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개비
우리는 간단한 인사를 나눴다. 그는 이름이 네이선이라고 했고, 나는 가브리엘라라고 말했다.
세인트 마이클스 교회의 묵직한 참나무 문이 신음 소리와 함께 열리며, 유향과 닦여진 마호가니, 신선한 흰 백합 향이 섞인 시원한 공기가 흘러나왔다.
나는 가짜 약혼자의 팔 안쪽에 손을 넣었다. 차콜 정장 아래의 근육이 깎아 놓은 화강암처럼 단단했다. 그의 안정된 온기가 내 맨살 옆구리에 전해져, 4인치 힐이 닦여진 대리석 바닥을 클릭거리는 동안 나를 붙잡아 주었다.
오르간 음악이 둥근 천장에 메아리치며 높은 본당을 채웠다. 하지만 우리가 뒷좌석을 지나칠 때, 그 음악은 갑자기 밀려오는 파도 같은 중얼거림에 잠기는 듯했다. 앉은 손님들 사이로 잔물결이 일었다.
고개가 돌아갔다. 대화가 끊겼다. 눈썹이 높은 돌 아치를 향해 치솟았다.
파스텔 시폰과 보수적인 네이비 정장, 전통적인 웨딩 복장으로 가득한 바다 속에서, 내 진홍빛 실크 드레스는 번개처럼 번쩍였다. 깊게 파인 네크라인과 몸에 맞는 실루엣은 내 풍만한 곡선을 조금도 숨기지 않았고, 한 점의 사죄도 없이 주변 공간을 차지했다. 하지만 모든 시선을 인질로 잡은 건 드레스만이 아니었다. 내 옆에 선 남자였다.
네이선은 방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미 그 공간을 소유한 사람처럼, 노력 없이 치명적으로 자신감 있게 걸었다. 턱은 굳게 닫혀 있었고, 어두운 눈은 정면을 응시했으며, 그의 큰 키는 앉은 친척들의 열을 압도했다.
나는 살짝 몸을 기울여, 오직 그 alone 들을 수 있도록 목소리를 부드럽게 유지했다. “다들 쳐다보고 있어요.”
“그냥 두세요,” 네이선이 중얼거렸다. 그의 낮은 목소리가 내 팔뚝에 진동을 남겼다. 희미하고 사악한 미소가 입가에 스쳤다. “쇼를 보려고 천 달러를 냈잖아요, 자기. 볼 만한 걸 보여 주죠.”
가슴이 아드레날린의 쇄도로 부풀어 올랐다. 나는 턱을 더 높이 들고, 어깨를 풀며, 부드럽고 비밀스러운 미소를 입가에 머금었다.
우리는 옆 통로를 따라 앞쪽 열린 좌석으로 미끄러지듯 걸어갔다. 제단 위,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스며드는 색색의 빛에 물든 곳에 조엘이 서 있었다. 그는 깔끔한 흰 턱시도를 입고, 검은 머리를 완벽하게 젤로 고정한 채, 신부 티티의 팔에 팔을 두르고 있었다. 티티는 무거운 레이스 볼가운을 입고 빛나고 있었다.
그때 조엘이 고개를 돌려 군중을 훑어보았다—그리고 나를 발견했다.
그의 미소가 즉시 굳어 버렸다. 눈이 절대적이고 아연실색한 충격으로 커지며, 내 황금빛 머리카락, 대담한 빨간 입술, 풍성한 진홍 실크가 허리와 엉덩이를 감싸는 방식을 훑었다. 시선이 네이선과 단단히 연결된 내 팔로 미끄러지자, 얼굴에서 피가 완전히 빠져나갔다.
삼십 피트 떨어진 허공 너머로 그의 변화가 느껴졌다. 여덟 달 전, 그는 내 맨살을 노골적인 혐오로 바라보며 내 몸이 감당하기엔 너무 크다고 말했고, 자신을 영원히 부숴 놓았다고 확신했다. 지금은 다이아몬드를 내버리고 나서야 그것이 금으로 다시 세팅된 걸 보는 남자처럼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남자 알죠?” 네이선이 부드럽게 물었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옆으로 흘러 내 표정을 담아냈다.
“우리가 여기 온 이유예요,” 나는 속삭였다. 목소리에 강철이 스며 있었다.
네이선의 손이 올라와, 그의 팔뚝에 올려둔 내 손 위를 긴 손가락으로 감쌌다. 그 동작은 부드럽고, 보호적이며, 분명하게 소유욕이 담겨 있었다.
예식은 부드러운 말들과 합창 음악의 흐릿한 연속으로 진행되었지만, 조엘은 완전히 무너지고 있었다. 삼 초마다 그의 눈이 신부와 신부에게서 벗어나, 네이선과 내가 어깨가 스칠 정도로 가깝게 앉아 있는 세 번째 열을 찾아 헤맸다. 조엘은 서약을 두 번이나 더듬었고, 목소리가 갈라졌으며, 티티의 손가락에 억지로 반지를 끼우면서 손이 떨렸다.
신부가 마침내 그들을 남편과 아내로 선언했을 때, 박수가 교회를 가득 채웠지만, 조엘의 시선은 티티를 중앙 통로로 이끌면서도 계속 나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우리 열에 다다르자 조엘이 행렬을 완전히 멈췄다. 티티가 그의 팔을 잡아당기며 혼란스러워했지만, 조엘은 그녀를 무시하고 어두운 눈으로 나를 불태우듯 바라보았다.
“개비?” 그가 숨 쉬듯 말했다. 목소리가 팽팽하고, 자격 없는 친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뭐…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그리고 왜 그런 걸 입고 있는 거지?”
그의 질문의 뻔뻔함이 나를 차갑고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평온으로 감쌌다. 나는 서두르지 않고 부드럽게 좌석에서 나와, 진홍 드레스의 전체 길이가 햇살을 받게 했다.
“네가 초대한 거잖아, 조엘,” 나는 뒤에 있는 조용해진 손님들 사이로 또렷이 울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큰날을 축하하자고 문자 보냈잖아. 나는 그냥 데이트 상대를 데려왔을 뿐이야.”
조엘의 눈에 분노가 번쩍였고, 시선이 네이선에게로 날아갔다. 네이선은 내 바로 옆에 서서, 위압적이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이렇게 오면 안 됐어,” 조엘이 신부가 듣지 못하게 몸을 기울여 속삭였다. 자존심이 분명히 상처받은 목소리였다. “소란을 피우고 있잖아. 그 드레스 입고 네가 어떻게 보이는지 알잖아—너무 과해.”
“아니, 조엘,” 나는 부드럽게 정정하며 가까이 다가가, 빨간 입술이 그의 얼굴에서 몇 인치 떨어지게 했다. “과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 네가 그걸 감당하기엔 너무 작았을 뿐이지.”
조엘이 뺨을 맞은 것처럼 숨을 헐떡였다. 턱이 소리 없이 움직였고, 얼굴이 얼룩덜룩한 붉은색으로 달아올랐다.
티티가 그를 향해 고개를 휙 돌리며 눈썹을 찌푸렸다. “조엘? 이 여자 누구야? 왜 우리 결혼식 날 저 여자랑 그렇게 말하고 있는 거야?!”
조엘이 변명을 주워 담기도 전에, 네이선이 넓은 손을 내 허리 아래쪽에 올려 나를 미묘하게 자신의 옆구리로 끌어당겼다. 손바닥의 열기가 실크를 뚫고 곧바로 스며들어, 척추를 따라 전율이 내려갔다.
“여기 문제라도 있나, 조엘?” 네이선이 물었다. 목소리가 낮고 권위 있는 울림으로 떨어져, 주변 좌석을 즉시 침묵시켰다.
조엘이 네이선을 향해 몸을 돌리며, 새로운 공포의 물결에 눈이 크게 떠졌다. “나-네이선?! 네가 왜—왜 이 여자랑 있는 거야?!”
나는 눈을 깜빡이며 숨이 목구멍에 걸렸다. 옆 남자의 턱선을 올려다보며, 점들을 연결하려고 머리가 빠르게 돌아갔다. 조엘을 안다고?
네이선은 나를 보지 않았다. 어둡고 치명적인 시선을 조엘에게만 단단히 고정한 채, 턱을 차갑게 들어 올렸다.
“사촌의 결혼식에 참석하러 온 거야,” 네이선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의 톤에는 조용한 지배력이 흘렀다. “그리고 내 약혼녀를 지지하러.”
교회가 완전히 침묵에 빠졌다.
“사촌?!” 나는 스스로를 멈추기도 전에 튀어나왔다. 시선이 네이선의 완벽한 차콜 정장과 조엘의 창백하고 땀으로 번들거리는 얼굴 사이를 오갔다.
조엘은 벽돌로 뺨을 맞은 것처럼 네이선을 바라보았다. “약혼녀?! 언제부터 약혼녀가 있었던 거야, 네이선? 리나를 데려오기로 되어 있었잖아!”
네이선의 표정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느리고 위험한 미소가 입가에 스치며, 내 허리를 더 세게 감싸 끌어당겨, 내 엉덩이가 그의 허벅지에 밀착될 때까지 가까이 당겼다.
“일은 빨리 바뀌지, 어린 사촌,” 네이선이 부드럽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무거운 공기를 갈랐다. “이제 실례하겠네. 내 gorgeous 약혼녀와 나는 리셉션에 참석해야 하거든.”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네이선은 나를 부드럽게 돌려세워, 얼어붙은 신부와 신랑을 지나 중앙 통로를 따라 밝은 오후 햇살 속으로 이끌어 냈다.
개비"그 사람이 너한테 뭘 제안했다고?!"클로이의 목소리가 내 작은 아파트의 균열 간 회반죽 벽에 부딪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나는 펄쩍 놀라 비상계단 쪽으로 난 열린 창문을 바라보았다. 윌리엄스버그의 늦은 밤 거리 소음을 타고 그녀의 고함이 인도까지 흘러내려 갈까 봐 다소 겁이 났다.그녀는 내 작은 거실 한가운데 서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모마일 차가 담긴 머그잔을 움켜쥔 채, 낡은 떡갈나무 커피 테이블 위에 펼쳐진 하얀 법적 서류들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페이지를 빠르게 훑어내리는 그녀의 입이 떡 벌어졌다."6개월짜리 계약이야." 나는 겨우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가락을 떨며 맨 위 서류의 모서리를 쓸어내렸다. "소호의 고급 레스토랑 공간에 대한 전폭적인 자금 지원 및 임대권, 바니 홀딩스의 '호스피탈리티 부문 총괄 이사' 직함, 그리고 조엘과 그 집안 사람들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법적 면책권까지.""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기업 합병안이 이사회를 통과할 때까지 가짜 약혼녀 연기를 해주는 것뿐이라고?" 클로이가 내 옆 소파로 쿵 소리를 내며 앉았다. 찻잔을 딱 소리가 나게 내려놓더니 서류 뭉치를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 "개비, 이 편지봉투 상단 심볼 좀 봐! 이 사람은 네이선 바니야. 성당 앞에서 네가 천 달러 주고 부른 잘생긴 낯선 사람이 아니라고. 포브스 표지를 장식한 사람이야—조엘의 억만장자 사촌이자 바니 제국 전체의 CEO!""나도 알아." 지난 12시간 동안의 피로감이 마침내 밀려오자,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침부터 나를 버티게 했던 아드레날린이 빠져나가고 지독한 피로만이 남았다. "맹세하는데, 클로이, 성당 밖에서 그 돈 봉투를 건넬 때만 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어. 그저 조엘의 결혼식 피로연장에 고개를 당당히 들고 들어갈 수 있게 해줄, 당당하고 외모 깔끔한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야. 내가 상처받고 무너진 게 아니라는 걸, 난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흔한 여자가 아니라는
네이선코너 집무실에 있는 대형 TV 화면은 원래 실시간 주식 시장 현황을 보여주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브루클린의 한 거리에서 전해오는 산만한 생중계 뉴스에 채널이 맞춰져 있었다.속보: 네이선 바니의 의문의 약혼녀 발견되다.나는 검은 커피가 담긴 잔을 든 채 책상 뒤에 서서, 작은 아파트 건물 밖 잔디밭에 떼로 몰려든 극성스러운 기자들을 바라보았다. 언론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개비의 거처를 찾아냈다. 아침 8시가 되기도 전에 수십 명의 기자와 취재진, 호기심 많은 주민들이 그녀의 집 현관문 바로 앞 인도를 점령했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고 긴 마이크를 내밀며 2층 창문을 향해 카메라를 겨누고 있었다.경호팀장 마커스가 문을 한 번 두드리고는 태블릿을 든 채 방으로 들어왔다."장이 열리자마자 우리 회사 주가가 4퍼센트 상승했습니다." 마커스가 말했다. "사람들은 사촌 조엘 씨의 결혼식장에서 대표님이 약혼했다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벌써 에니 씨의 집을 찾아냈습니다. 만약 그녀가 밖으로 나와 어제 일이 전부 가짜였고, 3시간 동안 연기해 주는 대가로 천 달러를 받았을 뿐이라는 진실을 밝힌다면 이야기 전체가 산산조각 납니다.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고, 진행 중이던 30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계약은 점심시간이 오기도 전에 무산될 겁니다.""차 준비해." 나는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마커스에게 말했다. "브루클린으로 간다."—-10분 뒤, 내 검은색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인도 턱에 사납게 차를 대며 카메라 라인을 가로막고 기자들을 차단했다. 나는 무거운 차문을 밀어젖히고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의 장벽 속으로 걸어 나갔다.내 이름을 울부짖는 기자들을 완벽히 무시한 채, 콘크리트 계단을 곧장 걸어 올라갔다. 개비가 입을 떼기도 전에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쥐고 내 가슴에 바짝 밀착시켰다.나는 그녀의 귓가 근처로 고개를 숙이고 카메라들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물러서시죠." 군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로 내가 단호
개비나를 깨운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사진기 셔터의 날카롭고 쉴 새 없는 소리와 블라인드 틈새를 뚫고 들어오는 눈이 멀 것 같은 흰 플래시 빛이었다. 거리에서부터 흘러들어오는 웅성거리는 군중의 소음에, 나는 가슴속에 갇힌 새처럼 펄떡이는 심장을 움켜쥐고 침대에서 번쩍 일어났다.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하려고 협탁 위의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지만, 화면은 수백 개의 문자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 끝없이 밀려드는 푸시 알림으로 거의 멈춰 서 있다시피 했다. 모든 주요 뉴스 앱의 상단에는 굵고 기괴한 헤드라인이 번쩍이고 있었다.‘네이선 바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글래머러스한 의문의 여인은 누구인가?’‘억만장자 네이선 바니, 이름 없는 출장 요리 셰프와 약혼.’목구멍이 바짝 말라붙었다. 이 혼란의 거대한 규모를 파악하기도 전에 현관문이 쿵 하고 열렸다. 클로이가 한 손에는 갓 구운 베이글이 든 갈색 종이봉투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장전된 무기처럼 나에게 겨누며 내 침실로 다짜고짜 들이닥쳤다."개비! 너 진짜 단체로 미친 거 아니야?!" 클로이가 침대 옆 탁자에 봉투를 툭 던져놓으며 미친 듯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당장 창밖 좀 봐! 기자 파파라치 최소 서른 명에 뉴스 취재진 차량 세 대, 동네 구경꾼 수십 명이 네 잔디밭에 진을 치고 있다고! 아침 6시부터 내 전화기가 아주 불이 나게 울려대! 어제 그 성당에서 나오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나는 몸을 일으켜 육중한 몸매 위로 두꺼운 실크 가운을 둘러매고, 조심스럽게 블라인드 틈새로 밖을 빼끔 내다보았다. 아래쪽 인도에는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소형 군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의 육중한 렌즈는 내 집 현관 계단을 정확히 향하고 있었다."그냥 잠시 동안만 하기로 했던 일이었어, 클로이!" 나는 침실 바닥을 서성거리며 순전한 패닉에 휩싸여 목소리를 높였다. "3시간 동안 내 데이트 상대인 척해주는 대가로 그 남자한테 천 달러를 줬다고! 그 남자가 조엘의 억만장자
개비우리 뒤로 무게감 있는 쌍여닫이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닫히자, 비로소 연회장의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었다.나는 조명 빛이 닿지 않는 석조 테라스 모퉁이에 도달해서야 걸음을 멈췄다. 서늘한 밤공기가 드러난 어깨에 닿았지만, 귓가에는 피가 솟구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나는 힐이 부드러운 자갈밭에 파묻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홱 돌아서서, 왼손에 끼워져 있던 무거운 플래티넘 밴드를 잡아채듯 끌어당겼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뽑아내 그를 향해 내밀었다."당신 완전히 미쳤어요?" 나는 공포에 질린 속삭임으로 쏘아붙였다. "당장 이거 다시 가져가요, 네이선!"네이선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느긋하게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는, 어깨의 힘을 뺀 채 어두운 눈빛으로 내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바라보았다."방금 건 청혼이었어요, 달콤한 사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매끄럽게 흘러나왔다. "그리고 조엘의 표정을 보니, 당신이 돈을 지불한 대가는 확실히 치른 것 같군요.""내가 돈을 낸 건 데이트 때문이었어요!" 나는 한 걸음 다가가 그의 오른손을 낚아채고 강제로 손바닥을 펼친 뒤, 차가운 다이아몬드 반지를 그의 손가락 사이로 밀어 넣었다. "난 3시간 동안 일할 가짜 약혼자를 고용한 거라고요! 맨해튼 사람 절반이 보는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내 인생 전체를 산산조각 낼 남자를 고용한 게 아니라고요!"네이선은 곧바로 손가락을 쥐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 위의 반지를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나를 건너다보았다."이 반지는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여자를 위해 샀던 겁니다."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는 다이아몬드를 재킷 주머니 속으로 슬그머니 넣었다. "리나는 이 반지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죠. 하지만 당신은 뱀들이 들끓는 방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당당히 들었어요."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나저나 당신 사촌하곤 대체 무슨 관계인데요? 우리가 진짜로 그 사람 결혼식을 망쳤으면 어쩌려고 했어요? 내
개비성 미카엘 영지의 대연회장은 수입된 흰 난초, 빈티지 샴페인, 그리고 숨 막히는 부의 냄새로 가득했다. 현악 사중주단이 구석에서 부드럽게 연주하는 가운데, 수정 샹들리에가 비단으로 덮인 수십 개의 원형 테이블 위로 반짝이는 빛을 던졌다.나는 네이선의 손가락을 꽉 끼고 들어갔다. 진홍색 드레스의 무거운 실크가 걸을 때마다 종아리를 스쳤고, 방을 가득 채운 보수적인 파스텔 가운들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아치형 출입구를 지나자마자, 상류 사회 잡담의 집단적인 웅성거림이 절반으로 줄었다.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속삭임이 갑작스러운 바람처럼 테이블 사이로 파도쳤다.“어깨 힘 빼, 자기야,” 네이선이 내 귓가에 낮고 벨벳 같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손을 내 등 아래로 옮기며 넓은 손바닥으로 실크를 통해 부드럽게 눌러, 나를 그의 옆에 고정시켰다. “왕좌를 차지하려는 여왕처럼 보여. 그렇게 행동해.”천천히 숨이 폐로 들어찼다. 그의 손에서 나오는 열기가 척추를 타고 퍼지며 발끝까지 기분 좋은 전율을 보냈다. 나는 턱을 들고 어깨를 뒤로 젖힌 뒤, 입술에 미묘하고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었다.바에 닿기도 전에, 날카롭고 다급한 목소리가 음악을 가로질렀다.“네이선!”반짝이는 아이스 블루 디자이너 가운을 입은 날씬한 여자가 손님 무리를 헤치고 나왔다. 검은 머리는 흠잡을 데 없이 올린 머리로 스타일링되어 있었고, 목에는 다이아몬드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얼굴은 다급한 분노로 붉어져 있었다.리나. 네이선이 밖에서 전화로 차버린 전 여자친구였다.“네이선, 다행이다!” 리나가 헐떡이며 우리 앞에 미끄러지듯 멈춰 섰고, 나를 완전히 무시했다. “미치광이처럼 시내를 가로질러 운전해 왔어! 네가 전화를 꺼 버렸잖아—설명을 듣게 해 주지도 않고! 그 녹음은 완전히 오해였어, 자기야, 맹세해—!”네이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얼굴은 완전히 평온했고, 어두운 눈은 동요하지 않았으며, 턱은 이완되어 있었다. 그는 지나가는 웨이터의 쟁반에서 샴페인 잔 두 개를
네이선성 미카엘 성당의 거대한 유리문이 우리 뒤에서 닫히며, 회중석의 숨 막히고 경건한 고요함을 차단했다. 오후 햇살이 돌로 된 안뜰을 날카로운 흰 빛으로 비추었지만, 내 관심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은 내 팔에 매달려 있는 여자였다.가브리엘라는 아드레날린으로 거의 떨고 있었다.우리가 출입구를 빠져나오자마자, 그녀는 내 손에서 손을 낚아채더니, 하이힐을 신은 채로 빙글 돌아서 나를 마치 내가 무기를 꺼낸 것처럼 쳐다보았다.“네 사촌이라고?!” 그녀가 다급하고 분노에 찬 속삭임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숨이 막혀 말했다. “네가 조엘의 사촌이라고?!”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맞춤 제작된 차콜 색 바지 주머니에 손을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으며, 그녀의 쇄골과 볼에 번지는 진한 홍조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녀는 평온할 때도 아름다웠지만, 얼굴이 붉어지고 화가 났을 때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기술적으로는 사촌 동생이지,” 내가 부드럽고 벨벳 같은 저음으로 정정했다. “내 아버지와 그의 어머니가 같은 할아버지를 공유하거든. 하지만 맞아. 가족이지.”“네가 미쳤어?!” 그녀의 손이 관자놀이로 날아오르며 날카롭게 한 발짝 물러섰고, 빨간 드레스가 종아리 주위를 스쳤다. “난 독성 있는 전 남자친구를 떼어놓으려고 성당 밖에서 아무 남자나 고용한 거라고! 그 친척을 고용한 게 아니라고! 이게 내 인생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알기나 해?!”“너는 아무 남자나 고용한 게 아니야, 자기야,”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나는 천천히, 의도적으로 한 발짝 다가가 광택 나는 이탈리아 가죽 구두 끝이 거의 그녀의 것에 닿을 때까지 다가갔다. 그녀의 향수 냄새—바닐라에 따뜻하고 그녀만의 무언가가 섞인—가 우리 사이의 공간을 채웠다.“너는 나를 고용한 거야. 그리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네가 내 시간 한 시간에 천 달러를 제안했지.”“그건 네가 내 자존감을 망친 남자와 피를 나눈다는 걸 알기 전이었어!”“지금 턱시도에 땀을 흘리며 네가 훨씬 우월한 사람한테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