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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Author: 코코넛 서고
춘풍루 꼭대기, 천자호라 불리는 객실.

예정훈은 이른 새벽부터 이곳에 와 아침을 들었다. 그러나 식사를 마치고도 말 한마디 하지 않은 채 창가에 앉아 성문 밖으로 번화한 경성의 거리를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렇게만 두 주전자나 되는 차를 비워냈다.

곁에서 모시는 홍복은 의아하기도 하고 또한 은근한 불안에 사로잡혔다. 그는 알았다. 어젯밤 상왕비를 만나고 돌아온 뒤로 자신의 태자가 어딘가 달라졌음을.

그는 차를 새로 따르며 조심스레 몸을 기울였다.

“태자 전하, 무슨 심사가 있으신 것이옵니까?”

예정훈은 잠시 침묵하더니 묘한 빛이 서린 눈길을 홍복에게 던졌다.

“홍복, 그대는 내 모비 곁에서부터 모셔온 사람이기도 하고 또 내가 가장 믿는 자이기도 하다. 만약 그대마저 내게 무언가를 숨기고 있다면 내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다는 보장은 없겠지.”

그 말에 홍복은 기겁하여 즉시 무릎을 꿇었다.

“태자! 노복은 하늘에 맹세코 태자와 선황후를 향한 충심에 털끝만큼도 숨기는 것이 없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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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간을 거슬러   제1045화

    진방옥은 편지를 다 읽고 서인경에게 돌려주었다.“저를 야랑국에 보내서 예정훈을 돕게 하려는 겁니까? 헌데 저는 아직 기반도 없잖아요. 게다가 야랑국에는 단평안도 있지 않습니까?”이번에 예정훈이 즉위하는 과정에서 단평안이 뒤에서 꽤 많은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서인경이 진방옥을 부른 것은 결코 쓸데없는 일이 아니었다.“그 셋이 사라진 직후, 예정훈은 바로 야랑국 국경을 봉쇄했어. 지금 그들은 분명 아직 야랑국 안에 있을 거야. 기회를 노리며 국경을 빠져나가려 하고 있겠지. 너는 상단을 이끌고 야랑국에 가서 기회를 틈 타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데리고 나온다고요?”진방옥은 멍해졌다.“저보고 그들을 야랑국에서 탈출시켜 주라고요? 도대체 마마는 어느 편입니까?”서인경이 가볍게 웃었다.“물론 나는 예정훈 편이지. 헌데 지금 그 셋은 어떻게든 야랑국을 빠져나가려고 할 거야. 왕래하는 상단 속에서 기회를 찾지 못하면 더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어. 그 붉은 눈의 사내는 수단이 아주 잔혹해.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 변경의 백성들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심하면 두 나라 사이에 민심과 조정의 분노를 동시에 일으킬 수도 있어. 그렇게 되면 예정훈이나 우리로도 더 이상 상황을 눌러 담기 어려워지겠지. 게다가 누군가가 뒤에서 부추기기라도 한다면 두 나라 사이의 평화는 쉽게 깨질 거야. 그러니까 너는 평범한 상단으로 가장하고 야랑국에 한 번 다녀와. 그리고 그들을 밖으로 데리고 나와 우리의 시야 안에 두는 거야.”그래야만 그들이 무엇을 하려 하는지 당당하게 감시할 수 있었다.진방옥은 어딘가 몸이 오싹해졌다.“황후 마마께서도 그 붉은 눈의 사내가 잔혹하다고 했잖아요. 혹시 저를 해치면 어쩌려고 그럽니까?”서인경이 고개를 저었다.“지금 그들은 절대로 일을 키우고 싶어 하지 않을 거야. 네가 그들을 야랑국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면 오히려 고마워할 가능성이 더 크지. 그리고 이번 일은 단지 그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만이 아니야. 너에게도 기회가

  • 시간을 거슬러   제1044화

    두 사람이 여전히 의문스러운 얼굴을 하고 있자 서인경은 이미 한 번 개봉된 밀서를 하나 더 내밀며 설명을 덧붙였다.“요동, 진국, 그리고 야랑국. 지형적으로 보면 이 세 나라는 서로 균형을 이루며 서 있는 형세야. 이 가운데 어느 두 나라가 전쟁을 시작하면 남은 한 나라도 결코 완전히 거리를 두고 있을 수 없어. 이때 남은 한 나라를 먼저 끌어들이는 쪽이 기세에서 상대를 압도하게 되는 거지.”진방옥은 설명을 들으면서도 참지 못하고 곧장 밀서를 펼쳐 보았다. 그 편지는 놀랍게도 야랑국 태자 예정훈이 보낸 것이었다.지금 야랑국 조정은 결코 평온하지 않았다.예정훈은 왕위 쟁탈에 성공했다. 그는 야랑국의 늙은 황제를 연금했고 단진혁의 병권을 박탈해 야랑국의 정권을 완전히 자신의 손에 쥐었다.두 나라에서 같은 시기에 벌어진 일들이 묘하게도 서로 닮아 있었다.하지만 새 황제가 즉위하면 늘 그렇듯 옛 신하들 가운데는 여전히 불복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새 황제를 눌러 자신들의 세력을 더 크게 만들려 했다. 또한 단 씨 가문의 문생들 역시 단진혁이 권력에서 밀려난 것에 불만을 품고 날마다 조정에서 예정훈을 공격하고 있었다.예정훈은 스스로도 버거운 처지였다. 매일같이 정신없이 대응하느라 여유가 없었다.서인경이 받은 것은 가장 빠른 소식이었다. 며칠만 지나면 야랑국의 정변 소식은 곧 천하에 퍼질 것이다.원래라면 이 일은 좋은 일이었다. 과정이 아무리 힘들어도 예정훈은 결국 그의 모비가 목숨을 걸고 지키려 했던 나라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서인경은 마음 깊이 그 일을 기뻐하고 있었다.편지에서 예정훈은 자신의 현재 상황을 간단히 설명했다. 그리고 분명히 약속했다. 자신이 있는 한 야랑국과 진국 사이에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설령 자신이 무능하더라도 이 정도 일은 충분히 눌러 둘 수 있다고.여기까지 읽은 진방옥은 얼굴에 의문을 띠었다.“이 사람 말투는 왜 황후 마마의 부하 같습니까?”서인경은 잠시 멍해졌다.“네가 말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텐데… 듣고 보니

  • 시간을 거슬러   제1043화

    바닥에는 두툼한 융단이 깔려 있었고 꼬막이 앞에는 온갖 장난감이 잔뜩 놓여 있었다. 하지만 꼬막이는 장난감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지금 그는 한 장의 장계를 들고 이리저리 뒤집어 보며 들여다보고 있었다. 읽을 줄 아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진방옥과 맹은영이 들어오자 서인경이 옆자리를 가리켰다.“앉거라. 이 융단 꽤 편하다.”서인경의 표정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묘하게도 어딘가 평소 같지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그리고 꼬막이도 어딘가 달랐다. 평소 같았으면 두 사람이 들어오자마자 신이 나서 달려와 선물을 달라고 졸랐을 텐데 지금은 눈앞의 장계에 완전히 빠져 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오는 동안 눈길 한 번 주는 것도 아까워하는 듯했다.맹은영이 다가가 장계 위를 들여다보았다.그 순간, 그녀의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삼품 이상 무장들을 조사하고 있는 겁니까? 설마 셋째 오라버니 곁에 배신자가 있다는 겁니까?”서인경은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쓸데없는 말은 하지 않고 곧장 본론으로 들어갔다.“후궁은 국정에 관여할 수 없으니 지금 내가 맹국공을 따로 만나는 건 적절하지 않아. 그렇게 되면 대신들이 주시하고 온갖 의심이 생길 거야. 그래서 네가 대신 전해 줘야 할 말이 있어.”맹은영의 표정이 단번에 진지해졌다.“말하십시오. 다 기억할 수 있습니다.”서인경은 꼬막이 손에 들려 있던 장계를 가져와 맹은영에게 건넸다.그녀는 넘겨 보다가 어떤 이름 위에 붉은 엑스 표시가 그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위영? 이 사람에게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서인경이 말했다.“사람을 시켜 조사해 보게 했는데 그의 가정 지출이 실제 녹봉과 전혀 맞지 않아. 이 상태가 벌써 삼 년동안이나 이어졌어.”그건 서인경이 이 세계에 온 시간보다도 더 길었다.“예전에 그는 조용하고 눈에 띄지 않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지. 헌데 이번에 이 명단에 있는 사람들을 전부 자세히 조사하면서 몇 가지 수상한 점을 발견했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 사람

  • 시간을 거슬러   제1042화

    그 무렵의 연기준은 이미 성 밖에 도착해 백 명의 정예 병사들과 합류해 있었다.백여 필의 말이 관도를 따라 일제히 달렸다. 말발굽이 땅을 두드릴 때마다 마치 대지가 흔들리는 듯 울려 퍼졌고 그 울림은 사람의 심장까지 떨리게 했다.경성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지만 연기준의 마음은 마치 아직도 그곳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그의 마음은 여전히 후궁에 남아 있는 사람에게 묶여 있었다. 이번만큼은 가능한 한 빨리 그녀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서인경은 밤새도록 잠들지 못했다. 동쪽 하늘이 환하게 밝아오고 궁문이 활짝 열릴 때까지 녀는 그대로 깨어 있었다.맹은영은 맹국공과 함께 입궁했다. 궁문 앞에서 두 사람은 서로 갈라졌다. 한 사람은 동궁으로, 다른 한 사람은 황후의 곤녕궁으로 향했다.오늘 조정의 조회는 취소되었다. 겉으로는 황제가 병환이 있다는 이유였다.그리하여 국정은 전부 맹국공에게 맡겨졌다. 처음에는 맹국공도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연기준이 황위를 차지한 이유가 애초에 태자를 떠받쳐 주기 위한 것이었음을 그 역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조회에 나오지 않는 일쯤은 태자를 단련하기 위한 것이라 여겼다.하지만 암위가 보내온 서신을 읽고 나서야 변경에서 이렇게 심각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그의 첫 생각은 단 하나였다. 자신의 친아들이 마을을 학살하는 그런 잔혹한 짓을 할 리는 없다는 것. 분명 아래 사람들이 제멋대로 행동한 것이다. 그러나 진국의 삼품 이상 무장들 가운데 누가 요동을 이토록 증오할까? 누가 목숨을 걸고 군령을 어기면서까지 그런 짓을 벌이겠는가?진국의 무장들에 대해선 맹국공이 서인경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입궁하는 마차 안에서 그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장수들의 이름이 차례로 떠올랐다. 그러나 공을 탐해 저런 극단적인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끝내 떠올릴 수 없었다.맹은영은 맹국공과 같은 마차에 타고 있었지만 내내 입을 열지 못했다. 아버지가 해결책을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마

  • 시간을 거슬러   제1041화

    연기준의 시선이 천천히 옮겨가 태자 뒤에 서 있던 운 유모에게 닿았다.“부탁합니다.”단 한마디였지만 운 유모는 그 안에 담긴 무게를 느낄 수 있었다. 천 근에 가까운 당부였다.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궁중에서 시중드는 유모에 불과한 운 유모가 사실은 수많은 군사를 지휘했고 전장에 나가 전공까지 세웠던 여장군이었다는 것을.이 세상에서 태자가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사람이 단 한 명 있다면 그건 틀림없이 운 유모일 것이다.그녀는 살짝 허리를 굽혔다.“염려 마십시오.”그녀는 반드시 자신의 아들을 제대로 보좌할 것이다. 그때 뒤에 서 있던 연풍이 몇 걸음 앞으로 나와 연기준 곁에 섰다.“폐하, 병사들이 모두 집결했습니다. 성 밖 오십 리 지점에서 대기 중입니다. 이제 출발하셔야 합니다.”연기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서인경 뒤에 서 있던 육승과 안포를 바라보았다.“사람은 너희에게 맡긴다. 조금이라도 실수가 생기면 목을 들고 와 짐을 뵈어야 할 것이다.”육승과 안포가 동시에 무릎을 꿇었다.“신하들이 목숨을 걸고 황후 마마와 황자를 지키겠습니다.”연기준은 마지막으로 서인경을 깊이 바라보고는 돌아섰다.그의 모습은 점점 밤 속으로 스며들듯 멀어졌다. 점점 멀어져 가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서인경의 마음에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이 뒤섞였다.겨우 가족이 다시 모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제 또 헤어져야 했다. 예전에는 남의 아래에 있어 마음대로 할 수 없었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있어야 했다.지금은 어깨에 짊어진 책임 때문에, 진국의 강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헤어져야 했다.이런 삶은… 도대체 언제쯤 끝이 날까.꼬막이는 커다란 눈을 반짝이며 어둠 속에서도 또렷이 깨어 있었다. 연기준의 모습이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다가 다시 서인경의 쓸쓸한 표정을 보았다. 그는 몸을 비틀어 서인경의 품으로 기어 들어와 작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었다.“모후, 슬퍼하지 마세요. 꼬막이가 뽀뽀해 줄게요.”어둠

  • 시간을 거슬러   제1040화

    맹경운이 보낸 것은 비둘기 전서였다.보통의 전달 경로보다 훨씬 빠른 방식이었다. 그래서 이 소식은 아직 연기준에게만 전해진 상태였다.하지만 변경은 사람이 많고 말도 많은 곳이라 이 일은 결코 오래 비밀로 남을 수 없을 것이다.더구나 연기준은 믿지 않았다. 맹경운의 군대 안에 군령을 어기는 자가 있다는 사실을. 이 일은 누군가 미리 설계해 둔 음모일 가능성이 컸다. 그리고 음모라면 그 배후는 이 일을 결코 비밀로 남겨 두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머지않아 온 천하가 알게 될 터.그때가 되면 진국은 온 세상의 화살을 한몸에 받게 될 것이고 어느 나라든 ‘정의를 수호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진국을 토벌할 이유가 생기게 될 것이다.이 일은 반드시 신중하게 처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진국의 존망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다.서인경은 서신을 읽고 얼굴이 굳어졌다.“금수 대장공주의 계략은 십수 년을 준비해 온 것이에요. 설마 자신의 야망을 위해 자기 나라 백성들까지 희생시킬 수 있을까요?”서인경의 첫 생각은 분명했다. 이건 금수 대장공주가 스스로 연출한 연극일 가능성이 크다고. 목적은 단 하나, 진국에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그러나 연기준은 잠시 깊이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양쪽 모두를 상처 입히는 방식이야. 그러니 그녀의 수법 같지는 않아.”“그렇다면… 다른 배후가 있는 겁니까?”이 사건 뒤에 또 다른 세력이 개입했는지 연기준도 확신할 수 없었다.그는 조금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그날 밤 바로 결정을 내렸다. 정예 병사 백 명을 이끌고 동쪽 변경으로 떠나기로.이 일은 그가 직접 처리해야 했다.*그때는 이미 한밤중이 깊어가고 있었으나 곤녕궁에는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안에 있는 사람들 중 누구도 잠들 생각이 없었다.연기준은 흰 평상복을 벗고 갑옷으로 갈아입었다.서인경이 손수 그의 망토를 여며 주었다.“모든 일에 조심하세요. 경성에는 제가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요. 저와 꼬막이가 당신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게요.”연기준이 곁에

  • 시간을 거슬러   제84화

    “성조선제께서 할마마마께 주신 용두 지팡이로 위로 우매한 군주를 꾸짖고 아래로는 간신을 처결할 수 있는데, 누가 감히 할마마마께 자격을 논하겠나이까. 하오나 숙부님은 황실의 일원이시고 할마마마께선 친족의 정을 중요시하는 분이니 한 번만 다시 생각해 주십시오.”그의 말은 오히려 태황태후의 분노만 더 자극하고 말았다.“난 상왕이 다섯 살 때부터 십 년 동안 그 아이를 친히 돌보았다. 키워준 은혜가 고작 여인 하나보다 못하단 말이냐? 내가 이 자리에서 저 아이에게 사약을 내린들, 상왕이 내게 뭘 할 수 있겠느냐? 감히 내게 검이라도

  • 시간을 거슬러   제80화

    연풍은 그러거나 말거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어차피 이 어린 소녀의 입에서 좋은 말을 듣는 건 이미 포기한 뒤였기 때문이다.이때, 시종이 정원으로 들어서며 공손히 아뢰었다.“왕야, 단 소저께서 뵙기를 청하옵니다.”연기준은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었다.“그 여자가 여긴 어쩐 일이지?”시종이 답했다.“단 소저는 별원에서 요양 중이셨는데, 왕야께서 여기 계신다는 얘기를 듣고 문안드리러 왔다고 하였사옵니다.”한설은 그 말을 듣고 불쾌한 듯 입을 삐죽였다.“왕야께서 안 계실 때는 한 번도 걸음하지 않더니 왕야께서 오시면

  • 시간을 거슬러   제70화

    “여기에 적은 약재도 가서 사오거라. 최대한 빨리 다녀와야 한다.”글을 모르는 평이는 서인경이 시키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다.연풍이 탕약을 들고 서재에 들어섰을 때는 변방에서 복귀한 군의원이 연기준의 상처를 살피고 있었다.황궁의 태의에 비하면 그는 오랜 시간 자신과 함께한 군의원을 더 신뢰했다.군의원은 일단 먼저 연기준을 위해 진맥을 했다.비록 황제가 한 달의 휴가를 주긴 했지만, 사실 상 연기준이 신경을 써야 할 일은 많고도 많았다.게다가 밤에는 서인경과 실랑이를 벌이느라 적지 않은 정력을 소모했다.군의원은 눈밑은

  • 시간을 거슬러   제106화

    불현듯 고개를 번쩍 든 맹은영은 황후가 이토록 뻔뻔하게 나올 줄은 차마 예상치 못했다. 옆에 선 맹국공 또한 얼굴이 바짝 굳었으나 입을 열기도 전에 딸이 먼저 앞질러 나섰다.“황후마마, 신녀는 아직 시집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사옵니다. 바라건대, 마마께서는 방금 전 했던 명을 거두어 주시옵소서.”그녀의 말이 끝나자 단여월의 눈이 놀라움으로 휘둥그레졌다.“맹 아가씨는 저 월이보다 두 살이나 많지 않습니까? 혼인은 가문의 일인데 개인의 준비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이미 대황자께 허락한 몸이니 아가씨는 그분의 사람이지요. 훗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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