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 #32. [참지 않는 남자와 거래하는 밤 ]

Share

#32. [참지 않는 남자와 거래하는 밤 ]

Author: silver구슬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5 17:05:44

응급실 복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 달콤한 기류를 뿜어내는 태하와 경신. 그들의 토크 타임에 혹여 방해가 될까 봐 멀찍이서 숨을 죽인 채 지켜보는 그림자들이 있었다.

“사장님, 저거 봐요. 기적인가요?”

“봉 실장, 이거 꿈 아니지?”

태하가 사라져 한참을 헤매던 마호와 봉선규는, 뜻밖의 장소에서 경신과 ‘꽁냥’거리는 태하를 목격하고는 기염을 토했다. 

“둘이 사이가 안 좋았던 게 맞나 싶네요. 경신 양은 태하를 얼음처럼 대했었는데.”

“경신 양은 기억을 잃은 상태니까 가능한거죠.”

마호는 경신이 머리를 다쳤을까 봐 다른 의미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그러고 보니 경신 양의 성격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어쨌든 저런 모습은 정말 놀랍네요.”

과거의 태하는 무조건 일방통행으로 마음을 밀어붙였고, 경신은 그를 거부하며 멀어지려고만 했다. 마호가 보기에 둘은 늘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34. [이건 은밀한 덫이야!]

    그 시각 현수의 오피스텔.“······도윤 씨, 아침이야.”햇살이 얇은 블라인드를 뚫고 들어오는 아침, 현수가 짐짓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도윤은 그녀의 목덜미와 어깨, 가슴으로 이어지는 여린 살결을 지독하게 베어 물며 놓아주지 않았다.“이렇게 예쁜데 어떻게 참아. 가야 하는데······.”도윤의 낮게 깔린 숨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현수는 그의 단단한 어깨를 꼭 끌어안았다. 입으로는 가라고 투정을 부리고 있었지만, 몸은 그를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오히려 그가 자신 때문에 지각해서, 온 세상 사람들이 두 사람의 뜨거운 관계를 알아채 주길 바라는 음흉한 욕심마저 솟구쳤다.도윤은 현수의 허리를 거세게 쥐어 잡으며 그녀의 깊은 곳을 뜨겁게 파고들었다. 다른 한 손으로는 봉긋하게 솟아오른 가슴을 어루만지며, 참지 못하겠다는 듯 그녀의 입술을 거칠게 덮쳤다.“현수 씨, 너무 섹시해서 큰일이네, 진짜······.”밀려드는 강렬한 자극에 현수는 어제의 참혹했던 사고 현장과 짓눌렸던 자괴감이 씻은 듯 날아가는 기분을 느꼈다.이 좁고 초라한 오피스텔에, 감히 대단한 거물인 도윤이 친히 발걸음해 자신을 이토록 갈구해 주다니. 어제의 악몽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뒤였다.“도윤 씨······ 내가 이런 좁은 곳에 있게 해서 미안······.”현수가 가련한 척 숨을 몰아쉬며 속삭이자, 도윤이 피식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입을 맞췄다.“맞아, 나 오느라 너무 피곤했어. 안 되겠다. 현수 씨 JJ 소속사 프라이빗 숙소로 옮겨달라고 사장님한테 당장 말해야겠어.”그 말에 현수의 눈동자가 순간 크게 흔들렸다.소속사 내에서도 단 극소수의 톱스타에게만 허락된다는 그 럭셔리한 팬트하우스. 현수가 지난 10년간 갈망해 마지않던 꿈의 공간이었다.“어머, 도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33. [이 남자가 좋아하는 치명적인 나]

    현수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JJ 엔터테인먼트 신사옥 앞의 작은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섰다.도어록을 누르는 지문 위로 식은땀이 들러붙어 몇 번이나 경고음이 울렸다.태하의 차량이 참혹하게 전복되던 사고 현장을 바로 눈앞에서 목격하고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쥐새끼처럼 도망쳐 나온 곳이 겨우 이 답답한 오피스텔이라니.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눌러써도 그렇지. 오늘도 돌아다니는 동안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 대한민국 최고 걸그룹의 보컬이었는데. 그 유명세도 무색하게, 자신의 인지도만 없는 현실이 초라함으로 돌아왔다.‘그래도 그 년, 용기는 대단하네.’현수는 화장대 앞에 털썩 주저앉아 입술을 마구 짓씹었다. 거울 속에 비친 제 눈동자가 흉흉하게 흔들리고 있었다.결국 그 남자는 살아났을 것이다. 그리고 불길 속으로 뛰어든 경신은 몸과 얼굴에 불이 그을린 채, 평생 끔찍한 화상 치료의 고통 속에서 살아가겠지.자신은 몸과 얼굴이 생명인 고귀한 연예인이니까 몸을 사리는 게 당연했다.자신은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명했을 뿐이다.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그렇게 합리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그 가녀린 몸으로 태하를 끌어내던 경신의 잔상이 가슴속에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내려가지 않았다.비겁하고 졸렬한 제 모습에 치가 떨렸고, 동시에 목숨을 걸고 남자를 얻어낸 그 여자에 대한 자격지심이 속을 새하얗게 태웠다.똑- 똑-.그때, 침묵을 깨고 정적을 가르는 경쾌한 소리와 함께 방문이 두드려졌다.[현수 씨, 나야! 보고 싶어서 왔어!]문 너머로 들려오는 도윤의 익숙하고 다정한 목소리.현수는 순간 흠칫하며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이내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그래, 도윤 씨! 내 인생에는 당신이라도 있어야 해!’스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32. [참지 않는 남자와 거래하는 밤 ]

    응급실 복도, 세상 어디에도 없을 달콤한 기류를 뿜어내는 태하와 경신. 그들의 토크 타임에 혹여 방해가 될까 봐 멀찍이서 숨을 죽인 채 지켜보는 그림자들이 있었다.“사장님, 저거 봐요. 기적인가요?” “봉 실장, 이거 꿈 아니지?”태하가 사라져 한참을 헤매던 마호와 봉선규는, 뜻밖의 장소에서 경신과 ‘꽁냥’거리는 태하를 목격하고는 기염을 토했다.“둘이 사이가 안 좋았던 게 맞나 싶네요. 경신 양은 태하를 얼음처럼 대했었는데.” “경신 양은 기억을 잃은 상태니까 가능한거죠.”마호는 경신이 머리를 다쳤을까 봐 다른 의미로 머리가 어지러워졌다.“···그러고 보니 경신 양의 성격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어쨌든 저런 모습은 정말 놀랍네요.”과거의 태하는 무조건 일방통행으로 마음을 밀어붙였고, 경신은 그를 거부하며 멀어지려고만 했다. 마호가 보기에 둘은 늘 벼랑 끝에 선 아슬아슬한 연인 같았다.그런데 지금, 전혀 다른 사람처럼 마주 앉아 있다니. 마호는 인간적인 미소를 짓고 있는 태하를 보며 나지막이 읊조렸다.“태하의 진심이 하늘에 닿았나 봐.”오직 한 여자에게만 꽂혀 있는 태하의 집요한 진심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마호와 봉선규는 그가 행복하길 간절히 바랐다. *** 생을 가볍게 여기는 사람을 경신은 잘 알고 있었다.태양처럼 빛나다 한순간 별처럼 저버린 남자로 인해 처절하게 아파본 그녀에게,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행위는 결코 용납되지 않았다.하지만 태하는 결이 달랐다. 자신이 위험해지는 건 싫다니. 심장에 이토록 커다란 파동을 일으키는 건 반칙이었다. 세상에서 가장 귀한 도자기를 다루듯 제 얼굴의 그을음을 하나하나 닦아내는 태하를 보며, 경신은 몸 둘 바를 몰라 발가락을 오므렸다.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31. [그 남자 앞에서는 Estúpido(바보)]

    병원 응급실 복도의 디지털시계는 이미 토요일 새벽 1시를 훌쩍 넘기고 있었다. 손을 다친 경신은 세수조차 제 마음대로 할 수 없어, 시커먼 그을음을 뒤집어쓴 채 무력하게 의료진을 기다릴 뿐이었다.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공평한 선물은 시간이라지만, 경신에게 오늘의 시간은 유독 길고도 가혹했다. 차디찬 침상 위에서 깜빡깜빡 졸다 깨기를 반복하던 경신은 서서히 밀려오는 현실적인 통증에 몸을 떨었다.“아이고, 힘드네···.”당장이라도 기숙사로 도망치고 싶었지만, 대형 사고로 마비된 응급실에서 경신의 차례는 아직 멀어 보였다. 그때, 경신의 병상 근처 의자에 어린아이와 아주머니 한 분이 자리를 잡았다. 모자는 경신을 보자마자 흠칫 놀라며 시선을 피했다.“엄마, 저 누나 무서워.” “쉿! 그런 말 하는 거 아니야!”임산부지만 아직 스물한 살의 청춘이라 ‘누나’ 소리를 듣는 건 다행이었으나, 이어지는 대화는 마냥 웃어넘길 수 없었다.“화상을 입었나 봐. 온몸에 그을음 좀 봐라. 쯧쯧, 얼마나 아플까.” “그럼 죽어?” “병원에서 치료받으면 살아. 하지만 엄청 고생하겠네.”흉흉한 대화가 귓가를 스쳤다. 경신은 못 들은 척 눈을 감았지만, 아이의 천진난만한 목소리는 고스란히 마음을 긁어내렸다. 아침까지만 해도 평범한 일상을 보냈는데, 하마터면 삶의 궤적을 뒤트는 사건을 맞이했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다.“엄마, 집에 가고 싶어. 병원 무서워.” “거봐, 너도 이제 아무거나 입에 넣지 마. 구슬 삼키면 큰일 난다고 엄마가 말했지?”아주머니는 가방에서 주스를 꺼내 아이에게 건넸다. 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주스를 쭉쭉 빨아먹는 동안, 아주머니는 아이의 이마를 쓸어 넘기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잠시 후, 수납 영수증을 든 아이의 아빠가 미안한 기색이 역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30. [치명적인 오해]

    태하의 단호한 명령에 구조대원 여럿이 경신에게 달려들었다. 그들은 경신의 외상과 골절을 살피느라 정신없이 손을 움직였다.“저 차 상태 좀 봐! 사람이 살아 있는 게 용하네.” “저 불덩이에서 탈출했다고? 천운이군, 천운이야!” “저기 실려 가는 여자가 그 탈출한 주인공인가 봐요!”주변의 웅성거림에 경신은 아찔해졌다. 그녀는 다급히 태하를 가리키며 외쳤다.“전 정말 괜찮아요! 이 남자부터 응급실로 데려가 주세요!” “나보다 이 여학생부터 부탁합니다!”하지만 태하의 낮고 묵직한 목소리가 경신의 외침을 집어삼켰다. 그를 보던 대원들이 경신을 확인하더니 눈이 휘둥그레져 어수선하게 움직였다.“여자 환자분, 진짜 심각하네요!” “학생! 정신 차려요! 어떻게 이 상태로 버틴 거야!” “세상에! 미안합니다, 학생! 우리가 늦어서 이렇게 방치되다니!”착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경신은 민망함에 차마 눈을 뜰 수가 없었다.“저기요, 저 폭발한 차에 타고 있던 분은 이 남자고요, 전 그냥 옆을 지나다가…….”참다못한 경신이 팩트를 날리자, 그제야 대원들의 시선이 태하에게 닿았다.“아! 맙소사! 늦어서 죄송합니다! 1차 충돌 차주 분이십니까?” “네. 하지만 절 사지에서 끌어낸 건 이 여학생입니다.”태하의 뻔뻔하리만치 차분한 증언에 경신은 기가 찼다. 사고 당사자가 저렇게 어필을 해대니, 졸지에 자신은 목숨 걸고 화마에 뛰어든 세기의 의인이 되어버렸다.“충격이 상당했을 텐데 남자분도 응급실로 모시겠습니다! 잘 버티셨습니다!” “이분을 구조하느라 엉망이 되셨군요! 손바닥도 엉망이십니다!”실제로 경신의 양 손바닥은 화상으로 짓물러 있었고, 옷은 잿더미를 뒤집어쓴 넝마나 다름없었다. 결국 경신은 ‘전국구 의인’ 타이틀을 달고, 태하는 입술

  • 아기를 품고 도망친 그녀   #29. [지독하게 달콤한 명령]

    큰일이었다.태하의 깊고 짙은 눈동자를 계속 보고 있다가는 정말 영혼까지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당황으로 일렁이는 제 눈빛을 이 오만한 남자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오기이기도 했다.태하의 크고 단단한 손이 경신의 가느다란 손목을 쥐었다. 그러고는 아주 천천히, 제 시야를 가린 그녀의 손을 옆으로 밀어내었다.“왜?”“부끄러워서 그래요. 보지 마세요.”사고의 원인 중 상당 부분이 자신에게 있다는 진실이 날아와 박히자, 경신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만약 그를 구하지 못해 그가 잘못되었다면, 아마 남은 평생을 죄책감이라는 가시권 속에서 헤맸을 것이다.다시 내려다본 그는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였다. 이마 옆으로 흐르는 붉은 피조차 누아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치명적으로 어울려서, 경신은 윽, 소리를 삼키며 다시 그의 눈을 가려버렸다.“왜.”태하가 다시 손목을 밀어내며 왼쪽 입꼬리를 나른하게 올렸다.“내 표정 들키기 싫어서요.”“솔직하네.”달달하면서도 서늘한 그의 미소에 가슴이 터질 듯 요동쳤다.‘아가들아, 엄마 심장이 제정신이 아니라 놀랐지? 걱정 마. 절대 이 남자한테 안 홀릴 거니까.’하지만 그 다짐이 무색하게, 경신의 호기심은 자꾸만 선을 넘었다.경신은 주문을 걸 듯 배를 문지르며 시선을 돌렸다. 제 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 자신만만한 남자의 얼굴을 더 볼 자신이 없었다. 그래도 생명의 은인으로서, 그리고 사고의 원인 제공자로서 인사는 해야 했다.“태하 씨, Gracias(고마워요).”“나도.”연기와 메케한 냄새, 사람들의 비명이 뒤섞인 아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