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네이선
성 미카엘 성당의 거대한 유리문이 우리 뒤에서 닫히며, 회중석의 숨 막히고 경건한 고요함을 차단했다. 오후 햇살이 돌로 된 안뜰을 날카로운 흰 빛으로 비추었지만, 내 관심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은 내 팔에 매달려 있는 여자였다. 가브리엘라는 아드레날린으로 거의 떨고 있었다. 우리가 출입구를 빠져나오자마자, 그녀는 내 손에서 손을 낚아채더니, 하이힐을 신은 채로 빙글 돌아서 나를 마치 내가 무기를 꺼낸 것처럼 쳐다보았다. “네 사촌이라고?!” 그녀가 다급하고 분노에 찬 속삭임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숨이 막혀 말했다. “네가 조엘의 사촌이라고?!” 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맞춤 제작된 차콜 색 바지 주머니에 손을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으며, 그녀의 쇄골과 볼에 번지는 진한 홍조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녀는 평온할 때도 아름다웠지만, 얼굴이 붉어지고 화가 났을 때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기술적으로는 사촌 동생이지,” 내가 부드럽고 벨벳 같은 저음으로 정정했다. “내 아버지와 그의 어머니가 같은 할아버지를 공유하거든. 하지만 맞아. 가족이지.” “네가 미쳤어?!” 그녀의 손이 관자놀이로 날아오르며 날카롭게 한 발짝 물러섰고, 빨간 드레스가 종아리 주위를 스쳤다. “난 독성 있는 전 남자친구를 떼어놓으려고 성당 밖에서 아무 남자나 고용한 거라고! 그 친척을 고용한 게 아니라고! 이게 내 인생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알기나 해?!” “너는 아무 남자나 고용한 게 아니야, 자기야,”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 나는 천천히, 의도적으로 한 발짝 다가가 광택 나는 이탈리아 가죽 구두 끝이 거의 그녀의 것에 닿을 때까지 다가갔다. 그녀의 향수 냄새—바닐라에 따뜻하고 그녀만의 무언가가 섞인—가 우리 사이의 공간을 채웠다. “너는 나를 고용한 거야. 그리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네가 내 시간 한 시간에 천 달러를 제안했지.” “그건 네가 내 자존감을 망친 남자와 피를 나눈다는 걸 알기 전이었어!” “지금 턱시도에 땀을 흘리며 네가 훨씬 우월한 사람한테 넘어갔다고 생각하는 그 남자 말이야,” 내가 반박하며 입꼬리에 천천히 미소를 띠었다. “그게 네가 원했던 거 아니야? 그를 후회로 숨 막히게 만드는 거?” 그녀의 숨이 멈칫했다. 입을 열어 반박하려다, 그 깨달음이 눈 뒤에서 정확히 자리 잡는 순간을 보았다. 분노가 부드러워지며, 내가 성당 안에서 그녀를 내 옆에 끌어당겼을 때 조엘의 얼굴을 떠올리는 순수한 만족감으로 바뀌었다. 그는 비참해 보였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움츠러들어 있었다. “게다가,” 내가 덧붙이며, 내 시선이 그녀 머리 너머로 내 보안팀이 조용히 주변을 살피고 있는 주차장을 향해 흘렀다, “너만 이걸로 이득을 보는 게 아니야.” 가브리엘라가 인상을 찌푸리며 어두운 눈으로 내 얼굴을 살폈다. “그게 무슨 뜻이야, 네이선?”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무거운 성당 문이 우리 뒤에서 벌컥 열렸다. 에메랄드 그린 실크를 두르고 지나치게 요란한 다이아몬드를 잔뜩 걸친 여자가 돌 바닥 위로 행진해 나왔고, 그녀의 하이힐 소리가 총소리처럼 울렸다. 내 이모 엘리너였다. 그 뒤로 발로 차인 개처럼 조엘이 따라오고 있었는데, 창백하고 흐트러진 채 평소의 거만한 오만함은 완전히 빠져 있었다. “네이선!” 엘리너가 소리치며 빈 안뜰에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나는 움찔하지 않았다. 천천히 몸을 돌려 수트 재킷의 맨 위 단추를 풀어 움직일 공간을 확보하고, 아무렇지 않게 옆으로 한 걸음 옮겼다. 내 넓은 체구가 가브리엘라를 엘리너의 시야에서 완전히 가렸다. “엘리너 이모,” 내가 따뜻함이라고는 전혀 없는 목소리로 부드럽게 인사했다. “조엘의 결혼식 축하해. 꽃 장식은… 그럭저럭이었어.” “꽃 따위 얘기하지 마!” 엘리너가 쏘아붙이며 내 앞에서 딱 멈춰 섰다. 눈이 쓰라린 틈새로 좁아지며 나를 돌아 가브리엘라의 빨간 드레스와 맨 어깨, 곡선을 훑어보았다. “이 여자는 누구야?! 리나는 어디 갔어? 오늘은 리나를 손님으로 데려오기로 되어 있었잖아! 그리고 조엘이 말하는 이 말도 안 되는 약혼 이야기는 뭐야?!” 조엘이 발을 질질 끌며 돌바닥을 단단히 응시했다. “엄마, 내가 말했잖아… 개비야. 예전엔… 우리가 서로 알던 사이였어.” “예전에 누구였든 관심 없어!” 엘리너가 쉿하며, 상류 사회의 순수한 혐오감으로 윗입술을 말아 올리며 나를 지나쳐 가브리엘라에게 직접 말했다. “신성한 가족 행사에 저런 드레스를 입고 나타나서 내 조카 팔을 붙잡고 소란을 피우다니? 누가 너를 키웠어?” 나는 가브리엘라의 어깨가 반 인치쯤 처지는 것을 보았다. 의심의 작은 그림자가 그녀의 얼굴을 스쳤다—비참한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자리를 차지한 것에 대해 움츠러들고 사과하고 싶은 본능. 내 감시 아래서는 절대 안 된다. 나는 손을 뻗어 오른손을 그녀의 허리 옆구리에 단단히 얹었다. 엄지손가락이 진홍색 실크를 통해 부드럽고 아름다운 엉덩이 곡선을 누르며 그녀를 내 몸에 밀착시켰다. 그녀의 열기가 내 손바닥에 확 번졌다. “말투 조심하세요, 엘리너 이모,” 내가 말했다. 목소리는 높아지지 않았다. 낮고, 차갑고, 치명적인 톤으로 한 옥타브 내려갔다. 엘리너가 얼어붙었고, 공기 중의 변화를 감지하며 얼굴에서 혈색이 빠졌다. “개비는 내 손님입니다,” 내가 계속하며 이모의 눈길을 그녀가 시선을 피할 때까지 붙잡았다. “또한 내 약혼자이기도 하고요. 그녀에게 존중하는 말투로 말씀하시든지, 아니면 조엘의 이사회에서의 개인적 입지와 이 가족의 나머지 신탁 기금이 월요일 아침이면 아주 불편해지도록 만들겠습니다.” 조엘이 숨을 헐떡이며 잿빛으로 변했다. “네이선, 잠깐—사업까지 끌어들이지 마!” “해 봐,” 내가 중얼거렸다. 안뜰에 침묵이 무겁고 완전하게 내려앉았다. 엘리너가 침을 꿀꺽 삼키며 다이아몬드 목걸이가 목구멍에 떨렸다. 그녀는 삼 초 만에 조엘이 너무 멍청해서 파악하지 못한 것을 깨달았다. 나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그녀는 가브리엘라에게 마지막 쓰라린 시선을 던진 뒤 입을 다물고, 조엘의 팔꿈치를 붙잡아 리셉션 문 쪽으로 아무 말 없이 끌고 갔다. 그들이 사라지고 안뜰이 다시 고요해졌다. 나는 가브리엘라의 빠르고 불안정한 숨결이 내 가슴에 닿는 것을 느꼈다. 천천히 고개를 숙여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당신… 당신 때문에 자기 가족에게까지 맞선 거예요?” 그녀가 진짜 충격이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내 가슴속의 차가움이 그녀의 시선 아래 즉시 녹아내렸다. 내 손은 여전히 그녀의 엉덩이에 고정되어 있었고, 엄지손가락이 드레스의 실크 위로 작고 천천히 원을 그리며 문질렀다.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지—몸의 모든 선이 어떻게 시선을 강요하는지, 리나와 내 이모처럼 허영으로 속이 텅 빈 여자들과 달리 어떻게 공간을 채우는지—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녀가 내 약혼자에게 무례했기 때문에 맞선 거야,” 내가 목이 잠긴 목소리로 몸을 숙이며 말했다. “그리고 네가 나와 함께 있는 동안에는 아무도 너를 작게 느끼게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전율이 그녀의 척추를 타고 내려갔다. “자,” 내가 중얼거리며 입술이 그녀의 귀에 몇 인치 떨어져 멈추었고, 피부에서 나는 열기가 내 턱에 스쳤다. “리셉션은 아래층에 있어. 가족 절반이 안에 있고, 오늘 나를 창피 주려는 내 전 여자친구도 포함해서. 우리 거래를 끝내야 해, 자기야. 내 옆에 남을 거야, 아니면 도망칠 거야?” 가브리엘라가 내 눈을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움츠러들지 않았다. 움찔하지도 않았다. 대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손을 뻗어 내 수트 재킷의 어두운 옷깃을 다듬고, 순수하고 가식 없는 불꽃으로 만들어진 미소를 내게 지었다. “도망치는 건 내 계획에 원래 없었어요.” 내 입술에 작고 진심 어린 미소가 걸렸다. “갈까?”개비"그 사람이 너한테 뭘 제안했다고?!"클로이의 목소리가 내 작은 아파트의 균열 간 회반죽 벽에 부딪혀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나는 펄쩍 놀라 비상계단 쪽으로 난 열린 창문을 바라보았다. 윌리엄스버그의 늦은 밤 거리 소음을 타고 그녀의 고함이 인도까지 흘러내려 갈까 봐 다소 겁이 났다.그녀는 내 작은 거실 한가운데 서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카모마일 차가 담긴 머그잔을 움켜쥔 채, 낡은 떡갈나무 커피 테이블 위에 펼쳐진 하얀 법적 서류들을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페이지를 빠르게 훑어내리는 그녀의 입이 떡 벌어졌다."6개월짜리 계약이야." 나는 겨우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로 말했다. 손가락을 떨며 맨 위 서류의 모서리를 쓸어내렸다. "소호의 고급 레스토랑 공간에 대한 전폭적인 자금 지원 및 임대권, 바니 홀딩스의 '호스피탈리티 부문 총괄 이사' 직함, 그리고 조엘과 그 집안 사람들로부터 완벽하게 보호해 주는 법적 면책권까지.""그리고 네가 해야 할 일은 그 사람의 기업 합병안이 이사회를 통과할 때까지 가짜 약혼녀 연기를 해주는 것뿐이라고?" 클로이가 내 옆 소파로 쿵 소리를 내며 앉았다. 찻잔을 딱 소리가 나게 내려놓더니 서류 뭉치를 무릎 위로 끌어당겼다. "개비, 이 편지봉투 상단 심볼 좀 봐! 이 사람은 네이선 바니야. 성당 앞에서 네가 천 달러 주고 부른 잘생긴 낯선 사람이 아니라고. 포브스 표지를 장식한 사람이야—조엘의 억만장자 사촌이자 바니 제국 전체의 CEO!""나도 알아." 지난 12시간 동안의 피로감이 마침내 밀려오자, 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침부터 나를 버티게 했던 아드레날린이 빠져나가고 지독한 피로만이 남았다. "맹세하는데, 클로이, 성당 밖에서 그 돈 봉투를 건넬 때만 해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 전혀 몰랐어. 그저 조엘의 결혼식 피로연장에 고개를 당당히 들고 들어갈 수 있게 해줄, 당당하고 외모 깔끔한 사람이 필요했을 뿐이야. 내가 상처받고 무너진 게 아니라는 걸, 난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흔한 여자가 아니라는
네이선코너 집무실에 있는 대형 TV 화면은 원래 실시간 주식 시장 현황을 보여주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브루클린의 한 거리에서 전해오는 산만한 생중계 뉴스에 채널이 맞춰져 있었다.속보: 네이선 바니의 의문의 약혼녀 발견되다.나는 검은 커피가 담긴 잔을 든 채 책상 뒤에 서서, 작은 아파트 건물 밖 잔디밭에 떼로 몰려든 극성스러운 기자들을 바라보았다. 언론은 12시간도 채 되지 않아 개비의 거처를 찾아냈다. 아침 8시가 되기도 전에 수십 명의 기자와 취재진, 호기심 많은 주민들이 그녀의 집 현관문 바로 앞 인도를 점령했다. 그들은 고함을 지르고 긴 마이크를 내밀며 2층 창문을 향해 카메라를 겨누고 있었다.경호팀장 마커스가 문을 한 번 두드리고는 태블릿을 든 채 방으로 들어왔다."장이 열리자마자 우리 회사 주가가 4퍼센트 상승했습니다." 마커스가 말했다. "사람들은 사촌 조엘 씨의 결혼식장에서 대표님이 약혼했다는 이야기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이 벌써 에니 씨의 집을 찾아냈습니다. 만약 그녀가 밖으로 나와 어제 일이 전부 가짜였고, 3시간 동안 연기해 주는 대가로 천 달러를 받았을 뿐이라는 진실을 밝힌다면 이야기 전체가 산산조각 납니다.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질 것이고, 진행 중이던 30억 달러 규모의 비즈니스 계약은 점심시간이 오기도 전에 무산될 겁니다.""차 준비해." 나는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마커스에게 말했다. "브루클린으로 간다."—-10분 뒤, 내 검은색 테슬라 사이버트럭이 인도 턱에 사납게 차를 대며 카메라 라인을 가로막고 기자들을 차단했다. 나는 무거운 차문을 밀어젖히고 눈부신 카메라 플래시의 장벽 속으로 걸어 나갔다.내 이름을 울부짖는 기자들을 완벽히 무시한 채, 콘크리트 계단을 곧장 걸어 올라갔다. 개비가 입을 떼기도 전에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 쥐고 내 가슴에 바짝 밀착시켰다.나는 그녀의 귓가 근처로 고개를 숙이고 카메라들을 정면으로 바라보았다."물러서시죠." 군중을 압도하는 목소리로 내가 단호
개비나를 깨운 것은 알람 소리가 아니었다. 창밖에서 들려오는 사진기 셔터의 날카롭고 쉴 새 없는 소리와 블라인드 틈새를 뚫고 들어오는 눈이 멀 것 같은 흰 플래시 빛이었다. 거리에서부터 흘러들어오는 웅성거리는 군중의 소음에, 나는 가슴속에 갇힌 새처럼 펄떡이는 심장을 움켜쥐고 침대에서 번쩍 일어났다.눈을 비비며 시간을 확인하려고 협탁 위의 핸드폰으로 손을 뻗었지만, 화면은 수백 개의 문자 메시지와 부재중 전화, 끝없이 밀려드는 푸시 알림으로 거의 멈춰 서 있다시피 했다. 모든 주요 뉴스 앱의 상단에는 굵고 기괴한 헤드라인이 번쩍이고 있었다.‘네이선 바니의 마음을 사로잡은 글래머러스한 의문의 여인은 누구인가?’‘억만장자 네이선 바니, 이름 없는 출장 요리 셰프와 약혼.’목구멍이 바짝 말라붙었다. 이 혼란의 거대한 규모를 파악하기도 전에 현관문이 쿵 하고 열렸다. 클로이가 한 손에는 갓 구운 베이글이 든 갈색 종이봉투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장전된 무기처럼 나에게 겨누며 내 침실로 다짜고짜 들이닥쳤다."개비! 너 진짜 단체로 미친 거 아니야?!" 클로이가 침대 옆 탁자에 봉투를 툭 던져놓으며 미친 듯한 에너지를 뿜어내며 소리쳤다. "당장 창밖 좀 봐! 기자 파파라치 최소 서른 명에 뉴스 취재진 차량 세 대, 동네 구경꾼 수십 명이 네 잔디밭에 진을 치고 있다고! 아침 6시부터 내 전화기가 아주 불이 나게 울려대! 어제 그 성당에서 나오고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나는 몸을 일으켜 육중한 몸매 위로 두꺼운 실크 가운을 둘러매고, 조심스럽게 블라인드 틈새로 밖을 빼끔 내다보았다. 아래쪽 인도에는 기자들과 카메라맨들의 소형 군대가 대기하고 있었고, 그들의 육중한 렌즈는 내 집 현관 계단을 정확히 향하고 있었다."그냥 잠시 동안만 하기로 했던 일이었어, 클로이!" 나는 침실 바닥을 서성거리며 순전한 패닉에 휩싸여 목소리를 높였다. "3시간 동안 내 데이트 상대인 척해주는 대가로 그 남자한테 천 달러를 줬다고! 그 남자가 조엘의 억만장자
개비우리 뒤로 무게감 있는 쌍여닫이문이 찰칵 소리를 내며 닫히자, 비로소 연회장의 소음이 완벽히 차단되었다.나는 조명 빛이 닿지 않는 석조 테라스 모퉁이에 도달해서야 걸음을 멈췄다. 서늘한 밤공기가 드러난 어깨에 닿았지만, 귓가에는 피가 솟구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나는 힐이 부드러운 자갈밭에 파묻히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홱 돌아서서, 왼손에 끼워져 있던 무거운 플래티넘 밴드를 잡아채듯 끌어당겼다. 다이아몬드 반지를 뽑아내 그를 향해 내밀었다."당신 완전히 미쳤어요?" 나는 공포에 질린 속삭임으로 쏘아붙였다. "당장 이거 다시 가져가요, 네이선!"네이선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느긋하게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는, 어깨의 힘을 뺀 채 어두운 눈빛으로 내 손바닥 위에서 반짝이는 보석을 바라보았다."방금 건 청혼이었어요, 달콤한 사람." 그의 목소리는 낮고 매끄럽게 흘러나왔다. "그리고 조엘의 표정을 보니, 당신이 돈을 지불한 대가는 확실히 치른 것 같군요.""내가 돈을 낸 건 데이트 때문이었어요!" 나는 한 걸음 다가가 그의 오른손을 낚아채고 강제로 손바닥을 펼친 뒤, 차가운 다이아몬드 반지를 그의 손가락 사이로 밀어 넣었다. "난 3시간 동안 일할 가짜 약혼자를 고용한 거라고요! 맨해튼 사람 절반이 보는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손가락에 반지를 끼우고, 내 인생 전체를 산산조각 낼 남자를 고용한 게 아니라고요!"네이선은 곧바로 손가락을 쥐지 않았다. 그는 손바닥 위의 반지를 내려다보았다가, 다시 나를 건너다보았다."이 반지는 내가 잘 안다고 생각했던 여자를 위해 샀던 겁니다." 그가 나직하게 말했다. 그는 다이아몬드를 재킷 주머니 속으로 슬그머니 넣었다. "리나는 이 반지를 가질 자격이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했죠. 하지만 당신은 뱀들이 들끓는 방 한가운데 서서 고개를 당당히 들었어요."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그나저나 당신 사촌하곤 대체 무슨 관계인데요? 우리가 진짜로 그 사람 결혼식을 망쳤으면 어쩌려고 했어요? 내
개비성 미카엘 영지의 대연회장은 수입된 흰 난초, 빈티지 샴페인, 그리고 숨 막히는 부의 냄새로 가득했다. 현악 사중주단이 구석에서 부드럽게 연주하는 가운데, 수정 샹들리에가 비단으로 덮인 수십 개의 원형 테이블 위로 반짝이는 빛을 던졌다.나는 네이선의 손가락을 꽉 끼고 들어갔다. 진홍색 드레스의 무거운 실크가 걸을 때마다 종아리를 스쳤고, 방을 가득 채운 보수적인 파스텔 가운들과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아치형 출입구를 지나자마자, 상류 사회 잡담의 집단적인 웅성거림이 절반으로 줄었다. 시선이 우리에게 쏠렸다. 속삭임이 갑작스러운 바람처럼 테이블 사이로 파도쳤다.“어깨 힘 빼, 자기야,” 네이선이 내 귓가에 낮고 벨벳 같은 쉰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는 손을 내 등 아래로 옮기며 넓은 손바닥으로 실크를 통해 부드럽게 눌러, 나를 그의 옆에 고정시켰다. “왕좌를 차지하려는 여왕처럼 보여. 그렇게 행동해.”천천히 숨이 폐로 들어찼다. 그의 손에서 나오는 열기가 척추를 타고 퍼지며 발끝까지 기분 좋은 전율을 보냈다. 나는 턱을 들고 어깨를 뒤로 젖힌 뒤, 입술에 미묘하고 신비로운 미소를 머금었다.바에 닿기도 전에, 날카롭고 다급한 목소리가 음악을 가로질렀다.“네이선!”반짝이는 아이스 블루 디자이너 가운을 입은 날씬한 여자가 손님 무리를 헤치고 나왔다. 검은 머리는 흠잡을 데 없이 올린 머리로 스타일링되어 있었고, 목에는 다이아몬드가 드리워져 있었지만, 얼굴은 다급한 분노로 붉어져 있었다.리나. 네이선이 밖에서 전화로 차버린 전 여자친구였다.“네이선, 다행이다!” 리나가 헐떡이며 우리 앞에 미끄러지듯 멈춰 섰고, 나를 완전히 무시했다. “미치광이처럼 시내를 가로질러 운전해 왔어! 네가 전화를 꺼 버렸잖아—설명을 듣게 해 주지도 않고! 그 녹음은 완전히 오해였어, 자기야, 맹세해—!”네이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얼굴은 완전히 평온했고, 어두운 눈은 동요하지 않았으며, 턱은 이완되어 있었다. 그는 지나가는 웨이터의 쟁반에서 샴페인 잔 두 개를
네이선성 미카엘 성당의 거대한 유리문이 우리 뒤에서 닫히며, 회중석의 숨 막히고 경건한 고요함을 차단했다. 오후 햇살이 돌로 된 안뜰을 날카로운 흰 빛으로 비추었지만, 내 관심을 사로잡은 유일한 것은 내 팔에 매달려 있는 여자였다.가브리엘라는 아드레날린으로 거의 떨고 있었다.우리가 출입구를 빠져나오자마자, 그녀는 내 손에서 손을 낚아채더니, 하이힐을 신은 채로 빙글 돌아서 나를 마치 내가 무기를 꺼낸 것처럼 쳐다보았다.“네 사촌이라고?!” 그녀가 다급하고 분노에 찬 속삭임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숨이 막혀 말했다. “네가 조엘의 사촌이라고?!”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맞춤 제작된 차콜 색 바지 주머니에 손을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으며, 그녀의 쇄골과 볼에 번지는 진한 홍조를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녀는 평온할 때도 아름다웠지만, 얼굴이 붉어지고 화가 났을 때는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웠다.“기술적으로는 사촌 동생이지,” 내가 부드럽고 벨벳 같은 저음으로 정정했다. “내 아버지와 그의 어머니가 같은 할아버지를 공유하거든. 하지만 맞아. 가족이지.”“네가 미쳤어?!” 그녀의 손이 관자놀이로 날아오르며 날카롭게 한 발짝 물러섰고, 빨간 드레스가 종아리 주위를 스쳤다. “난 독성 있는 전 남자친구를 떼어놓으려고 성당 밖에서 아무 남자나 고용한 거라고! 그 친척을 고용한 게 아니라고! 이게 내 인생을 얼마나 복잡하게 만들었는지 알기나 해?!”“너는 아무 남자나 고용한 게 아니야, 자기야,” 내가 부드럽게 말했다.나는 천천히, 의도적으로 한 발짝 다가가 광택 나는 이탈리아 가죽 구두 끝이 거의 그녀의 것에 닿을 때까지 다가갔다. 그녀의 향수 냄새—바닐라에 따뜻하고 그녀만의 무언가가 섞인—가 우리 사이의 공간을 채웠다.“너는 나를 고용한 거야. 그리고 내가 기억하기로는, 네가 내 시간 한 시간에 천 달러를 제안했지.”“그건 네가 내 자존감을 망친 남자와 피를 나눈다는 걸 알기 전이었어!”“지금 턱시도에 땀을 흘리며 네가 훨씬 우월한 사람한테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