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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作者: Mira divah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10-19 02:45:47

네이선

나는 르 시르크 레스토랑의 전용 화장실에 있는 바닥에서 천장까지 이어진 거울 앞에 서서 소매 커프스를 정리하고 있었다. 오후 햇살이 높은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들어와 닦여진 대리석 세면대 위로 반사되었다.

나는 안주머니에서 보조 휴대폰을 꺼내 카운터 가장자리에 올려놓고 녹음 버튼을 눌렀다. 목을 가다듬고,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낮고 조심스럽고 연습된 목소리로 속삭이듯 연습했다.

“리나, 우리가 거의 일 년 동안 함께했어. 너는 내가 남은 인생 동안 옆에 두고 싶은 유일한 여자야. 나랑 결혼해 줄래?”

손을 씻던 낯선 남자가 따뜻한 격려의 미소를 지으며 문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잘하실 겁니다. 그 여자분은 운이 좋네요.”

나는 억지로 딱딱하고 예의 바른 고개를 끄덕였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나자, 차콜 블레이저의 가슴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작은 빨간 벨벳 상자를 꺼냈다. 뚜껑을 열었다. 천장 조명이 3캐럿의 흠 없는 타원형 다이아몬드에 닿아 눈부신 색의 불꽃을 튕겨 냈다. 조용한 재산이었다. 가족에게조차 한마디 하지 않고 쓴 돈이었다.

상자를 닫아 다시 주머니에 넣고, 맞춤 정장의 옷깃을 다듬은 뒤 검은 머리를 쓸어 넘겼다. 어깨를 펴고 턱을 들어 올린 채 화장실을 나와 창가 쪽 예약 테이블로 향했다. 여자친구에게 아내가 되어 달라고 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테이블에 도착하지 못했다.

높은 대리석 기둥 너머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가볍고, 달콤하고, 완전히 독이 서린 목소리였다.

“걔는 진짜 달콤한 바보지, 그치? 내가 진짜로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전 멍청하다니까.”

리나가 웃었다. 날카롭고 방울 같은 소리였다. 몇 달 전 내가 사랑에 빠졌던 바로 그 웃음이었고, 그 웃음이 차가운 칼날처럼 내 가슴을 갈랐다. 나는 기둥의 그림자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가죽 구두가 두꺼운 카펫 위에서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았다.

“제발,” 리나가 어깨를 으쓱이며 잔 속의 화이트 와인을 빙빙 돌렸다. “걔가 이 말도 안 되게 비싼 레스토랑으로 나를 데려온 건 또 하나 멍청한 사랑 연설을 하려고 그런 거야. 지금 화장실에서 무슨 인용구를 연습하고 있는지는 신만이 알겠지. 바보 같은 남자. 내가 원했던 건 그의 블랙카드를 쓸 수 있는 권한뿐이야. 내가 받을 자격이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계속 유지하려고. 이 로맨스 헛소리 따위는 내 알 바가 아니야.”

또 한 번의 웃음이 이어졌다. 이번엔 더 크고, 완전히 거리낌 없는 소리였다.

내 손이 옆구리에서 단단히 주먹을 쥐었고, 손가락 관절이 새하얗게 변할 때까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가슴 깊은 곳의 무언가가 갈라졌다. 갑작스럽고 날카로운 균열이었다. 높은 이명이 귀를 채웠다.

나는 발꿈치를 돌려 걸어 나왔다. 발걸음은 닦여진 대리석 바닥 위에서 부드럽고 통제되고 조용했다. 몸의 모든 뼈가 부서진 것 같았는데도.

무거운 유리 이중문이 내 뒤에서 닫혔고, 맨해튼의 따뜻하고 습한 오후 공기가 얼굴에 물리적인 뺨을 때리듯 부딪혔다. 뉴욕은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도시는 분노나 가슴 아픔을 위해 멈추는 법이 없다. 노란 택시들이 밝은 하늘 아래를 질주했고, 햇살은 날카롭고 무관심하게 빛나고 있었다.

나는 그저 걸었다. 넥타이가 목의 지혈대처럼 느껴졌다. 매 발걸음마다 벨벳 상자의 짓누르는 무게가 갈비뼈에 와 닿았고, 그녀의 웃음소리가 귀에 메아리쳤다.

주 휴대폰이 손안에서 격렬하게 진동했다. 비서의 이름이 화면에 떠올랐다.

나는 스와이프해서 받았다. “말해.”

“사장님, 조엘 씨의 결혼식이 세 시에 세인트 마이클스에서 예정되어 있다는 간단한 리마인더입니다,” 그녀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모님께서 리나 씨와 함께 도착하시는지 두 번이나 전화 주셨습니다.”

“알았어,” 나는 낮고 공허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몇 시지?”

“오후 2시 25분입니다, 사장님.”

“가는 중이다.”

전화를 끊고, 연석을 따라 기어가던 노란색 택시를 불러 세워 뒷좌석에 탔다. “54번가 세인트 마이클스 교회.” 기사에게 말했다.

택시가 교통 흐름에 합류하자, 나는 보조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아까 화장실에서 나오기 전에 녹음을 끄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체 녹음이 거기 있었다. 또렷하고, 선명하고, 파괴적이었다. 조롱하는 문장 하나하나. 잔인한 웃음소리 하나하나. 내 재산만이 그녀의 관심을 붙잡아 두고 있다는 노골적인 인정 하나하나.

십 분 뒤, 택시가 세인트 마이클스의 웅장한 돌계단 앞에 멈췄다. 나는 요금을 지불하고 햇살 비치는 포장도로로 내려서 블레이저를 정리했다. 손님들이 이미 고급 차로 도착해 입구 근처에서 어울리고 있었다.

계단 맨 아래에 다다르자 주 휴대폰이 진동했다. 리나.

나는 화면에 번쩍이는 그녀의 이름을 세 초 동안 바라보다가 스와이프해서 받았다.

“너 도대체 어디로 도망간 거야?!” 스피커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고 요구하듯 터져 나왔다. “테이블에서 십오 분이나 기다렸다고! 어디야?”

나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보조 휴대폰을 마이크 쪽으로 가져와 볼륨을 최대로 올린 뒤 재생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녹음된 목소리가 전화선으로 흘러들어갔다. “내가 원했던 건 그의 블랙카드를 쓸 수 있는 권한뿐이야… 이 로맨스 헛소리 따위는 내 알 바가 아니야.”

리나의 화난 잔소리가 말 중간에 끊겼다. 숨 막히는 침묵이 전화선에 흘렀다.

“나스—아니, 자기야!” 그녀의 톤이 순식간에 바뀌어 얇고 패닉에 질린 목소리로 변했다. “약속해, 네가 생각하는 게 아니야! 그냥 친구랑 장난친 거였어—!”

나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눈부신 태양 아래 서서 그녀가 거짓말을 주워 담으려 허둥대는 소리를 들었다.

“자기야, 제발 돌아와,” 그녀가 애원하며 목소리가 줄어들었다. “그냥 이야기만 하자—”

“지금 당장 현금으로 천 달러를 드릴 테니, 그 교회로 들어가서 앞으로 한 시간 동안 내 약혼자 행세만 해 주세요.”

또렷하고 절박한 목소리가 거리의 소음을 뚫고 들어와, 내 손이 굳어 버렸다.

나는 완전히 멈춰 섰다. 귀에서 휴대폰을 내렸다—리나의 미친 듯한 변명이 허공으로 퍼져 나가는 채로—그리고 천천히 몸을 돌렸다.

숨이 폐에서 그대로 빠져나갔다.

그녀였다. 이틀 전 부티크 피팅 라운지에서 본 금발 여자.

그녀는 햇살 비치는 포장도로 위에, 몸의 부드럽고 장엄한 곡선 하나하나를 감싸 안는 그 치명적인 진홍 드레스를 입고 서 있었다. 황금빛 머리카락이 두꺼운 물결로 어깨 위로 흘러내렸고, 어두운 눈에는 사나운 반항과 절대적인 공포가 뒤섞인 강렬한 빛이 번쩍였다.

내 시선이 절망적으로 그녀의 깊게 파인 네크라인을 따라 내려가다가 얼굴에 멈췄다. 리나의 배신이 남긴 쓰라림이, 내 앞에 서 있는 이 여자가 주는 전기 같은 충격에 즉시 덮여 버렸다.

“여보세요? 자기야, 거기 있어?!” 리나의 목소리가 수신기에서 희미하게 윙윙거렸다.

나는 손을 뻗어 리나의 말을 중간에 끊고 전화를 끊은 뒤, 두 대의 휴대폰을 모두 재킷 안주머니에 넣었다.

빨간 드레스를 입은 여자가 한쪽 황금빛 눈썹을 치켜올리며 턱을 굳게 세운 채 기다리고 있었다. “그래서?”

느리고 위험한 미소가 내 입가에 끌어올려졌다.

“천 달러?” 나는 그녀에게 한 발짝 다가가며 목소리를 낮고 벨벳처럼 거친 톤으로 떨어뜨렸다. “그 교회 안에 있는 사람을 진짜 미워하나 보군, 자기.”

그녀의 가슴이 타이트한 실크 아래에서 크게 오르내렸고, 턱이 도전적으로 들어 올려졌다. “할 거예요, 아니면 다른 사람을 찾아볼까요?”

나는 주저하지 않았다. 남은 거리를 좁히고 그녀의 옆에 서서, 팔꿈치를 내밀었다.

“앞장서세요, 약혼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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