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 제8화 : 피의 결혼식
--- 은은한 백합 향과 최고급 베르사유 장미 향수가 뒤섞인 그랜드 라움 호텔 메인 볼룸의 공기는 숨이 막힐 정도로 화려하고 눅눅했다. 수억 원을 호가하는 크리스탈 샹들리에 수십 개가 천장 위에서 눈이 멀 것 같은 기품을 뽐내며 빛을 발하고 있었고, 대한민국 정·재계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가득 들어찬 테이블마다 크리스탈 샴페인 잔이 부딪히는 청아한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어머, 홍 여사님! 이번에 한성 바이오가 해외 거물 사모펀드에서 3,000억 원이나 유치했다면서요? 역시 한성 가문의 저력은 대단해요." "아호호, 별말씀을요. 우리 민우가 능력이 좋아서 '에바 홀딩스'라는 스위스계 자본이 먼저 손을 내밀더라고요. 근본 없는 먹구름이 걷히니 집안에 비로소 해가 뜨네요." 눈부신 황금빛 자수가 놓인 비단 한복을 차려입은 홍명숙 여사가 잔을 들어 올리며 오만하게 웃었다. 그녀가 말한 '근본 없는 먹구름'이 누구를 뜻하는지 식장 안의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감히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이는 없었다. 가평의 차가운 독방에 처박혀 뇌세포가 녹아가고 있을 은설아라는 이름은 이미 이 화려한 세계에서 완벽하게 증발한 상태였다. 버진 로드 끝, 순백의 실크 웨딩드레스를 입고 다이아몬드가 박힌 티아라를 쓴 최유라는 세상을 다 가진 여왕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가식적인 눈물 뒤에 가려진 그녀의 속내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친정의 사채 빚 50억 원을 한성 가문의 돈으로 막아내고, 마침내 안방의 진짜 주인이 되었다는 정복감이 그녀의 온몸을 짜릿하게 감싸 안았다. "신랑 강민우 군과 신부 최유라 양은 일평생 서로를……." 주례사의 엄숙한 목소리가 마이크를 타고 식장 전체에 울려 퍼지며 식의 하이라이트를 향해 달려가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탁. "엄마야!" "어? 뭐야?!" 사방이 단 1밀리미터의 빛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암흑 속으로 추락했다. 수천 개의 촛불마저 동시다발적으로 산소가 차단된 듯 픽픽 꺼져버렸다. 암전. 사방에서 비명과 웅성거림이 터져 나왔고, 당황한 호텔 직원들의 무전기 소리가 날카롭게 귓가를 때렸다. 그 지독한 침묵과 어둠의 중심에서, 오직 단 한 사람, 최유라의 등 뒤에 서 있는 존재의 망막 위로 차가운 푸른빛의 AI 시스템 코드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호텔 메인 제어반 그리드 해킹 완료: 100%]` `[오디오 및 조명 전력 강제 차단 가동]` `[타깃 인지: 강민우, 홍명숙, 최유라 생체 신호 급상승 감지]` '축제는 끝났다, 아귀들아.' 파아아아앙-! 핀 조명 하나가 식장의 거대한 정문을 정면으로 비추며 거칠게 켜졌다. 백색의 강렬한 불빛 속에서, 육중한 철문이 천천히 열렸다. 그곳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드레스가 아니었다. 그녀가 걸친 것은 실박하고도 서늘한 핏의 순백색 실크 바지 수트였다. 어깨 위로 날카롭게 떨어지는 칠흑 같은 단발머리, 백옥보다 더 투명하고 결점 하나 없는 치명적인 미모. 그녀의 양옆과 뒤편으로는 인이어를 낀 채 험악한 기운을 뿜어내는 스위스 UBS 은행의 프라이빗 경호팀 수십 명이 호위하듯 대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 압도적인 존재감에 식장 안의 수백 명의 하객이 숨을 죽였다. 척, 척, 척. 조용한 식장 안에 여자의 하이힐 소리가 단단하게 울려 퍼졌다. 그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하객들의 시선을 받으며 버진 로드 위로 걸어 들어왔다. "뭐야? 누구야 저 여자?! 경호원들 안 부르고 뭐 해!" 강민우가 턱시도 깃을 거칠게 젖히며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주례 단상 앞까지 걸어온 여자는 강민우의 외침을 가볍게 무시한 채, 최유라의 바로 옆에 멈춰 섰다. 그리고 최유라가 걸치고 있던 5미터가 넘는 최고급 레이스 면사포 위로, 자신의 명품 화이트 스틸레토 힐을 사정없이 내리꽂았다. 지이이이익- 콰직! "아아악!" 여자가 발을 그대로 딛고 앞으로 나아가자, 최유라의 머리가 뒤로 꺾이며 티아라와 함께 면사포가 처참하게 찢겨 나가 바닥으로 내동댕이쳐졌다. 가짜 안주인의 상징이 여왕의 발밑에서 먼지 구덩이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어머, 미안해라. 뱀 한 마리가 버진 로드에 기어 다니는 줄 알았네." 여자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붉은 입술이 기괴할 정도로 아름다운 호선을 그리며 올라갔다. 최유라는 찢어진 드레스 자락을 붙잡고 바닥을 구르다가, 여자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심장이 얼어붙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얼굴은 3개월 전 완전히 갈아엎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으로 변해 있었지만, 그 깊고 침전된 눈동자, 자신들을 씹어 삼킬 듯한 그 특유의 안광은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존재의 것이었다. "너…… 너, 은설아……?! 네가 어떻게 여기……!" 최유라의 입에서 은설아라는 이름이 튀어나오는 순간, 상석에 있던 홍명숙 여사와 강민우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 "은설아? 미쳤어?! 저년 정신병원 독방에서 약 처먹고 기어 다니고 있어야 할 년이 왜 여기 있어?!" 강민우가 이성을 잃고 설아의 멱살을 잡으려 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 손이 설아의 옷깃에 닿기도 전에, 옆에 서 있던 거구의 스위스 경호원이 강민우의 손목을 잡고 그대로 꺾어버렸다. 우드득! "아아아악! 내 손목! 이 새끼들이 미쳤나!" "민우야!" 식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홍명숙 여사가 허겁지겁 단상 위로 뛰어 올라와 설아를 손가락질하며 부들부들 떨었다. "이 독종 같은 고아 년이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와서 행패야?! 당장 경찰 불러! 저년 탈옥한 정신병자야!" 하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뒤로 물러서는 가운데, 설아는 주머니에서 차가운 실크 손수건을 꺼내 강민우의 핏방울이 튄 자신의 구두 끝을 천천히 닦아냈다. 그녀의 머릿속 시스템은 이미 홍명숙과 강민우의 파멸 전조 증상을 실시간 수치로 리딩하며 도파민을 폭발시키고 있었다. `[타깃: 홍명숙 - 혈압 180mmHg 돌파, 심근경색 위험 수치 진입]` `[타깃: 강민우 - 안면 근육 마비율 42%]` `[최종 실행: 계약 위반으로 인한 담보권 즉시 실행 서류 투척]` "경찰?" 설아가 손수건을 홍명숙 여사의 얼굴을 향해 툭 던졌다. 손수건이 홍 여사의 화려한 화장 위로 떨어졌다 가차 없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부르세요, 홍명숙 여사님. 안 그래도 채권자로서 법적 집행관들과 함께 올 생각이었으니까." "채권자라니? 네년이 무슨 채권자야?!" 설아는 비서가 내민 가죽 서류 가방에서 최고검찰청과 법원의 직인이 선명하게 찍힌 압류 통지서와 계약서 원본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그것들을 하객들과 홍 여사의 머리 위로 색종이 조각처럼 사정없이 뿌려버렸다. 하얀 서류들이 웨딩 케이크와 샴페인 타워 위로 눈꽃처럼 날려 떨어졌다. "당신들이 어제 가문과 회사를 살리겠다며 넙죽 받아먹은 그 스위스 자금 3,000억 원." 설아의 목소리가 마이크 없이도 식장 전체를 지배하듯 서늘하게 울려 퍼졌다. "그 돈을 집행한 '에바 홀딩스'의 실소유주가 바로 나, 에바 은. 당신들이 산지옥에 매장했던 은설아니까." "뭐, 뭐라구……?!" 강민우가 부러진 손목을 움켜쥔 채 바닥에 주저앉아 비명을 질렀다. 홍명숙 여사는 서류에 찍힌 '대표이사 에바 은(은설아)'이라는 친필 서명을 확인하는 순간, 눈앞이 노랗게 변하며 숨을 쉬지 못했다. "강민우 씨가 마카오 원정 도박 자금을 은닉하고, 한성 바이오의 핵심 임상 데이터를 허위로 조작해 에바 홀딩스를 기망한 사실이 방금 자산 연산 시스템을 통해 전 금융권에 폭로되었습니다. 이는 명백한 최고 등급의 계약 위반 및 기한이익상실(EOD) 사유입니다." 설아는 바닥에 처박힌 최유라의 머리칼을 구두 발끝으로 툭 치며, 단상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약 조건에 따라, 이 시간부로 당신들이 가진 한성그룹 주식 지분 35%는 전액 몰수되어 내 명의로 변경됩니다. 더불어……." 설아의 입꼬리가 소름 끼치도록 잔인하게 올라갔다. "당신들의 심장과도 같은 평창동 대저택에 대한 법적 즉시 압류 및 담보권 실행을 선언합니다. 당장 오늘 밤 안으로, 그 집에서 쓰레기처럼 쫓겨날 준비나 하세요." "은설아……! 이년아!" 홍명숙 여사가 비명을 지르며 설아를 향해 돌진하려 했으나, 뇌 가득 밀려오는 극단의 충격과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입에서 거품을 물며 그대로 버진 로드 위로 쿵! 소리를 내며 고꾸라졌다. 화려한 비단 한복이 쏟아진 샴페인에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바닥에 주저앉아 덜덜 떠는 전남편 강민우와, 면사포가 찢긴 채 시궁창 쥐새끼처럼 웅크린 최유라. 그 처참한 단두대 위에서, 순백의 수트를 입은 은설아는 세상을 지배하는 잔혹한 악귀의 미소를 지으며 하객들을 향해 등을 돌렸다. 반전에 반전, 저들이 쌓아 올린 탐욕의 축제는 단 10분 만에 피의 처형장으로 변해 버렸다. 이제 다음 차례는, 저들이 목숨처럼 아끼던 평창동 대저택을 완벽하게 짓밟아 버리는 일이었다.제83화 : 핏빛 아날로그와 성채의 반격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안방 통제실의 분위기는 얼음처럼 차가운 침묵에 잠겨 있었다. 전면 통유리창 너머로 아스라이 가라앉은 광화문 빌딩 숲 위로 눅눅한 새벽 안개와 함께 장대비가 다시금 사정없이 부딪쳐 내렸다. 유리 壁面을 타고 완만하게 흘러내리는 빗방울들은 간헐적인 번개의 잔상을 받아 거실 대리석 바닥 위에 푸르고 검은 음영을 길게 드리우고 있었다. 실내에는 초고층 전용 가습기에서 피어오르는 습한 장미 향과 차갑게 식어버린 싱글 몰트 위스키의 알코올 잔향, 그리고 서버 배전반이 과전압으로 타들어 가며 토해낸 오존 냄새가 한데 엉켜 가슴을 턱 막히게 만드는 매혹적이고도 기괴한 밀도를 형성하고 있었다.은설아는 소파 중앙의 가죽 상석에 우아하게 기대어 앉아, 피 묻은 순백의 실크 로브 자락을 가볍게 가다듬었다.느슨하게 풀어진 실크 자락 사이로 드러난 그녀의 백옥 같은 목덜미와 매끄러운 어깨선, 그리고 가녀린 허벅지 라인은 붉은 유도등 불빛을 받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지배자의 위엄과 치명적인 에로티시즘을 동시에 내뿜고 있었다. 그녀의 하얀 인중을 타고 흘러내렸던 검붉은 선혈은 이미 말라붙어 있었지만, 백옥 같은 피부와 대비되어 오싹한 악귀의 미학을 완성하고 있었다. 50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자본의 제국을 그러쥐고 세상의 모든 포식자들을 발밑에 꿇린 여왕.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고여 있는 듯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쓰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이면에서 폭주하듯 회전하는 연산 회로는 세상을 통째로 사냥하는 최악의 지배자 그 자체였다.설아 씨…… 에바. 피를 오랫동안 닦아내지 않으시면 피부에 상처가 남습니다.설아의 구두발 밑에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있던 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떨리는 손으로 따뜻하게 적신 하얀 타월을 들고 그녀의 구두등과 살결을 정성스럽게 닦아내었다.검은 와이셔츠 단추가 풀어진 채 그의 억센 가슴팍은 거친 숨결로 요동치고 있었고, 손바닥에서는 깨진
제82화 : 핏빛 영장과 은빛의 성채평창동 골짜기 산자락을 휘감은 아침 안개는 핏빛 노을보다 어둡고 축축한 잿빛을 띠고 있었다.한때 은설아가 시댁 가문의 가부장적 폭력 아래 종처럼 기어 다니며 가평 요양병원 독방으로 끌려갔던 비극의 대저택 터. 그 잔혹했던 잿더미 위에 우뚝 세워진 은빛 신단은, 이제 태양빛을 받아 시릴 정도로 번뜩이는 20미터 높이의 순은색 석조 기둥들을 과시하며 세상을 압도하고 있었다. 기둥 표면을 따라 촘촘하게 얽힌 인과율 집속 회선들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의 혈관처럼 웅웅거리는 서늘한 오라를 토해내며 대지의 냉기를 움켜쥐고 있었다.그 거대한 성전의 중심부, 얼음처럼 차가운 은빛 대리석 제단 위로 순백의 샤넬 모피 코트를 걸친 은설아가 우아하게 걸어 올라왔다.가늘고 하얀 실크 장갑 끝에는 알싸한 가을바람과 타버린 콘크리트 먼지 향이 얽혀 있었다. 대한민국 정재계와 월가, 스위스 결제 연합, 그리고 중동의 석유 카르텔까지 모조리 사냥하고 50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자본의 제국을 그러쥔 절대적인 지배자.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고여 있는 듯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띄우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이면에서 웅웅거리며 회전하는 연산 회로는 세상을 요리하는 최악의 포식자의 형상이었다.설아 씨…… 평창동 신단 전체의 인과율 정산 네트워크와 50조 원 자본 제어선이 단 한 줄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집결되었습니다.그녀의 구두발 밑, 차가운 은빛 대리석 바닥 위에는 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헤친 채 완전히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있었다.그의 억센 두 손은 설아의 매끄러운 발목과 구두 자락을 부서뜨릴 듯 감싸 안고 있었고, 핏빛으로 물든 넥타이는 바닥의 차가운 냉기 속에 사정없이 내팽개쳐져 있었다. 백현재는 공포와 정욕,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맹목적인 복종심에 사로잡힌 채 설아의 가녀린 발등과 매끄러운 다리 선을 향해 제 뺨을 미친 듯이 비벼댔다. 최유라의 목덜미로 깨진 크리스탈 유리
제81화 : 50조 원의 성전과 어둠 속의 아날로그북한산 자락을 사정없이 핥고 지나가는 새벽 강바람은 뼈마디를 파고들 정도로 서늘하고 매서웠다.한때 대한민국 최상층부의 오만함과 가부장적 학대의 성채였던 전 시댁 가문의 대저택 터. 1회차 인생 당시 은설아가 홍명숙 여사와 강민우의 구둣발 아래서 종처럼 기어 다니며 뺨을 맞고 가평 요양병원 독방으로 끌려가기 직전까지 처참하게 학대당했던 그 참혹한 비극의 땅은, 이제 세상을 집어삼킨 은빛 신단의 눈부신 위용으로 뒤덮여 있었다.사방을 둘러싼 높이 20미터의 순은색 석조 기둥들은 푸르스름한 새벽빛을 받아 얼음처럼 시리게 번뜩이고 있었고, 기둥의 표면을 따라 촘촘하게 얽혀 있는 인과율 집속 회선들은 마치 살아 숨 쉬는 유기체의 혈관처럼 웅웅거리는 진동음과 함께 은빛 오라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거대한 은빛 성전의 정중앙, 차갑게 다듬어진 은빛 대리석 제단 상석 위로 순백의 샤넬 모피 코트를 걸친 은설아가 우아하게 군림하듯 서 있었다.그녀의 하얀 실크 장갑 끝에는 차가운 새벽바람이 머물다 떠났다. 대한민국 정재계와 월가, 스위스 결제 연합, 그리고 중동의 오일 카르텔까지 모조리 사냥하고 50조 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자본의 제국을 그러쥔 절대적인 포식자.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고여 있는 듯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띄우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이면에서 폭주하듯 회전하는 연산 회로는 세상을 요리하는 최악의 지배자의 형상이었다.설아 씨…… 평창동 성전 전체의 양자 암호 정산 망과 50조 원 자본 제어 라인의 최종 동기화가 완벽하게 완료되었습니다.그녀의 구두발 밑, 차가운 은빛 대리석 바닥 위에는 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와이셔츠 단추를 거칠게 풀어헤친 채 완전히 무릎을 꿇고 납작 엎드려 있었다.그의 억센 두 손은 설아의 매끄러운 발목과 구두 자락을 부
제80화 : 마지막 성배, 50조 원의 군주평창동 골짜기 산자락을 가득 메운 새벽안개는 밤새 불어온 차가운 바람을 타고 은빛 신단의 거대한 석조 구조물 사이를 유령처럼 배회하고 있었다. 한때 은설아를 개처럼 학대하고 가평 그린 요양병원 독방으로 처박았던 전 시댁 가문의 대저택 터. 그 잔혹했던 폭력의 성채가 가루가 되어 스러진 잿더미 위로 세워진 거대한 제단은, 이제 태양빛을 받으면 시릴 정도로 번뜩이는 은빛의 위용을 온전히 드러내고 있었다. 사방을 둘러싼 높이 20미터의 은빛 석조 기둥들과 그 표면을 촘촘하게 타고 흐르는 인과율 집속 회선들이 기이한 주파수를 웅웅거리며 대지를 짓밟듯 서늘하게 안광을 뿜어내었다.그 거대한 은빛 신단의 중심부, 차가운 은빛 대리석으로 다듬어진 지상 제단 위로 순백의 모피 코트를 걸친 은설아가 우아하게 걸어 올라왔다.그녀의 하얀 실크 장갑 끝에는 차가운 새벽바람이 머물다 떠났다. 대한민국 정재계와 월가, 그리고 스위스 결제 연합의 40조 원을 그러쥐고 세상의 포식자들을 모조리 사냥해버린 최악의 지배자.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듯한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쓰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이면에서 웅웅거리며 회전하는 연산 회로는 이미 인간의 영역을 초월한 절대적인 악귀의 형상이었다.설아 씨, 평창동 신단 전체의 상부 골조 공사와 지상부 은빛 제단 타설이 대표님의 명령대로 단 한 줄의 오차도 없이 100퍼센트 완공되었습니다.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차가운 대리석 바닥 위로 망설임 없이 무릎을 꿇으며 길게 엎드렸다.검은 와이셔츠 단추가 풀어진 채 그의 억센 가슴팍에는 여전히 사직동 펜트하우스에서 설아의 손톱에 찍혔던 서늘한 핏자국이 잔상처럼 남아 있었고, 피로 얼룩진 넥타이는 바닥에 사정없이 내팽개쳐져 있었다. 백현재는 백옥처럼 매끄러운 설아의 구두등과 허벅지 자락에 제 뺨을 비벼대며,
제78화 : 30조 원의 성채와 핏빛 여왕사직동 최고급 펜트하우스 60층 거실 대리석 바닥 위로 흐르는 선혈은 새벽이 깊어갈수록 차갑게 식어 가며 검붉은 빛으로 단단하게 굳어가고 있었다.은설아는 소파 중앙의 상석에 우아하게 기대어 앉아, 피로 물든 순백색 샤넬 트위드 원피스 자락을 부드럽게 가다듬으며 차갑게 식어가는 홍차를 머금었다.그녀의 백옥 같은 목덜미와 매끄러운 쇄골 라인에는 최유라의 숨통을 직접 끊어버릴 때 튀었던 검붉은 핏방울들이 잔상처럼 남아 있었다.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고여 있는 듯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띄우고 있었지만, 백옥 같은 피부 아래 흐르는 기류는 세상을 통째로 사냥한 절대적인 포식자의 형상이었다.설아 씨…… 설아 씨의 몸에 묻은 이 추악한 피를…… 내가 전부 닦아내겠습니다…….설아의 구두발 밑에 납작 엎드려 있던 대성 인베스트먼트 대표 백현재가 떨리는 손으로 따뜻하게 적신 순백의 타월을 들고 그녀의 허벅지와 매끄러운 발목, 그리고 구두등을 부드럽게 문질러 닦아내었다.검은 와이셔츠 단추가 몇 개 풀어헤쳐진 채 그의 억센 가슴팍은 거친 숨결로 요동치고 있었고, 피로 얼룩진 넥타이는 바닥의 피웅덩이 속에 내팽개쳐져 있었다. 최유라의 목덜미로 깨진 크리스탈 유리 칼날을 주저 없이 밀어 넣으며 피를 토하는 숨통을 손가락으로 눌러버리던 은설아의 그 미친 광기. 그 절대적인 악귀의 본형을 마주한 순간, 백현재의 오만한 자의식은 완벽하게 가루가 되어 부서져 있었다. 공포는 거대한 정욕으로 변해 그의 온몸을 마비시켰고, 애증은 영원한 복종의 사슬이 되어 그의 영혼을 조여왔다.현재 씨, 참 충직한 사냥개야. 손이 아직도 떨리고 있네?설아가 오싹하리만치 나지막하고 청순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하얀 가녀린 손가락으로 백현재의 젖은 머리채를 부드럽게 쓸어 올려 피투성이 뺨을 감
제79화 : 신격의 수렴과 40조 원의 왕좌스위스 취리히 호수가 아득히 내려다보이는 300년 된 석조 고성 스타일의 비밀 회의실 내부를 가득 채웠던 긴장감은, 인터폴과 유럽 연합 검찰청 수사관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뒤 지독하리만치 무거운 침묵으로 가락앉았다.유럽 거물 귀족들의 탈세 비자금과 나치 은닉 장물 장부가 전 세계에 실시간 생중계로 폭로되며 헤르만 폰 베르크 의장이 차가운 대리석 바닥에 처박힌 순간, 수백 년간 아시아와 유럽의 금융 생태계를 찢어발기던 늙은 포식자들의 카르텔은 흔적도 없이 도살당했다. 깨진 위스키 잔 파편들과 반쯤 타들어 가다 내팽개쳐진 시가 연기만이 실내의 눅눅한 오존 냄새와 뒤섞여 서늘한 피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다.그 시각 오전 09시 15분, 여의도 에바 홀딩스 메인 트레이딩 룸의 대형 전산 스크린 위로 스위스 결제 연합에서 강탈해 온 10조 원의 황금빛 유동성 데이터가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최종 보유 자산 40조 원 돌파.대한민국 정재계와 월가를 넘어, 유럽 자본의 가장 깊숙한 심장부까지 제 손으로 직접 도살해 낸 전무후무한 제국의 수치였다.은설아는 트레이딩 룸 상석에 위치한 순백색 가죽 의자에 우아하게 기대어 앉아, 차갑게 식어가는 홍차를 머금었다.피로 물들었던 샤넬 트위드 원피스를 갈아입고 짙은 버건디색 실크 로브만을 가볍게 걸친 그녀의 백옥 같은 피부는 전산 화면이 뿜어내는 푸른빛을 받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인 지배자의 위엄과 치명적인 에로티시즘을 동시에 내뿜고 있었다. 눈가에는 여전히 슬픈 눈물이 그렁그렁 고여 있는 듯 가련하고 순결한 피해자의 가면을 완벽하게 쓰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 이면에서 웅웅거리며 회전하는 퀀텀 코어 연산 회로는 세상을 통째로 속여넘긴 최악의 포식자의 형상이었다.설아 씨…… 에바. 유럽 늙은이들의 목줄까지 완벽하게 끊어내고 40조 원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