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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 전복죽을 뒤집어쓴 여왕

ผู้เขียน: 이십세기
last update วันที่เผยแพร่: 2026-07-17 15:40:23

## 제2화 : 전복죽을 뒤집어쓴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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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평창동 저택의 거실 바닥은 한기가 뼛속까지 스며들 정도로 차가웠다.

밤새 무릎을 꿇고 앉아 있던 설아의 다리는 이미 감각이 마비되어 무감각해진 지 오래였다. 어설프게 지져진 발등의 화상 자국은 진물이 말라붙어 청바지 원단에 쩍쩍 달라붙어 있었고, 움직일 때마다 살점이 뜯겨나가는 듯한 예리한 통증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하지만 설아의 눈동자는 그 어느 때보다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암흑 같은 거실, 그녀의 허공을 수놓은 것은 오직 설아에게만 보이는 푸른색의 AI 데이터 스트림이었다.

`[한성 바이오 내부 회계 데이터 리딩 완료]`

`[강민우 마카오 불법 도박 자금 유출 경로 확보: 320억 원]`

`[해외 페이퍼 컴퍼니 '에바 홀딩스(Eva Holdings)' 설립 및 스위스 계좌 연동 성공]`

'완벽해.'

설아는 밤새 우는 대신 머릿속의 신성한 연산 시스템을 가동했다. 1회차 인생에서 자신을 무참히 짓밟았던 시댁의 숨통을 단번에 끊어놓을 거대한 금융의 덫이, 그녀의 뇌리 속에서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직조되고 있었다. 홍명숙과 강민우가 쌓아 올린 가짜 성채의 벽돌을 하나씩 빼내는 작업은 이미 시작되었다.

삑- 삑- 삑- 삑, 스르륵.

침묵을 깨고 저택의 거대한 도어록이 열리는 소리가 정적을 찢었다. 눅눅한 새벽 공기를 뚫고 들어온 것은 지독한 고급 향수 냄새, 그리고 진한 알코올 향이었다.

"아하하, 민우 씨! 진짜 웃긴다. 그럼 그 지분만 넘어오면 평창동 저택도 완전히 우리 명의로 바꾸는 거지?"

여우처럼 콧소리를 섞어 가며 간드러지게 웃는 목소리. 설아의 고아원 시절 단짝이자, 남편을 가로챈 독사 같은 년. 최유라였다.

강민우는 최유라의 허리를 감싸 안은 채 거실로 걸어 들어오다가, 바닥에 굳은 동상처럼 앉아 있는 설아를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췄다. 그의 눈에 스친 것은 일말의 죄책감도 아닌, 오직 더러운 오물을 보았을 때의 불쾌함뿐이었다.

"어머? 설아 아직도 그러고 있었어? 얘, 민우 씨가 아무리 화가 났어도 그렇지, 밤새 바닥에 놔두면 어떡해. 몸 상하겠네."

최유라가 위선 가득한 얼굴로 입술을 가리며 다가왔다. 몸에 딱 붙는 붉은색 원피스 사이로 풍기는 향수 냄새가 설아의 코를 찔렀다. 설아의 눈앞에 최유라의 실시간 신상 정보와 감정 상태가 데이터로 떠올랐다.

`[대상: 최유라 (30세)]`

`[심리 상태: 극도의 우월감, 불안감 은폐 (친정 사채 빚 50억 원 독촉 압박 상태)]`

`[특이 사항: 강민우의 자산을 갈취하기 위한 의도적 접근]`

'친정이 사채 빚으로 무너지기 직전이라 가랑이가 찢어지게 급하겠지, 최유라.'

설아는 속으로 차갑게 웃으며 고개를 들었다.

"왔어?"

"어, 왔다 왜. 유라가 갈 데가 없다고 해서 당분간 우리 안방에서 지내게 할 테니까 방 하나 새로 치워놔. 그리고 유라 배고프다니까 당장 주방 들어가서 전복죽이나 쑤어와."

강민우는 아내를 가사도우미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하며, 최유라를 이끌고 당당하게 2층 안방으로 올라갔다. 최유라는 올라가는 계단 중간에서 설아를 내려다보며, 소름 끼치도록 잔인한 비웃음을 날렸다. 1회차 인생의 지옥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지만, 설아의 심장은 차갑게 식어 내릴 뿐이었다.

---

두 시간 후, 아침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대식당.

식탁 상석에는 눈을 매섭게 뜨고 앉아 있는 홍명숙 여사가 있었고, 그 좌우로 강민우와 최유라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앉아 있었다. 가관도 아니었다. 조강지처를 눈앞에 두고 첩 년을 안방에 들인 아들과, 그걸 묵인하며 오히려 흐뭇하게 바라보는 시어머니의 꼴이라니.

"어머니, 전복죽 나왔습니다."

설아는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무거운 뚝배기를 받침대에 받쳐 들고 식탁으로 다가갔다. 밤새 굶고 무릎을 꿇었던 탓에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어머, 설아 부엌일 솜씨는 여전하네. 고마워, 잘 먹을게."

최유라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을 뻗는 척했다. 그리고 설아가 식탁 옆을 지나치는 그 찰나의 순간, 최유라가 테이블 밑으로 자신의 높은 힐을 신은 발을 길게 뻗었다. 설아의 걸음을 걸어 넘어뜨리려는 명백하고 추악한 고의였다.

`[위험 인지: 전방 15cm 하단, 최유라의 좌측 발 돌출]`

`[회피 확률: 99.8%]`

머릿속의 AI 시스템이 즉각적인 회피 경로를 제시했다. 그냥 피해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설아는 피하는 대신, 입꼬리를 미세하게 올렸다.

'원하는 대로 해줄게. 대신 그 대가는 뼈가 시릴 거야.'

설아는 일부러 최유라의 발에 걸리는 척하며 중심을 잃고 앞으로 고꾸라졌다.

콰장창-!

무거운 뚝배기가 대리석 식탁 모서리에 부딪히며 거칠게 깨졌다. 펄펄 끓는 뜨거운 전복죽이 사방으로 튀었고, 그중 상당수가 최유라의 맨살이 드러난 허벅지와 강민우의 명품 와이셔츠 소매 위로 쏟아졌다.

"아아악! 뜨거워! 내 다리! 민우 씨, 나 죽어!"

최유라가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서 펄쩍 뛰었고, 강민우 역시 와이셔츠를 털어내며 상욕을 내뱉었다.

"이 씨발! 은설아, 너 일부러 그랬지?! 이 미친 고아 년이 진짜 살려두니까 눈에 뵈는 게 없나!"

"어머, 유라야! 괜찮니?!"

식탁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홍명숙 여사는 하얗게 질려 비명을 지르는 최유라의 허벅지를 보다가, 이내 이성을 잃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녀의 눈에 실핏줄이 터져 붉게 물들었다.

홍 여사는 식탁 한가운데에 놓여 있던, 아직 김이 채 식지 않은 여분의 커다란 전복죽 뚝배기를 통째로 들어 올렸다.

"이 근본도 없는 더러운 년이, 감히 어디서 행패야?!"

쿠구궁-!

홍 여사는 들고 있던 전복죽 뚝배기를 설아의 머리 위로 그대로 뒤집어엎었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걸쭉하고 뜨거운 전복죽 덩어리들이 설아의 정수리부터 시작해 얼굴, 어깨를 타고 흘러내렸다. 녹색의 전복 내장 냄새와 비린내가 설아의 온몸을 뒤덮었다. 뜨거운 죽이 이마와 뺨을 타고 흘러내리며 피부를 벌겋게 익혀갔고, 짓무른 상처 사이로 파고들어 극단적인 작열감을 선사했다.

"어머니, 이년 그냥 두면 안 돼요! 당장 정신병원에 처넣든가 해야지, 무서워서 한집에 살겠어요?!"

최유라가 눈물을 쥐어짜며 강민우의 품에 안겨 소리쳤다. 머리에서 전복죽을 뚝뚝 흘리는 설아의 모습은, 그들이 보기에 완벽하게 무너진 패배자의 형상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웃음소리 너머로, 설아는 감겨 있던 눈을 천천히 떴다.

`[정신적 고통 게이지: 0%]`

`[분노 데이터 분석 완료: 타깃들의 파멸 확률 100% 진입]`

`[작전 가동: 한성 바이오 주식 공매도 및 사채 라인 교란 프로그램 실행]`

죽이 눈을 찔러 시야가 흐릿했지만, 설아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명징했다.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자비심이, 방금 머리 위로 쏟아진 전복죽과 함께 완벽하게 씻겨 내려갔다. 이제 그녀의 몸 안에는 오직 저들을 찢어발길 악귀의 피만이 흐르고 있었다.

"흐…… 흐흐흐."

설아의 입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머리에 전복죽 찌꺼기를 잔뜩 묻힌 채, 붉게 익은 얼굴로 생긋 웃는 설아의 모습은 소름 끼치도록 기괴했다.

"왜 웃어? 이년이 진짜 미쳤나?!"

강민우가 주춤하며 뒤로 한 걸음 물러섰다.

설아는 얼굴에 묻은 전복죽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닦아내어 입술에 가져다 대며, 홍 여사와 두 불륜 남녀를 똑바로 응시했다.

"맛있네요, 어머니. 제 인생에서 먹은 것 중 가장 자극적이에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단 한 자락의 떨림도, 억울함도 없었다. 오직 거대한 사냥을 앞둔 포식자의 희열만이 가득했다.

"마음껏 즐기세요. 당신들이 내 머리 위에 부은 이 오물들이…… 조만간 당신들 온몸에 피눈물이 되어 쏟아질 테니까."

설아는 뒤를 돌아 당당하게 대식당을 걸어 나갔다. 발걸음이 옮겨질 때마다 대리석 바닥에 전복죽 핏자국 같은 얼룩이 길게 남았다. 저택의 안주인들이라 자부하는 자들의 등 뒤로, 보이지 않는 파멸의 카운트다운이 무서운 속도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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