치자 그는 붓을 멈추고 빼곡하게 적힌 진술서를 하선준에게 내밀었다.“하 공께서 직접 확인해 보십시오. 문제가 없으시면 서명하고 지장을 찍으시면 됩니다.”하선준은 잠시 멍해졌다.서인경과 연기준이 이토록 준비를 철저히 해 두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곧 마음을 정했다. 망설임 없이 자신의 이름을 적고 지장을 찍었다.연기준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는 곧바로 곁에 있던 풍 내관에게 명했다.“하 공을 모시고 하부로 가서 짐의 칙령을 전하거라. 하 공이 대의를 위해 친족의 죄를 밝혔으니 황금 천 냥을 하사한다. 하부에서 조정에 나와 있는 모든 관리들은 한 계급씩 승진시키고 하 노부인에게는 일품 고명부인의 작위를 내린다.”풍 내관이 곧바로 허리를 굽혔다.“명 받들겠습니다.”하선준은 잠시 말을 잃었다. 연기준이 약속을 이렇게 즉시 지킬 줄은 정말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다.이미 관직에서 물러난 뒤 그는 세상 인심이 얼마나 빠르게 식는지 똑똑히 겪고 있었다. 집안의 젊은이들조차 관직에서 적지 않은 배척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연기준이 집안의 여인에게

  • 시간을 거슬러   제197화

    그토록 오래 공들여 쫓아왔건만 결국 손에 쥔 건 허무함이었다.서인경의 가슴은 한순간에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온조에게는 또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한단 말인가?요 며칠 동안 온조는 이 사건에 대하여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평이의 말로는 그녀가 몇 차례나 몰래 동생의 비녀를 꺼내 바라보았다고 했다. 바로 그 간절한 마음이 그녀를 숨 막히게 옥죄고 있었다.그때, 연기준이 입을 열었다.“막 성주께서 이렇게 말하는 걸 보면 다른 방책이 있다는 말씀이겠지요?”막수한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유월비설 같은 약재를 만들기 위해서는 마

  • 시간을 거슬러   제263화

    “왕야는 저와 혼인하기 싫고, 저 역시 왕야에게 얽매이고 싶지 않으니 서로 협의하여 평화롭게 갈라서자는 것입니다! 그러니 어서 서명하세요. 서명만 하면 왕야께서는 자유의 몸이십니다!”서인경은 종이와 붓을 연기준의 손에 억지로 쥐여주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서인경의 얼굴만 뚫어져라 바라볼 뿐 종이를 받지 않았다.“너… 본왕 앞에서 춤을 한 곡 춰라. 그러면 서명해 주겠다.”‘춤? 춤은 무슨 춤!’“저는 출 줄 모릅니다.”연기준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마치 고심이라도 하듯 다른 방법을 찾으려 애썼다.“그럼 넌 무엇을 할 줄

  • 시간을 거슬러   제209화

    마부는 붙잡혀 오자마자 겁에 질려 무릎을 꿇고 몸을 떨며 애원했다.“가주, 목숨만 살려주십시오! 소인은 아무 짓도 하지 않았사옵니다. 정말 아무 짓도 안 했사옵니다! 아아… 억!”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진묵염은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발을 들어 그를 거칠게 걷어찼다.“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면서 왜 거짓 부재 증명을 꾸며냈느냐? 똑똑히 생각하고 대답하거라. 감히 한 글자라도 틀리면 지금 이 자리에서 목을 벨 것이다!”피를 토하며 나뒹군 마부는 곧 다시 끌려와 무릎을 꿇은 채 진묵염의 발 앞에서 몸을 떨었다. 오래도록

  • 시간을 거슬러   제262화

    “연기준...”연기준은 가볍게 그녀의 입술을 스치더니 곧 서인경을 통째로 안아 올렸다. 그러고는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침상 쪽으로 향했다.“본왕이 너를 아내로 맞아들이겠다는데 아직도 불만인 것이냐?”불만은 무슨, 그녀는 이미 너무나 만족스럽다 못해 속으로 욕이 튀어나올 지경이었다!몸이 이리저리 흔들리자 그녀는 본능적으로 그의 옷자락을 꽉 움켜쥐었다. 감히 버둥거릴 수도 없었다. 혹여라도 이 허약한 사내가 발을 헛디뎌 그녀를 내던질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가 넘어지면 그만이지만 자신까지 패대기쳐지면 안 되니까.“당장 내려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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