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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0화

작가: 중신장지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리와 정지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정지안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이해리 앞을 막았다.

“정도원, 지금 뭐 하는 거야?”

아까 정도원이 나타난 순간부터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

정지안은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는 정도원의 이런 태도가 오늘 그들이 발견한 수상한 변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느꼈다.

이해리는 조금 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챘다.

그런데 지금 정도원이 달려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정도원은 앞뒤도 가리지 않고 계속 고함쳤다.

“너희가 감히 우리 엄마를 보러 와? 엄마가 이렇게 된 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

정도원은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으며 모든 책임을 이해리와 정지안에게 돌렸다.

“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 당장 나가. 우리 엄마한테 방해하는 거 못 봐.”

정도원이 병실 밖에서 대기하던 간호사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정지안과 이해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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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93화

    요 며칠 정지안은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심지어 발표회에서도 정지안과 이해리 사이에는 아무런 교류가 없었다.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었다.주세훈은 이것이 자신에게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막 문을 열려던 순간, 안에서 말소리가 들려왔다.이해리가 통화 중인 듯했다.주세훈은 잠시 멈춰 서서 문밖에서 귀를 기울였다. 희미하게 이해리가 정지안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저 오늘 정말 너무 힘들었어요... 퇴근할 때 데리러 와 주면 안 돼요? 우리 같이 밥 먹으러 가요.”“전에 말했던 그 식당에 가고 싶은데, 안 돼요?”정지안과 통화하는 이해리의 목소리는 주세훈이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애교 섞인 사랑스러운 말투였다.주세훈은 충격에 휩싸인 표정으로 문 앞에 얼어붙었다.‘그렇다면 선배와 정지안 사이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건가... 두 사람의 사이는 여전히 좋았고, 모든 것은 내 착각이었던 걸까?’주세훈은 하마터면 다리에 힘이 풀릴 뻔했다. 방금 문을 열고 들어가 이해리를 방해하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그랬다면 혼자 착각하고 들떠 있던 자신의 모습이 이해리에게 들통나, 앞으로 두 사람에게 더 미움을 샀을 것이다.주세훈은 사무실 문 앞에서 무력하게 주먹을 움켜쥐었다. 마음속에는 자신을 향한 분노와 실망감이 가득했다...바로 그때 사무실 문이 열렸다.이해리는 통화하며 걸어 나오다가 문 앞의 주세훈을 보고 멈칫했다.“여기서 뭐해?”그녀는 아직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주세훈을 본 순간 조금 놀라기는 했지만, 특별히 의심하지는 않았다.방금 정지안과 통화한 내용을 주세훈이 들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주세훈은 입술을 깨물다가 다급히 핑계를 떠올렸다.“선배, 실험실 일 때문에 말씀드릴 게 있어서 왔어요. 이제 막 복귀했는데 제가 많이 뒤처진 것 같아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어요.”그러나 머릿속에는 조금 전 이해리가 애교를 부리던 목소리와 말만 가득했다.자신이 모르는 사이 두 사람의 사이는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92화

    정도원이 또다시 그들에게 못 할 짓을 한다면, 정지안도 이번만큼은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터였다.하지만 정지안의 부하들이 조사를 계속하면서, 이해리는 과거의 일이 정말로 정도원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게다가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정도원이 심여진의 사고를 직접 일으킨 원흉일 가능성까지 있었다.그 사실은 정지안에게도 큰 충격이었다.그동안 그들이 계속 양보했던 것은, 정도원이 정말로 그런 짓을 했다고 믿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그러나 모든 사실이 하나둘 명확해진 지금, 정지안은 정도원이 아주 오래전부터 이미 비뚤어져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 뿌리부터 썩어 버려 이미 구제할 길이 없는 사람일지도 몰랐다.부하들이 점점 더 많은 증거를 가져올수록, 정지안은 그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이 일은 정지안의 기분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이후 한동안 그는 업무를 거의 처리하지 못했다.심지어 몇몇 일은 이해리에게 대신 맡기기까지 했다.이해리는 정지안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그의 새 회사에서도 많은 일을 도왔다.한편 정지안은 병원에 가서 실험실 사람들을 살피는 일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했다.실험실에서 다친 사람들도 차례로 퇴원하기 시작했다.이해리는 정지안이 의기소침해진 것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그의 마음이 온갖 감정과 고민으로 무겁게 짓눌려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자신의 부모님이 사고를 당했을 때, 이해리 역시 정지안처럼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방황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정도원이 그 틈을 파고들지도 못했을 것이다.그 생각에 이해리는 씁쓸하게 웃고는, 다시 실험실로 가 다음 프로젝트 일정을 조율했다.모든 일은 차근차근 진행됐다. 실험실 사람들은 속속 퇴원해 업무에 복귀했고, 이해리는 새로운 발표회를 준비하기 시작했다.공항 사건 이후 정부와 관계 부처의 도움을 받게 되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는 데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관계 기관의 공식적인 약속이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91화

    일을 모두 처리한 뒤에야 정지안은 자신의 계획을 이해리에게 털어놓았다.이해리는 요양원 쪽 상황부터 물었다.“우리 추측이 맞는다면, 어머님은 지금 아주 위험한 상황 아닌가요?”그들이 병원에 한 번 다녀온 것만으로도 정도원은 그토록 크게 반응했다.“나도 지금 정확히 어떤 상황인지는 몰라. 그래도 사람을 보내 알아보게 했어. 네 말대로 당분간은 섣불리 움직이지 말자.”이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애초에 오늘 어머님을 찾아뵙기 위해 시간을 비워 둔 터라, 손에 잡고 있던 일도 거의 끝낸 상태였다.지금 일찍 집에 돌아가 봐야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이해리는 정지안의 품에 기대 아무 영화를 하나 골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정지안의 부하가 연락해 왔다. 두 사람의 추측이 맞았다는 보고였다.요양원 직원 대부분이 정도원이 심어 놓은 사람들이었고, 인원 교체는 이미 한 달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다.“그들이 대체 무슨 일을 꾸미는지 계속 조사할까요?”정지안은 부하에게 지시했다.“당연하지. 이제부터 우리 사람들을 들여보내 정도원이 배치한 사람들을 서서히 바꿔.”정지안이 전화 너머의 사람에게 지시하는 말을 듣자, 이해리는 영화에 대한 흥미를 완전히 잃었다.어머님의 일에 두 사람 모두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해리는 정지안이 이 양어머니를 결코 외면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정지안이 전화를 끊자 이해리가 몸을 돌려 말했다.“그래도 정도원의 친어머니잖아요. 아무리 그래도 끔찍한 짓까지 하진 않았을 거예요. 그저 과거의 진실이 드러나는 게 싫어서, 어머님이 깨어나는 시기를 최대한 늦추려는 거겠죠...”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더 이해하지 못할 게 뭐가 있겠는가.정도원이 벌인 모든 일은 결국 그 일 때문이었다.예전에 그들이 특효약을 쓰지 못하게 막은 것도, 지금 요양원 사람들을 바꿔치기한 것도 마찬가지였다.하지만 두 사람의 의심이 거의 확신에 가까워졌다고 해도, 누구도 당장 정도원의 죄를 확정할 수는 없었다.“제가 말했듯이, 어쨌든 그들은 한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90화

    갑작스러운 상황에 이해리와 정지안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정지안은 저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서 이해리 앞을 막았다.“정도원, 지금 뭐 하는 거야?”아까 정도원이 나타난 순간부터 상태가 이상해 보였다.정지안은 아직 정확히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는 몰랐다. 하지만 그는 정도원의 이런 태도가 오늘 그들이 발견한 수상한 변화와 밀접히 연관돼 있음을 느꼈다.이해리는 조금 전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전부 바뀌었다는 걸 알아챘다.그런데 지금 정도원이 달려와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정도원은 앞뒤도 가리지 않고 계속 고함쳤다.“너희가 감히 우리 엄마를 보러 와? 엄마가 이렇게 된 게 다 너희들 때문이야.”정도원은 그럴듯한 말을 늘어놓으며 모든 책임을 이해리와 정지안에게 돌렸다.“왜 아직도 여기 서 있어? 당장 나가. 우리 엄마한테 방해하는 거 못 봐.”정도원이 병실 밖에서 대기하던 간호사들에게 눈짓을 보내자, 그들은 망설임 없이 정지안과 이해리를 밀어내기 시작했다.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강압적인 분위기였다.정지안이 참지 못하고 폭발하려는 찰나, 이해리가 그의 손을 꽉 쥐어 진정시켰다.“참아요. 정도원은 어머님의 친아들이니까, 병원 측에서도 그쪽 편을 들 수밖에 없을 거예요.”정말 법적인 문제로 가더라도 정도원이 출생증명이나 가족관계 서류를 내밀면 그쪽이 훨씬 유리했다.두 사람이 함께 알아본 요양원이라고 해도 병원 측이 법적 책임을 감수하면서까지 그들과 부딪치려 하지는 않을 터였다.이해리는 답답한 마음을 꾹 누르며 정지안을 달랬다.“일단 돌아가요. 요양원 일은 나중에 다시 알아보는 게 어때요?”정지안은 아직 화가 가라앉지 않았지만 이해리의 말을 듣고 더는 따지지 않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아직도 머릿속으로 방금 벌어진 일을 생각했다.하지만 차에 올라탄 뒤 이해리는 곧바로 진지한 얼굴로 정지안을 바라봤다.“지안 씨, 아까 요양원에 있던 그 사람들은 분명 정도원이 심어놓은 인물들이에요. 상황이 생각보다 복잡한 것 같아요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89화

    회사 건물 밖, 정지안의 세심한 배려에 이해리는 깜짝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웬일이에요? 여기는 어떻게 왔어요?”“오늘 회사 일이 일찍 끝났어. 이 시간까지 퇴근 못 했을 것 같아서 데리러 왔지.”정지안의 말을 들은 이해리는 눈을 깜빡이다가 곧 부드러운 표정을 지었다.“그래서 일부러 퇴근하는 나를 데리러 온 거예요?”“그럼 이 건물에 내가 데리러 올 사람이 또 있어?”두 사람은 가볍게 웃고 이야기하며 차 쪽으로 걸어갔다.차에 올라타자 훈훈한 온기가 이해리의 몸을 감쌌다.야근과 찬바람에 얼어붙었던 마음도 조금씩 녹아내리는 기분이었다.이해리는 정지안의 겉옷을 몸에 둘둘 감은 채 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았다.그러다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마침 신호에 걸려 차가 멈추자 이해리가 옆을 바라보며 물었다.“지안 씨, 우리 어머님 안 뵌 지 꽤 됐죠?”핸들을 잡고 있던 정지안의 손이 순간 굳었다.“어머니 말씀인가?”“네. 그동안 나 실험실 일 때문에 당신이랑 계속 붙어 다녔잖아요. 당신도 어머니 못 뵌 지 꽤 오래됐죠?”맞는 말이었다. 최근 정지안은 이해리의 곁을 지키느라 정작 자신의 일상을 모두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었다. 정지안은 어깨를 으쓱하며 덤덤하게 대꾸했다.“간병인을 따로 고용해서 관리하고 있으니까 괜찮아.”“그래도 직접 뵙는 거랑은 다르잖아요. 우리 시간 내서 한번 찾아가 볼까요?”정지안은 오히려 이해리가 걱정됐다.“지금도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잖아. 야근까지 하는데, 정말 나랑 가도 괜찮겠어?”“이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죠. 아무리 바빠도 그건 가야죠.”게다가 그동안 정지안이 자신의 모든 문제를 대신 처리해 주느라 고생한 것을 알기에 이해리는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심여진이 비록 과거에 잘못을 저지르긴 했어도, 정지안의 양어머니라는 사실은 변함없었다.길러 준 은혜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었다.이해리는 정지안이 나중에 후회할 만한 일을 남기지 않았으면 했다.세상에는 두 사람의 사랑보다 중요한 것도 분명 존재했다

  • 아주버님이 남편으로   제588화

    그 말을 들은 윤유나는 그대로 굳었다.“뭐라고요?”“그러니까 이미 여기까지 했잖아. 그럼 그냥 계속...”윤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바람피우는 것 같다면서 나랑 못 만나겠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해리랑 관련된 일이라니까 이제는 아무렇지도 않아요?”정도원도 그제야 윤유나의 감정이 심상치 않다는 걸 느끼고 무언가 더 말하려 했다.하지만 윤유나가 먼저 입을 열었다.“알았어요.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할게요.”그 말에 정도원이 다시 설명하려 하자 윤유나가 말을 이었다.“대신 이 일이 끝나면 우리 둘은 더는 함께 할 수 없어요. 그래도 상관없어요?”정도원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했다.“그럴 리가 있겠어? 내가 널 버릴 리 없잖아. 난 그냥 이해리를 무너뜨리고 싶었을 뿐이야. 마침 너도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잖아.”“우리 둘이 앞으로 잘 지낼 수만 있다면 상관없어. 그저 이해리를 겨냥하는 과정에서 조금 희생할 뿐이지.”그렇게 말하며 정도원은 윤유나를 집으로 데려갔다.하지만 돌아오는 길에 윤유나의 마음은 완전히 식어 버렸다.그녀는 줄곧 정도원이 좋아하는 사람이 이해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처음에 자신을 곁에 둔 것도 그저 이해리의 대타로 삼았기 때문이었다.이제 이해리가 더 나은 길로 나아가는 걸 보고 정도원은 후회하고 있었다.하지만 인제 와서 지난 일을 후회한들 소용없었다.윤유나는 더 이상 정도원에게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녀는 마음은 완전히 식어 버렸고 이번 일만 끝나면 떠나기로 결심했다.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그렇게 결심하니 윤유나의 마음은 오히려 차갑게 가라앉았다.하지만 정도원은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방을 나가면서도 윤유나에게 다시 당부했다.“내가 한 말 잊지 마. 지금 우리한테 제일 중요한 건 이해리한테 복수하는 거야. 나머지는 나중에 내가 다 보상해 줄게.”윤유나의 얼굴에는 차가운 웃음만 남았다.정도원이 보지 못하는 각도에서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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