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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Penulis: 비담
‘버렸다고?’

강루인이 주먹을 꽉 쥐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진경자도 놀란 표정으로 강루인을 힐끗 보고는 조심스레 말했다.

“대표님, 그 고양이 사모님이 키우는 고양이예요.”

주영도는 잠깐 멈칫했다가 물었다.

“언제부터 고양이를 키웠어?”

강루인이 꽉 쥐었던 주먹을 풀었다. 목이 메고 아파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결국 그녀와 꽃비의 운명은 똑같았다. 둘 다 버려지는 결말이었다.

강루인이 돌아서려는데 주영도가 불러 세웠다.

“씻고 나갈 준비해. 어머니 집에 가서 좀 쉬시게 교대해야지.”

그 말에 그녀는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봤다.

“초원이를 간호할 수는 있어. 하지만 그전에 우리 이혼부터 해.”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주방이 정적에 휩싸였다.

진경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잘못 들은 건 아닌지 의심까지 했다.

주영도는 이미 익숙해진 듯 덤덤하기만 했다.

“그 말 앞으로 어머니 앞에서는 하지 마.”

그러고는 강루인이 병원에 가져가게 도우미에게 음식을 준비하라고 했다.

말을 마친 주영도는 곧장 출근하러 나갔다.

강루인이 그 자리에 뿌리를 내린 듯 꼼짝도 하지 않자 진경자가 다가가 물었다.

“사모님, 정말 이혼하실 건가요?”

강루인은 질문에 직접 답하지 않았다.

“지금 이 결혼을 계속할 이유가 있을까요?”

좋아하지도 않고 신뢰도 없으며 기본적인 존중조차 없는 이 결혼을 더 이상 버틸 명분이 없었다.

강루인은 보온 도시락을 들고 병원으로 가 박정금과 교대했다.

그녀를 본 박정금은 전혀 반가워하지 않고 차갑게 흘깃 보고는 병원을 떠났다.

강루인은 도시락을 내려놓고 밥을 꺼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주초원이 즉시 비아냥거리기 시작했다.

“어제는 그렇게 당당하게 오빠랑 이혼하겠다고 하더니 오늘은 또 뭐야? 후회했어? 오빠한테 잘 보이려고?”

“네 오빠가 원한다면 나야 너랑 완전히 연 끊는 거 대환영이지.”

주초원이 코웃음을 쳤다.

“잘난 척은.”

그녀는 강루인의 말을 믿지 않았다.

‘오빠가 강루인한테 애정이 없는 건 확실해. 액땜 때문이 아니었더라면 진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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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원아.”병실의 분위기가 팽팽하던 그때 구아정이 나타났다. 주초원이 바로 웃으며 맞이했다.“아정 언니.”“맛있는 거 사 왔어.”구아정은 그제야 강루인을 발견한 척했다.“어머? 루인 언니도 있었네요?”강루인은 불필요한 표정을 거두고 주초원에게 물었다.“이제 가도 되지?”구아정이 온 이상 강루인이 굳이 있을 필요는 없었다.병실을 나와 멀리 가지도 못했는데 구아정이 쫓아왔다.“잠깐만.”강루인이 걸음을 멈추자 구아정이 직설적으로 물었다.“두 사람 언제 이혼할 거야?”강루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지금 누리는 부귀영화를 못 버려서 이혼하기 싫어진 건 아니지?”구아정이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하긴. 어렵게 영도 오빠 같은 사람이랑 결혼해서 성공했는데 놓치기 싫은 것도 당연하지. 그런데 내가 너였더라면 이렇게 뻔뻔하게 매달리지 않았어. 네가 영도 오빠랑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어?”강루인은 그녀의 도발에 화내지 않고 오히려 차분하게 물었다.“영도 씨가 널 엄청 사랑한다고 하지 않았어? 나랑 이혼 안 하는데 왜 가만히 놔두고 있어?”그 말에 구아정은 순간 분노가 치밀었다.강루인이 이어 말했다.“난 진짜 물러나고 싶어. 그러니까 빨리 좀 이 자리 차지할래?”구아정은 솜에 주먹을 날렸는데 그 안에서 튀어나온 바늘에 찔린 기분이었다.“루인 언니, 어떻게 나한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그녀의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지더니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강루인은 어리둥절해졌다.“강루인, 감히 아정이를 괴롭혀?”갑자기 뒤에서 손이 뻗어 나오더니 강루인을 세게 잡아당겼다. 그 힘이 너무 강한 나머지 그녀는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다. 간신히 중심을 잡고 보니 적대적인 얼굴의 양동운이 서 있었다.“간덩이가 제대로 부었구나, 너.”양동운은 구아정을 지켜주기라도 하듯 뒤로 감쌌다.미친개처럼 날뛰는 양동운을 보고서야 강루인은 구아정이 왜 갑자기 표정을 바꿨는지 이해했다.두 사람을 훑어보던 강루인이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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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루인의 말에 병실이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순식간에 조용해졌다.네 사람이 각기 다른 표정을 지었다.흥분한 기색의 주초원과 구아정과 달리 박정금은 강루인이 주제를 모른다고 생각했고 주영도는 그녀가 그의 체면을 깎으려 한다고 여겼다.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든 강루인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신경 쓰는 건 오직 자신의 마음뿐이었다.구아정이 먼저 침묵을 깼다.“언니, 그게 무슨 소리예요? 영도 오빠는 초원이를 걱정하는 마음에 몇 마디 한 것뿐인데 어떻게 이렇게 억지를 부려요? 이건 어머님이랑 영도 오빠의 얼굴에 먹칠하는 거라고요.”구아정은 주영도를 꽤 잘 알았다.강루인은 구아정의 여우 짓을 무시하고 주영도를 똑바로 쳐다봤다.“난 진심이야.”주영도의 얼굴이 얼마나 굳어 있든 상관없이 자신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힌 뒤 강루인은 병실을 나왔다. 그들의 가족 모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병실에 남은 네 사람 중 가장 분노한 건 단연 박정금이었다.‘이혼? 강루인이 방금 이혼하겠다고 했어? 애 하나 낳지 못해도 뭐라 하지 않았는데 감히 먼저 이혼 얘기를 꺼내? 제대로 미쳤구나, 아주.’박정금은 강루인이 떠난 방향을 가리켰다. 하지만 너무도 화가 나 말이 나오지 않았다.“저... 저...”구아정이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달래며 눈물을 짜냈다.“어머님, 진정하세요. 루인 언니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예요. 그냥 홧김에 한 말이겠죠.”“화? 쟤가 화낼 자격이나 있어?”박정금은 더욱 분통이 터졌다.구아정만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게 아니라 주초원도 거들었다. 오늘 당장이라도 이혼이 성사되길 바라는 눈치였다.이혼 당사자인 주영도는 얼굴이 굳은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기분이 좋지 않았다.강루인은 그들이 뭐라 하든 개의치 않고 병원을 나와 선샤인 빌리지로 돌아갔다.붉게 부어오른 볼을 본 진경자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사모님, 얼굴이 왜 이래요?”강루인은 이미 통증에 무뎌진 볼을 만지며 생각했다.‘이것 봐. 눈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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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루인은 차를 몰고 산길을 빠져나와 시내 길가에 차를 세웠다. 주가윤이 길옆 약국에서 약을 사 왔다.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앉아 있었다. 약이 상처를 자극해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문득 뭔가 떠오른 듯 주가윤에게 물었다.“그나저나 아까 왜 거기에 있었어?”주가윤이 있을 법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녀가 설명했다.“초원이 때문에요. 걔가 저보고 망 좀 봐달라고 했거든요.”주가윤은 주씨 가문에서 큰 사랑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모두 그녀가 성실하고 공부를 잘하는 애인 건 알고 있었다.성적이 좋았기에 박정금은 주가윤에게 주초원의 공부를 봐달라고 했다.오늘도 주초원은 도서관의 분위기가 좋다며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박정금은 내키지 않았지만 딸의 애교에 결국 넘어가 허락했다.하지만 공부는커녕 완전히 엉뚱한 짓을 하고 있었다. 주가윤은 큰어머니가 알면 혼낼까 봐 너무도 무서웠다.몰래 고자질하려다가 주초원에게 들키고 말았다. 주초원은 만약 입을 열면 주씨 가문에서 쫓겨나는 수가 있다고 주가윤을 협박했다.같이 자란 사이라 주초원의 성격을 모를 리 없었다. 주가윤은 감히 대들지도 못하고 조용히 따르며 들키지 않기를 빌 뿐이었다.그런데 강루인이 그곳에 나타날 줄은 몰랐다. 그녀가 괴롭힘당하는 걸 보고 주가윤은 속이 타들어 갔지만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몰랐다.다행히 가방에 전에 사둔 나팔이 있었고 가짜 경찰 소동을 일으켜 그들을 겁주는 데 성공했다.강루인이 말했다.“집에 데려다줄게.”주가윤을 집에 데려다주고 집에 돌아왔을 때 시간이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힘든 저녁을 보낸 강루인은 너무 지친 나머지 바로 잠들었다. 한밤중에 주영도가 전화 온 것도 듣지 못했다.다음 날 강루인은 문 두드리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진경자가 문을 두드렸는데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사모님, 초원 아가씨한테 일이 생겼어요.”가장 먼저 든 생각이 주초원이 또 무슨 사고를 쳤나였다.진경자가 말했다.“초원 아가씨가 병원에 실려 가서 대표님이 사모님더러 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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